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26일(화) 회족사랑
늘 기도한다. 회족의 문을 열어달라고, 회족의 친구를 보내달라고, 회족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문득 문득 사랑의 뽀드락지가 두꺼운 현실의 피부를 뚫고 피어난다.
천만 인구 중 10%를 일으켜주십시오. 백만 성회를 꿈꿉니다. 이슬람권의 교두보가 되게 하소서. 회족을 특별한 민족으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검은 색이 흰색으로 나아가는데 중간색, 회색이 필요하듯, 이슬람민족이 복음민족으로 나아가는 중간민족으로 회족을 사용하여 주옵소서. 회족을 사랑합니다. 회족을 사랑합니다. 하나님도 그러시죠?
사역지에서 일기형식으로 기록해둔 기도편지의 한 내용입니다.
은내천의 이웃 지역으로 들어간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의 글이라 열정과 포부가 배어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미래는 그렇게 녹녹치 않았습니다. 한 혁명가의 기도처럼 ‘저에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주옵소서’에서 ‘저와 가까운 가족과 친구만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다만 제가 변화할 수 있는 한 가지 힘을 주옵소서’라는 기도로 바뀐 것처럼 처음부터 이렇게 기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현실의 벽을 탓하지 않고, 위로 위로, 손에 손잡고 함께 올라가는 담쟁이처럼 작은 아기손바닥 만한 녹색 잎의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담쟁이가 회색 벽을 다 뒤덮고 오르듯이 내 한 잎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각하며 안식년의 과제를 들고 귀국했습니다. 그 작은 한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중국 농촌 지역으로 말씀을 나누기 위해 3일간 합숙하며 강의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때마다 마치고 돌아올 때는 감사함도 있지만, 아쉬움과 허전함도 늘 따라옵니다. 직접 가서 만나 강의하고 오는 일도 참 반갑고 귀한 수고의 일입니다. 허나 자칫 선생 vs 학생, 아니면 가르치는 자 vs 배우는 자의 구도가 고착되어질까 하는 우려가 있고, 사람의 사라짐과 함께 배움도, 열정도 함께 사그라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안식년을 앞둔 해에는 농촌 지역에 강의한 장소와 모인 지도자들의 각각의 지점에 문고형 도서관을 설치하고, 분야별 책을 엄선하여 150권을 꽂을 수 있는 5단짜리 책장으로 문고형 도서관을 만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말 그대로 준비만 했습니다.
이미 중국 내에는 일반서점에서도 번역된 기독교 서적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또 대도시 중심으로는 전문 기독교 용품과 책을 공급하는 서점들도 많이 생겨 도시에서 책의 접근성이 용이해졌습니다. 특히 가정교회가 활발한 원저우 지역에서는 직접 주문을 받고 배송해주는 책 주문서까지 복사되어 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총판형태의 사역으로 각 지점의 필요도서들을 소개하고 보급하는 일들의 시급성을 보았고 기도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기존의 교육 NGO 단체들도 교육환경이 열악한 세계 오지의 아이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작은 도서관 건립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도 확인했습니다.
도심 안에는 인터넷과 서점으로 보급의 용이성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농촌과 오지에는 사람과 책자의 소외지역으로 남아있어 배움과 도전의 기회마저 주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찾아가는 사람중심의 배움과 나눔의 기회가 기독도서와 주기적인 업데이트의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진다면 배움의 시간은 상시적이 될 것이고 파급효과는 보안성속에 충분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
또한 2006년과 2007년의 두 차례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관하며 문고형 도서관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베이징국제도서전은 매해 열리는 출판올림픽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각국의 대형 출판사들이 자신의 대표작들을 들고 참가합니다. 덕분에 참관독자들은 각국의 출판역량을 직접 경험하고, 전 세계 출판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중에 대만과 홍콩의 기독출판사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미국중심의 서양 기독출판사들도 한 부스 안에 여러 출판사들이 연합하여 책을 전시하며 계약판권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수고는 단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사역적 의미를 갖고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참여하는 선교적 마인드를 보여줍니다. 수천, 수만 종의 책 앞에서 한 부스 안에 한 책장, 한 책장, 아니면 한 책장 안에서도 진열대의 한 줄을 차지하고 있는 저명한 기독출판사과 작가들의 책은 중국출판시장에서 도움을 얻으려는 숨은 문서사역자들에게 숨통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열악한 농촌 환경에서 잘 준비된 현지의 독서운동 역할을 해 줄 한 사람을 세워놓고, 관리와 운영, 모임을 인도하고, 관련도서 150권의 문고책장이 남겨져 계속해서 읽혀지고, 회람된다면 혹 다음 강의의 일정공백도 채우며, 자가학습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특성이 아이들이 많은 곳이라면 아이들의 일반독서와 독서법에 관한 기본서를 함께 구비하고, 가정의 소홀함이 있는 지역이라면 가정에 관한 책들을 구비하면 유익할 것입니다.
은내천 지역은 시내 외곽을 조금만 벗어나면 대표적인 전형적 농촌중심의 주거형태가 나타납니다. 남부 지역 형편은 더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다른 지역보다 낯선 사람들의 노출이 쉽게 드러나고, 사람의 이동강의보다 도서의 이동교육이 더욱 효율적입니다.
물론 몇 가지 점검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농촌인구의 문맹율도 무시할 수 없고, 문고도서관이 있는 곳이 모임의 중심으로 사용되는 장소의 안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역의 확장을 위해 문서의 가치를 알고 독서운동을 주도할 한 사람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러한 문고도서관의 꿈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150권의 도서목록 구비와 비용을 매뉴얼화하여 협력 교회들을 통해 예배당 지어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문고도서관 건립을 홍보하고 일대일 결연을 요청하는 협력을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격언은 농촌사역의 현장에서도 여전히 절실하게 적용할 수 있는 표어이자 강령입니다.
이전에는 회족의 문을 열어달라고, 회족의 친구를 보내달라고, 기도했다면 지금은 도서보급의 문을 열어달라고, 책을 통해 회족의 친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농촌의 중요 거점 모임장소들마다 한 곳씩 모두 100곳의 문고형 도서관이 깊이깊이 그들의 배움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책을 특별한 도구로 사용해주시고, 그들의 닫히고 두려운 마음이 책을 통해 환하고 열린 마음으로 바뀔 수 있도록, 코란을 사랑하는 그들의 회색 신앙심이 붉은 색 십자가의 믿음으로 나아가는데 중간매개로 책을 쓰임 받은 지혜를 달라 기도합니다. 회족을 사랑합니다. 그러한 책을 읽는 회족을 사랑합니다. 하나님도 그러시죠?
이관 | 전 중국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