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목사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4대가 기독교를 믿는 한족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댁 모두가 예배 처소였습니다. 외삼촌은 장로, 아버지는 안수집사로 섬기셨죠. 이런 경우는 중국교회에서 보기 드뭅니다. 비록 그 당시에는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받은 확고한 신앙교육 때문에 학교의 무신론 교육은 저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더욱 견고해져 갔고 고향 교회가 부흥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제 마음도 뜨거워졌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 외지까지 가서 밤늦도록 예배를 드리곤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후 교회에 많은 성도를 목양할 사람이 연로한 여 목사님 한 분 밖에 없는 것을 보았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부족하다”하신 말씀에 도전을 받고 신학교에서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졸업 후, 꾸준히 부흥되어 1천여 명의 성도들이 모이고 있는 고향 교회로 돌아와 목회를 시작했어요. 목회 외에 신학교에서 강의와 타 지역에서의 특강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의 또 다른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새문안교회에서 중국인유학생을 섬기는 사역이었죠.
Q. 새문안교회로 부임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A. 솔직히 말하면 저는 한국에 오기 전, 한국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국어라고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북경대에서 대학원공부를 하고 있을 때 어떤 한국인 선교사님이 제게 말씀하셨어요. 한국에는 많은 중국인유학생들이 있지만 한국인 목사님은 언어와 문화 차이로 그들을 목양하기에 어려운 면이 많다고요. 그리고 저에게 한국에 와서 유학생 사역을 할 수 있는지 물으셨어요. 이 일을 위해 기도할 때 성령님께서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2007년 9월, 새문안교회 중국인 예배부 담당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 교회에서 중국인유학생들을 섬기면서, 한족이 한국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것은 쉽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보게 되지요.
Q. 한국교회에서의 사역이 목회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는지요?
A. 지금 한국에서 하는 목회사역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라요. 왜냐하면 중국교회에서 하던 사역들은 인간적으로 생각했을 때 나름대로 잘 나가고 있었거든요. 제가 고향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성도 수는 4, 5백 명 정도였는데, 떠날 때는 2천 명이나 모이는 큰 교회로 성장했어요. 그래서 성전을 새로 건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한국교회에서 중국인유학생 사역을 잘 하기가 생각보다 힘드네요.
Q. 새문안교회 중국인유학생 사역을 소개해 주세요.
A. 우리 교회 중국인 예배부는 다른 교회와 차이가 많이 납니다. 대부분 한국교회의 중국인 예배부는 중국인유학생들이 교회의 기존 예배에 참석하다가 나중에 중국인 예배부를 따로 조직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새문안교회 중국인 예배부는 제가 부임하고 난 뒤 그야말로 제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중국인유학생들에게 전도를 하면서 한 달 후에 중국인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기초가 매우 약한 편입니다. 우리 중국인 예배부는 주일 오후 1시부터 2시 반까지 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마친 뒤 함께 성경공부를 해요. 평소에는 30-40명 정도가 모이고, 방학 때는 거의 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모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죠. 토요일 오후에 성가대 연습할 때 짧게나마 기도회를 합니다. 유학생들에게 다른 시간을 할애하여 모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예요. 상황에 따라 저와 저의 사모, 한국인 집사님들과 함께 유학생들을 심방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Q. 중국인유학생 사역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저는 중국인유학생 사역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기독교신앙에 대한 철저한 양육이고 그 다음은 그들의 생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중요합니다. 단지 믿음에 대한 양육과 훈련만 있는 경우 믿지 않는 이들에게 교회는 비현실적이고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죠. 그러나 생활에 대한 지원과 도움에만 치우치게 되면 '라이스 크리스천(rice christian)'으로 전락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사역 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기도가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Q. 중국인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들에게 소망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A. 중국인유학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주일예배에 나오기가 참 어려워요. 그런데도 시간을 내서 하나님을 예배하고자 하는 것을 볼 때 정말 감사해요. 저는 유학생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우선시하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을 배웠으면 합니다.
Q. 중국인유학생 사역을 하시면서 힘든 점이나 즐거운 점, 감동적일 때의 일들을 나누어 주세요.
A. 한국에서의 중국인유학생 사역은 남미와 유럽지역과는 달리 지역적으로 중국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서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자주 왕래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엄청 크죠. 그것이 양육사역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이에요.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주님은, 주님을 사랑하는 한국 형제자매들을 예비해 주셨어요. 바쁜 와중에 소중한 시간을 내 유학생 사역을 도와주십니다. 섬기는 중국인유학생들이 주님을 만나 삶이 변화되는 것을 보며 마음에 큰 위로를 얻습니다.
Q. 이제 막 사역을 시작한 일꾼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우리는 하나님께 헌신하고 그 분을 섬기겠다고 결단한 후에는“네가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변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는 디모데후서 2장 15절의 말씀처럼 자신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대신 사람들과 교회에게 잘 보이려고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Q. 목사님이 평소 존경하는 믿음의 선배들을 중국인유학생들에게 소개해주신다면?
A. 저는 어거스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 칼빈을 존경합니다. 중국의 신학교에서 중국교회사를 강의한 적이 있는데, 저는 중국내지회(OMF) 창시자인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의 중국 영혼을 향한 깊은 사랑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중국교회의 믿음의 선배 가운데는 송상절(宋尙節) 목사님과 가옥명(賈玉銘) 목사님을 좋아합니다.
Q. 중국인유학생 사역자와 이 사역을 하고자 하는 교회나 단체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A. 중국인유학생 사역은 알다시피 막대한 재정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사역입니다. 하지만 사역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아요. 유학생의 유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수적인 증가가 쉽지 않죠. 중국인유학생 사역을 하고자 하는 교회나 단체는 먼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과연 중국인유학생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우리의 물질과 사랑을 진심으로 쏟아 부을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단지 다른 교회에서도 하는 사역이라 덩달아 한 번 시도 해 보려는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고 봅니다.
그밖에 한국교회의 풍부한 목회경험과 관리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믿음이 성숙한 성도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척단계의 중국인유학생 사역에 무조건 그 제도를 주입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고, 이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한 양국의 문화와 풍습의 차이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이 사역을 중국에서 온 중국목회자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한국목회자는 옆에서 든든히 지원해 주신다면 보다 나은 사역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바로는 중국인유학생 사역을 잘 하는 한국교회는 대부분 중국인 목회자에게 사역의 전권을 준 경우가 많습니다.
장마가 | 중국인 예배부 목사
번역 | 차이나·본지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