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생활에 많은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급격한 산업화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국이 외형적인 발전에만 치중하지 않고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루는데 힘써서 이런 문제가 가라앉아야 하겠습니다. 중국이 그렇게 되는 일에 중국교회가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박해순위(WWL) 4위에서 37위로 
‘복음이 제한된 지역에서 복음 때문에 억압과 박해를 당하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초교파 국제선교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에서는 1991년부터 해마다 세계박해순위(World Watch List: 약칭 WWL)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오픈도어는 여러 항목의 질문을 작성하여 여기에 대한 답을 가지고 각국의 박해지수를 산출하여 상위 50위까지를 발표합니다. 해마다 연초에 WWL이 발표될 때마다 북한과 중국의 순위를 관심을 가지고 살피게 됩니다. 북한은 WWL에서 12년째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WWL 2014’에는, 북한 당국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앙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북한에 상당수의 지하교회 성도들이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어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고, 소망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북한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줍니다. WWL 2014에서 중국은 37위로 발표되었습니다. 소말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이슬람 국가들, 그리고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들보다 박해가 덜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중주』독자 여러분은 이 발표를 보고 어떤 생각을 갖습니까? 우리는 중국교회에 가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제약과 박해의 소식들을 끊임없이 듣고 있기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WWL은 합리적인 조사방법, 상당한 정밀도, 짧지 않은 연륜을 갖고 있고, 국제종교자유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Religions Freedom: 약칭 IIRF)의 검증을 거쳐 발표되고 있는, 정확성을 인정받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중국교회에게 이와 같이 개선된 신앙환경을 허락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WWL은 중국의 박해순위가 매년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4위, 2005년과 2006년에는 9위, 2008년에는 10위, 2011년에는 16위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과 2014년은 37위가 되어, 최근에는 신앙의 자유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WWL은 박해지수가 높은 순서대로 상위 50개국이 발표되는데 내년 초에 발표될 ‘WWL 2015’에서는 중국의 이름이 아예 빠지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변화와 개혁, 그리고 교회 
지난 호‘발행인통신’에서 한 자녀 정책 완화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이 일은 작년 11월에 끝난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결정된 것입니다. 3중전회에서 결정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中央全面深化改革領導小組)설립입니다. 3중전회에서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개혁방침도 천명되었습니다. 중국은 지금 개혁을 우선순위 1번으로 하고 있는데 개혁영도소조의 조장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조장을 리커창(李克强) 총리, 류윈산(劉云山) 중앙서기처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등 3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맡은 것을 보아도 개혁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잘 알 게 됩니다.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도 2014년은 개혁의 길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주최하는 신년다과회에서 덕담 형태로 신년 메시지를 전했는데, 올해의 신년 메시지는 TV를 통해서 발표되었습니다. 중국의 관행을 국제 표준에 맞게 변화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중국 건국 65주년인 올해는 개혁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1월 20일에는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경작 토지에 대한 점유, 사용, 수익, 거래 및 경작 토지 경영권의 저당·담보를 보장한다”는‘1호 문건’을발표했습니다. 1호 문건은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매년 1월 처음 발표하는 문건인데, 그해 중국의 국정 추진 방향과 과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중국은‘경작 토지 경영권’을 인정하기로 한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변화와 개혁’이것이 지금의 중국을 대표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1980년대 중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글라스노스트(개방)’가 러시아를 대표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중국교회는 중국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이와 같은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 변화가 바람직한 것이라면 교회는 변화의 선도자가 되어야지, 변화를 거부하거나 마지못해 추종하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또 개혁의 본보기가 되어야 합니다. 개혁 운동을 하는 이들이 교회를 가리키며‘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저기에 있다’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변화와 개혁의 와류(渦流) 가운데 있는 중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중국교회가 나침반과 키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우리는 힘써 기도해야 합니다. 

몇 가지 단상들 
작년 말에 서울의 한 교회가 대형 예배당의 입당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교회의 앞마당에는 세계 주요도시들의 방향과 거리를 적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 가면 도로원표(元標)가 있는데 세계복음화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그와 비슷한 것을 설치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거기에서 베이징을 찾아서 바라보며 기도하였습니다. 그 교회의 담임목사님으로부터“세계 여러 나라 교회의 인사들이 입당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중국교회에서도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중국교회 대표들만 헌금을 했습니다. 중국교회의 위상이 변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이 느낀 것이 그대로 가슴에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을주께로』1·2월호의 한 글에는‘중국선교의 막차, 선교중국의 첫차를 탄 남자’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재치 있으면서 중국선교의 현주소를 잘 알려주는 제목이라고 여겨지면서 선교중국의 첫차가 힘 있게 달려가게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지금 선교중국의 첫차가 1단 아니면 2단의 기어를 넣고 달리고 있다면, 이것을 2단, 또는 3단으로 변속시키는 책임이『중국을주께로』에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저는 목회일선에서 물러난 뒤 분당에 있는 한 작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진실과 내실을 갖춘 모습을 통해서 기쁨을 주는 교회인데, 담임목사님이 중국선교사 출신이어서 중국 형제자매들이 출석하기도 하고 자주 들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유학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회에 3년 정도 출석하던 한 자매가 지난 2월에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는데“한국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에 박수를 보내면서‘주님, 이와 같은 고백을 하는 대륙의 형제와 자매들이 더 많아지게 하여 주옵소서!’기도했습니다. 

3월 초에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잘 아시는 것과 같이 사순절은 경건생활에 더욱 힘써야 하는 절기입니다. 우리는 중국의 13억 영혼을 위해 늘 기도해야 하지만(중국어문선교회에서 원하는 분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는 중국을 위한 기도제목을 지난 연말에 ‘다시 중국기도’에서 ‘늘 중국기도’로 바꿨습니다.) 사순절에는 이 일에 특별히 힘쓸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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