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다시 꽂아 놓았다.
        그러나 이미 나는 조금 전의 내가 아니었다”     -앙드레 지드-

내가 읽은 책, 책이 읽은 나
가을, 다양하게 열리는 도서전에 가면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 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이 책을 만들어 온 지는 이미 인류역사와 그 길이를 거의 같이 하고 있다. 물론 갑골(胛骨)이나 죽간(竹簡) 등을 책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 책의 종류와 질적인 평가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인류역사는 기록을 통해 과거를 남겼고, 그 기록된 과거를 토대로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온 점에 있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와 책의 역사는 기차 레일의 두 선처럼 궤적을 같이하며 달려왔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누가 누구를 반영하고, 누가 누구를 읽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겉과 속을 함께 밀착해 온 대상이기도 하다. 때로는 한 시대의 인물을 통해 그 많은 책의 흐름들이 모래시계의 모습처럼 한 사람에게 집약되어 들어가고, 다시 그를 통해 새로운 책의 내용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기도 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책들과 사상들이 전부 자기를 향한 도전인 양 받아들이고 소화하며, 다시 세상을 향해 새로운 사상과 행동들로 응전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있다. 대나무의 한 매듭처럼 한 마디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디를 시작하게 하는 인물들이 출현하여 자신의 해석으로 책의 지식을 받아들이고, 다시 자신의 관점이 녹아있는 지식을 담은 책을 제공함으로 기록의 역사는 이어져 왔다. 그래서 한 시대를 해석하려면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해석하는 일과 동시에, 그 역사를 실제로 살아갔던 주요 인물들을 해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한 미식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게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나는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줄 수 있다.” 이 표현은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라는 물질중심의 관점을 과장하여 표현한 점이 있긴 하지만, 사람의 몸은 결국 그 음식을 섭취하므로 성장하며, 음식이 몸의 영양 상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터무니없는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장을 이렇게 고쳐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내게 무엇을 읽어 왔는지 말해준다면, 나는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줄 수 있다.” 사람의 존재는 육신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고, 육신으로만 살아가지도 않는다. 생각과 마음을 가진 존재이자 영적인 존재로 지음 받은 사람에게 있어, 먹는 것만큼 중요하게 그를 규정하는 또 하나는 바로 그가 지금껏 읽어 온 것들이다. 먹는 행위가 사람의 몸을 규정한다면, 읽는 행위는 사람의 사고를 규정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읽은 내용이 그의 사고를 거쳐, 그의 생각의 일부가 되며 그의 언행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동인(動因)이 된다. 즉 먹은 음식들이 그 사람의 몸을 비추어주는 외적인 거울이 된다면, 그가 읽은 책들은 그의 생각을 비추어주는 내적인 거울이 된다.

한 인물, 두 이미지
“마오쩌둥” 세계 근현대사에 있어서 한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 또 있을까? 아직도 학계와 출판계는 위대한 마오, 오해된 마오를 소개하는데 있어 마치 중국의 미래를 장alt빛과 회색빛으로 양분하여 보는 시각처럼 대등한 관점으로 갈리어져 있다.  

위대한 마오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한 책을 꼽으라면 아마도 마오를 서방세계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첫 번째 책인 애드가 스노우의『중국의 붉은 별』을 들어야 할 것이다. 저자인 애드거 스노는 1936년 6월에 쑨원 부인의 소개장을 들고 마오를 찾아간다. 그리고 여러 지역을 함께 4개월간 이동하며 마오의 인터뷰와 주변인들의 회고를 기록했다. 그의 객관적인 서술방식이 돋보인 저서의 가치는 지금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대장정을 거쳐 중국 대륙에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한 마오의 영웅적 투쟁을 취재?보고 형식으로 기록하면서도 소탈한 마오의 일상적인 삶을 노출시킴으로 ‘위대한 여정’ 더하기 ‘소박한 생활’의 이미지로 민중에게 각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장융, 존 핼리데이 부부가 함께 쓴『마오』는 마오에 대한 온갖 추문을 소개하며 허상으로서의 높아진 마오의 이미지를 벗겨내고 있다. 상, 하권의 두 권으로 편집된 총 870쪽에 달하는이 책의 내용은 중국 내 마오 가족과 친척, 옛 친구와 동료, 비서와 경호원 그리고 역사적 장면의 목격자뿐만 아니라 마오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은 세계의 주요 인사들과의 인터뷰에 바탕을 둔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마오의 숨겨진 이야기는 신화가 아닌 그 자신 스스로가 권력을 얻기까지의 이기주의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자가 벌인 ‘고도의 이미지 전략’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무엇이 한 인물을 이렇게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로 갈라놓았을까?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읽은 것이 그 사람의 생각을 규정한다’ 는 명제가 옳다면, 마오는 지금까지 무슨 책들을 어떻게 읽은 것일까? 임종 당일까지도 책을 놓지 않았다던 그 독서열은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그 영향을 받은 마오는 현대 중국사의 시작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독서가 만든 마오, 그 마오가 만든 중국
이러한 마오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최근에 한국어판으로 소개되며 주목받는 책 하나가 있다. 중국에서 1986년 초판으로 출간되어 판을 거듭하며 ‘마오’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참고서적으로 손꼽히고 있는『마오의 독서생활』(조경희 역/ 글항아리 출판)은 지금까지 마오가 읽어왔던 책들, 그의 독서방법론, 책에 대한 열정을 망라하여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저자들은 마오의 동지, 도서실 관리자, 또는 영어교사로서 함께 그의 독서생활을 지켜보아왔던 측근들과 남겨진 마오의 문헌과 사상을 연구해온 전문가 등으로 모두 8명이다. 이들은 마오가 접한 책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하여 옮긴이는 이 책을 통해 마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마오가 읽어왔던 책들과 그의 통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는지의 좋은 관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니 농민출신이다. 그리고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육에 종사한 적이 있었으니 교육자이기도 했고, 1921년 중국공산당을 창당하고 종사했으니 혁명가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지은 시(詩)를 연구하는 연구자가 있을 정도이니 시인이라 부를 수도 있고, 제대로 된 군사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월등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던 장제스를 패퇴시킨 뛰어난 군사전략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오쩌둥 사상’ 이라고 하는 용어가 있음을 볼 때 사상가라는 호칭도 어색하지 않으며, 1935년 당 지도권을 얻은 이후 1976년 사망할 때까지 41년간 거대한 국가를 대표하는 지도자 자리에 있었으니 대단한 정치가임에도 틀림없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마치 마오쩌둥을 신격화하는 작업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는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이다.”

외적으로 바라본 마오라는 한 인물의 영향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모으면 대략 이 정도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한 분야에서의 이름도 남기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도 혁명과 전쟁의 시기에 자신을 준비하며 여러 분야에 이름을 남긴 마오의 성취는 분명 남다른 데가 있다. 물론 수많은 참모들의 도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오는 자신의 탁월한 독서력을 통해 전쟁과 이동이라는 닫힌 환경 속에서도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심리적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힘이 이런 마오쩌둥을 만들어냈을까? 타고난 운명이나 선천적인 재능, 중국의 역사적 현실 등으로 설명하기엔 아무래도 뭔가 부족했는데,『마오의 독서생활』이 많은 부분에서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마오의 독서생활』은 마오쩌둥이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동시에, 독서를 통한 학습이 결국 마오쩌둥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창조하고 또 오늘의 중국을 만드는 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의 객관적 회고로 담담하게 알려주고 있다. 마오는 자신의 독서와 학습 경험을 국가 지도급 인사들이 함께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국가 이념 체계와 운영철학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국민을 교육하는 자료로 삼음으로써 국민들과 같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오류도 빚었으나, 국민들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끊임없는 학습과 노력으로 국가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지도자의 덕목을 읽어낼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전문지식과 언어에 대한 탁월함을 가지고 본 저서『마오의 독서생활』을 가장 꼼꼼히 여러 번 읽어갔을 옮긴이의 이러한 마오에 대한 평가는 이제 우리가 그의 책을 스스로 읽어가며 확인할 차례가 되었다.

마오의 다양한 독서열정을 증언한 증인들
이번 한국어판은『마오의 독서생활』2009년판을 완역출간했으며, 그 목차도 한국 독자들을 위해 원서의 순서와는 다르게 1,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주로 고전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2부에서는 공산혁명에 사상적 바탕이 되었던 마르크스, 레닌의 저작들과 사회과학 철학에 대한 내용들이 다소 딱딱하고 진부하게 전개되고 있다.  본서는 공동저작이라 구성이 하나의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각각 13개의 소논문 성격의 글을 한데 모아 배열한 것이기에 특별히 순서를 개의치 않고 읽어도 무방하다. 이제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 8명의 필자들이 마오에 관해 말하고자 했던 내용의 일부들을 목차의 순서 그대로 인용하며 각각의 소제목을 붙여 되도록 객관적인 『마오의 독서생활』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1. 마오의 독서의 열정 : 평센즈(1929년 출생, 중공중앙 마오쩌둥저작편집 출판위원회 역임) “당시 마오의 도서를 관리하고 있던 쉬중위안의 기술에 따르면 1976년 8월 26일 마오가 요구한 마지막 책은『용재수필』이다. 그가 최후로 읽은 시간은 그해 9월 8일, 즉 임종한 바로 그날 5시 50분으로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는 상황에서 책을 읽었는데 모두 7분을 읽었다”(p.30) 마오는 늘 좋은 고문들을 칭찬하면서 다른 이에게 열독할 것을 추천했다. 마오는 중국고서, 고전소설, 시사곡부 등 각종 형식의 수많은 문학작품을 몰두해서 읽으면서, 풍부한 사상적 영양을 비판적으로 흡수했다.(p.97) 마오는 때로 신문읽기를 책읽기보다 더욱 중요하고 긴박한 것으로 보았다. ‘하루 신문을 읽지 않는 건 결점이고, 사흘 신문을 읽지 않는 건 오류이다.’ 이는 옌안 시기부터 전해져온 마오의 명언이다.(p.129)

2. 마오가 애독한 인물, 루쉰 : 쉬중위안(1944년 출생, 중공중앙조직부 부국장역임)
“1956년에서 1958년까지 인민문학출판사는 주석이 달린 열 권짜리 루쉰 전집을 계속해서 출판했으며 단행본을 발행했다. 마오는 신판 루쉰 저작도 매우 아꼈는데, 책을 침대위에 놓고  밤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항상 읽었다. 마오가 서거한 후에 그가 서가 앞에서 책을 보는 사진이 간행물에 발표된 적이 있는데 그가 그때 손에 들고 펼쳐보던 책이 바로 신판『루쉰전집』이다.(p.42) ‘루쉰의 뼈는 가장 단단하며 그에게는 노예의 얼굴과 아첨하는 근성이 털끝만치도 없다’, ‘루쉰 후기의 잡문은 가장 깊이 있고 힘이 있으면서도 치우침이 없었는데, 이는 바로 그가 그 무렵 변증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라고 마오는 여겼다.(p.50)

3. 마오가 애독한 문학책,『홍루몽』: 꿍위즈(1929년 출생, 중공중앙문헌연구실 부주임역임) , 쑹구이룬(1960년 출생, 베이징시 사회건설공작판공실 주임)
“마오쩌둥은『홍루몽』을 즐겨 읽었는데, 자신도 반복해서 읽고 남들에게도 반복해서 읽기를 권했다. ‘『홍루몽』을 나는 적어도 다섯 번은 읽었다. 처음에는 이야기로 읽고 나중에는 역사로 읽었다’”(p.101) 마오는『홍루몽』에 대한 자신의 기본 관점을 적극적으로 제출했고, 이 또한 독창적인 의견으로 백가쟁명에 참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를 지도로 삼아『홍루몽』을 연구하되, 평등한 비평과 자유로운 토론을 장려해야만 비로소 ‘신홍학’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p.124)

4. 마오의 영어독해실력 : 린커(1954년부터 12년간 마오쩌둥 국제문제비서 겸 영어교사)
“영어공부는 마오쩌둥 독서생활의 일부분이다. 필자는 1954년 가을, 마오의 집무실에서 그의 국제문제 비서의 직책을 맡은 후 12년간 업무를 보았다. 이 기간 동안 나는 비서의 역할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그의 영어 공부를 돕는데 보냈다.(p.141)『공산당 선언』과『모순론』의 영역본은 첫 쪽부터 마지막 쪽까지 상세한 주를 달았다. 말년에 이르러 그가 다시 한 번 읽을 때는 또 한 차례 주를 추가했다. 다만 나이가 많이 들어서 시력이 감퇴하여 더 이상 작은 글씨를 쓸 수 없게 되자 힘차고 큼지막한 글자로 주를 달았다”(p.145)

5. 마오의 사회과학 철학서들에 대한 성과 : 톈쑹넨(중공중앙문헌 연구실 위원)
“옌안시기 마오의 철학 평어와 집록(輯錄) 등은 그가 우리에게 남긴 귀중한 철학유산으로, 그것은 마오가 혁명을 위해 발분하여 독서한 생동하는 역사적 증거이고, (p.245) ‘중국의 투쟁은 이처럼 위대하고 풍부하나 이론가를 배출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마오는 발분하여 독서하고 이론과 실제를 연계했으며, 중국 혁명의 경험을 개괄하고 총괄하여『실천론』,『모순론』,『인민내부 모순의 정확한 처리에 관한 문제』등의 걸출한 저작을 써내어 탁월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가 되었다”(p.248)

6. 마오의 논리학과『정치경제학교과서』: 가오루(1954년 출생, 중공중앙문헌연구실 위원), 스중취안(1938년 출생, 마오쩌둥사상·덩샤오핑이론 연구회회장)
“마오는 말년에 이르러서도 논리학 책에 대한 흥취가 여전히 농후했다.『로직총간』은 신중국 수립 전 출판된 비교적 영향력 있는 논리학 서적을 중판한 것인데, 수립 후 출판된 각종 논리학 서적까지도 마오는 거의 모두 수집했다.(p.341) 마오는 다시 한 번 지도자급 간부에게 소련『정치경제학교과서』의 학습을 호소했으며, 독서팀의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앙 각 부문의 당조, 각성, 시, 자치구 당위는『정치경제학교과서』를 읽되 먼저 후반부(사회주의 부분)를 읽도록 건의합니다. 독서의 방법은 비판적인 방법을 써야 하며 교조주의적인 방법을 써서는 안 됩니다.”(p.348)

만 권의 사람, 한 권의 사람
1939년 한 연설 가운에 마오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학문이 있으면 산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낼 수도 없으며 사람을 몹시 고생스럽게 할 것이다.”(p.20) 이러한 지식에 대한 갈망이 그의 행동에 대한 자산으로 충분히 작용했음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이 인쇄된 책 중의 하나로 ‘마오쩌둥 어록’이 있다. 1964년 정부에 의해 출판된 이 책은 마오쩌둥의 선집 및 강연, 주요 지시사항에서 어록을 모아 정리한 책으로 빨간 표지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책이다. 문화대혁명을 통해 홍위병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휴대하며 행동지침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만 권의 사람이 한 권의 사람으로 요약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와 비슷한 모습으로 존 웨슬리도 한 권의 책의 사람이 되고자 했다. 누구 못지  않은 독서광이었던 그는 만 권의 책을 읽고 나서 한 권의 책의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의 말처럼 내가 책을 들고 서 있는 그 순간은, 그 이전과 그 이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된다. 마오가 읽고 해석했던 책은 그의 삶의 자양분이 되어 그를 만들었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만들었다. ‘사람이 책을 만드는가, 책이 사람을 만드는가’ 라는 이 해 묶은 질문이 마오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던져지고 있다. 


이관 | 前 중국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