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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선교사들이 초기 선교활동에서 당면했던 문제점
동남아 개신교선교는 1599년경 네덜란드 기독교인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선교는 식민주의의 기운이 아시아로 팽창하던 19세기에 들어서서부터 진행되었다. 19세기 초 동남아에 온 유럽과 미국의 개신교 선교사들은 그들 스스로 천국복음을 모든 민족에게 증거해야 한다는 도덕적 사명감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동남아 선교사들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성경을 토착어로 번역하고 복음을 설명하기 위해 현지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작업은 토착어를 배우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당시 동남아 지역은 대부분 전통적인 종교들이 있었는데, 이 종교들은 원래 동남아어가 아닌 외래어로 된 경전을 갖고 있었다. 예컨대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지배 종교인 테라바다불교의 불경들은 인도의 팔리(Pali)어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지배 종교인 이슬람의 코란은 아랍어로, 베트남의 대승불교 경전들은 한자인 쭈뇨(Chu nho) 혹은 이로부터 파생한 대중적 문자인 쭈놈(Chu nom)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한편 필리핀과 베트남의 가톨릭 신자들은 라틴어로 된 경전과 기도문을 사용하고 있었다. 즉 수 세기 동안 동남아의 전통 사회는 초자연적 세계와 신과 인간관계를 포함하는 종교적, 도덕적, 기타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외래어의 용어들로써 이해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선교사들은 성경의 많은 신학적 개념들을 토착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적합한 용어로 번역하기 위해 경전언어까지도 부분적으로나마 습득해야 했다.

그러나 선교사들이 불교 승려, 이슬람 교법사, 가톨릭 신부, 무당, 주술사 등 그 권위가 토착 사회 전통 속에 깊게 뿌리를 내린 종교지도자들로부터 강한 영적인 도전을 받았기에 정작 토착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번역된 성경을 갖고서도 기독교의 우월한 권위를 토착민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또한 그들은 정치적 정당성을 전통 종교에 의존하고 있는 동남아 통치자들의 적대적인 태도를 두려워했다. 동남아의 전통적인 정치체제와 문화에 위협적인 서구의 국가들로부터 온 이방인으로서의 선교사들은 아무리 현지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토착민들의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었다.

성경을 미얀마어로 번역한 아도니람 저드슨(Adoniram Judson)이 1813-1850년에 미얀마선교 사역에서 당한 고초도 불교를 옹호하는 미얀마 왕을 비롯한 통치계층의 기독교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서양인에 대한 미얀마 사회의 전반적인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때문에 19세기 초 동남아 개신교 선교사들에 의해 개종한 자들은 대부분 불교, 이슬람 등 제도종교(institutional religion)의 영향권에 있었다. 그들은 정치적 권위가 확고한 지배계층의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고산족이거나 외각도서에 사는 소수종족들이거나 중국에서 이주해온 중국노동자들로 토착 사회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식민지 체제가 개신교선교에 미친 영향
동남아의 개신교선교는 19세기에 서구 식민지 열강의 세력이 동남아로 확산되어 식민통치하에 들어감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식민지 체제는 개신교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직접적으로 후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식민지 체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선교사들의 종교적 권위를 높이는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첫째, 식민지 체제는 자바의 술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의 군주 등 전통적인 통치자들의 왕위를 존속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정치적 정당성의 권위를 크게 약화시켰다. 한편 식민지 주인이 기독교 국가에서 왔기에 기독교는 종종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하는 힘의 원천으로 간주되었다.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통치를 모면한 태국에서만 전통적 정당성의 권위가 손상되지 않았다. 이것은 선교사들에게 전도의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교가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둘째, 교육 분야에 종사한 선교사의 노력에 대해 식민지 정부가 호의적이고 협조적이었다. 미션스쿨은 식민지 체제와 교회 양자의 이해관계가 걸린 중요한 사업이었다. 그것은 미션스쿨을 졸업한 많은 토착민 엘리트들이 점차 확대되는 식민행정을 위해 하급공무원 등 필요한 인력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션스쿨에 입학한 자들의 대부분이 기독교로 개종하지는 않았으나, 교육을 통해 그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지식을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태국에서도 미션스쿨은 토착종교가 후원하는 학교의 권위를 약화시키기 시작했다. 선교단체에서 후원하는 교육은 동남아 전역에 걸쳐 근대적 대중교육의 원형이 되었다. 개신교는 사람들에게 근대화와 연관된 종교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셋째, 식민지 체제는 산악 지대나 외각도서의 밀림 지역 등 식민제국의 변두리에 사는‘미개’하거나‘원시적인’부족들을 식민지 체제의 정치경제적 질서에 더욱 완전하게 편입시키기 위해 이런 지역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20세기 초 동남아 오지에서 활동하던 개신교 선교사들의 이러한‘문명화 사명’(civilizing mission)은 동남아 사회의 핵심 지역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갖게 했다. 가톨릭도 오지의 부족사회로 선교사를 파송했지만, 천국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하나님의 나라가 오리라고 하신 말씀(마 24:14)을 붙들고 나아갔던 개신교 선교사들이 더욱 강한 추진력을 갖고 오지 사역에 임했다. 심지어 당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중부 산악 지대와 북부 고원 지대의 고산족 사회에서 사역하던 자들도 가톨릭 선교사보다 개신교 선교사가 훨씬 많았다.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은 특히 영국령 버마, 화란령 동인도(인도네시아), 미국령 필리핀 등 식민통치자들이 개신교 국가에서 온 나라에서 더욱 유리했다. 이 점은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을 좋게 보지 않았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와 태국에서 개신교 선교사들이 훨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사실로부터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뚜렷이 대조된다. 1958년의 통계를 보면 태국의 기독교인들은 10만이 채 되지 않았으며, 그중 2만 명에 불과한 개신교 신자 비율은 전체인구의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1930년경 개신교 신자들의 숫자가 150만(유럽인들을 제외해도 140만)에 달해 총 인구의 2.5%를 차지하여 약 40만 정도의 가톨릭 신자보다 월등히 많았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오늘날 기독교 인구의 규모에서 여전히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1985년 태국은 전체 284,000명의 기독교 인구 중 1/3에 해당하는 약 96,000명만 개신교 신자로, 국가 전체인구의 0.2%에 불과했다. 동남아 모든 국가 중 오직 캄보디아만 개신교 기독교인의 비율이 전체인구의 0.1%에 불과하여 태국보다 적었다. 이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총인구의 8.5%에 해당하는 1,316,4000명이 기독교인이며, 그중 7,434,000명이 개신교로서 총인구대비율이 4.8%에 달했다. 그 다음 미얀마와 필리핀의 개신교 사회는 각각 총인구의 3.2%와 3.5%를 차지했다.

개신교가 태국에서보다 인도네시아에서 더욱 성공적인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도네시아는 수 세기 동안 네덜란드라는 개신교 식민지 열강의 통치하에 있었던 것에 비해, 태국은 독립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태국의 경우, 종교적 권위와 세속적 권위간의 결합적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전통적인 사회문화적 권위구조가 위기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타이인들이 개신교 선교사들의 메시지에 더욱 개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미개한’ 주변적 사회에 속하는 소수종족들의 비율이 인도네시아가 태국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바, 발리, 롬복, 수마트라, 보르네오, 술라웨시 섬들의 해안 지대 외의 외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네덜란드인들이 오기 전에는 이슬람이나 힌두교가 아닌 토착 신앙 전통을 갖고 있었다. 그러므로 네덜란드의 식민지 체제가 확대됨에 따라 이 종족들은 이슬람이나 힌두교 통치자의 권위보다는 기독교 통치자의 힘과 더욱 많은 접촉을 가졌다. 세 번째 이유 역시 식민지 통치의 유무와 관계있는 것으로, 인도네시아 개신교선교는 태국에서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기독교로 개종한 소수종족들의 정치적, 사회적 위치
인도네시아 개신교 신자들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되어갔지만, 무슬림이 지배적인 토착 사회에서 여전히 주변적 위치에 있을 뿐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자들은 대부분 수마트라의 바탁(Batak)족, 북부 술라웨시의 미나하사(Minahassa)족, 말루꾸의 암본(Ambon)족 등 이전에‘원시적’이라고 간주되었던 소수종족 집단이었다. 그리하여 인도네시아의 문화가 발달했던 자바, 발리, 롬복의 기독교 인구는 1930년경 이 섬들의 총인구의 0.2%에도 못 미치는 8만 명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 주변적 위치에 있었던 소수종족들 중 개신교로 개종한 자들은 식민지 체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회집단이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인도네시아의 암본족과 미얀마의 카렌(Karen)족을 들 수 있다. 암본족과 카렌족의 개신교 사회는 동남아에서 가장 오래된 개신교 전통에 속한다. 암본의 기독교 역사는 오래된 것으로서, 이 섬이 포르투갈의 통치하에 있었던 16세기에 제수이트 교단의 유명한 선교사인 프란시스 자비에르(Francis Xavier)에 의해 암본족 사람 몇 명이 가톨릭으로 개종한 바 있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인들이 포르투갈 사람들로부터 암본을 빼앗은 후 개신교 선교사들은 암본족 가톨릭 신자들을 개신교로 개종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를 믿지 않던 암본족 사람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얀마의 카렌족 개종은 19세기 초에 시작되었는데, 카렌족 사회에 교회를 세우고 확산시킨 것은 특히 미국 침례 선교회(American Baptist Mission)의 역할이 컸다.

카렌족과 암본족은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에서 식민지 통치에 대항하는 민족주의적 독립투쟁이 일어났을 때, 식민지 군대에서 중요한 부분을 점하고 있었다. 특히 카렌족, 암본족 기독교인들은 식민지 세력을 편들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제2차 대전 후 1940년대 말에서 1950년대 초 식민지 통치 시대가 끝나고 민족주의자들의 독립정부들이 들어선 시기에 카렌족 사람들과 암본족 사람들은 분리주의 운동을 지지하여 토착 정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암본족의 문제는 1951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네덜란드 정부가 당시 무장 분리주의 운동을 전개하던 암본족 군인들 중 약 1만 명과 그들의 가족을 네덜란드에 이주, 정착시키는 데 합의함으로써 해결되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이끄는 카렌족의 무장반란은 1990년대 중엽까지 미얀마-태국 국경 지대에서 계속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탈식민지 시대 동남아 개신교교회의 발전
탈식민지 시대 동남아 개신교 신자들은 이처럼 개신교 선교사들의 활동과 유럽식민지 체제의 결합으로부터 부정적인 유산을 물려받았다. 개신교 신자들은 서양적 가치관의 사회에 속하는 자들로서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로부터도 인식되는 한, 그들은 토착 사회로부터 배척당했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동남아의 거의 모든 개신교 교파에서 그들의 교회를 토착화하려는 강력한 노력이 일어났다. 토착화는 무엇보다도 서양인 선교사들을 토착인 성직자와 평신도 지도자들로 대치하는 것을 의미했다. 더욱 깊은 차원에서는 개신교의 종교적 메시지를 토착민들에게 더욱 토착적 관습에 적합하며 더욱 명확한 의미전달을 할 수 있는 언어로 다시 작업하는 것도 포함됐다.

제2차 대전 후 탈식민지 시대에 들어와 변화된 정치적, 사회문화적 환경을 맞이한 동남아의 개신교 사회는 발전상에서 여러 굴곡을 겪으며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갔다. 우선 식민지 체제의 와해에 이어 국민국가의 형성과정에서 동남아의 토착 민족주의자에 의해 주도된 정부는 이전 식민지 체제보다 더욱 강력한 중앙의 행정적, 경제적, 교육적, 문화적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로써 예컨대 이슬람과 불교로 각각 대표되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중앙정부의 문화적 영향이 인도네시아의 외각도서 지역이나 태국의 산악 지대에 사는 주변적 종족 사회로 더욱 강력하게 때로는 강압적인 동화력으로써 침투해 들어갔다. 그리하여 주변 지역의 전통적인 토착 신앙과 기독교 신앙은 이슬람과 불교와 심각한 문화적 갈등을 빚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적 종족 사회는 부분적으로는 이슬람 혹은 불교문화로 동화되었지만, 부분적으로는 지역적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지배적 문화인 이슬람교, 불교와의 명백한 종족적, 문화적 차이를 중시한 집단이나 개인들 중에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자들도 많았다.

인도네시아는 독립 인도네시아의 국가철학인 빤짜실라(pancasila)에 의거하여 오직 유일신을 섬기고 성직자와 신앙 활동을 위한 조직 그리고 경전을 갖추고 있는 종교만 합법적 종교로 인정되었다. 이에 따라 정령숭배, 귀신 신앙을 갖고 있던 주변 지역의 사람들 중 새로운 국가의 정치 및 경제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자들에게는‘경전의 종교’로써 역시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받는 개신교가 이슬람보다 종종 더욱 매력 있는 종교로 비쳐졌다. 인도네시아에서 기독교가 공식 종교이기 때문에 많은 개종자를 획득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중요한 역사적 배경은 1965년 9월 30일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공산주의자들과 군부 간에 정권을 둘러싼 투쟁에서 군부가 승리한 후, 공산당원들과 공산당 지지자들 그리고 공산당과 연관이 있다고 의심받은 숱한 사람들이 붙잡혀 살해되었다. 이때 자신이 공산당과는 상관없는 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바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각도서의 사람들 가운데 기독교로 전환하는 자들이 많았다. 또한 9.30사태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수하르토 정부는 반공 정책을 표방하여 무신론자와 공산주의자를 동일시했다. 때문에 모든 국민이 공식 종교 중 하나를 택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주민등록증에 종교를 명기케 하는 제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개신교를 자신의 종교로 선택했다.

태국에서도 지난 2-30년간 많은 정치경제적, 사회적 변동이 있었다. 이것은 최근 타이인들의 기독교 개종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1973-1976년간 민주화시기에 이어 1976년 10월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의회민주주의적인 정부를 전복시키고 좌익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전개했다. 이로써 타이 사회 내에 이념적 갈등과 함께 정치적으로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비록 1980년대 의회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자들과 군부세력 간에 타협이 이루어져 어느 정도의 정치적 안정이 실현되었다. 그러나 국가에서 군부의 위치는 강력했기에 정치적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언제나 내포하고 있었다. 그 가능성은 1991-1992년 군부가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서 재집권을 시도한 데서 현실적으로 나타나, 타이인들의 정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다시 한 번 심화, 증대시켰다. 한편 경제적으로 태국은 지난 30년간 빠른 성장을 해왔으나, 급격한 경제 발전은 도시-농촌간의 심각한 괴리, 증대되는 빈부의 격차,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를 초래했다.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미성년자의 노동착취와 매춘, 마약, 폭력, 에이즈 등 도덕적 타락의 양상까지도 포함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이러한 문제에 1997년 여름부터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로 인해 초래된 최악의 경제적 위기가 겹쳤다.

최근 타이 사회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불만, 사회적 불안, 경제적 위기의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종교를 찾는 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중 타이인들은 대부분 불교와 주술 신앙 등 전통적인 종교에 의지하고 있지만, 일부는 개신교에서 해결의 길을 찾기도 한다. 여기에 최근 승가를 정치적, 상업적 이해관계를 위해 이용하는 뻔뻔스러운 정치인 혹은 사업가들의 기만적인 행위와 금전에 대한 욕심 및 여신도들과의 성적 관계를 둘러싸고 몇몇 유명한 승려들의 스캔들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따라서 방콕을 위시한 대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교에 실망하여 멀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1980년대와 1990년대 중엽까지의 교회 성장은, 산악 지대 소수종족들에서의 개신교교회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것 외에도, 주로 방콕 등 도시에 사는 타이인들과 중국계 타이인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특히 복음주의 교회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것은 복음주의 교회 목회자들의 카리스마적 권위가 사람들을 교회로 끌었기 때문이었다. 카리스마적 교회의 두드러진 성장은 비단 태국에서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도처에서 나타났다. 그리하여 싱가포르의 경우 1980-1988년간에만 기독교 인구의 비율이 10.3%에서 18.7%로 늘었다. 그 대폭적인 증가는 무엇보다도 복음주의 개신교교회들의 성공에 기인한 것이었다고 설명된다. 베트남에서는 1975년 이후 개신교건 가톨릭이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공산주의 국가의 이해관계에 적대적인 행위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들의 숫자는 1974년의 14만에서 1986년에 30만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조흥국 |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소장, 부산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