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인간 세상 일의 변천이 매우 심함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어로는 ‘沧海桑田(cāng hǎi sāng tián)’라고 한다.

중국이 달라졌다. 한·중수교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94년, 내가 만난 중국은 천편일률적인 옷차림과 무거운 표정을 한 사람들로 가득한, 조금은 위압감을 주는 침울하고 무질서한 미지의 대륙이었다. 그때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상전벽해를 실감케 하는 변화 속에 성장하고 있다. 중국 각 도시엔 단층집(平房)을 밀고 들어선 마천루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다. 도로는 사통팔달 많아지고 넓어졌으며 쾌적해졌다. 우리의 KTX처럼 전국을 누비는 고속철도가 중국을 종횡단하고 나아가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으며, 도시마다 건설된 지하철이 도시교통을 원활하게 한다. 또 하늘길, 바닷길도 막힘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중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반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부가 외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며 힘을 키워가는 동안, 중국민의 의식과 생활 태도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점차 세계화되고 있다.

우선, 사람들이 외형을 가꾸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화려해졌다. 철저한 평등을 외치던 시대의 상징은 검회색이었다. 개혁개방 이후 태어난 80허우(后)，90허우(后)가 선도하는 젊은 중국은 세계 어느 도시 젊은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감각으로 패션 중국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인이 드문 지난(济南)의 거리에도 명품 가방을 들고‘천송이 코트’을 입은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한국인지 중국인지 구분이 어렵다.

세차장이 많아졌다. 아무리 비싼 차라도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종횡무진 거리를 누비던 자동차들이 최근 꽃단장을 시작했다. 수리, 점검, 세차까지 단일화해 서비스하는 신세대 세차장도 호황을 맞고 있다. 거리에서 구두를 닦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최근, 도시 곳곳에서 깔끔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이 구두닦이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 거리 한쪽에 앉아 한가롭게 신문을 읽는 모습을 보는 장면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또 소비패턴이 달라졌다. 대표적인 예로 커피숍의 증가를 들 수 있다. 평소 차를 즐기던 중국 사람들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을까? 조금이라도 번화한 곳이면 미국에서, 일본에서, 유럽에서, 그리고 한국에 출발한 커피숍들이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시간의 경계 위에 우쭐거리며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곳을 빼곡하게 들어선 사람들. 조금 전 학교 교정에서 만난 학생들의 손에도 外带咖啡(take out coffee)가 수줍은 듯 들려 있었다.

소비자 권익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판매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중국에 와서 가장 기분 나빴던 부분이 소비자로서 받아야 할 온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물건을 사도, 음식을 먹어도 직원들의 딱딱한 응대에 ‘내 돈 내고 혼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뒷맛이 늘 개운치 않았는데 요즘은 친절을 습득(?)한 직원들이 소비자를 기분 좋게 하고 있다.

시민의식도 크게 높아졌다. 기차표를 살 때, 물건을 살 때 줄을 서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할 때에도 애완견 배변 뒤처리는 개 주인이 해결한다.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 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자주 목격한다.

중국이 달라졌다. 중국은 이제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다.‘G2’의 일원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우뚝 섰다.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국익을 위해 일치단결의 다짐으로  ‘중국의 꿈(中国梦)’을 실현해 가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겨우 한 세대가 지났을 뿐인데 중국은 세계인이 놀랄만한 성과를 수확하고 있다. 후발주자 중국의 비약적 발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중국이 경제 강국답게 행동해 줄 것을 또한 기대한다. 패권을 위한 발전이 아닌 세계 공영의 꿈을 위해 노력을 경주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우리는 중국이 ‘선교중국’이라는 거룩한 부담에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하게하신 ‘중국선교’의 귀한 결실이라고 믿는다.



박애양 | 중문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