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사역, 교회개척, 지도자양육 등은 중국선교를 위해 한국과 서방 선교단체들이 내세우는 중요한 전략적 사역들이다. 이러한 사역을 진행하는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역이 문서출판 사역이다. 때문에 최근 서방을 비롯해 한국과 대만 등 많은 문서 사역 단체들이 중국 내에서의 출판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가 사역하는 대만 기독교출판사들도 중국 문서 사역에 많은 관심과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저자의 책들 혹은 대만 기독교출판사가 발행한 책들 가운데 중국 삼자출판사와 협력 하에 간자체로 발간하는 일들도 종종 있다. 한국 목회자들의 책 중에서 옥한흠 목사님의《평신도를 깨운다》가 그중에 한 예다. 이 책은 대만에서 정식 출판된 후 약 1년이 지난 뒤에 중국 삼자에서 간자체로 출간되었다. 이처럼 이전에는 전혀 불가능해 보였던 중국에서의 문서 출판이 조금씩 개방되고 있다.

일반적인 문서 사역 방법들
◈ 해외 기독교출판사들의 지원과 운송
중국 내에서 출판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선교사들과 교회 사역자들이 사역을 위해 필요한 책을 출간하지 못하자 돌파구로 찾은 방법이 해외에 있는 화교권 출판사들의 지원을 받아 일정한 책을 중국으로 운송해 오는 것이었다. 이 또한 여러 가지 제도적, 환경적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다. 무엇보다 운송 과정에서 발각된다면 벌금과 함께 모든 책을 압수당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한다.

◈ 국내에서 인쇄해서 쓰는 경우
소수에 의해 진행되는 강의나 세미나 등에 필요한 교재와 서적을 배급하기 위해 필요한 수량만큼 인쇄하는 방법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는 일회적 혹은 소규모적으로 끝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문서 사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중국 문서 출판사역 현황
공식적으로 책을 출판하는 기관 : 최근 문서 사역은 조금 더 적극적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은 출판사 혹은 삼자교회를 통해 책을 출판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보다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에서 기독교 서적을 제작해서 정식 출판할 수 있는 방법

▪ 정부의 허가를 받은 출판사를 통해 : 하나는 대학 혹은 일반 출판사와 함께 정부에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 국제 표준 도서번호)을 신청해서 출판하는 방법이다. 종교연구와 철학 서적으로 분류되면 기독교 서적도 정식 출판이 가능한데, 그 예는 몇 개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정부나 출판사는 기독교 서적을 종교연구 서적이나 철학 서적으로 분류한다. 그 한 예로 사천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한《종교와 현대과학의 부상》(宗敎與現代科學的興起1999. 2)과《제자도》(作門徒的代价, 2000. 12, The cost of discipleship)가 있다. 

두 번째는 베이징대학교에서도 철학과 종교시리즈로 신앙도서들이 출간되었다.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上帝是否存在?, 2005. 1)와 기독교문화 해석 시리즈로서《기독교와 서방사상》(基督敎的西方思想, 2005. 6)과 같은 책들이 발간되었다.

▪ 삼자출판사를 통해
다른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삼자 출판사를 통해서 출판하는 것이다. 그런데 삼자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책들은 일반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책들에는 ISBN이 없다. 그 책들은 삼자교회와 성도들의 필요를 위해 출판한 책들이다. 때문에 일반 서점에서는 구입할 수가 없고 삼자교회 내 서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대만 샤오위안(校園)이나 도성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 가운데 이미 여러 권의 책들이 삼자출판사를 통해 간자체로 출간되고 있다.

▪ 중국에서의 출판
중국 내에서 책을 보급하려는 대만 그리고 화교권 및 서구 출판사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기도를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책들이 중국 내에 출판되는 경우는 중국 내 출판사와 직접 거래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중국 내에 있는 에이전트들을 통해서다. 필자가 최근 알게 된 기독교 서적을 대행해주는 에이전트만 해도 약 여섯 군데 정도가 된다. 그들의 노력과 활약이 현재 중국 내에서 기독교 서적 출판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에이전트를 통해 서적을 출판하는 일은 그 비용뿐 아니라 신뢰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더군다나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에이전트를 찾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더 골치 아픈 상황은 에이전트를 통해 책이 추천되더라도 직접 출판이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최종적으로 상부 기관에서‘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출판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서적들
중국교회와 성도들은 여전히 다양한 문서를 필요로 한다. 성경은 삼자출판사를 통해 많은 양이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성경연구와 신학 관련 도서 그리고 설교 연구와 강해설교 뿐만 아니라 결혼과 가정생활, 자녀교육과 심리 관련 서적은 여전히 절대 부족하다. 이러한 도서들은 성도들의 신앙과 삶 가운데 균형 감각을 갖고 살도록 돕는 멘토적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척이나 중요한 서적들이다. 물론 이밖에도 더 다양한 양질의 신앙서적들이 출간되어야 한다.

어떻게 중국 문서 사역을 접근해야 하나?
중국의 정치적 현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중국 문서선교를 접근해야 할까? 그리고 특별히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전문 인력을 키우자
현재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사들은 중국선교에 많은 관심과 함께 인적 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그중에는 각개 전투하는 방식으로 선교를 접근하고 있기도 하지만……. 좋다! 거기에도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과 계획하심이 있다고 믿는다. 다만, 사람을 구원하고 사역을 위한 일꾼으로만 양육하지 말고, 은사에 따라 중국교회와 세계선교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사역자들마다 은사가 다르고 사역을 이끄는 역량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선교단체 혹은 기관 그리고 선교사들이 협력해서 동역한다면 그들 중에 좋은 문서사역자들도 배출되리라고 믿는다.

▪ 대만과 화교권과 협력하자
대만과 홍콩 그리고 미국 등지에 중국 문서 사역에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해온 화교권 기독교출판사 혹은 문서 사역 기관들이 있다. 그들은 중국과 국적은 같지 않지만 같은 동족이라는 점과 중국어 사용이 자유롭고, 중국의 종교와 출판에 관한 정책들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협력 혹은 팀 사역을 통한 사역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대만에서는 이미 이러한 협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만 기독교출판사들에서 출판된 책자들은 1차적으로 대만 내 성도들에게도 소개되지만, 전 세계 화교권과 중국에도 소개된다. 대만에서 출판된 책들은 번자체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나 삼자교회 출판담당자들에게는 자국어로 출간된 책자를 통해 내용을 검열한다는 것과 대만교회를 통해 책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에서의 출판은 중국에서의 출판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치적 경제적 화해 분위기로 인해 두 나라의 민간 협력뿐 아니라 종교적 협력과 교류도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외적 환경의 변화로 실제로 대만에서 발간된 기독교서적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중국에 소개되어 출판되고 있다.

▪ 상호 교류 기회를 확대하자
중국 문서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의 많은 사역 경험과 건강한 신학 혹은 신앙을 주제로 양국 간에 학술 혹은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 중국교회가 당면한 문제에 관해 조언과 해답을 제시하고, 중국교회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생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술적 혹은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중국 교회를 섬긴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한국교회가 우월적이고, 교만한 태도로 임한다면 중국교회는 한국교회를 배척할 것이다. 중국교회가 한국교회의 빠른 성장과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좋은 신앙의 전통(새벽기도, 묵상, 제자훈련과 나눔 실천 등)을 좋게 여기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요소도 동시에 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교류와 나눔을 통해 중국교회는 자신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될 것이고,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한 사역과 도움이 되는 서적들을 찾게 될 것이다.

▪ 문서 사역의 다양한 방법론 개발
이전에는 중국에서 문서선교를 하려면 직접 중국에 들어가서 책을 만들어 보급하고, 전달하는 전통적인 방법만을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웹상에서도 좋은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인터넷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아직 문서 사역에 관해 규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효과적으로 문서 사역을 할 수도 있다. 그중에 하나는 웹 운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전자책이다. 중국 정부가 비록 인터넷 검열을 하고 있지만, 개방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서 사역의 대안은 웹과 전자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진 좋은 신앙가치관을 담은 삶과 교회 이야기 그리고 세계관과 신학 등에 관한 책들을 점진적으로 중국 혹은 화교권과 협력하여 해외에서 출간한다면 중국교회는 더욱 빠르게 변화되고 성도들은 성장할 것이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문서 사역
문서 사역은 책을 만들고 보급하는 사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문서 사역은 많은 사역자들로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역을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사역적 도구이다. 뿐만 아니라 사역을 소개하고, 사역이 진행되도록 돕는 사역의 선구자요 헬퍼(helper)이다. 특히 중국이라고 하는 광활한 땅과 인구를 생각할 때 중국선교를 위한 문서 사역의 중요성은 필자가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중국선교에 헌신한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으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사역을 위해 헌신되고, 준비된 일꾼들이 나와야 한다. 언어적 감각뿐 아니라 중국교회의 현실과 필요를 알고, 중국교회가 앞으로 가야할 길을 내다볼 수 있는 시야와 아이디어가 있는 문서선교의 전략가가 나와야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중국선교 관심자들이 함께 기도해주기를 바란다.

필자 주
중국 문서 사역의 귀한 자료를 제공해 준 샤오위안 전 편집장 우쿤성(吳鯤生) 형제님께 감사드린다.


박동성 | 대만주재, 문서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