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6억3000만 명에 이른다. 하루 인터넷 정보 발송량도 200억 건에 이른다. 휴대폰 사용자는 12억 명을 넘는다. 웨이보(微博 · 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 · 중국판 카카오톡) 이용자는 5억여 명이다. 인터넷이 반정부 시위나 소수민족 테러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중국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21세기형 체제 유지수단으로 필수적이지만 체제 위협요소이기도 하다는 관점이다. 

거대한 정보수집망, 다칭바오(大情報) 
그런 점에서 최근 중국에서 정보 유통 및 보안과 관련된 매우 유의미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10년 전부터 중국 공안부가 극비리에 구축해온 시스템 ‘다칭바오(大情報)’의 실체다. 중문뉴스사이트 보쉰(博訊)에 따르면 현재까지 다칭바오 구축예산만 1조위안(한화 약 178조원)을 쏟아부었다. 휴대전화, 인터넷, 감시카메라, 해외 중국인 등을 통해 정보 수집과 촘촘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요주의 인물의 얼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고 도시 곳곳의 감시카메라로 안면 자동인식을 하는가하면 중국을 거쳐가는 모든 국내외 전송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한다. 유학생과 화교를 통해서도 외국 정부의 주요 정보를 수집하고 요주의 인사들의 해외 휴대전화 및 인터넷 계정을 추적한다. 이는 가히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국가보안전자체계인 프리즘(PRISM)의 정보수집 범위가 일반 대중에게까지 미치고 있다고 폭로했던 걸 연상시킨다. 

보쉰에 따르면 다칭바오는 불만세력 등에 대해선 사법부의 영장 없이 언제든지 휴대전화를 감청할 수 있다. 특정 GPS로 전화번호 소지자의 위치와 이동 지역, 함께 있는 사람들의 정보까지도 알 수 있다. 중국 내 인터넷 데이터들을 거의 모두 수집, 저장할 수 있다. 웬만한 보안 설정으로는 다칭바오를 막아낼 수 없다.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을 전후해 중국의 주요 도시에, 택시나 버스에 카메라가 부착됐다. 2009년 광동(廣東)성 선전(深圳)시에만 80여만 대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 이는 시민 15명 당 1대 수준. 다칭바오의 유력을 보여준 예로 총칭(重慶)시를 꼽을 수 있다. 다칭바오는 2010년 춘절(한국의 설) 직전 5일간 4000여 명의 불온인물이 총칭에 들어온 사실을 파악했다. 그중 3400명은 48시간 내에 총칭을 떠나라는 경고를 직접 공안으로부터 들었다. 따라서 보쉰은 중국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중국에서 사용되는 스카이프-톰 버전 인터넷전화, QQ · 웨이신 등 중국 채팅프로그램이 보안에 취약하니까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칭바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공안에 불려갔을 때, 개개인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정확하게 노출돼 있어 놀라기 일쑤인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여러 차례 전화번호를 바꿨지만 감청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하소연한 선교사들이 그동안 적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능력에 대해 세계 선교계도 혀를 내두르고 있을 정도다. 중국 내부소식에 정통한 인사들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교 모임조차 어김없이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뻗어있다”면서 “전화, 이메일 등은 거의 100% 노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데올로기 선전 수단에 대한 이중 집안 단속
중국 정부의 또 다른 내부 단속 조치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의 새 언론 지침 즉, ‘신문(뉴스)종사자직무행위정보관리방법’(이하 관리조치)을 들 수 있다. 광전총국은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지난 6월 30일, 각 언론사에 하달된 이번 관리조치에 따르면 언론사 기자·편집자·아나운서·진행자 등 뉴스 취재 편집자와 보조업무를 하는 언론 종사자가 취재활동과 회의참가·청취·문서열람 등 직무활동 중 얻은 정보와 자료, 제작한 뉴스, 국가기밀, 상업기밀, 미공개 정보 등은 어김없이 ‘직무행위정보’에 포함된다. 따라서 언론사는 소속 기자 등 종사자들에게 이와 관련한 ‘비밀준수 서약서’를 받고 비밀보호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광전총국은 ‘직무행위정보’를 블로그, 웨이보, 웨이신을 비롯해 포럼, 강연 등에서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광전총국이 사실상 사전허가를 받지 않은 언론의 비판보도를 금지하는 보도지침을 발표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단행된 것이기에 중국 정부가 얼마나 집안 단속에 열중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광전총국은 6월19일 각 보도기관에 통지문을 보내 “(사전에 등록된) 영역과 범위를 벗어난 취재보도와 뉴스기자·지국(지사)이 ‘본 기관’(각 언론기관 본사) 동의를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하는 비판보도는 금지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유언비어 단속을 명분으로 인터넷 공간에 대해 검열을 대폭 강화하면서 유명 블로거들을 대거 체포한 데 이어 지난 2월 말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이버 안보와 인터넷 (여론) 관리·단속을 총괄하는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이하 인터넷영도소조)를 출범시키면서 직접 조장까지 맡았다. 인터넷영도소조는 기존의 ‘국가정보화영도소조’와 ‘국가인터넷·정보안전협조소조’를 통합한 조직이다. 첫 번째 관련 회의를 주재한 시 주석은 “인터넷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가안전도, 정보화도, 현대화도 없다”며 인터넷 안보와 정보화가 국가안보와 발전은 물론 인민생활과 일에 관련된 중대 전략문제라고 역설했다. 또 인터넷에서의 ‘여론공작’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크게 배양하고 인터넷 여론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면서 인터넷 공간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또 다른 사이버 공간 활용사례로 웨이신에 개설된 스마트미디어 ‘학습소조(學習小組)’가 있다. 이는 해외 반중(反中) 매체의 영향력까지 약화시키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미디어 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습소조’는 지난 11월 11일 오후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지도부 거주지) 남쪽 호수인 난하이(南海)의 섬 셴다오(仙島)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눈 비공개 대화를 어떤 언론매체보다 앞서 단독으로 보도했다. 지난 9월에는 시 주석의 남미 베네수엘라 방문 시 전용기에서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학습소조’의 콘텐트는 ‘인민일보 해외망’이란 크레디트로 중국에서 각종 신문과 포털에 보도된다. 해외 유력언론의 인용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웨이신으로 아이디 ‘xuexixiaozu’를 구독신청하면 “중국에서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심개조)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소조의 일원이 되었습니다”라는 가입 메시지가 뜬다. 이후 시 주석이 말하고 쓰고 읽고 본 것의 주요 부분을 볼드체와 붉은색 글씨체로 편집한 콘텐트가 하루 한두 건 배달된다. 운영자는 비공개이지만 주소지는 중난하이로 돼있다. 인민일보도 ‘협객도(俠客島)’라는 이름의 웨이신 매체를 통해 각종 분석 뉴스를 배포하고 있다. ‘협객도’는 진용(金庸)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강호의 무협고수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시사전문가의 분석 뉴스를 제공한다는 이름이다. 시 주석의 지시로 인민일보는 국제부 명의의 ‘경감(鏡鑑)’을 추가 개설하기도 했다.

당원과 종교 거리두기
2025년에는 기독인이 1억6000여만 명, 2030년에는 가톨릭을 포함해 기독교 인구가 2억4700만 명으로 중국이 세계 최대 기독교국가가 될 거라는 전망이 있는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종교 신앙을 갖고 있는 당원을 그동안 주의 깊게 관찰했을 뿐 아니라 하루속히 정리하려 애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의미심장한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월 5일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지방 암행조직인 ‘중앙순시조’(中央巡視組)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저장(浙江)성 일부 지역 소수 당원들이 종교활동에 참여하고 종교를 믿었다”고 밝혔다. 중앙순시조가 당원의 신앙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저장성은 올 들어 교회적으로 어려움이 적잖았다. 특히 원저우(溫州)시 용자(永嘉)현 싼장(三江)교회는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1000명의 무장경찰이 동원된 가운데 철거됐다. 원저우는 인구 900여만 명 중 100여만 명이 기독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몇 년 사이 한국교회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은 중국교회들이 분포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은 원래 당원의 종교 신앙을 인정하지 않는다. 2002년 ‘종교공작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의 결정’에 따르면 공산당원은 종교를 믿어선 안 된다. 당은 당원 간부들이 공산주의 신념을 견지할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 종교에 심취한 경우엔 당원 자격이 박탈된다. 특히 직권을 이용해 신앙을 조장할 때엔 엄중하게 처리된다. 

과거 중국공산당의 집안 단속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04년 중앙 선전부가 펴낸 내부 문건 ‘마르크스주의 연구와 선전공작을 진일보 강화하는 것에 대한 통지’를 통해 마르크스주의와 무신론 교육의 강화를 시도했다. 2005년 10월에는 ‘당 조직, 당원 간부들의 종교활동 연관 및 가입, 참여에 관한 통지’를 시달하고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출당조치까지 불사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원 가운데 기독인이 적지 않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종교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인식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주웨이췬(朱維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민족종교위원회 주임은 지난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산당원이 신앙을 갖게 되면 공산당은 사분오열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5년 동안 통일전선공작부 부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소수민족 지역의 종교문제를 다뤘던 중국공산당 내 종교문제 공작전문가다. 종교의 성장을 문제와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종교를 믿는 사람이 많아지고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도 높아진 가운데 중국 종교 당국은 점점 더 많은 문제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또 “공산당원이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당원이 스스로 무장해제하고 당성을 잃는 것”이라며 “당원이라면 공산주의자로서의 세계관과 정치적 순결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일부 외국세력이 기독교를 통해 중국에 침투하고 반체제 반정권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5세대 최고지도부 시진핑 체제가 등장하자 선교계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내부 사정이 녹록치 않는 게 사실이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중국 땅에서 떠나야만 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추방된 선교사들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 중국전문가는 “시진핑 체제 10년간, 국가가 공인한 삼자교회는 다소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비공인교회인 가정교회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가정교회는 국가의 통제를 받는 삼자교회화 하든지 아니면 핍박을 달게 받든지 양자간 택일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이른바 ‘체제 밖 교회’를 ‘체제 안 교회’로 만들어 활동의 자유를 허락하는 대신 유리알처럼 들여다보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뱀처럼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이이제이(以夷制夷)’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등고망원(登高望遠, 높이 올라 멀리 보다)’ 정신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렇게 될 수 있다. ‘豆腐掉在灰堆里(구제할 방법이 없다)’ ▩



왕빈 | 중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