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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  통권 159호  필자 : 최성진  |  조회 : 3316   프린트   이메일 
[변화하는 중국]
중국의 가족기업 <2>

 

 중국 최대의 가족기업으로 꼽히는 신시왕 그룹의 회장, 류용하오

 

지난호에서는 중국에서 가족 기업이 많이 생겨나게 된 이유와 승계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중국 가족기업의 장단점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가족기업의 장점으로는 가족 내 비전을 공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하여 다른 기업들보다 과감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업 내부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주주와 경영자, 또는 최고위급 경영자들 사이에도 여러 갈등이 노정될 수 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대리인 비용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화합으로 결합하는 가족기업의 경우 이러한 기회주의 위험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렇게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에 대응해야 할 때에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신시왕그룹을 창업한 류용하오 가문은 가족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신시왕은 가족기업으로는 8만여 명의 임직원에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만 400여 개가 넘는다. 국유기업 엔지니어 출신의 류융하오는 1982년 청두의 조그마한 점포로 시작하여 사료, 금융, 부동산으로 업종을 확장하여 거부가 되었다.

포브스 최신 자료에 따르면 신시왕그룹의 창업가 일가의 순자산 규모는 약 6조800억 원(52억 달러) 정도로 중국 내 23위에 랭크되어 있다. 신시왕그룹의 발전 이면에는 가족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장남은 류용옌(刘永言), 둘째 용싱(永行), 셋째 용메이(永美), 막내가 용하오(永好)인데 ‘언행이 맑고 반듯해야 한다’는 뜻에서 ‘言•行•美•好’로 지었다고 한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둘째 용싱이 먼저 라디오수리점을 시작하였고 형제들이 각자의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하여 자전거, 텔레비전 수리와 판매로 확장해 나갔다. 이렇게 노력하여 모은 10만 위안을 종자돈으로 하여 메추라기를 주력으로 하는 축산업과 사료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여 현재의 신시왕그룹의 모태로 삼았다. 이들 형제 그룹은 각 주력 자회사들을 맡으면서 그룹 경영의 최일선에 서 있다. 형제들은 막내인 용하오가 기업을 주도적으로 경영하는데 동의하였으며 용하오의 딸인 류창이 그룹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족기업의 단점도 만만치 않다. 가족기업의 단점이 장점을 상쇄하여 가족기업이 발전을 저해하거나 심지어 파국으로 몰아 넣기도 한다. 대표적인 부동산 재벌인 선홍카이그룹의 경우가 그 예다. 궈더성 회장은 마카오와 홍콩에서 무역회사를 설립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홍콩의 부동산에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80년대 들어 홍콩의 중국 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여 홍콩 탈출 러쉬가 일어날 때에도 궈더성은 오히려 홍콩 투자를 늘렸으며 더욱더 성장하였다. 창업자 궈더성 사후 궈빙샹, 궈빙장, 궈빙렌의 삼형제가 회사를 나누어 운영하였다. 처음에는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면서 본토로까지 사업의 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형인 궈빙상이 1997년 범죄 조직에게 납치되어 약 7천만 달러를 몸값으로 주고 풀려나는 일이 발생하면서 형제들 사이의 힘의 균형은 깨지고 말았다. 궈빙상 회장은 이 사건으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사실상 두 동생이 회사의 경영을 도맡게 되게 되었다. 이후 궈빙상 회장이 충격을 이겨내고 미모의 여인을 끌어들여 경영 일선에 재기하려고 하자 두 동생들이 반발했다.

그 결과 삼형제는 각종 소송전에 돌입하였으며 그룹의 사세도 점차 하락세에 빠지고 말았다. 가족기업은 가족과 기업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정실인사(情實人事)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즉 엄격하고 객관적인 회사 운영이 아니라 자의적인 경영으로 일관할 위험이 있다. 또한 가족들을 통솔할 뛰어난 리더십이나 카리스마가 있는 가족원의 부재 시에는 가족들 간의 분쟁과 불화의 여지가 커지게 된다.
 

중국의 가족기업은 민영기업의 가장 주요한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싼이중공업, 비야디, 지우저통 등 가족기업이 커다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이 중국식 가족기업의 단점을 극점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할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사안이다. ▩

 



♣ 최성진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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