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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  통권 159호  필자 : 최선생  |  조회 : 2132   프린트   이메일 
[SNS 이야기]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2)

또 하나를 소개하자면 외국인출입국관리소에 대한 트라우마다. 중국에서 거주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 모든 업무를 출입국관리소에서 한다. 담당자들 모두가 공안요원들이고 진한 감색 제복을 입고 업무를 보는데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첫 중국 방문 때 갖게 된 그 트라우마가 이곳에서도 똑같이 되살아난다.
 

잘못한 일도 없는데 선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내 스스로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또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출입국관리소에 갈 때마다 그다지 맘이 편치 않다. 아마도 오랫동안 선교사로 살아왔기에 눈치라도 챈 것일까? 기다리던 비자는 나오지 않고 담당직원이 별도로 호출을 했다. 분명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일 테다. 혹시 만일의 상황(추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대처방안을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담담하게 여길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실제로 닥쳐오면 왜 긴장이 되지 않겠나. 이러한 상황을 아내와 주변에 알려 중보기도를 부탁했다. 출입국관리소에 도착하여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담당직원을 찾았다. 평소의 수속창구가 아닌 별도의 방으로 안내되었다. 분명 문제가 있음을 감지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마땅히 할 말을 위해 마음으로 기도했다. 순간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담당직원은 높은 직급의 여성 공안이었다. 자신의 책상 앞에 나를 세워놓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자신은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컴퓨터를 아래위로 살펴보면서 말을 건넸다.
 

어떤 일을 하는지, 주로 어디로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종교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지, 중국 사람들에게 포교활동은 하지 않는지 등등. 아! 그때 그 순간을 생각하면 또 다시 한동안 잠들어 있던 못된 트라우마가 내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오늘(8월 27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외국인출입국관리소에 갈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우리 중국어 예배에 참석하는 한 자매가 어제 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불법이라고 적발되어 출입국관리소에 불려가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목사인 내게 연락하려 했지만 염려를 끼칠까봐 연락을 않다가 오늘 오후에야 연락을 해서 찾아갔다. 한국인인 내가 한국에 있는 출입국관리소를 찾았을 때, 비록 선교지도 아니고 또 내 자신과 관련된 직접적인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마음 한 구석에 과거 중국에서 경험했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들었다.

한국에서 외국인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했다가 그만 적발된 것이다. 결국 적지 않은 금액의 벌금을 물었다. 얼마나 놀라고 또 속상했을까!
 

나는 자매에게 물어 보았다. 중국인유학생들 비자 연장이나 관련 업무를 볼 때 이곳에 오느냐고, “예”하고 자매는 대답했다. “그러면 자매는 이곳에 올 때마다 기분이 어떠냐? 긴장되지는 않느냐?”고 물었더니 긴장이 되기보다는 담당자들의 업무 태도에 기분이 좀 나쁘다고 한다. 특히 반말을 한단다. 어쩌면 자매에게도 쉽게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생겼을 법하다.
 

그러고 보면 중국이나 한국이나 아니 미국이나 모든 나라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사실 잘 사는 나라나 종교와 이념이 다른 나라일수록 더 긴장되고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트라우마, 그것은 아마도 먼 훗날 이 땅을 떠나 주님 품에 안기는 그 날에야 온전히 씻을 수 있겠지. ▩
 

△ 두 번에 걸쳐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최 선생님과 관심 있게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 출처 | 동북의 창(窓)[2015년 8월 31일]  
♣ 정리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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