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유럽은 공통된 문화의 기초를 가지고 있다.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들이 서로 구별된  민족들이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해도 세 민족 모두는 '서구문명'이라는 '바탕문화(The Foundation of Culture)'를 공유한다. 이 세 민족은 모두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문화적 공통의 유산을 계승했다. 후에 이들은 모두 기독교 정신을 그들의 가치관으로 흡수하여 그들의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마찬가지로 티베트불교를 신봉하는 세계에 흩어져있는 민족들도 바탕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이룬 바탕문화는 고대 인도로부터 전승되어 온 문화, 탄트라(tantra : 고대 힌두교, 불교 경전) 사상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사상들이 결합하여 나타난 티베트불교의 특색은 무엇인가? 지금의 그들이 신봉하는 종교의 형태와 일반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 그 뿌리를 들여다보자.

맹목적인 믿음
싯다르타 고우타마(Siddh?rtha Gautama :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 태자 때의 이름)는 자신의 가르침에 대해 믿음을 가지라고 제자들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교리를 시험한 뒤 사실이라고 입증되었을 때 믿으라고 했다. 그러나 갈수록 보살을 믿고 선행과 공덕을 쌓는 오늘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티베트불교에 이르게 되면 승려들은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믿는 것이 곧 해탈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이 가르침 외에도 믿음의 대상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흣꼰쵸그이다. 이는 우리말로 삼보(三寶)로 번역되는 단어이다. 즉 불, 법, 승이다. 티베트불교에서는 다음 생에 태어나기 위해 이 세 가지에 대한 믿음을 요구한다. 이 단어는 '최고의 신'을 뜻할 때도 사용한다. 고통을 당하거나 가난할 때, 티베트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이 신에게 빈다. 다시 말하자면 흣꼰쵸그는 아마도 불교형식으로 재생된 최상의 하늘 신에 대한 고대 샤머니즘적 믿음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과는 관계없이 부처가 샤머니즘의 신으로 된 것이다. 

설화 등에는 초자연적이고 신비스러운 부분이 많다. 어떤 법회에 참석하기만 해도 평생에 지은 죄가 다 사함을 받는다든지, 죽을 때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 될 수 있다든지 하는 맹목적인 믿음의 형태가 나오는 것이다. 한 히말라야의 국가에는 정부가 아직도 점쟁이의 예언으로 국가의 대소사를 결정한다고 한다. 비록 현대식 기술과 경제발전이 티베트불교에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종교생활의 형태는 여전히 옛날 방식 그대로이다. 

필자에게 언어를 가르치던 40대 교수는 도시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엘리트임에도 4월 초파일 같이 특별한 날에 사원에 가면 큰 복이 임한다고 하며 절하러 갔다. 나이가 지긋한 60대의 교수 또한 20대의 젊은 라마(활불)의 축복을 받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가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았다. 이들의 그릇된 맹목적인 믿음이 바탕문화를 이루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 이들이 이러한 어리석음에서 해방되도록 기도하자. 자신들의 믿음과 종교행위가 과연 올바른지, 의미가 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도하자. 외국인들 중 기독교인들이 그들에게로 더 많이 들어가고 접촉하여 그들이 다른 세계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도록 기도하자.

형식적인 불교
죄업을 씻고 공덕을 쌓아 더 나은 내세를 보장 받고 해탈에 이르고자 하는 원래의 불교는 자연히 선행을 강조하게 된다. 후에 티베트불교에 탄트라 사상이 가미되면서 의식적이고 주술적이며 마술적인 불상 숭배를 통한 해탈이 강조된다. 죄업을 씻고 공덕을 보다 더 빨리 쌓기 위해 자신의 돈을 드려 사원을 건축하고 라싸나 유명한 산과 영험하다는 호수 등지로 순례여행을 떠나며 '옴마니밧메홈' 이라는 만트라를 중얼거리는 불교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난한 사람을 돕는 적선(積善) 행위는 티베트지역에서 그리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

불경을 인쇄한 천을 높은 장대에 매달고 바람에 펄럭이게 하는 것도 공덕을 쌓는 일이다. 적선은 하지 않으면서 돈을 주고 승려를 불러 불경을 읽게 하는 것도 공덕을 쌓는 일이다. 사원에 가서 입으로는 만트라를 중얼거리며 마니통을 쉴 새 없이 돌리고 사원을 한 바퀴 도는 의식도 공덕을 쌓는 일이다. 일 년 중 다양한 법회들에 생업을 버리고 참여하는 것도 공덕을 쌓는 일이다. 이래저래 티베트불교는 공덕을 쌓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형식적인 종교로 전락한 것이다.

⊙ 자신의 공덕만을 생각하는 개인주의적인 신앙에 대한 부끄러움이 일어나도록 기도하자. 형식적인 의식들 가운데 오히려 모순을 발견하고, 이것이 진리가 아님을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반사회적인 모습
티베트불교 사회에서 이혼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어떤 민족은 이혼율이 3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필자가 살았던 지역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이혼한 가정이 있었다. 또 헤어기지 직전의 가정, 형제간에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 등을 어렵지 않게 보았다. 혹자는 원래 음란한 종교를 따르던 민족이기 때문에 그 이유로 가정이 파괴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아니면 최근 사회가 급변하면서 주변의 도시화 영향, 한족과 외국 문화 유입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것을 먼저 배운 결과로 보기도 한다. 사실 삶의 환경은 도시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이들이 현대문명의 불건전한 영향을 받아 급변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도 워낙 봉건적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꾸 쩨링은 가족에 대한 의무로부터 자유로움이 티베트불교 사회에서 결혼제도를 약화시켰다고 본다. 티베트불교는 종교적인 이유로 아이들이건 아버지이건 심지어 아녀자들도 자유롭게 집을 떠날 수 있다. 실제로 사원에 가면 많은 부인네들이 순례 온 것을 볼 수 있는데 강한 종교성에 끌려 가정도 돌보지 않고 순례를 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쩨링의 말처럼 아버지들이 자주 긴 순례여행으로 집을 비우기 때문에 자녀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질 수 없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신앙심에 대해 존경할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의 인격적인 사랑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어린 아이도 일찍 사원에 보내져 가족과 떨어져서 보내게 된다. 이러한 경우도 가족의 유대감이 사라지게 된다. 

네팔의 세르파족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떠맡기고 자신들은 구걸하며 생을 연명하는 수행자로 나서기도 한다. 환경과 문화가 이렇게 되고 보니 4-5년씩 걸리는 라싸로의 순례의 길을 떠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오직 한 가지의 목적인 해탈에 자기 자신으로의 몰입을 강조한 티베트불교 때문에 티베트불교권은 각 개인을 연결하고 있는 끈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들 간의 오고가는 끈질긴 힘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이런 면에서 티베트불교는 반사회적인 개인주의의 종교라고 볼 수 있다.

⊙ 티베트불교권의 민족들 안에 젊은이들과 뜻있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종족을 역사의 뒷무대로 사라지게 만들고 약화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이 반사회적인 불교를 믿어 온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기도하자. 기독교로 돌아오는 것이 자신의 민족을 배반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을 살리는 길임을 알게 되도록 기도하자.

무속 신앙
대부분의 티베트불교인들은 궁극적인 진리를 추구 한다기보다는 일상생활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 세상에는 악의 있고 공격적이며 폭력적인 신령들로 가득 차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신령들에게 잘 하지 않으면 큰 해를 입게 된다고 믿는다.  이 신령들이 화나지 않도록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 만약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거나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그 고통의 원인을 주위에 있는 신령들을 통하여 찾는다. 그러한 원인을 찾아 주고 고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영적 전문가를 선택한다. 그 영적 전문가는 승려가 될 수도 있고 무당이 될 수도 있다. 

필자의 친구 가정의 동생이 아픈데 아버지는 병원에 데리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사원을 찾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자기 지역의 작은 사원을 오체투지하며 빌고, 다음에는 조금 더 큰 사원, 그 다음에는 더 영험하다고 알려진 큰 사원을 오체투지하며 승려들에게 돈을 주고 주술적으로 치료하기를 원한다. 

잘 알다시피 칭하이성의 랩꽁이라는 지역은 매년 음력 6월에 강신(降神)행사를 한다. 신접한 무당들은 무아지경 속에서 온 마을 사람들을 지배한다. 그가 하는 말은 신의 언어처럼 간주되며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대로 따른다. 심지어 꼬챙이로 뺨을 찔러 관통시키기도 하고 칼을 등에 꽂기도 하며 이마의 가죽을 벗기는 등 피를 흘리는 것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예언자들은 주사위, 화살, 동물의 뼈, 돌멩이, 버터등불 등을 사용하며 예언한다. 또한 점성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신령스러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들은 정서적으로 어둡고 늘 지쳐 보인다. 또한 경제적인 부담 또한 만만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속박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 큰 힘으로 이들을 짓눌러 왔기 때문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기도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 주께서 티베트불교의 각 민족들을 누르고 있는 이 흑암의 세력들,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결박하시고 물리쳐 주시기를 기도하자.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네가 철장으로 그들을 깨뜨림이여 질그릇 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그런즉 군왕들아 너희는 지혜를 얻으며 세상의 재판관들아 너희는 교훈을 받을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 그의 아들에게 입 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의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시 2:7-12)"



유은식 목사 | 전 중국 티베트선교사, 현 산돌성결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