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 대하여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씀은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계시이며,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다. 진리는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에 기반을 두며 정의된다. 인간의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하지 않으며 인간의 이성이나 감정에 근거하거나 의존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진리는 인간들이 믿지 않는다하더라도 진리이며, 이 진리는 하나님이 존재하기에 진리이며, 실체와 부합되기 때문에 진리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리이다. 

오늘날, 많은 종교와 사상, 신학들은 각각의 소견에 옳은 대로 진리를 정의하거나 부정한다. 신학에 매우 자유(自由)한 이들은 기독교가 진리인 이유는 바로 내가 믿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원주의 입장에 있는 이들은 절대 진리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기독교의 진리만이 참 진리라고 말하는 것은 편협 되며 옳지 않다고 말한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불교 신자를 향하여는 불교가 진리, 힌두교 신자들을 향하여는 힌두교가 진리라고 말한다. 이들은 하나님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것 또한 진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세속주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계시도 없고 진리도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신학과 사상이 득세하고 난무하는 시대에,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 그에 기초한 기독교의 진리만이 “참 진리(true truth)”인 것을 외치며 변증해야 하는 것은 증인된 우리의 사명이다. 일반적으로 변증을 말하는 두 단어가 있는데, 하나는 ‘아폴로기아(aplogia)’이며 다른 하나는 ‘엘렝틱스(elenctics)’이다. 전자는 방어의 뜻으로 사용되는 말로서 진리의 입증을 위한 설득력 있는 주장이나 비방을 반박하기 위해 사용된 반면에 후자는 “타종교인에 대한 전도는 기독교가 절대 진리임을 말함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변증”을 의미하는 말로써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엘렝틱스는 아폴로기아보다는 비기독교에 대항하여 기독교 진리를 변증하고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비기독교의 위험한 세력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에 더 많은 강조점을 두고 있는 말이다.
이 글에서는 선교신학자인 피터 바이어 하우스1) 저서인 “현대선교와 변증”의 일부를 발췌 정리해 봄으로,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들이 보편화되어 가는 이 세대에서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가 갖는 참된 진리의 편에서 변증을 시도해보자 한다. 

성경의 기초에서 출발하는 변증
기독교의 변증은 구약과 신약의 성경적인 기초 위에서 출발한다. 교회사로 보면, 2-3세기에는 복음의 우월성을, 4-5세기에는 헬라와 로마의 문화전통에 맞서 변증해야 했다. 중세에는 이슬람과의 관계에서, 종교개혁자들은 가톨릭과의 상호고백적인 논쟁에 초점을 두면서 복음을 수호하였다. 서양에서는 르네상스와 인본주의, 동양에서는 이슬람과 힌두교의 힘이 커져갔다. 인간의 이성에 우월성을 부여한 현대주의, 모든 종교의 주장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하는 후기 현대주의, 이것이 더욱 확대된 종교다원주의와 일반적인 상대주의적 사상들이 거침없이 도전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는 더욱 변증론이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의 계획에 담겨있는 객관적인 진리를 흔들리지 않게 고수(固守)해야만 한다. 기독교의 복음진리는 성령의 확증과 함께 나타날 것이며, 기독교인들이 고난과 죽음을 무릅쓰고 증거할 때 밝히 드러날 것이다. 오늘날 복음주의 운동은 변증에 대한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에 대하여서는 샤머니즘적 영향과 혼합주의적 운동, 기복신앙 그리고 일본이 심어 놓은 신도(神道)와 불교적 영향에 대하여 경고한다. 또한 공산주의의 위협과 에큐메니즘의 영향과 역사-비평적이고 정치적인 현대주의 서양신학이 보급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왜곡된 세상을 향해 우리는 믿음을 지켜 나가야 할 뿐 아니라 주님을 증거하는 증인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역사비평 신학의 합리주의적 토대를 넘어서
현대주의 신학의 선봉에 서 있는 학자들은 성경에 대한 문학비평, 역사비평 그리고 본문비평을 사명으로 여기고 계속하여 수행하였다. 루터와 교황 절대주의자 간의 결정적인 쟁점에서 루터는 성경만이 유일하게 교회 내의 설교와 가르침의 규범적인 기초라고 주장함으로 오늘날 “오직 성경” 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었다. 종교개혁에서 성경만이 유일한 교리의 원천이라고 믿을 뿐만 아니라 성경의 내부적인 증거로,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 

18세기 계몽운동 이후 성경은 문학 작품으로 여겨지게 되었고, 인간의 이성이 최고의 권위를 가졌다고 생각하여 성경의 ‘영감설(靈感說)’을 부인했다. 성경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 지도 인간이 결정하고, 모든 신학은 단지 진리의 상대적 표현일 뿐 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역사비평학적 방법은 역사적 관심과 비평적 관심으로 나누어 성경의 복잡한 기원과 특정 성경 본문의 정통성과 확실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유익하고 정당한 성경연구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전제를 가지고 첫째로 인식론적 논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신학적 방법과 연관되어 있고, 둘째로 어떤 특정한 성경저자나 본문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다른 저자나 전통에 반한 개인의 특성을 아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성경을 토막으로 나누는 과격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황량하고 충격적인 신학에 맞서 우리는 성경을 재발견해야 한다. 구원의 사역을 통해 선택한 백성을 다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성경, 그리고 계시의 말씀, 행동의 표준인 성경을 재발견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이 보여 준 모범이 될 만한 믿음의 반응 혹은 불순종으로 저지른 후회스러운 반응을 증거 하는 기록으로서의 성경을 발견해야 한다. 주님께서 성경을 통해 직접 그분의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을 들려주시기를 간구해야 한다. 성경이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성경해석은 성령님을 의지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성령의 사역의 열매인 성경해석의 살아 있는 역사를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한다.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를 언어적으로 정의하면 “인간의 마음에 떠오르는 중요한 이미지나 이상에 관한 교리”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은 문제를 안고 있는 정치적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는 시도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철학적 혹은 과학적 성향을 가진 이신론적 혹은 무신론적 인본주의도 이데올로기의 한 종류로 여긴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성경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진리’는 끊임없이 도전과 반박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변질될 수 없는 복음으로 성경적으로 중요한 용어이다. 결국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생명과 깨달음과 자유의 진리를 주신 사실을 받아들이며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진리를 토대로 생겨난 것이 바로 교회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진리의 요새, 기둥 그리고 기초가 되어야 한다. 

인간들의 다양한 종교와 이데올로기는 하나님의 진리의 모조품인 만큼 복음과 유사한 형식적인 공통적 기원을 가지고 있고, 반면에 각각 성격이 다른 것처럼 그들이 제시하는 구원(救援) 도(道)에 대한 특성 또한 서로 각각 다르다. 이데올로기는 세속적인 구원의 길이며, 희망이라는 목표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있는 유사종교이며, 악마적 근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사단의 비호아래 있는 것이 분명하여 복음의 진리가 선포되면 적대감을 나타나게 된다. 사고(思考)의 세계에 일어나는 진전을 보면 “하나의 세계” 라는 유토피아 속에 내재해 있는 종교와 이데올로기의 수렴현상(收斂現狀)이다. 이런 현상들을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평가한다면 그것은 적 그리스도적 계략이다. 

교회가 맞고 있는 위험은 비단 공개적인 박해만이 아니다. 안으로 부터 당하는 이데올로기적 정복도 강력한 위험이다. 교회 안에는 이데올로기가 갖는 ‘감염’ 의 현상이 존재한다. 이 바이러스는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교회나 기독교인 가정에 침투하고 교회의 찬양에 최신 유행 풍조를 따르도록 작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신학을 대신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적 그리스도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독교의 대응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보혜사 곧 진리의 영을 보내주심으로 진리를 증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주님의 말씀 안에 거하고, 하나님의 진리를 알고, 진리를 앎으로 자유하게 되는 것이다. 

종교적 다원주의와 혼합주의
다원주의와 혼합주의에 대항하는 싸움은 구약시대, 신약시대에도 있었지만 현대에 출현한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는 더욱 강하고 폭넓게 기독교의 진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를테면, 종교의 다원론적 신학과 평화를 위한 다원주의적 기도2)2) 1987년 10월 26일 교황 바오로 2세가 기독교와 다른 종교지도자들을 함께 초청하여 한 장소에서 모여 기도한 모임이다. 타종교 간의 대화 프로그램들, 그리고 “뉴에이지적 영적 경험”이 그런 것들로서 하나의 세계 종교를 향한 욕구의 증가를 충족하기에 좋은 것들처럼 보인다.

성경은 예수를 “주(主)시며 그리스도이시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선포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의 고유성, 사역의 고유성과 성도와의 교제의 고유성을 가지신 분으로 선언한다. 종교다원주의의 영이 퍼져나가는 현상 앞에서 우리는 후퇴하지 말고, 말세의 징조를 발견하고 대적해야 한다. 모든 종교가 정당하다고 하며, 서로 관용되어야 한다는 사상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분명한 고백이 있어야 한다. 혼합주의가 기독교 안에 퍼진다 하여도 우리는 성경적 영감 위에 굳건히 서서 견디고, 유일한 소망, 만유의 주시며 유일하신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든 사람들에게 증거하기를 바란다.

다시 진리 앞에
기독교는 절대 진리의 종교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시인 진리에 근거하여 사는 사람들이다. 이 진리는 상황과 시대와 사람들의 개인적 입장을 고려하여 변형되거나 수정되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진리는 불교권이나 힌두권, 이슬람권이나 공산권에서도 그 자체로 진리이다. 이 진리는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는다. 시대의 사조나 경향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함께 밀려가거나 살며시 굽혀주지 않는다. 진리는 그 어떤 것에도 지배받지 않고 의존적이지 않다. 진리는 그 자체로 진리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결정 앞에서 “재미있는가?”, “효율적인가?”, “인간적인가?”, “돈이 되는가?”, “편리한가?” 라는 질문 대신에 먼저 “이것은 옳은가?”,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선한가?”, “그것은 복음적인가?”, “그것은 진리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진리 앞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의 말씀을 근거로 내주하신 성령에 이끌려서 진리를 사수하며 십자가를 향하여 날마다 걸어가야 할 것이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망령되고 헛된 말을 버리라 그들은 경건하지 아니함에 점점 나아가니 그들의 말은 악성 종양이 퍼져나감과 같은데 그 중에 후메내오와 빌레도가 있다. 진리에 관하여는 그들이 그릇되었도다. 부활이 이미 지나갔다 함으로 어떤 사람들의 믿음을 무너뜨렸느니라(딤후 2:15-18)”

<미주>
1) 피터 바이어 하우스는 전 튜빙겐 대학 선교학 교수로서 독일의 복음주의 선교신학자이며, 1970년에 발표된 ‘프랑크프르트 선언문’ 작성에 참여하였으며, 저서로서 <그가 보내신 말씀>,  <현대 선교와 변증>, <성경적 선교신학> 등 많은 저서들이 있다.


김 아모스 | 빌리온 선교회 한국 본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