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제 일과는 여러분과 거의 다르지 않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30분 정도 묵상 시간을 갖고 성경을 읽은 후 영성일기를 써서 교회 성도들에게 메일로 보내죠. 현대인들은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컴퓨터를 켜니까요. 제가 보낸 영성일기를 보면서 그들도 스스로 말씀을 묵상하고 영성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려고요. 영성일기는 제가 연약하든지 믿음이 좋은지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쓰려고 해요. 그러면 성도들이 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교회가 지교회가 많아져서 제가 보낸 영성일기를 받는 사람도 많아요. 메일을 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이에게 전달을 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에 대한 해석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게 해요. 

메일을 보내고 나서 교회로 출근하죠. 미국에서 목회하면 대부분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해요. 출근한 뒤 전화를 하거나 심방을 가요. 지난주에 나온 새 신자들에게도 안부전화를 해서 개개인의 믿음의 상태를 확인하고 잠시 우리 교회에 방문한 것인지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 묻기도 해요. 또 그들의 필요를 위해 기도해주고 심방을 원하는 분은 심방도 갑니다. 집회나 심방은 대부분 저녁에 하는데 일주일에 세 가정을 심방해요. 화, 목, 토요일 각각 한 가정씩 심방하러 갑니다. 수요일은 예배가 있어서 나가지 않고요. 제 하루 일과는 대충 이렇습니다. 

저는 평소에 독서를 즐기는데요. 대부분 밤에 자기 전에 책을 봅니다. 그래서 침대 머리맡에 여러 가지 책들이 있는데, 친구들한테 선물 받은 영성 서적, 일반 소설, 자서전, 수필들이 많아요. 중국 정치현황을 분석한 책과 위인전도 많이 읽죠. 요즘은 남아공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을 읽고 있어요. 만델라는 죄를 덮어주는 것이 용서이고, 그것은 공의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했어요. 

▶ 목사님은 평소에 설교 준비를 어떻게 하시나요? 
성도들 상황에 맞추어서 우리 교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설교를 자주하는 편이에요. 외국에서 신앙생활 할 때 직면하는 갈등과 어려움에 대해 주로 설교해요. 교회는 2003년에 창립됐는데, 교회를 개척할 때는 10명 좀 넘게 출석했어요. 저는 그때 당시 LA에 대만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목회를 도왔었어요. 그 교회 성도 수는 약 700명 정도였고 목사님이 일곱 분 계셨어요. 그런데 이 교회는 저에게 아무런 도전이 되지 않는 거예요. 너무 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거죠. 저는 도전을 좋아하는 진취적인 성격인데 말예요. 

당시에는 중국 대륙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사역이 없었고 거의가 대만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교회였어요. 중국교회도 감히 그 일을 할 엄두가 안 났고요. 설사 한다 하더라도 금방 실패했죠. 중국에서 온 사람들은 잘 믿지도 않고, 믿더라도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었어요. 그들은 중국을 떠나 외국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주님을 믿게 되고 큰 도전을 받아요. 헌금도 하기도 어렵고 교회봉사도 하기 싫거든요. 반면 대만에서 온 성도들은 헌금도 하고 우리를 잘 섬겨주었어요. 그래도 우리가 이들을 사랑해야 하지 않겠어요? 계속해서 받기만 하고 믿음이 자라나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독이 될 거예요. 그 결과 머리만 커지고 몸은 작아져서 말만 하고 행동은 못하게 되죠. 눈만 높아서 봉사에도 참여하지 않고 말이죠. 그동안 저는 이런 성도들을 많이 봐왔는데, 유명한 강사가 설교하러 와서 봉사 좀 하라고 하면“저는 못해요.”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섬기는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들이 말씀과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성도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리 교회를 세웠어요. 우리 교회는 모든 성도가 다 함께 봉사를 하게끔 강조하고 있어요. 우리 교회의 비전은 요한복음 4장 35절“눈을 들어 들판을 보라. 이미 곡식이 익어 추수할 때가 됐다.”예요. 그래서 풍성한 수확 교회 (酪收華夏基督敎會)라고 이름을 붙였고요. 교회는 성장하면서 수많은 문제와 장애물을 만나게 되죠. 그 가운데 주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셨고 이미 10년을 걸어왔네요. 이렇게 저는 늘 설교를 성도들 수준에 맞게 준비하려고 합니다. 

첫 해에는 출석교인 중 70%가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어요. 바람직한 현상이었죠. 교회를 세우자마자 믿는 성도들만 있고 믿지 않는 영혼들이 오지 않는 교회라면 세워진 의미가 크게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교회가 세워진 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 교회로 들어온다면 그 교회는 올바른 교회인 거예요. 우리 교회는 점점 성장해서 첫 해에 100여 명이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았고, 출석교인도 100명이 넘었어요. 수요일에 제자훈련을 하고 기초교리를 공부해요. 기도하는 방법도 배우고 기본적인 훈련도 하지요. 주일 설교 역시 성도들의 믿음을 견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첫 해 주일에 갈라디아서와 에베소서를 설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갈라디아서는 우리의 구원의 토대에 관한 가르침이 있죠. 에베소서는 성도들이 어떻게 교회를 섬기며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워가야 하는가에 관한 책이고요. 그 이듬해에 하늘나라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마태복음을 50주에 걸쳐 설교했어요. 마태복음은 워낙 길어서 한 해 동안 핵심만 골라서 설교를 마쳤죠. 설교준비 할 때마다 기도로 할 수 있게 인도하신 주님께 참 감사하죠. 

설교내용 준비는 이틀에 거쳐서 하는데요. 목사의 본분은 때에 맞게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을 나누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설교를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성도들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교회에 왔다가 실망하고 가면 안 되잖아요. 저는 로버트슨 총장님이 쓴 ≪강해설교≫에 크게 영향을 받았어요. 그분은 제 은사님이시기도 해요. 항상 강해설교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 미국에 있는 중국인유학생들에게 전도할 때 어떤 좋은 방법과 전략이 있나요? 
우리 교회의 경우는 전적으로 유학생 사역만 하는 교회가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이주민(新移民) 위주로 전도했어요. 미국에서 이 사람들의 비율이 높으니까. 그에 비해 유학생들의 수는 많지 않죠. 이민 온 뒤 한 가정의 모든 대소사는 우리 교회가 섬겨 주려고 노력해요. 그 가정에 있는 아동, 청소년 또는 노인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는 거죠. 교회 부서 중에 대학생을 위한 모임도 있어요. 저 역시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대학생 모임에 참여했고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때 당시 위앤즈밍(遠志明) 목사님과 같이 다녔는데 한 70-80명이 모였어요. 

캠퍼스 사역이 중요하다는 건 잘 알죠. 하지만 결코 쉬운 사역은 아니에요. 극복해야 할 난관도 많고요. 우리 교회 방법은 학생들에게‘다 퍼주는’거예요. 끝까지 사랑해주는 거죠. 그 아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많이 격려해주려고 해요. 우리 교회 대학생 모임은 매주 금요일에 예배를 드리고 소그룹을 4개로 나눠 모여요. 교회에서 점심을 제공하고요. 주로 중국 식당에서 먹어요. 미국음식만 먹다 보면 중국음식이 많이 먹고 싶을 것 아니에요? 식사하면서 교제를 하는데 사역자들은 잘 모르는 사람을 일부러 찾아 가서 식사하면서 얘기를 나눠요. 식사가 끝나면 예배를 드리는데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말씀을 전하러 가요. 주로 학생들의 관심사가 말씀의 주제가 되죠. 예를 들자면 결혼, 연애, 유학, 진로, 세계관 등이에요.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진실한 것인지, 성경은 이 문제들을 어떻게 보는지, 오늘날의 포스트모더니즘은 무엇인지 함께 얘기하고 또 질의응답을 하기도 해요. 학생들과 30분 정도 얘기를 나누는데, 주로 PPT를 준비해요. 함께 토론도 하고 자유롭게 저에게 질문도 해요. 그러고 나서 성경공부 시간으로 이어져요. 

모임은 이미 10년이 됐는데, 처음에 5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60명 정도가 됐어요. 이 대학생들이 세례교인 가운데 약 3분의 1로 제일 많은 비율을 차지해요. 그런데 이 학생들은 졸업을 하면 우리 교회를 다 떠나요. 하지만 다른 곳에 가서도 그곳에 있는 교회에 참여하면서 금방 교회 지도자 역할을 감당해요. 주님께 참 감사하죠. 다른 교회에서 모두 우리 교회에서 훈련 받고 나간 학생들은 영성이 좋다고 칭찬해요. 이렇게 학생들을 잘 양육시켜서 주님 나라의 일꾼으로 계속 준비해 나가야 해요. 이들이 교회의 미래니까요. 해외교회의 주된 교인은 유학생이니까 교회가 다 캠퍼스 사역을 해야 해요. 이들의 믿음이 장성하면 어떤 교회에 가더라도 다 잘 섬길 테니까요. 우리 교회는 이 사역에서 두각을 드러냈죠. 노하우도 많이 쌓였고요. 

우리 교회는 캠퍼스 안에 교회사역부서가 하나씩 있어요. 이 부서는 교회가 아니라 해당 대학교에 속한 기관이고 담당자는 우리 교회 스텝이에요. 그래서 어느 대학교에 어떤 학생이 유학 올 것이라는 정보가 도착하면 학교가 그들이 사용할 우체국사서함 번지를 알아내서 그들이 오기 보름 전에 미리 편지를 보내요. 편지로 공항에 마중 나갈 필요가 있는지, 숙소를 찾아야 하는지 질문하고 그들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죠. 친척이 있는 학생 말고 나머지 80%는 거의 다 필요하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교회에서 공항에 마중 나가서 성도의 집으로 데려가요. 그 유학생이 베이징대학교(北京大學) 출신이면 같은 베이징대 선배네 성도 집으로, 칭화대학교라면(淸華大學) 칭화대 선배 집으로 가고, 동북 지역에서 온 유학생이면 동북에서 온 성도 집에 그리고 상하이(上海)에서 왔으면 상하이에서 온 성도 집에 데려다 줘요. 학생들이 친근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그리고 이 유학생들이 도착한 성도 집에서 마음속으로‘와, 우리 학교선배들은 미국에서 이렇게 큰 집에서 꽤 잘 사네. 예수 믿으니까 식사할 때마다 기도를 하고 자녀들도 아주 경건하네.’라고 생각하게 되죠. 이렇게 교회와 예수님에 대해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거예요. 빨리 예수님을 믿으라고 하지 않고 또 복음에 대한 얘기도 많이 안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아이들이 입학할 학교와 미국에 대해 알려주면서 교회에서 문화프로그램 또는 연극을 하는 신입생 환영집회에 초청해서 다른 중국유학생들과 만나게 해요. 시장은 어디에 있고 어디가 저렴한지 알려주기도 하죠. 또 대학교나 교회에서 하는 강좌에 참여하게도 하고요. 교수님들을 초대해서 우리 교회 대학생 모임에서 강좌를 열어요. 대학부 모임은 이 아이들이 미국에 와서 처음 접한 모임이라서 대부분 이곳에 남길 원해요. 이렇게 조금씩 그들을 초대해 준 가정들이 왜 예수님을 믿는지 궁금해지고 자연스럽게 하나님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죠. 아주 효과가 좋은 접근 방법이에요. 

요즘 미국으로 오는 유학생은 우리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가정 형편도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이고 또 영어를 거의 다 잘 하고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죠. 이전에 온 학생들은 우리가 차에 태워서 시장도 가고 그랬는데 요즘 학생들은 오자마자 아주 좋은 자동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녀요. 대부분 부모님이 부자이거나 높은 관직에 있거나 설사 중산층이라고 해도 집을 두 채나 소유해서 그중 한 채를 팔아서 자식들 유학비용으로 대요. 이제는 물질적 결핍은 문제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정신적인 필요가 여전히 남아 있잖아요. 인생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까. 중국에 있을 때는 힘든 일이 있으면 부모님이 다 해결해주셨는데 지금은 혼자 모든 풍파를 겪어야 하죠. 이성교제 문제나 학업 스트레스, 교수님과 학과 친구들과 갈등을 겪을 때, 물질적으로 결핍이 없어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게 돼요. 그래서 목사님과 대학부 모임 사역자에게 전화해서 자기를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요청해요. 

그리고 2,3년간 공을 들여서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그 유학생들이 어느 날 갑자기 교회에서 안 보이게 되어도 크게 상처 받지 않아도 돼요. 복음의 씨앗이 이미 그 심령 안에 뿌려졌으니까 언젠가 회복되어서 다시 돌아올 거예요. 지금 우리 교회 근처에 있는 조지 메이슨대학교에 중국유학생이 200여 명이 있는데 우리 교회에는 50명 정도가 와요. 이 대학교에서만 집중적으로 대학부 사역을 하고 있어요. 

▶ 목사님은 중국복음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저의 스승인 조나단 차오(趙天恩) 목사님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분은 삼화일상(三化一象)을 얘기하셨는데, 이 세 가지는 중국이 복음으로 변화되어야 한다(中國福音化)，중국의 문화가 기독교문화로 탈바꿈해야 한다(文化基督化)， 마지막은 중국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선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敎會國度化)는 것이에요. 그분은 이것이야 말로 중국교회의 제일 중요한 미래 과제라고 생각하셨죠. 저도 목사님의 생각에 동의하는 게 중국 문화는 이미 미래가 없고 탈출구가 없잖아요. 과거 중국의 주요 문화는 유교, 불교 그리고 노장사상이었는데 이 모든 사상은 우리 인생에 새로운 해법과 답을 제시해주지 못했고요. 복음만이 유일한 답이죠. 그런데 복음과 중국 문화는 충돌이 너무 크잖아요. 그래서 중국 문화가 복음으로 변화되려면 반드시 식견 있는 크리스천 학자들이 나와야 해요. 중국인유학생이나 외국에 있는 지식인들이 예수님을 믿고 난 후 기독교 역사와 신학 연구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중국 문화에 도움이 되는 저서를 많이 써내야죠. 이건 복음을 전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업을 하는 지식인 크리스천도 많이 없고 또 효과적으로 한 사람도 별로 없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나면 무조건 문화는 나쁘다고 여기는데, 문화가 다 나쁜 건 아니죠. 우리가 태어난 중국 문화를 알아야 하고 기독교 문화에 대해서도 배워야 해요. 우리는 복음을 전할 때 기독교 문화도 함께 전해야 해요. 중국 문화의 유일한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니까요. 중국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선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오늘날 교회는 신학적인 견해 차이로 서로가 너무 많이 논쟁하고 적대시 하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독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요.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피 흘리셨는데, 어째서 너희 예수를 믿는 교회에서는 성도들끼리 싸우고 헐뜯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하죠. 사실 신학적인 문제에 대해 논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무시해버려도 돼요. 성경의 진리를 받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신학을 내세울 게 아니죠. 오직 성경을 높여야 해요. 


정리 | 리리·본지 중국어자료 담당
번역 | 차이나·본지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