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신론 가정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나는 온 가족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자랐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창 시절 춤추기를 좋아해서 전국 대회에 출전해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학업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고 최고가 되기 위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나의 삶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집안이 기울기 시작했다. 어린 여동생과 나를 남겨놓은 채 어머니는 우리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외국으로 일하러 가셨다. 그러나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일하기로 약속된 회사는 이미 오래 전에 부도가 난 회사였다. 게다가 절친의 배신으로 그곳에 남겨져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다 결국 몇 년 후 힘들고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 품에 안기셨다.

처음 경험한 하나님
거의 같은 시기에 나도 예수님을 영접했다. 가족들의 삶은 불완전했다. 나 또한 학교 기숙사생활을 하는 동안 외로움과 공허함, 열등감, 낮은 자존감, 분노 등 의 복합적인 감정이 얽혀 드러나곤 했다. 기독교 문화를 띤 학교여서 그런지 크리스천 친구들이 여러 교수님과 선배님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았다. 나 또한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최고가 되기 위해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처음엔 교회다니는 것을 아주 심하게 반대하고 거부했다). 얼마 못 되어 그곳에서 부르는 찬양이 좋아졌고 그 찬양이 나의 마음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도하기 시작했고 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싫었던 공부도 시작했다. 처음으로 내 학업성적 때문에 기도도 했다. 좀 더 세밀하게 학년, 등수까지 하나님께 부탁해 보았다. 집에서 다른 아이들과 성적비교를 당했기 때문이다. “공부만 잘 하면 돼”하시는 부모님의 압박에 한번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놀랍게도 처음으로 내가 원하던 학년, 상위 등수까지 올라갔다. 그때 온몸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했다. 그 후로 내 마음속에‘하나님만이 나의 의지가 되심’을 인정하며 성경말씀이 진리임을 고백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앙생활 가운데 여전히 나의 생각과 욕심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나에게 그분을 보여주셨다. 그분이 누구라는 것을 알려주셨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알려주고 계신다.

인생의 첫 전환점
내게 2000년은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생애 첫 전환점이 되는 해이다.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좋아하는 태권도를 좀 더 배우고 싶었다. 주일 예배 후 학교 후배를 통해 선교적 마인드를 지닌 외국에서 오신 스승 한분을 소개받았다. 그분에게서 나는 정통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품도 배웠다. 태권도를 잘해서 주위 사람들에게‘공부만 잘 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나님은 내게 태권도에 대한 특별한 감각을 주셔서 배우는데 민첩해 매일 승승장구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루 6-8시간씩 운동을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새벽기도를 다니며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

이때 가정에선 재정적인 공급을 중단하면서까지 심하게 반대를 해서 다시 기숙사로 들어갔다. 당시 아버지는 정부 종교국에서 근무하면서 지방 교회의 문을 닫게 했고 교회에 대한 관리도 하셨다. 내가 집에서 기도하면“너는 공산당이 주는 밥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해?”하면서 비난하셨다. 하지만 내가 믿음을 가지고 교회에 다니는 것은 반대하지 않으셨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악한 길로는 가지 않는 것 같다고 가끔씩 말씀하곤 하셨다.

하나님의 은혜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가족과 친척, 이웃으로부터 처음으로 우수한 학업성적을 칭찬받았다. 그때부터 나는 많은 사람들의 인정과 축복을 받으며 다른 도시에서 체육관을 열었다. 그리고 대학에서 운동을 가르치며 많은 제자를 양육하고 복음을 전했다. 주일이면 청년회 회장으로서 예배를 인도하며 섬겼다. 항상 감사한 것은 주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내게 보내주셨고 은혜로 배웠던 기술로 예수님을 전하게 된 것이다.

광야 가운데서 주님과의 깊은 만남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나의 마음은 갈급하고 공허해졌다. 내가 사랑하고 자랑하는 것, 소중히 여기는 수많은 메달들은 그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했다. 내영은 메마르고 시들어 지쳐있었다. 그때 지금의 아내인 여자 친구가 소속해 있던 선교단체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큰 은혜를 받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기도했다. 한 달 금식과 철야를 하면서 주님의 음성을 들려 주셔서 뜻을 분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하나님에 대해 더 알기를 원하셨다. 그리고 그분 안에 온전히 거하길 바라셨다.

이때 또 다시 한 번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나의 욕망과 꿈을 키워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더 깊게 교제하는 광야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그후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제자학교에서 공부했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더 깊게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결혼하여 귀여운 딸도 선물로 받았다.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온전한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삶을 통해 더 깊게 체험했다. 어려움과 힘에 겨운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하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훈련을 했다. 옛 자아가 깨지고 부서지고, 교만으로 얼룩진 욕망과 꿈이 무너지고 다시 빚어지는 시간이었다. 이런 광야의 시간 가운데 하나님을 더 깊게 만났다.

또한 가정에서 받았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고 정체성이 회복되는 시간이었다. 주님이 나를 만나주심과 만져주심이 언제나 따뜻하고 편안한 것은 아니었다. 생각도 못했던 방법으로 내가 진리라고 생각한 것과 교만과 욕망이 깨지고 부서지고 낮아지고 또 낮아짐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전에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인정받으려고 애를 썼지만 이제는 온전히 그분의 이름을 높여드리고 그분만을 찬양하는 예배자로 거듭나기를 애쓴다. 많은 것들이 회복됐고 또 회복의 길로 가는 과정 중에 있다.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유일한 공급자이시고 의지할 자이시고 요새인 것을 계속해서 선포한다. 선교단체에서 전임예배자로 섬기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면 항상 골방으로 달려가 예배드리기를 택한다. 그분의 임재를 지속적으로 갈망하고 구한다.

돌파
지난해 이맘때 쯤 우리 가족은 이스라엘로 부르심을 받았다. 시편 27편 4절의 말씀으로 영원히 아름다우신 주님을 장막에서 찬양하고 다윗이 언약궤를 옮기는 사건처럼 우리 가족에게 돌파의 역사를 일으키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기도했다. 우리 가족이 움직이는데 드는 비용은 10000 달러에 가까웠다. 믿음으로 선택하였지만 현실로 가능할까 생각했다. 한 번도 이렇게 큰 재정을 구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매일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금식했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우리는 실망하며 ‘진짜 하나님이 말씀하신 걸까?’하면서 의심도 했다.

나의 동역자요 멘토인 선교사님이 우리 집에서 며칠간 머무시면서 함께 기도하고 예배드렸다. 이번 이스라엘 여행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고 격려와 확신을 주었다. 우리는 더 간절히 기도하며 그분 뜻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믿음으로 나갔다. 임신 중이던 아내는 유산의 아픔을 겪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분의 뜻을 구했다. 비자발급과 재정 마련이 가장 힘들었다! 마침내 마지막 날까지 절반 이상의 재정이 채워졌다. 우리 가족은 비자와 번역본(비자는 히브리어로 쓰여 있어서 꼭 번역본이 있어야 출국할 수 있음) 없이 출국을 돌파했다. 48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그 땅을 밟았다.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주님의 이름을 높이며 찬양하고 예배드렸다.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과 동행함이 전율이 돋을 정도로 확실하고 확실하였다. 할렐루야!

우리 가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깨어진 가정의 아들인 나를 사용하셔서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게 하셨다.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사랑을 피부로 깨달았다.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했던 돌파와 많은 분들의 섬김과 사랑을 나의 영혼 깊은 곳에 새겼다. 약속의 돌파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하나님 아버지를 높여 드립니다. 그분은 언제나 신실하심으로 나와 나의 가족을 보살피시고 그분의 자녀들을 보살피십니다. 그분의 축복과 은혜가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죠수아 | 국제 YM 예배인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