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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0  통권 134호  필자 : 나일건  |  조회 : 3061   프린트   이메일 
[기획 취재]
나그네 섬김의 1번지, 안산제일교회 중국어 예배부

편집자 주: 안산제일교회(담임목사 고훈)는 1962년 12월에 안산시 고잔들에서 출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중국어예배를 시작하였다.

중국어 예배부의 설립과정과 목적을 말씀해 주세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수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해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 함께 일해 오고 있습니다. 안산제일교회 역시 중국에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대에 국경을 넘어 찾아오는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의 필요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10년 전, 오현철 목사님을 중심으로 하여 원곡동의 중국인들에게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믿음 없이 힘든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예수님의 시대와도 같이 사람들은 먹는 것과 도움 받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으니까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도와주고, 봉고차를 운행하면서 중국인들을 교회로 데리고 와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어요. 모든 일이 시작이 어려운 법인데, 영혼을 구하는 일이라 더 힘겨웠던 것 같아요.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그럴때마다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사역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랑 없이 일했다면 결국 섬기는 가운데 원망이 생겼을 테지만, 한 영혼에 대한 애절함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감당해올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전도에 있어 언어의 장벽은 늘 존재하지만 그 앞에서 주춤하기 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그들을 찾아가 정성으로 보살피고 예배의 자리로 초대한 결과 오늘날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중국인 근로자들을 전도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지요?
원곡동은 여러 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입니다. 이곳에서는 교회도 전도를 하고, 이단, 사이비 종교 등 많은 단체들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전도를 해요. 이곳에는 6개의 교회와 4개의 이단들이 활동무대를 삼고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거리 곳곳에 전도지들이 널러져있는 걸 봐요. 전도지들이 쓰레기가 되어있는 걸 매일 봐야 하니 답답합니다. 또 교회와 교회가  경쟁하며 전도를 하다 보니 교회의 정겨운 이미지는 많은 부분 부정적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고요. 

저희는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들 앞에서 사랑의 바자회, 나들이, 수련회, 야외 예배 등을 진행하며 새 신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또한 성도들이 칭찬받는 삶을 통해 전도할 수 있도록 열정을 심어 주어서 사람들이 우리의 행실을 보고 하나님을 찾게 되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한 장의 전도지도 좋지만 성도들이 주변 분들을 초대해 그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심는 것이 우리의 사역입니다. 전도는 무책임한 말 한마디로 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삶이 어떠함을 직접 보고 느껴서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랑의 바자회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작년에는 외국인 위원회 주최로 사랑의 바자회를 했고요, 올해에는 안산제일교회의 중심으로 대 규모의 바자회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두 달 간 바자회를 광고하고 물건을 수집해서 천 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어요. 안산제일교회 성도들이 많이 동참해주셔서 물건이 참 많았어요. 아프리카에서 오신 분들은 겨울이 너무 추워서 견디기 어려워했는데, 바자회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했어요. 러시아, 중국, 네팔에서 오신 분들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특히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이 고마워했죠. 어렵게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우리 또한 감사했습니다. 바자회를 위해 외국인 위원회는 두 달 동안 구제품 중에서 고르고 또 골라서 깨끗하고 상태가 좋은 옷들을 많이 준비했어요. 그 외에도 냉장고, TV, 오디오, 전기장판, 전기밥솥, 자전거, 쌀, 라면, 휴지 등 생필품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준비해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많이 애썼어요. 특히 고훈 목사님께서 관심을 많이 쏟아 주시고 전문 매장들을 연결해 주셨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께 아주 좋은 물건들을 천원 또는 무료로도 드릴 수 있었죠. 

올해 열린 바자회에서는 구제품이 아니라 깨끗한 상품들을 판매했는데요, 주말이 아니라 주중에 바자회를 해서 많은 외국인 성도들이 이용을 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쉬웠어요. 다음  번에는 주말에 바자회를 열어서 더 다양한 물건들을 더 많은 분들에게 나눠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벌써 기대가 됩니다.

다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다문화센터를 세우게 되었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012년 10월 14일은 외국인 성도들에게 아주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이날 안산제일교회는 김철민 시장과 구청장, 그리고 많은 외부 인사들을 초청하여 제일 다문화센터 개소 예배를 드렸고,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로운 첫 발을 디뎠습니다. 

안산제일교회는 2007년에 센터 운영을 시작했는데, 주로 사람들이 주말에 이용했어요. 올해 9월까지 비싼 월세를 부담하면서 수년을 지내왔죠. 그러다가 큰 결심을 했고 이렇게 센터를 마련해 많은 분들이 이용하실 수 있게 했어요. 바른 섬김을 위해, 또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안산제일교회는 우리의 건물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사역을 감당하기 원했어요. 센터를 운영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할 때 더욱 빛이 나게 됨을 봅니다. 지하 1층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고, 1층과 2층은 유치원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3층은 사무실로 사용할 생각이고요. 새로운 건물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많은 일들을 감당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예배를 마친 후 다문화센터로 이동하여 기도회를 하며, 서로의 삶을 나눈다고 들었습니다. 기도회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나누어 주세요.
기도하는 사람의 삶은 변합니다. 그 사실을 믿고 우리는 기도하죠. 기도회는 성도들이 인도하고 함께 기도를 합니다. 3시 30분에 예배를 마치면, 곧바로 센터로 이동해 함께 기도하며 어려운 문제들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기도회는 한국 교회의 기도회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성도들은 지나온 삶을 나누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기도회를 할 때는 동그랗게 앉아서 편안하게 서로서로의 문제를 나눠요. 우리는 기도회를 통해 꼭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지 않아요. 우리들에게 기도 시간은 하나님과의 만남의 시간이고, 성도들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시간이에요. 우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에는 최선을 다 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기 위해 기도의 자리에 모입니다.

기도회를 하면서 성도들은 헌금을 하기 시작했어요. 사랑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서로를 도우려고 하죠. 매년 헌금도 배가 되고, 성도들의 열정도 배가 되며, 스스로 많은 문제들을 서로 도우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고 기쁩니다.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달하는 교회로서 한계와 소망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한국은 한국의 문화와 사고력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중국의 것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점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복음을 전할 때, 내 자존심을 세우고, 우월감을 드러내고 나를 드러내려고 한다면, 그것은 출발점이 잘못됐다고 봅니다. 많은 한국교회가 중국인 예배를 설립하고 한 부서로 교회의 소속을 만드는데, 이것은 그저 예배 부서 하나를 우리 교회의 소속으로 만드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상대방은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진행해버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는 역사가 일어나, 중국인을 향한 선교가 진정한 의미의 선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달하는 교회로서 언어의 장벽 앞에 서 있자면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복음 전파에 있어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인 전도 중국어와 사역 언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서 다 익은 곡식을 추수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참 안타깝죠. 언어적인 부분 외에도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너무나 적은 정보와 빈약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 역시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또한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 부름을 받은 사람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명을 받았다고 하면 모두 중국으로 들어가 나름 동분서주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기는 합니다. 하지만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만을 고집하지 말고, 한국에 와 있는 중국인들을 위해 주님께서 주신 은사들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교회 안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사역하는 일꾼들 역시 선교사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겠지요.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달하고 있는 교회로서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중국인들을 섬기라고 주신 것들을 온전히 그들에게 쏟아 붓는 것입니다. 아직은 중국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겸손함으로 돕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나라와 민족이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향하여 관심을 갖고, 돈을 쓰며, 자기 시간을 드리면서까지 외국 나그네들을 섬깁니까? 이 섬김을 끝까지 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귀한 열매 맺는 날을 보게 되리라 믿습니다.


나일건 | 안산제일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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