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요청
살아계신 하나님은 선교의 주체이시다. 하나님의 선교가 시대를 따라 서진(西進)하고 있는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기독교 역사를 살펴볼 때, ‘왜 복음이 전해진 나라에서는 복음의 역사가 지속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쇠퇴기를 맞이하는 것일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즉 세계로 복음이 편만하게 전파되기 위해 새로운 통로들이 열려져 복음이 흥왕하기를 기대한다. 활발한 복음 전파를 위해서는 이 시대가 요청하는 전략들을 더 세밀하게 세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선교중국을 위한 선한 도구로 사용하심에 감사드린다. 한국교회와 중국교회가 연합하여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세계 선교를 위해 동역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 나라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수 천 년 동안을 반복하고 있는 복음의 쇠퇴기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 필자는 ‘계승선교’라는 새로운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한다.

유대인이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자녀에게 전수하고 선교하는 것을 포기하여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다면, 신약의 교회는 하나님의 율법의 완성인 구원의 복음을 붙잡았다. 그리고 이방을 향한 선교의 문을 열었다. 복음은 축복의 통로이다. 나와 너, 우리가 복음으로 기쁨을 누리고, 다른 사람과 다른 나라에, 땅 끝까지 이르러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사인(Sign)으로 축복을 주신다. 그러한 예는 복음이 지나간 나라마다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칙이다. 분명한 것은 복음이 한번 자신과 민족에게 들어오면, 그 복음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민족에게 전하는 것만큼, 자신의 가족과 후손에게 대대로 신앙을 물려주는 것 또한 너무나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에만 계속해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을 통해서 말씀의 역사가 일어나고 세계 선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음은 유대인으로부터 배척당하였다. 그 복음은 헬라인에게로 전달되면서 헬라의 문화가 꽃이 피어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헬라의 언어와 문화는 하나님의 말씀을 온 땅에 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온 땅에 그분의 뜻을 이루어가셨다. 복음은 또 다시 헬라에서 로마로 전파되었다. 로마는 이 복음으로 인하여 약 1,000년 동안 축복과 번영을 누렸다. 복음은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 복음은 유럽과 영국에 전해졌고 하나님의 축복은 서양과 영국에 집중되었다. 복음이 더 이상 영국 땅에서 확장되지 않고 선교활동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자, 하나님은 영국 교회를 사용하시는 것을 중단하셨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영국 교회는 자신들의 후손들에게 복음을 전수하는 일에 실패했기 때문에 선교의 사역도 중단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은 선교를 멈추실 수 없으셨다. 선교하려는 의지가 있는 민족과 나라를 찾고 찾아 또 다시 축복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 다음의 나라인 미국을 택하시고 교회를 축복하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이 파송하는 선교사의 수는 점점 줄어갔다. 오늘날, 미국에서 줄어든 선교사의 숫자보다 더 많은 수의 한국 선교사들이 세계 각국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며 열매를 맺고 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한국과 한국 교회를 마음껏 축복하셨다. 조건적으로 보면 한국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나라였다.  협소한 영토와 열악한 자원, 높은 인구 밀도 등 불리한 요소는 다 갖춘 나라였다. 이렇게 발전 가능성이 없는 한국을 하나님은 그 어느 나라보다 축복받은 나라가 되게 하셨다. 왜냐하면 한국 교회는 놀라운 부흥을 기반으로 하여 전 세계에 선교하는 나라였기 때문이다.

복음이 이 땅에 전파 된지 약 100년 만에 한국은 4명 중 1명이 예수를 믿는 나라가 되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로 볼 수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한국과 한국교회를 쓰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전 세계에 두 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 수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지금도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한국 교회의 선교적인 자세가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며 기쁘게 해 드리고 있다는 것은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활발한 사역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인의 수는 정체되어 있거나 줄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관심이 한국에서 또 다른 나라로 향하게 될 것을 역사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 

신약시대 교회는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 복음은 전했지만, 자기의 후손에게 복음을 계승하는 것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복음이 한번 지나가고 그 흔적만 남아있는 불행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렇게 안타까운 상황이 하나님의 뜻일까? 이는 결코 하나님의 뜻일 수 없다. 이러한 반복적인 악순환은 신약 교회와 각 민족의 성도들의 잘못이다. 이러한 잘못을 그 누구도 지적하지 못하고 그 원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복음이 한번 왕성했다가 지나간 후에는 다시 부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유대인의 초지일관적인 신앙과 교육의 자세를 계승 선교의 좋은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말씀 전수의 실패는 교회의 몰락
다시 말하면 복음은 로마, 유럽, 영국, 미국, 한국, 중국에서 인도까지 서진해 오면서 부흥과 쇠퇴를 반복했다. 복음이 지나간 자리는 많지만 계속해서 머물지 못하는 결과를 보면서, 주님 오시는 날까지 믿음을 계승하고 선교하는 일을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신약의 교회는 부흥을 경험하고, 구원에 참여하고 선교하는 일에는 성공했지만, 유대인처럼 대대로 복음을 전승하는 일에는 실패했다. 지나간 교회의 역사가 우리에게 이것을 반복해서 깨우쳐주고 있다. 우리가 지금 교회사를 배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제 신앙의 균형을 바로 잡아, ‘복음 계승’, ‘선교’라는 두 가지의 원리를 붙잡아야 한다. 지금까지 주님께서 우리 신약 교회에게 원하시는 일이 이 두 가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또 다시 실패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바로 이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선교에 집중하는 신약 교회의 선택을 하나님은 기뻐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자손대대로의 신앙 계승에는 실패했다. 지나간 교회사가 이를 증명한다. 유대인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 우리는 한 가지만 고집해서 실패하였던 잘못을 인정하고, 신앙의 계승을 이루어 균형을 잡아야 한다. 비록 지금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세계 선교의 사역을 감당하시지만, 이것이 주님오실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거나 주장할 선교학자는 아무도 없다. 이대로 가면 한국 교회는 50년 안에 서구 교회처럼 몰락할 것이고 당연히 한국교회의 선교도 몰락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고 계승선교를 과연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고 걱정한다. 정작 그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서서히 한국교회와 선교는 몰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필자는 유대인이 자녀에게 말씀전수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우리는 유대인들이 수천 년 동안 말씀을 전수하는 것에 성공하였음을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자녀에게 말씀전수에 성공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수천 년 간 지켜온 유대인의 말씀전수 방법을 테필린(Teffilin: 신명기 6장 9절에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에서 찾았다. 그들은 디아스포라로 100여  나라에 흩어져 살면서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정 중심으로 자기 자녀에게 모세 오경을 암송시켰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지키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이것이 유대인의 말씀 전수의 유일한 방법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원리를 삶으로 실천했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유대 신앙을 지키며 살아 올 수 있었다. 그들은 지금도 열 가정에 두 가정 정도는 모세 오경을 자녀에게 암송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 총장으로 재직했던 코헨 박사의 말에 따르면, 유대인의 삶의 목적은 바로 ‘부모가 말씀을 자녀에게 전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 교회가 부흥해 선교에 열정을 쏟고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주일학교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한국교회는 죽어 가는지도 모르고 따뜻함을 즐기는 솥 안의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중국교회가 부흥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역사가 말해 주듯이 몹쓸 반복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이 문제의 유일한 대안인 유대인들의 말씀전수 방법은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김형종 | 코헨신학교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