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몇 년 전 린롱홍(林榮洪) 교수가 쓴“풍파 가운데 힘차게 부상한 중국도시교회(風潮中奮起的中國敎會“) 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중국교회가 지난 1920년대에 불어 닥친‘반기독교운동’(非基運動)의 거센 풍파 중에도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역경을 딛고 재기함으로 중국교회사에 큰 부흥을 이루어낸 위츠두(余慈度), 왕짜이(王裁), 워치만 니(倪柝聲), 지즈원(計志文), 자오스광(趙世光) 등 영적 거장을 연이어 탄생시켰음을 서술했다. 

근 1세기를 지나면서 중국교회의 역사는 또 다른 힘을 실어주는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것은 곧 어려움 가운데에도 부흥하고 있는 도시가정교회(城市家庭敎會)이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급격한 사회 변화를 초래했고, 이 변화는 중국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촌에서부터 도시에 이르기까지 눈에 띌 만큼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많은 도시가정교회는 젊은 고학력자들이 중심이 되어 생동적인 집회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다. 도시가정교회는 중국 삼자교회에 속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형성된 교회이다. 이들 교회 중에는 아파트를 예배 장소로 쓰는 곳도 있다. 혹은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회사 창고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예배장소와 형식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순수한 믿음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노동자(民工)가 포함되며, 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공무원, 교사나 교수 등이 있다. 구성원의 분포도는 각 교회마다 다르지만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어리고 고학력’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도시가정교회 형성의 역사적 배경 
경제 발전은 중국도시가정교회 형성에 있어 가장 큰 역사적 배경이 된다. 80년 대 초반 문화대혁명의 잔류를 제거한 중국 정부는 경제발전에 대대로 힘썼다. 90년대 초반 세상을 떠난 지도자 등소평(鄧小平)이 남부 지방 우창(武昌), 선전(深榴), 주하이(珠海), 상하이(上海) 등을 탐방하면서 한 담화 내용(南巡講話)을 추진한 결과, 경제발전에 가속화가 일어났으며 대량의 농민들이 대도시로 몰려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게 되었다. 대도시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중소도시는 대도시로 성장했고, 기존의 작은 지역들도 신도시로 성장했다. 

이러한 과정 중에 대량의 농민들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농민노동자(民工)로 일하게 되었고, 2000년부터 도시에 사는 민공 문제가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 나가 되었다. 취업을 위해 도시에 온 민공이 가족과 함께 사는 일, 자녀교육 문제, 산재보험과 의료보험 문제는 그들뿐만 아니라 중국사회에도 고민거리로 작용했다.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한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때부터 해외 중국인교회의 후원과 도움을 받아 민공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도시가정교회의 규모나 성도 수, 사역은 민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민공과 젊은 학생들은 21세기 도시가정교회의 주된 성장 요인이다. 물론 이는 도시의 인구팽창과 관련이 있다. 2010년 전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50개 중에 40개 도시가 중국에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중국 인구의 39%가 도시에 있으며 이 비율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중국 건설부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도시화는 55%에서 60%까지 도달할 것이며, 도시인구는 약 8억에서 8억5천만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의 9·11 사건에 설상가상으로 유럽과 미국 금융위기가 닥쳤다. 이것은 중국의 발전과 서방의 정체라는 강력한 대비를 이루었다.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에 유학 갔던 이들은 취업을 위한 귀국 인파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성도들의 70-80%가 1980년대에 입교하였고, 그중 젊은 크리스천들이 30%를 차지한다. 그중 문화수준이 비교적 높은 이들의 비율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그리스도인은 엘리트 집단이 주를 이룬다. 80년대 경제개방 초 대만과 홍콩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사람들 중에 크리스천이 꽤 있었다. 그들은 그들이 경영하는 사업체가 있는 도시에서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했기에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청두(成都) 등 대도시에 그들의 발자취가 널리 퍼졌다. 

한국인 선교사와 사역자들은 전도하고 교회를 지으며 신학교를 세운다. 그들은 특히 동북 지역의 대도시에 발자취를 남겼다. 내가 아는 한국인 사역자만 열댓 명이 된다. 그들은 중국 내 대도시에서 중국교회의 수많은 일꾼들을 양육했고 중국교회가 신학사상을 재정비하는 일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동남아 여러 화교의 공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내가 아는 어떤 말레이시아 화교 목사님은 중국에서 주로 신학교육과 양육사역을 하셨는데, 중국의 십 몇 개 대도시를 10년 이상 다니셨다. 그분이 추진하셨던 신학교육과 양육사역을 통해서 수만 명의 중국 가정교회 사역자들이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동남아 여러 나라 화교교회에서 중국 여러 대도시로 선교하러 온 형제자매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근 20년 간 종교 정책과 관리에 있어서 중국정부는 점점 느슨해지고 있지만, 중국교회는 여전히 합법적인 신분을 갖추지 못했다. 공식적인 가정교회 신학교의 설립도 불가능하다. 도시가정교회 성도의 수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 진리를 이해하는 문제, 믿음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나가는 문제, 이단과 사이비를 분별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학교육과 양육사역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교회의 현상과 앞으로의 성장을 다각도로 관찰할 때에 우리는 처음과 나중이 되신 창조주의 놀랍고도 끝없는 은혜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도시가정교회의 전반적인 특징은‘소령화(年輕化), 엘리트화(精英化), 국제화(國際化)’이며, 이는 농촌교회의‘다농민(農民多), 다부녀(婦女多), 다노인(老人多), 다문맹(文盲多)’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도시가정교회의 역사적 의미 
우리는 반드시 역사적 시각을 가지고 도시가정교회의 의미를 살펴야 한다. 19세기 초, 로버트 모리슨 선교사가 기독교를 중국에 소개한 후 중국과 서양의 문화적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발한 아편 전쟁과 일련의 불평등조약 때문에 중서(中西)의 문화차이는 그 즉시 문화 갈등으로 변했다. 중화민족의 마음 깊은 곳에‘서양을 증오하는 심리(仇洋)’를 심어준 것이다. 중국인은 보편적으로 서양사람(洋人)과 서양종교(洋敎)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양사람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자연스럽게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를 배척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 들어온 근대 기독교는 중국인들이 서양 사람에 대한 분노를 푸는 희생양이 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그 당시 중국기독교인에게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반제국주의, 반봉건적 사상의 민족독립해방 운동은 저절로 서양을 증오하는 정서를 갖게 되었다. 이어서 자본주의를 철저하게 매장하고자 했던 공산주의 운동은 이러한 반서양의 정서를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해 버린다. 이후 중국의 모든 문화와 종교 문제는 정치적 문제로 치부해 버렸다. 

오늘날까지도 중화민족은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기독교를 대한다. 1949년 이후 중국공산당이 했던 두 가지 일에 모두가 찬성하는 편이다. 하나는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를 배척한 것이고 두 번째는 부자들을 죽인 것이다. 그 당시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서 문화대혁명은 부자들의 재산을 맘대로 몰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집단적으로 법을 어기는 혁명 운동은 놀랍게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한지 17년이 된 후에도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혁명이란 미명하에 폭도들에게 법은 한낱 종잇장에 불과했다. 그들은 삼자애국 운동을 구실로 교회를 처단했다. 그들에게 그 일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쉬웠다. 1949년까지 대다수 중국인이 기독교 신앙을 거부하다가, 문화대혁명 발발 이후 설령 기독교인이 되고 싶어도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서라도 기독교는 중국 사회에서 아웃사이더일 뿐이었다. 

1949년 이후, 끊임없는 정치개혁을 겪으면서 중국의 모든 국민들은 굶주리고 불안에 떨며 존엄성도 보장받지 못한 채 30년을 지냈다. 그 뒤 갑작스런 문호의 개방으로 마주하게 된 서양의 자본주의 국가는 부패하거나 몰락하고 생기가 없는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번영하고 부유하고 강대했다. 중국인의 자아도취는 한 순간에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서양에 대한 동경과 물질에 대한 갈망이 서양에 대한 증오를 덮어버리고, 그와 동시에 서양은 무조건 좋다는 심리상태가 중국의 모든 사회생활 중에 만연했다. 오랜 기간 동안 물질의 결핍으로 유물주의는 급속히 영리주의로 변해 버렸다. 정신적 공허를 의식하지 못한 상황에서“돈이 최고다”(向錢看)라고 한 마당에 정신세계에 신경 쓸 겨를이 있겠는가? 

그러나 농촌은 딴판이었다. 80년대 경제발전은 농촌 사람들을 조준한 것이었다. 속된말로“부자가 되려면 수천수만 명의 인민들을 잘 구슬려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그 당시 도시 사람들은 다들 부자 되는 꿈을 꾸고 있었지만, 농촌사람들은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이 도시 사람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주고 농촌에 남은 것은 노인들, 부녀자들과 아이들뿐이었다. 그래서 복음이 이렇게 철저한 절망 가운데 처한 사람들에게 소망을 안겨 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더군다나 대만, 홍콩, 미국에서 중국인교회의 목사와 형제자매들이 머나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개혁개방의 물결에서 소외된 농촌에 와서 복음을 전하고 관심을 기울여주니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20년 간 중국 농촌교회는 끊임없이 성장했고 성도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세계 최초로 유목민족에서 농경민족으로 전형한 민족이 우리네 중화민족이다.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사실은“농촌은 늘 도시의 지배를 당한다”는 것이다. 1980년에서 1990년, 부흥하는 농촌가정교회를 대하며 중국 정부는 기초 당 조직과 정부가 농촌을 통제하는 힘을 잃지 않을까 우려했다. 해외에서 온 전도사나 사역자 배후에 정치세력이 있지 않을지, 그들이 혹시 전도를 빌미로 농촌 사람들을 선동해서 반정부 행위를 하게 하지 않을지를 염려했다. 다만 홍수전(洪秀全)의 태평천국 같은 사건이 다시 터지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도시가정교회의 부흥을 대하는 중국 정부는 기독교가 사회의 주류가 되어 문화, 정치, 사회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않을지, 심지어 중국이 서양의 종속국으로 전락되지 않을까를 우려한다. 중국의 학계에서는 아마도 중국 정부보다 기독교에 대한 염려가 더 깊을 것이다. 정부기관에서 이데올로기를 홍보하는 자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2006년, 10명의 문학박사들은 연합 서명으로 서양 문화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하며 크리스마스를 없애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중국학과 전통에 열정 있는 정부 요직 공무원들도 불교의 대형법회와 세미나에 수시로 얼굴을 내밀어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모든 제스처에는 중국전통을 확대·발전시키고 외래 종교는 억압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심지어 공권력을 빌려서 중국 사회에 핵심역할을 하는 교회에 간섭을 한다. 

베이징 소우왕교회(北京守望敎會)가 여전히 정상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들 수 있다. 이는 기독교가 중국사회에서 장시간 주류층에서 소외된 집단으로 지내왔지만 더 이상은 아웃사이더가 아님을 나타낸다. 이제 중국교회는 빛과 소금의 삶으로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서 사람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며, 이 사회에 다양한 문화를 소개시킴으로 기독교신학의 토착화를 고수하면서 중국전통문화에 현대화와 세계화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융합시켜야 한다. 이제 기독교와 중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중국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출처 | 今日華人敎會2013年4月, 6月
번역 | 차이나·본지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