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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1  통권 131호  필자 : 신바울  |  조회 : 1535   프린트   이메일 
[중국의 미래]
계승선교는 말씀전수

성숙기로 접어든 오늘의 중국교회
한국 사역자가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한지도 어느덧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여해 왔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 사역자들은 한국선교사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 지금도 필자는 중국인 지도자들이 “가족과 고향을 떠나 중국을 위해 희생하는 귀한 선생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들의 기도에는 진심이 담겨져 있고 우리에 대한 감사가 베어 나온다. 그러나 이제 중국교회는 외국인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많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성숙한 교회로 발전했다. 경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교회의 재정능력도 강해졌다. 이제 중국은 선교대상국가가 아니라 선교를 감당할 수 있는 나라로 도약했다. 기독교 인구가 많은 동부지역뿐만 아니라 서부변방의 도시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중국의 서북 변방에 위치한 도시 W에서 사역하는 중국인 사역자들의 예를 들어보자. 그들 대부분이 중국의 다른 내륙도시에서 이곳으로 파송받아 온 사역자들이다. 1990년 중반 ‘백투예루살렘’의 불길이 중국교회에 다시 한 번 일어난 시기, 중국의 연해지역의 많은 성도들이 뜨거운 열정을 품고 이곳을 향해 달려왔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 가족들과 함께 이주해온 ‘선교사’들로서 대부분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하고 있다. 각종 세미나와 주일학교 사역, 신학교 사역, 소수민족 전도사역 등 과거 외국인 사역자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사역을 그들 스스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여러 교회가 자발적으로 연합하여 24시간 중보기도 체인을 결성하여 중국의 부흥과 세계 선교를 위해 기도한다. 그들의 목회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열정이 있고 열매도 많이 있다. 현지인 지도자들은 이 도시의 모든 아파트 단지마다 한 곳 이상의 예배모임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300만의 도시 인구 중 20만 명 이상이 기독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이 도시의 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재정능력이 막강한 원저우(溫州)교회는 이 도시의 중앙부에 최근에 약 3000만 위안(한화 55억)을 들여 예배장소를 매입하고 시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시 정부에서도 이들의 재정능력과 상권 장악력을 잘 알고 있기에 교회 매입과 예배모임을 묵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중국교회는 자생력이 강한 교회로 성장했다. 어려운 정치적인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온 중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숙한 중국교회의 신앙계승 사역
그러나 필자는 현지인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사역이 현재에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신앙계승 의식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들이 현재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는 사역들을 다음 세대에 계승하기 위해서는 2세들에게 어떻게 부모의 믿음을 계승할 것인가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왜냐하면 교회사를 볼 때 부흥이 일어난 지역도 시간이 흐르면 교회의 흔적만 남고 복음이 계승되지 못한 채 선교대상 지역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대교회가 위치한 이스라엘과 터키, 북아프리카가 그러했으며 현재 영국과 유럽이 그러한 아픔을 겪고 있지 않는가? 과거 선교대국이었던 영국의 한 선교단체에는 더 이상 영국인 선교헌신자가 없어서 아시아 출신 헌신자들로 선교회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의 한 선교 훈련원에서 메일이 왔다. 선교훈련 지원자가 너무 적어서 주변에 홍보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지원자가 너무 많아 고민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분명 현재 전 세계에서 복음이 가장 빨리 부흥되고 있는 국가이며 향후 100만 선교사 파송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그들이 당장 이루어 낼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 아마도 몇 십 년에서 몇 백 년이 걸릴 수 있는 비전이다. 한국이 2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기까지 30년이란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비전이 성취되기 위해서 현세대에서 다음 세대를 연결할 수 있는 신앙의 계승은 필수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마치 자기 세대에 이 모든 것을 감당할 것처럼 현재의 사역에 도취한 나머지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필자는 이 도시에서 알게 된 한 단체의 리더와 대화하면서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고향인 저장성을 떠나와 이곳에서 이미 10년간 복음을 위해 일한 젊은 부부였다. 이들은 5살인 아이를 고향에 두고 왔다. 아이가 사역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자녀는 사역의 걸림돌일 뿐 자신들의 사역을 계승할 사역자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약 자신들의 계승자라면 부모의 사역을 함께 경험하도록 데리고 있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그런 의식이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가정교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도자의 사명을 가지고 집을 떠난 많은 사역자들의 자녀들이 자신을 돌보지 않는 부모를 원망하다가 신앙을 떠나는 경우가 중국교회 내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다. 경제 발전과 함께 세속화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볼 때 중국교회의 다음 세대가 지금과 같은 열기를 유지하며 선교하는 중국으로 발돋움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대교회와 유럽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중국교회에 조언해 줄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필자와 이 문제를 나누었던 어느 한족 사역자는 중국교회가 차세대를 영적으로 키우는데 매우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증언한다. 일단 학교 교육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일에도 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어나기 때문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교회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효과적인 신앙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있더라도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이어서 자녀들의 신앙성장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일부 단체에서는 한국 사역자들로부터 ‘주일학교 사역’을 전수받기도 한다. 그러나 비틀거리는 한국의 주일학교 교육을 성공모델로 받아들여 훈련을 받는다고 한들 중국의 다음 세대가 성공적으로 준비 될 수 있을까? 문제는 부모가 얼마나 의식을 가지고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신앙계승을 위해 몸부림을 치냐는 것이다. 신앙계승의 주체는 반드시 부모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프로그램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역자들과 성도들의 의식의 전환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무슬림들은 어떻게 신앙을 계승하고 있는가?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에는 많은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다. 필자는 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무슬림 신앙을 전수하고 있는지를 바라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만난 30대 초반 현지인 무슬림과 대화한 적이 있었다. 그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자신의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그는 7살짜리 딸이 있는데 코란을 집중적으로 암송하고 배우는 학교에 다닌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학교는 안 가냐고 했더니 코란을 다 암송한 후에 일반 학교를 보낼 생각이라는 것이다. 무슬림들이 신앙계승을 얼마나 중요시 하는지 그를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예가 있다. 한 무슬림 친구의 집에 초대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했다. 나를 반갑게 맞이한 그는 잠시 후에 갑자기 옆방으로 옮겨갔다. 무슬림들이 하루 5번 하는 기도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초대한 손님을 앞에 두고도 그는 자신이 해 오던 습관대로 기도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어떻게 기도하는지 들어보았더니 아랍어로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투르크 계열의 언어를 사용하는 그 형제에게 아랍어는 완전히 다른 언어이다. 그런데 그는 아랍어 코란에 나와 있는 구절들을 가지고 기도했다. 20분 정도가 흐른 후 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어떻게 아랍어로 기도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 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히브리어나 헬라어로 20분간 성경을 암송하고 돌아온 것이다. 그때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선교사인 필자 자신도 성경을 원어로 단 한 구절조차 암송하지 못하고 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무슬림은 얼마든지 그들의 경전을 원어로 암송하고 있는 것이었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역자들이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복음전도 사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무슬림들을 효과적으로 전도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사랑을 베풀어도 그들의 결론은 한결같다. “나는 나의 무슬림 신앙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어릴 때부터 코란에 세뇌가 되어 있는 무슬림들에게 타종교로의‘개종’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이곳에 와서 살면서 의문이 생겼다. 무슬림들은 2세들을 철저한 무슬림으로 키우는 것을 성공하고 있는데, 왜 기독교 가정은 자녀들을 철저한 기독교인으로 양육하는데 실패하고 있는가? 왜 많은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들은 하나님을 떠나가고 있는가? 교회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일까? 무슬림들을 바라볼 때 오늘의 기독교 가정들이 얼마나 나약한 신앙교육을 자녀들에게 시키고 있는지 뼈저린 아픔을 느낀다.

중국의 신앙계승 사역 현장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자녀들에게 철저하게 신앙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 최근에 시작되었다. 중국에서 신앙계승 사역이 확산되기 시작한 계기는 미국계 신학교인 C 대학교 박사과정이 중국에 개설되면서부터이다. 유대인 기독교 신학자 C 박사에 의해 설립된 이 대학교는 히브리적 사고방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유일한 신학교이며 유대인의 자녀교육을 기독교에 적용한 최초의 신학교이다. 이 학교의 박사과정 주임교수인 K 박사에 의해 알려진 유대인의 성경암송교육법이 선교사들에게 알려진 후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중국 사역자들은 자신의 자녀들과 현지인 성도들에게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변화는 선교사 가정에서 먼저 일어났다. 그동안 선교한다는 명목 아래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일에 등한시했던 사역자들이 회개하고 먼저 자신의 자녀들을 사역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 결과 X시에서 사역하고 있는 H 선교사의 두 자녀는 5년의 노력 끝에 창세기, 마태복음, 요한복음 전체를 한국어와 영어로 암송하여 극동방송 자녀교육 세미나에 출연하기도 했다. W시의 S 선교사의 자녀들은 요한복음과 잠언을 암송하였다. S 선교사의 영향을 받은 그 도시의 다른 선교사들도 매달 1회 정기 암송모임을 갖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S 선교사는 자녀들에게 실시하였던 성경암송훈련과 신앙계승교육방법을 현지인 지도자들에게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석해 자녀와 부모가 함께 훈련받고 함께 성장하도록 가르친다. 왜냐하면 신앙계승의 열쇠는 교사가 아닌 부모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훈련되는 내용은 신앙훈련, 품성훈련, 사상훈련으로 구성된다. 

신앙훈련의 핵심은 성경암송과 가정예배이다. 부모가 읽어주는 성경을 자녀는 주의해서 듣고 암송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매일 훈련된 자녀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무기 삼아 싸우는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어 다음 세대의 사역자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한 자녀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일 1구절 암송을 하면 3000절 이상을 암송할 수 있다. 이들은 세상에 물들지 않고 이 세상을 뒤흔드는 강력한 인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품성교육은 장애인, 고아 등 사회적 약자들을 방문하고 도와주는‘사랑의 섬김’이 그 핵심이다. 갈수록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로 타락해 가고 있는 중국사회에서 사회의 약자를 향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것만으로도 이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무질서가 난무하는 중국사회에서 질서를 준수하고 사회도덕을 준행함으로써 사회의 빛으로 살아가도록 지도한다. 중국에서는 신호등을 지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이것은 성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도 문제 삼지 않는다.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가 있기 때문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옳지 않다는 것을 가르친다. 신호등을 지키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옳은 태도임을 가르친다. 

사상교육 시간에는 왜 성경이 옳고 무신론, 진화론이 틀린지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다. 이러한 사상토론을 통해 맹목적인 신앙인이 아닌 세상과 대화할 줄 알고 설득시킬 줄 아는 신앙인으로 양육해 간다. 

이 밖에도 X시의 H 선교사는 앞으로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자녀들만을 위한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부모로부터 돌봄을 받지 못한 지도자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2세 사역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 D 도시의 한 선교사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시도했던 성경교육 프로그램을 현지인에게 공개하여 성경암송을 전문으로 하는 현지인 기독 유치원을 곧 개원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향후 중국교회에 신앙계승 문제의 중요성을 확산시킬 근원지가 될 것이다.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사역
중국에서 신앙계승 사역은 이제 걸음마에 불과하다. 다른 사역에 비해 눈에 띄게 돋보이거나 인정받는 사역도 아니다. 그러나 이 사역은 중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역이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셨다. 이 선교 명령은 동시다발적인 명령이어서 어느 하나만 가장 중요하고 나머지는 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기독교회는 너무나‘땅 끝’에 목숨을 건 나머지 ‘예루살렘’ 즉 내 가정, 내 자녀가 선교대상임을 간과하였다. 그 결과 교회는 자생력을 잃고 무너져 갔고 결국‘ 땅 끝 선교’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국교회는 땅 끝으로 여기고 있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오래전부터 부름 받은 교회라고 자부한다. 그렇다, 중국교회는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하고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은 주님의 부르심이‘땅 끝’에만 있지 않고 ‘내 자녀’에게도 있다는 사실이다. ‘땅 끝’선교는 지금 우리 세대에 끝낼 사역이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와 함께 손을 잡고 이루어야 할 사역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동역자인 다음 세대를 위한 계승사역을 ‘땅 끝 선교’만큼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렇게 할 때만 중국교회의 100만 선교사 파송과 ‘백투예루살렘’의 비전은 순조롭게 성취되어질 것이다.

 





신바울 | 중국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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