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는 대만 남부 장로교회를 개척한 영국장로교 소속 맥스웰 선교사(Dr. James Laidlaw Maxwell M.D, 馬雅各, 1836-1921)를 소개했다. 이번 호에는 대만 북부 장로교회를 개척한 맥카이 목사(Rev. George Leslie Mackay, 1844-1901)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캐나다장로교에서 최초로 해외로 파송한 선교사이다. 대만 북부 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오늘날의 대만 장로교회의 기초를 견고히 구축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이에 대만장로교회는 타이베이에 그를 기념하는 맥카이 기념병원을 세웠다. 맥카이 목사가 대만선교를 위해 바친 열정과 불타는 선교정신을 기념하고, 이 병원을 통해 대만의 의료발전은 물론 대만 사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계속하여 전파하고 있다.

중국선교의 비전
맥카이는 캐나다장로교회 소속의 목사로, 중국 이름은 지에뢰이리(偕叡理)라고 한다. 그러나 대만 사람들은 그를 마지에 박사(馬偕博士), 혹은 지에목사(偕牧師)라고 부르고 있다. 그의 부친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소작인으로 종교적인 사건에 연루되어 캐나다로 도주하여 개척생활을 해야 했다. 1844년 3월 21일, 맥카이는 캐나다의 온타리오(Ontario)의 조라(Zorra)촌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전형적인 장로회 신도였다. 청교도정신이 강한 맥카이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경건한 신앙 환경 속에서 청교도적인 성향이 강하게 형성되었다. 맥카이 목사는 29년 동안 대만 북부에 60개의 교회를 개척하였다. 그의 불굴의 개척자 정신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음을 알 수 있다.

맥카이가 10살 때, 중국에서 활동한 영국장로교 소속의 번스(William Chalmers Burns, 賓威霖, 1815-1868) 선교사는 안식년을 맞이하여 영국으로 돌아가는 도중이었다. 그는 조라촌을 방문하여 중국 샤먼(廈門)에서 자신이 직접 활동한 선교 상황을 보고하였다. 맥카이도 이 집회에 참석하여 번스 선교사의 선교보고를 듣고, 크게 감동하여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10세의 어린나이로 선교사의 비전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는 그의 독실한 신앙의 가정환경이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볼 수 있겠다. 그가 어려서부터 다니던 교회는 비록 작은 목조건물이었지만, 이 교회에서 38명의 선교사를 배출하였으니 그 교회 목사와 교인들이 선교에 대하여 상당히 열중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겠다. 

맥카이는 14세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5년 여 동안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였다. 그러나 일찍이 선교사로 하였던 비전을 잊을 수가 없어, 1866년 22세 때 사임하고 토론토 대학의 녹스(Knox)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교육을 받았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프린스턴 신학원에서 3년 동안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캐나다에 돌아와 해외선교회에 중국선교사 파송을 신청하였는데 뜻밖에 거절을 당하였다. 그러나 맥카이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영국 에든버러에서 신학을 더 공부하며 선교사 훈련을 받았다. 1871년, 27세가 되는 해에 그는 캐나다 해외선교회로부터 선교사 파송 허락의 통지서를 받고 캐나다로 돌아와 목사안수를 받았다. 

대만선교의 출범
1871년 10월, 맥카이 목사는 가족들과 고향의 친척들의 배웅을 받으며 기차에 올랐다. 신대륙을 횡단하여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향했다. 도중에 일본, 홍콩을 들러 마침내 광저우(廣州)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그는 선교지를 결정하기위해 광저우, 산토우(汕頭)와 샤먼 등을 돌아보며 현지상황을 살펴보았지만, 여의치 않아 1871년 12월 25일, 대만해협을 건너 진링하오(金陵號)를 타고 대만으로 향했다. 4일간의 고된 항해 끝에 29일, 대만 남부의 항구도시 다고우(打狗: 현재의 까오슝)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그는 그곳에 머물며 언어와 대만 문화를 배우고자했다. 영국장로교 소속의 리치에(Hugh Ritchie)목사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마침 그는 대만 북부에 큰 도시가 있고, 인구도 많은데, 선교사와 교회가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그곳이 바로 자기가 찾고 있던 선교지라고 믿고, 간절한 기도를 통해 최종적으로 북부지역을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교지로 확정하였다. 

1872년 3월 7일, 맥카이는 리치에 목사와 함께 하이롱(海龍)호를 타고 다고우를 출발하여 북부로 향하였다. 도중에 타이난(臺南)에서 선교하는 의사 마태 딕손(Dr. Matthew Dickson)도 이들과 합류하여 함께 북부로 향했다. 그들은 다고우를 출발한지 이틀 후인 3월 9일, 북부의 항구도시 딴쉐이(淡水)에 도착하였다. 맥카이는 이날의 일기 속에 항구근처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감격하였고, 그 당시 그의 마음속에 “이곳이 바로 네 선교지다”라는 음성을 확실히 들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대만장로교는 이날을 대만 북부의 선교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리치에 목사와 도드 의사는 딴쉐이에 잠시 머물다가 도보로 다고우로 돌아갔는데, 맥카이는 중간지점인 따지아(大甲)까지 배웅하고, 따지아를 기점으로 남쪽은 남부교회, 북쪽은 북부교회 선교지로 분할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로써 대만의 장로교회는 캐나다장로교회 중심의 북부교회와 영국장로교회 중심의 남부교회로 발전하게 되었다. 

맥카이는 영국회사 바오순양항(寶順洋行)의 상인 도드(John Dodd)의 도움으로 청나라 병사들이 마구간으로 사용하던 낡은 집을 얻었다. 도드는 맥카이의 선교활동을 적극 지지하여, 후에 맥카이의 대만 선교에 중요한 동역자 역할을 하였다. 주거문제를 해결한 맥카이는 대만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는데, 어디서부터 배워야 할지 막막하였다. 마침 그는 들판에서 소를 치는 10여명의 목동들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목동들이 외국인을 보고 모두 도망치는 바람에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다는 말처럼 맥카이는 손목시계 등 서구의 물건들을 그들과 가까워지는 매개로 삼았으며 나중에는 친한 친구가 되었고 그들로부터 대만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맥카이는 매일 5-6시간씩 목동들과 함께 들판에서 생활하면서 대만어를 열심히 배웠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매일 큰 소리로 연습을 해서, 그를 도와주는 하인이 견디다 못해 떠났다고 하니 그가 언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 이토록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대만어를 배운지 5개월 만에 그는 대만어로 설교할 수 있게 되었다. 맥카이의 이런 모습은 오늘날 우리 한국 선교사들이 꼭 본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로 한데, 많은 선교사들이 임지에 도착하여 언어교육을 소홀히 하여 평생 동안 언어 때문에 고생하고 있음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한다.

대만의 전체적인 환경은 선교활동에 매우 불리하였다. 딴쉐이는 그다지 큰 항구도시가 아니어서, 외국인인 맥카이가 선교사로 장기간 거류하자 쉽게 주민들의 시선을 끌게 되고, 불필요한 배척 행위들이 수없이 일어나 맥카이의 선교활동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초래하였다. 맥카이는 대만에서 선교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폭도들의 행패와 위협을 받았다. 심지어는 배설물을 던지는 등 수많은 수모와 멸시 속에 선교사명을 감당해야 했다. 그 뿐 아니라 대만의 기후가 외국인이 적응하기에 매우 어렵고, 위생환경이 낙후하여 전염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교통이 매우 불편하여 어느 하나 선교활동에 유리한 점이 없었다. 그러나 맥카이의 강인한 개척정신과 불굴의 의지, 그리고 경건한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굳센 믿음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갔다. 그의 좌우명은 “차라리 불에 타 없어질망정 썩어지지 않겠다(Rather burn out than rust out; 寧願燒盡, 不願朽壞)”로 그의 선교에 대한 불타는 열정과 사명감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겠다. 

대만선교의 열매
1873년 2월 9일은 맥카이가 어려운 환경가운데 11개월 동안 노력한 가운데 선교의 첫 열매를 아름답게 맺은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옌칭화(嚴淸華), 우콴유(吳寬裕), 왕창쉐이(王長水), 린니에(林孼), 린베이(林杯) 등은 수많은 민중들의 야유와 위협 속에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2월 16일 대만 북부지역에서 처음으로 성찬식을 거행하였다. 맥카이는 이들과 함께 딴쉐이에 교회를 세우고자 했다. 

그러나 대만 북부지역에 제일 처음 설립된 교회는 딴쉐이가 아니고, 그 건너편의 우구(五股)에 세워졌다. 1872년 어느 주일날 우구에 살고 있는 과부 천다싸오(陳塔嫂)가 예배에 참석하여, 맥카이 목사의 설교를 듣고 매우 감동하여 돌아갔다. 그 다음 주, 그는 몇 명의 부녀자들을 인솔하여 예배에 참석하였다. 그 후부터 매주 배를 타고 예배에 참석하는 인원수가 더 증가했다. 또 모두 매우 열심이어서 맥카이는 이들의 요청에 따라 우구(五股)를 방문하였다. 그들은 맥카이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고, 촌장에게까지 소개해 주었다. 맥카이는 촌장에게 십계명을 선물했다. 촌장은 그것을 벽에 붙이고, 앞으로 십계명대로 생활하겠다고 선포하였다. 맥카이는 이 촌에서 몇 개월 동안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였는데, 촌장은 크게 감동하여 자기 집을 헌사하고 교회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교회가 세워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긴장하여 군대를 파견하여 위협했다. 또 교회를 짓지 못하도록 영국영사에게 항의도 했지만, 교회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건립되어 1873년 3월 2일 첫 예배를 드렸다. 이 역사적인 첫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람들이 서서 예배를 드려야 할 정도였다. 이 교회는 대만 북부 장로교에서 처음으로 지은 교회가 되었다. 맥카이는 옌칭화를 이 교회의 전도사로 임명하고 신도들을 돌보도록 하였다. 이 교회에서 배출된 대만 첫 여성신도 천다싸오 자매는 매우 중요한 동역자의 역할을 감당하였다. 

맥카이는 복음의 영역을 계속 확장하여 대만 북부의 각 지역에 속속 교회를 개척하고 복음 사역에 박차를 가하였다. 1880년 맥카이는 처음으로 귀국하였는데, 이때까지 북부지역에 20개의 교회를 개척하고 10명의 전도사를 파견하여 각 교회를 담당하도록 배정하였다. 신도들도 꽤 증가하여 장년만 300명이 되었다. 이는 선교 역사상 매우 보기 드문 성과로 맥카이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불타는 사명감이 이루어 놓은 아름다운 선교의 열매라고 볼 수 있겠다.

대만의 사위가 된 맥카이
1878년 여름 캐나다장로교 해외선교부는 맥카이 목사가 5월에 대만 자매하고 결혼했다는 보고서를 받고 매우 놀랐다. 그와 같은 예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리라. 맥카이는 그해 5월 27일 영국영사관에서 장총밍(張聰明)자매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바로 천다싸오의 손녀딸로 어려서 양녀로 갔다가 다시 대만으로 왔다. 그가 18세 때 천다싸오는 맥카이에게 결혼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맥카이는 한동안 결정을 못하다가 후에 결혼하기로 결정하였다. 맥카이가 현지 아가씨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부교회 신도들이 모두 기뻐하며 즐거워했다. 

맥카이 부부의 신혼여행은 매우 특이했다. 그들의 신혼여행은 북부지역의 모든 교회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당시 교통이 불편하여 맥카이는 도보나 말을 타고, 신부는 가마를 타고 여행을 떠났는데, 마침 대만의 장마철이라 억수같은 비를 몇 번이나 맞아야 했다. 심지어는 시냇물을 건너다 불어난 물로 인하여 익사할 뻔하였다. 그러나 이 젊은 신혼부부는 용감히 어려운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신혼여행까지도 선교를 잊지 못하니 맥카이 목사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이 얼마나 강하게 불타고 있었는지 능히 짐작이 간다. 

맥카이는 후에 1남 2녀를 두었는데, 장녀 마리엔(瑪蓮)과 차녀 이리(以利)는 맥카이의 현지 제자 천칭이(陳淸義)와 커웨이스(柯維思)와 결혼하였다. 그리고 막내이며 독자인 아들 지에뤠이리엔(偕叡廉)은 아버지의 유업을 받아서 선교사로 대만에서 계속 교육에 종사하다가 1963년에 세상을 떠났다. 맥카이 자신은 물론 두 딸까지도 대만 현지인과 결혼하고 ,아들까지 계속 대만에 머물며 선교사로 활동한 것은, 그와 그의 전 가족이 대만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좋은 본이 되었다. 이들의 섬김과 사랑은 복음이 대만에 심겨지고 토착화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금의환향
캐나다장로교 해외선교본부에서 맥카이 목사에게 잠시 귀국하여 안식년을 보내며 대만선교 경험을 각 교회에 보고하도록 권고하였다. 맥카이는 대만교회의 업무를 각 교회 전도사들에게 일임하고, 1881년 11월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돌아가 잠시 안식년을 보냈다.

최초로 해외로 파견한 선교사가 현지에서 결혼한 부인과 함께 귀국한다는 소식은 캐나다교회 성도들에게 더없이 큰 기쁜 소식이었다. 맥카이 부부는 가는 곳마다 큰 환영을 받으며 지난 9년 동안 대만에서 체험했던 선교경험을 교회에 보고하며 성도들이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더 갖게 하였다. 그가 온타리오성의 한 교회에서 선교보고를 할 때 어느 고등학생이 크게 감동하여 마치 맥카이가 10세 선교사로 헌신했던 것처럼 장래 외국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그가 바로 후에 대만에 와서 맥카이의 선교사역을 이어받은 가울드 목사(Rev. William Gauld, 吳威廉, 1861-1923)이였다. 

맥카이의 의료선교
의료활동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선교사역에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맥카이 목사는 의사는 아니었지만, 선교를 위해 약 2년간 의학을 공부하여 기초적인 의학지식을 훈련받았다. 이러한 의학지식은 맥카이의 대만선교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맥카이는 제자들을 데리고 계속해서 순회전도여행을 다니면서 넓은 공간이나 사당 앞의 계단에서 찬양을 하고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 당시만 해도 대만은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다. 특히 이가 아픈 사람들이 많았는데 맥카이는 이들의 이를 뽑아주고 치료를 하였다. 치과 치료가 끝나면 설교를 하고 전도 집회를 마쳤다. 맥카이는 가는 곳마다 발치(拔齒)도구인 펜치를 꼭 챙겨갔다. 그의 발치 기술은 매우 월등하여 1시간 안에 백 여 개의 이를 뽑았다고 그가 쓴 일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그의 초기 의료선교가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20여 년 동안의 선교를 하며 약 2만 1천개 이상의 이를 뽑았다고 한다. 맥카이는 이를 발치하면 뽑은 이는 반드시 환자들에게 돌려주었는데, 자칫 잘못하면 이를 뽑아 약을 제조 한다는 등의 거짓 소문이 나서 선교사역에 역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도 당시 대만에는 말라리아(Malaria)가 매우 유행하였다. 맥카이는 레몬과 퀘닝(奎寧)을 배합하여 바이야오쉐이(白藥水)를 제조하여 많은 말라리아 환자들을 치료했다. 딴쉐이는 물론 먼 다른 지역에서도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약을 받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 물론 환자들이 교회 문을 두드리면 먼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 다음에 약을 무료로 제공해 주었는데, 이럴 때는 환자들이 특별히 친절하고 겸손하였다고 한다.

1880년 맥카이 부부가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가는 도중에 미국의 어느 한 여성신도가 맥카이의 선교보고를 듣고 크게 감동하여 3,000달러를 헌금하였다. 맥카이는 이 헌금으로 교회 옆에 병원을 세우고 이름을 “맥카이 기념병원(Mackay Mission Hospital)”이라 명명하였다. 헌금한 여성신도의 남편 맥카이가 선장으로 종사하다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를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 명명하였다. 이 병원은 1901년 맥카이 목사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북부지역의 선교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정부 관리까지 이 병원 경비에 써달라고 백 냥을 헌금할 정도였다. 1912년 이 병원은 타이베이로 옮겨서 “맥카이 기념병원”으로 명명하여 맥카이 목사의 선교정신을 기념하며 현재까지 많은 환자들을 돌볼 뿐 아니라 대만 의료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표1> 맥카이 기념병원의 치료환자 상황


맥카이 목사는 의료 활동을 십분 활용하여 좋은 성과를 보았다. 맥카이 목사를 배척하고 온갖 행패를 부리던 대만 사람들이 맥카이의 치료를 받아 병이 치료되면서, 오히려 맥카이를 존경하고, 심지어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초기 북부지역의 각 교회는 집회 뿐 아니라 질병을 치료해주는 간이병원 역할을 하였다. 특히 북부지역의 중심이 되는 멍지아(??)에서 맥카이는 주민들의 강렬한 배척을 받아야 했고, 더욱이 지방 관리조차 이곳을 떠나라는 명령을 했지만, 맥카이는 “펜치와 성경”을 들고 이를 뽑아 주고 복음을 전하겠다는 선교의 신념을 굽히지 않아 끝내는 이곳에 교회를 세우고 그를 반대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 교회에 모여 예배에 참석하였다. 그들은 전에 맥카이를 판자이(番仔)라고 부르면서 업신여겼지만, 이제는 지에무스(偕牧師: 지에목사님)라고 하며 존경한다.

맥카이의 교육선교
1880년 맥카이 목사가 가진 안식년의 시기를 통해 의료 선교 뿐 아니라 교육선교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지고 왔다. 그가 캐나다로 돌아갔을 때 고향 사람들은 그의 선교보고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그의 학교건립계획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전개하였다. 맥카이는 대만에 돌아와 모아진 기금으로 딴쉐이에 현대식 학교를 건립하였다. 1882년 7월 21일, 영국영사 등 많은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준공식을 거행하고, 그의 고향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학교이름을 “옥스퍼드 학당(Oxford College, 牛津學堂)”이라 명명하였다. 이 학교는 대만에서 가장 처음 지어진 현대식 학교로 대만 현대식 교육의 영도적 역할을 하였다. 이 학교에서는 대만 젊은이들에게 신학과 성경 이외에도 역사, 윤리, 천문, 지리, 지질, 식물, 동물 등 사회과학, 자연과학, 의학 등 다양한 교과목들을 가르쳤다. 후에 이 학교는 1914년 지금의 타이베이 양명산으로 옮겨 대만 신학원(台灣神學院)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목회자들을 양성하여 북부장로교회의 요람이 되었다. 그리고 옥스퍼드 원래의 자리에는 같은 해 맥카이의 아들 지에뤠이리엔(偕叡廉)이 담강중학(淡江中學)을 세워 계속 교육선교에 종사하였다. 1964년에 다시 담수공상전문학교(淡水工商專科學校)로 승격되었고, 최근에는 진리대학(眞理大學)으로 발전하였다. 

맥카이는 부녀자 교육도 중시해서 캐나다 선교본부에 제의하여 3,000달러를 지원받았다. 그는 1884년 1월 19일 옥스퍼드 학교 동쪽에 여학당(女學堂)을 세워 부녀들을 위한 현대식 교육을 시작헸다. 제 1회 학생들이 34명이나 되었으니 당시 부녀교육의 필요가 상당히 높았던 것 같다. 남녀학생들 모두 학비가 면제되고, 기숙사나 의류, 심지어는 교통비까지 모두 학교에서 제공하여 젊은이들이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배려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만 동부에 거주하는 가난한 원주민 거마란핑푸주(?瑪蘭平?族)의 자녀들이었다. 중국인 한족(漢族)들의 자녀들은 매우 적었다. 이 학교는 후에 담수여자고등학교(淡水女子高等學校)로 발전하여 대만의 부녀교육에 영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寧願燒盡, 不願朽壞
맥카이 목사는 1900년 마지막으로 대만 동부 란양평원(蘭陽平原)을 순회하고 돌아와 후두암에 걸린 것을 발견하였다. 1년 동안 투병 끝에 1901년 6월 2일 세상을 떠났다. 58세의 나이로 그의 좌우명대로 대만 북부에서 29년 동안 불타는 선교활동을 하면서 60여 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현대식 병원과 학교를 세우며 선교는 물론 대만 북부 사회발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워 전방위적인 선교업적을 이룩하였다. 그는 떠났지만 뜨거운 선교열정을 지금도 대만교회와 신도들의 마음속에 계속해서 불타고 있다.

그의 선교업적은 캐나다 뿐 아니라 영국에까지 알려져 1880년, 영국 황후학원(皇后學院)에서 그에게 명예신학박사(Honorary Doctor of Divinity)를 수여하여 그의 놀라운 선교업적을 기념하였다. 그리고 서방의 많은 역사가들은 “차라리 불에 타 없어질망정 썩어지지 않겠다. (寧願燒盡, 不願朽壞, Rather burn out than rust out)”라는 그의 좌우명처럼 그가 대만 선교에 바친 불타는 선교정신을 기념하고 있다. 맥카이 목사는 대만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110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날도 많은 아름다운 열매들로 맺혀지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며 희망을 주고 있다. 그의 불타는 선교정신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 깊은 존경과 찬사를 드리는 바이다.




강인규 | 대만 중원대학교 응용중문어학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