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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1  통권 131호  필자 : 함태경  |  조회 : 3069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한중수교20주년, 선교중국을 생각한다
한중수교, 선교중국의 서막을 울린 팡파르

변화를 읽다
오는 8월 24일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0주년이 된다. 한중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됐다. 기획재정부의‘한중수교 20주년 경제적 성과 및 시사점’자료에 따르면 1992년 63억 7910만 달러에 불과하던 두 나라의 교역이 2011년 2206억 3074만 달러로 19년 만에 34.6배가 됐다. 1992년 당시 대중(對中) 교역 규모는 우리 수출대상국 중 6위였다. 하지만 2001년 2위의 교역파트너로 부상한 뒤 2004년부터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중국에 진출한 제조업체가 국내로 복귀해 제조업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는 중국 현지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도 직수출이 가능해 그간 생산기지 이전으로 약화된 국내 제조기반이 확충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양국간 인적교류도 괄목할 정도로 늘어났다. 1998년 한국이 중국의 자유여행 대상국으로 지정된 후, 중국인 한국 여행자는 1998년 21만 명에서 지난해 220만 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고 한국에 온 중국인 유학생도 2001년에 비해 10배 증가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의 절반 이상이 중국 국적이다. 중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 문화적 교류 확대와 더불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 영역에서 중국의 비중 또한 커지게 됐다. 지난 1월 9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제 22회 정기총회에서 밝힌‘한국선교사 파송 현황’에 따르면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선교사는 3775명이고 사역단체는 147개에 이른다. 한국교회가 169개국에 2만3331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KWMA의 이번 통계를 근거하면 전체 선교사의 16%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2위인 미국(2697명, 75개국)은 물론 일본(1347명, 85개국), 필리핀(1290명, 80개국), 인도(847명, 76개국) 등과 비교할 때 한국교회의 선교역량이 중국 땅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중국이 선교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특히 올해는 중국 정치 측면에서 최대 이벤트가 예고된 해이다. 지난 10년간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해온 후진타오(胡錦濤) 체제가 다음 지도자군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이른바‘제5세대 지도부’가 전면에 부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부 교체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전선에 있어 절대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차기 지도부가 어떻게 종교정책을 이끌어나가느냐에 따라 선교적 부침(浮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중국 지도부 교체 전후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의 중국 정치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제5세대 지도부가 취할 수 있는 종교정책을 예상해보는 한편, 중국선교를 넘어 선교중국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논해보고자 한다.

심상치 않은 중국정치 향방
지난 3월 14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을 마치고 가진 이날 세 시간여의 기자회견에서 ‘왕리쥔(王立軍) 사건’과 관련, “총칭(重慶)시는 반성해야 한다”며 사실상 보라이(薄熙來) 총칭시 서기를 지목해 비판한 데 이어 1978년 문화대혁명의 과오를 청산하고 개혁개방을 선언한 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 결의 사항과 그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선언한 것은 중국의 미래를 좌우한 중대한 결정이었다”며 개혁개방을 높게 평가하고“정치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개혁개방과 대척점에 있는) 문화대혁명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개혁을 촉구하기 위해 문화대혁명이라는 금기시된 단어까지 꺼내놓은 것이다. 이는 현 지도부의 좌경세력에 대한 경고이자 차기 지도부에 대한 당부와 같은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인 제17차 당대표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올 초 여러 언론매체들이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추측성 기사를 쏟아냈었다. 실제로 2월 6일 당시 왕리쥔 총칭시 부시장이 청두(成都) 주재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것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될 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꿰찰 인물군이 대체로 정리되는 듯했다. 

중국공산당은 정치국 상무위원 임기(5년)의 절반이 넘는 시점에 70세가 넘으면 애당초 상무위원으로 임명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이에 따르면 현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앞으로도 상무위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은 시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등 2명뿐이다. 이밖에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 있는 인물로는 현재 정치국 위원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류윈산(劉云山) 당 선전부장, 류옌동(劉延東) 국무위원,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조직부장, 왕양(汪洋) 광동(廣東)성 서기, 장까오리(張高麗) 톈진(天津)시 서기, 장더장(張德江) 총칭시 서기, 위정성(兪正瀨) 상하이(上海)시 서기 등 8명이다. 

원래 정치국원으로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이 컸던 보시라이는 뜻밖의‘왕리쥔 변수’로 실각하면서 정치 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는‘총칭모델(국유기업의 역할과 분배를 강조하는 좌파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유기업 육성, 임대주택 확대, 범죄 집단 소탕(打黑), 사회주의사상 고취 등‘신좌파 실험’의 선두주자였다. 범죄 집단 소탕과‘혁명가요 부르기(唱紅)’캠페인은 총칭 모델의 대표 아이템이다. 그러나 범죄 집단을 소탕하겠다는 의도는 좋은데 그 과정에서 사법절차가 무시되고 당 중앙이 강조해온‘법치’원칙에서 벗어나게 됐다. 보시라이와 함께 부패 척결 운동을 펼쳤던 왕리쥔은 공안국장 시절 약 5만 여 명을 체포하고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까지 구속했다. 문제는 이들 중 정식 재판에 회부된 사람은 약 1만3000여 명에 불과했다는 것. 과도한 단속과 대중 영합주의였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참담했던 시절인 문화혁명을 연상시키는‘혁명가요 부르기’를 위해 수 조원을 낭비했다. 민중의 일체감 및 단결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혁명가요를 부르며 강력한 도덕 및 사상관념의 정합을 도모한 것은 자칫 당 중앙의 의사와는 배치될 소지가 다분히 있었다. 실제로 4만 명이 참가한 홍가 부르기 대회는 단 한 차례 행사에 4450만 위안(약 76억 원)이 소요됐다. 8000명이 참가한 합창대회를 위해 2080만 위안(약 35억 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총칭모델과 관련, 중국 시장경제학의 대부격인 우징롄(吳敬璉)은 광저우(廣州)의 한 강연회에서 법치와 시장경제를 후퇴시킨 반개혁모델,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우징롄은“보 전 서기의 범죄 소탕은 법치주의를 위반한 것이고 그의 대중주의적 경제정책은 시장경제의 기본원칙과 배치된다”면서“인기 영합적인 정책에는 많은 비용이 따른다. 그런 투자는 수익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고 일갈했다. 

총칭모델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보시라이의 민생 정책의 핵심은 공업화와 도시화, 고속 성장을 통해 양로, 의료, 교육, 주택, 취업 등 5대 분야의 사회보장을 이루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사회의 암적 세력을 도려내 민중에게 안정적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사회 중하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민생 정책을 추진했었다. 총칭은 보시라이가 부임한 뒤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으로 인해 소득 격차를 확대시키지 않으면서 고속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전체 GDP는 지난 4년간 2.1배 늘었다. 1인당 농민 소득도 3500위안에서 6800위안으로, 도시 주민소득은 1만2000위안에서 2만 위안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투자도 11억 달러에서 106억 달러로 9.6배 증가했다. 따라서 보시라이가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에는 실패하겠지만 태자당(太子党, 공산당 혁명 원로 그룹의 자제) 출신으로 아직까지 정치국원직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부패 혐의로 투옥된 상하이시 천량위(陳良宇) 서기의 전철은 밟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즉 완전하게‘정치적 식물인간’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시라이의 낙마에 따라 최대 라이벌로 일컬어지던 왕양 광동성 서기의 부상이 점쳐진다. 왕 서기는 정부주도형 총칭모델과 대비되는 개방과 규제 완화 등 사회주의에 시장경제 장점을 더 많이 도입해 친기업, 성장우선, 성장의 질 강조, 민의에 기초한 유연한 정치 등‘광동모델’을 실험해왔다. 선전과 주하이 등 중국 개혁개방의 발상지에 걸맞게 시장경제의 장점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히 지난해 광동성 내 우칸촌에서 벌어진 시위사태를 강경 진압하지 않고 촌 민주선거를 실시하도록 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수습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왕 서기는 불만 처리에 있어 무력진압 대신 타협적 정책을 채택했으며 경제 구조조정으로 저임금·저부가가치 수출산업 탈피, 비정부기구 역할 강화를 추진했다.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 될 부문까지 관여함으로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광동모델은 차기 지도부가 더욱 살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개혁은 정부의 심사를 줄이고(減), 권한을 밑으로 이양하며(放), 정부 관리 기능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것(轉)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시라이 해임, 왕양 부상으로 인해 정치국 상무위원 배분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상무위원들은 국가주석, 전인대 상임위원장, 총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을 맡는 등 최고집단지도체제의 버팀목이 된다. 어느 정파의 누가 어느 자리를 맡느냐가 향후 5년 내지 10년의 권력 향배를 가늠케 한다. 현 중국 공산당 내에는 상하이방, 태자당, 공청단파 등 3대 계파가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귀족이미지를 주고 있다면 공청단파는 머리 좋은 자수성가형 리더라는 인상을 준다. 차기 지도부는 이들 정파간 경쟁과 타협을 통해 절묘하게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결코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세하지 않은 채 ‘균형과 견제’, ‘분점의 미학’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최고 지도부의 종교정책 변화 가능성은
현재 중국에서 과거 봉건잔재로 취급해 청산 대상으로 삼았던 전통사상이 재조명되면서 잠재됐던 중화주의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자칫 민족주의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이 가미되면 종교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국공산당은 무신론과 유물론의 기초 위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합법적인 5대 종교(기독교, 가톨릭, 이슬람교, 불교, 도교)와 불법적인 미신을 구분했다. 종교가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부정적인 세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마오쩌동(毛澤東)을 비롯한 초기 최고 지도부는 종교를 믿는 것과 애국을 연계시키려 했다. 마르크스 종교이론에 근거해 종교의 장기성을 인정하면서 믿을 자유와 믿지 않을 자유, 사회주의 무신론 교육 강화, 정교분리, 독립판교(獨立辦敎) 등을 통해 종국적으로 종교 지형 자체의 축소 내지 소멸을 추구했다. 당의 총노선을 따르도록 신도들을 교육하고 지도하게 했다. 이는 종교에 대한 사회주의적 인식과 함께‘종교오성설(종교의 5가지 성격설)’을 기반으로 했다. 종교오성설은 종교의 장기성, 군중성, 민족성, 국제성, 복잡성 등을 의미한다. 종교 고유의 특수성과 중국 내 민족의 다양성, 5대 종교 중 도교를 제외하곤 모두 외래종교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최고 지도부는 사회주의 건설과정이 장기화됨에 따라 종교 세력을 사회주의 건설과정에 동참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종교 세력과의 통일전선 강화라는 실천적 과제를 반 종교선전 강화라는 실질적인 과제와 어떻게 결합할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공산당이 끊임없이 반 종교선전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는 종교의 자유 보장을 역설하는 일종의 역할 분담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데서 이 같은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는 종교를 더 이상 반동이나 부정적 이데올로기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장쩌민(江澤民) 시대에는 종교와 사회주의 사회와의 상호적응을 통해 관리 감독하려 했다. 상호적응은 정치, 경제, 정신문명건설 등 세 가지로 나눠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인민은 어떤 종교를 믿든지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공산당의 영도를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건설과 관련해 모든 종교는 신도들에게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촉진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종교를 믿는 신도는 애국애교(愛國愛敎)의 깃발 아래 애국주의와 사회주의를 통해 믿지 않는 수많은 군중과 연합해 4개 현대화 건설의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 셋째, 개혁개방이후 파생된 도덕과 사회문제 개선을 위해 종교는 정신문명건설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는 당의 집권 능력 강화, 분배와 성장 동시 추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종교에 대해 보다 실용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종교자유 관리권 확대와 내부 체제 강화라는 측면에서 2005년 3월 1일부터 국무원령 426호‘종교사무조례’를 실시, 종교문제를 처리해왔다. 

그렇다면 차기 지도부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사회의 다양성에 따른 민중의 요구가 점증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와 신도들이 보다 사회소외계층을 보듬을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단체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사회세력화 되는 것은 철저하게 막겠지만 사회주의 사회에 보다 부합하는 세력으로 육성되도록 배려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독교 측면에서 볼 때 삼자교회 리더십들이 보다 젊어지는 추세에 따라 교회들도 기존의 틀을 대폭 수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식 종교문화를 과감하게 탈피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향후 선진 교육시스템 도입이 불가피하고 대규모 목양 등 다양한 형태의 목회 스타일이 요청되기 때문에 최고지도부는 제도권 활동만큼은 더욱 증진시켜 나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고지도부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는 신흥 도시교회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대처할지가 앞으로의 종교정책 변화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선교의 업그레이드, 선교중국
한국교회는 중국과의 수교와 함께 언어 등 접근성이 용이한 조선족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나가다가 현재는 중국 전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는 선교사들을 배출하게 됐다. 이는 2012년‘재중 한인선교사 실태 및 의식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선교사들의 주요사역방향의 경우 제자훈련 37.16%, 교회개척 33.11%, 신학교는 25.00%, 대학생 사역 17.23%, 어린이사역 6.42%, 한국인사역 4.39%, 개발사역 5.07% 등이다. 

한중수교 전에는 극동방송, 아세아방송 등을 통한 간접선교와 외국 국적자들의 중국교회 방문을 통한 간헐적인 선교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수교는 목회자와 평신도들로 하여금 중국과 중국인들을 위해 보다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가보자는 풍토가 생겨 시행착오 또한 만만치 않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기업체들이 대중(對中) 투자비용 대비 생존율이 극히 희박했듯이 탁월한 선교사들이 있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선교적 열매가 덜 맺히는 선교사들이 적잖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는 중국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의 사역연수가 비교적 짧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2000년대에 들어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 숫자와 그 이전 선교사 숫자와 비교할 때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2년‘재중 한인선교사 실태 및 의식조사’에 따르면 파송년도가 2000년부터 2007년인 선교사는 56.42%, 2008년 이후는 17.57% 등으로 2000년 이후가 약 74%에 달했다. 1992-1999년 파송된 선교사는 22.30%에 불과했다. 파송 전 훈련기간을 살펴보면 앞으로 선교사 훈련을 보다 강화할 필요를 느낄 수 있다. 1-6개월은 33.78%, 7-12개월은 18.92% 등 1년 이하가 52%에 달했다. 파송 당시 선교사의 중국어 능력은 ‘완전초보 ’56.76%, ‘초급수준’ 28.72% 등이었다. 이는 선교사의 85%가 언어 준비가 충분히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됐다는 것이다. 천만다행인 것은 사역하는데 지장 없는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교사가 현재 40%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민족 사역을 할 경우 직접 소수민족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교사는 5.74%에 불과하다.

그러면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열기는 어떠할까. 중국선교전문가와 선교사들 사이에는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2012년‘재중 한인선교사 실태 및 의식조사’도 이같은 내용을 입증해준다.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관심도가 과거에 비해 어떻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관심도가 식었다’고 답한 선교사가 296명 중 189명, ‘그저 그렇다’가 26명이었다. 반면‘더 뜨거워졌다’고 답한 경우는 23명에 불과했다. 관심도가 식은 원인과 관련해 중국사역의 특수성에 따른 비공개성을 꼽은 선교사가 152명에 달했다. 한국교회의 선교에 대한 무관심은 74명, 선교사들의 적극적인 동원 부족은 38명이었다. 중국선교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한국중국선교협의회(KCMA)가 2007년부터 추진해온‘선교중국’운동과 관련해 선교사들은‘지금이 적기다’가 47.30%, ‘방향은 공감하나 아직 아니다’는 시기상조형이 46.96%이었다. ‘지금은 선교중국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는 답변은 3.38%이었다. 선교사들 입장에서 볼 때 선교중국 시대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덜 성숙됐다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선교중국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중국선교 방식을 평가하고 무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 현지 중국인 리더십들과 연대를 통해 선교중국의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국에서 신학공부를 하는 잠재적 중국교회 리더십들과의 교류와 협력, 동역 등을 통해 중국선교 및 선교중국의 기반을 좀 더 다져나가야 한다. 또 한국 내 중국인유학생들을 위한 사역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해 유학생들의 신앙교육과 더불어 선교 헌신자들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그들을 모국으로 역파송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중국선교 훈련교재인‘차이나 미션 퍼스펙티브’를 만들어 공인된 매뉴얼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선교중국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노하우를 배워나가면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고 보다 효과적으로 중국과 중국인 현실에 맞는 선교정책을 수립해 추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7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는‘선교중국’이 네트워킹 현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KCMA는 2013년부터‘선교중국’대회를 국제 전략회의와 일반대회로 철저하게 이원화해 나갈 방침이다. 국제 전략회의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세계교회 리더십들과의 보다 깊이있는 선교적 결과물을 분석, 평가하고 보다 발전적인 내용을 도출하는데 맞춰질 예정이다. 즉 한국, 중국과 중화권, 세계선교계 등 3대 진영으로 나눠 각자 영역별 발표를 한 뒤 집중토론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우리는 이렇게 선교를 해왔다(동원 훈련 파송 케어)’라는 주제 하에 과거와 현재 평가를 중심으로 3개 진영에서 발표하고 토론한다. ‘우리는 이렇게 선교를 하려고 한다’는 주제 하에 현재와 미래를 중심으로 3개 진영에서 발표하고 토론도 한다. 여기에‘우리는 이렇게 협력할 수 있다’는 주제 하에 미션차이나를 위한 협력방안을 중심으로 3개 진영에서 발표한 뒤 토론한다. 상호협력할 내용을 확인한 뒤 공동프로젝트를 세워 향후 2년간 추진방향을 삼게 한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로 거듭나기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유사성, 경제적 상호보완성 등으로 인해 어떻게든 관계를 증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 거대한 내수시장과 한국의 기술 및 산업경쟁력 등이 결합하면 윈윈(win-win)의 상생협력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 정상은 2008년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북한 등 한반도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이슈에 대해 얼마든지 전략적 협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물론 탈북자 북송문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청사공정(淸史工程)과 같은 역사문제 등 갈등지수 또한 큰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교회도 지금까지의 중국선교 노선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서 중국인을 위한, 중국인에 의한 민족복음화 및 세계선교의 얼개를 짜야 한다. 

원자바오 총리가 전인대 폐막과 함께 국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인용한 말이 차기 지도부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원 총리는‘守職而不廢,處義而不回(수직이불폐,처의이불회) ’라는 황석공(黃石公)이 지은 소서(素書)를 인용, 직무를 다하는 데 중도에서 멈추지 말 것이며 정의를 위해서는 용감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도 청나라 린쩌쉬(林則徐)가 지은 ‘赴戍登程口占示家人(부수등정구점시가인)’의‘苟利國家生死以,豈因禍福避趨之(구리국가생사이,기인화복피추지) 구절을 인용해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자기의 생명이 희생된다고 하더라도 감수할 것이며 해가 된다고 해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대만에 관련해 인용한 한나라 왕총(王充)의 논형, 감허편(論衡·感虛篇)의‘精誠所至,金石爲開(정성소지,금석위개)’도 의미심장하다. 성심성의를 갖고 임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이루어내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차기 지도부가 적극 활용할 광동모델이 정부와 행정기구 개혁 우선과 함께 비정부기구의 역할을 중시하고 대화를 통한 유연한 사회 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종교단체의 활동 반경이 바뀔 가능성이 없잖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오는 10월 새롭게 들어설 최고 지도부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새 시대에 걸맞는 선교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차기 지도부가 전임자들보다 보다 실용적인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비공인교회인 가정교회에 대해 무조건적인 단속과 탄압에서 벗어나 법적 토대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데 역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교회와 중국교회는 물론 중화권, 세계선교계와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을 가동해서 중국의 미시적, 거시적 필요를 충족시켜나가야 한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종교 세력의 세속화 또한 빨리 이뤄진다는 점을 잊지 말고 중국교회가 끊임없이 개혁하는‘에클레시아’가 되어 건강한 공동체로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겸손하게 도와야 한다.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하나님은 지금도 역사하고 계신다. 한국교회 없이도 세계복음화의 꿈을 실현해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세계선교의 동역자로 부르셨다는 감격으로‘선교적 교회’를 온전히 세워나가야 한다. 선교중국의 비전은 주님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이뤄질 수 있음을 기억하고‘코람데오’정신으로 순수함을 이어갈 때 중국인과 전 세계인들이 함께 함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교회는 단기적으로 중국정부가 공인한 삼자교회든, 공인하지 않은 가정교회든 교류의 폭을 더욱 넓혀나가야 한다.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로 거듭나기 위해 오해와 편견을 거둬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앞서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한다.


함태경 | 국민일보 종교부 기자, 북경대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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