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2세대 선교사가 많지는 않다. 필자는 부모님께서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으셨기에 선교지에서 살아왔다. 지금 나는 부모님께서 살아내셨고, 내가 걸어가야 할 선교사의 길에 지불할 대가를 헤아려보고 있다. 우리는 종종 고난에 부딪히면서 그 고통을 통해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우리의 삶이 복되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부모님이 발견하셨듯이 나 또한 하나님께 드리는 삶이 진정한 특권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하나님께 드려진 삶은 기쁨과 축복으로 가득 찬 삶이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기에 그 삶을 넉넉히 살 수 있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 과거의 경험들을 그분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심을 보아왔다. 이 여정동안에, 오늘의 내가 선교사가 되도록 나를 일깨워 주는 큰 기쁨과 도전이 있었다.

MK는 선교사들이다
MK로 자라면서 선교지에 있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홈스쿨링을 할 것인가는 큰 도전이었다.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느라, 동년배들의 학업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나의 쌍둥이 형제와 나는 또래보다 한 학년 아래에 배치되었다. 70년대에, 부모님께서는 우리를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현지 초등학교에 등록시키기로 결정하셨다. 학교의 규칙은 엄격했고 잘못을 했을 때 징계조치도 가혹하기만 했다. 선생님께서는 시험지 답이 틀릴 때마다 매로 우리를 때리셨다. 하루 종일 우리 손은 퉁퉁 부어있었다.

MK들은 저마다 다양한 문화적 충돌을 경험한다. 무언가가 그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고통은 해결되지 않은 채 그들 속에 숨겨져 있다. 다른 이들이 삶을 살아갈 동안에 그들은 별도의 치료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어떤 MK들은, 상담을 통해 그 상처를 회복시켜 가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 어떤 MK들은 다른 MK들과 함께 동일한 경험을 나누기도 하는데 이 역시 치료를 위해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기억하는 긍정적인 경험의 하나다.

성격형성 발달 시기에 내 중국어의 토대가 세워졌다. 이제 성인이 된 나는,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덕을 세울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중국어를 구사하는 환경에 몰입할 수 있게 신중하게 선택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현재 필자는 세 자녀를 둔 선교사로, 부모님의 모범을 따라 아이들을 베이징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내 자녀들도 역시 어려운 날들을 함께 지내왔다. 어떤 중국인 선생님들은 왜 우리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보다 부진하거나 동일하게 따라가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때때로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벌주고 때리고 꾸짖고 난처하게 만들었다.

내 자녀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바로 나도 경험했던 것이기에, 나처럼 나의 자녀들도 이 어려운 시간들을 잘 극복함으로 인해 감사하게 되기를 바란다. 나는 나쁜 기억들도 있는 반면, 셀 수 없이 많은 좋은 기억들도 있다. 이 모든 기억들이 합해져 우리 삶에 사람의 목적을 능가하는 위대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이들이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달에, 7학년인 내 아들 Jeremy(卢戴安)가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중국에서 경험했던 주일학교에 대해 몇 가지 나눠줄 것을 부탁받았다. 아들은 하나님께서 그의 어려운 시간동안에 어떻게 함께 하셨는지 나눴고, 왜 우리가 중국에서 살아야했는지에 대해서도 나눴다. Jeremy 또한 선교사라고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그 아이는 자신을 오해했던 선생님들을 용서하고 그 기회들을 복음을 전할 열린 문으로 받아들였다.

천국 시민
사는 곳이 바뀔 때마다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하는 것은 MK에게 늘 새로운 모험이며 과제이다. 4년마다 한 번, 1년 동안 안식년 차 미국으로 돌아갔다. 학업에 있어서 나는 늘 학교와 거리를 두었고 특히 영어와는 더 거리를 두었다. 사회적으로는, 유행하는 문화(최근 개봉영화, 유행음악, 유행하는 옷, 유명한 연예인 등)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우리는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교회의 청소년부 모임조차 우리에게는 피난처가 되지 못했다. 우리가 그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리는 대만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랐다.

흥미롭게도, 6학년인 내 딸 Mika(卢美敬)가 선교지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말을 했다. Mika는 거의 중국에서 살았지만, 외국인으로 소외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Mika의 선생님은 너무나 엄격했고, 다른 아이들이 딸아이와 친구가 되지 못하도록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Mika는 너무나 외로웠고 학교에서 존재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일곱 살인 막내아들 Benjamin(卢风麟)은 중국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아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중국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중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유치원 친구들과 중국 요리이다.

제3 문화인으로 살아가고, 두 개의 다른 문화를 뿌리로 자라나면서 나는 우리집이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는 것을 늘 기억하며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교육한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시기도 분명히 있다. 나는 진정한 시민권은 하늘에 있고 그 하늘에 주님과 함께 살 영원한 집이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하나님의 은혜 - 선교로 부르심
세월이 흐르면서 나의 MK 친구들이 성장하여 지금 주님께 헌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어떤 이들은 괴로워하다가 결국 믿음을 저버린 이들도 있다. 또 많은 이들은 하나님에 대해 관심 없는 미지근한 신자가 돼버렸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MK 시절을 잘 보내고 선교지에서 주님을 섬기게 되었을까?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다.

어렸을 때 나는 선교지에서 자라면 불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만에서 돌과 고무줄을 장난감 삼아 놀고 자라면서, 미국에 있는 사촌들은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비싼 차를 몰았고 그들 집의 뒷마당에는 수영장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삼촌께서는 교회에서 새벽예배 때마다 기도하는 경건한 장로이셨다는 것이다. 나는 조금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내 어린 시절, 나는 두 세계의 가장 좋은 것을 경험하고 싶었다. 나는 죽으면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구원 받아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부자가 돼서 이 땅에서의 삶을 즐기고 싶었다. 선교사로서의 삶은 부모님 대(代)에서 끝이고 나는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이 없다고 일찍 결론지었다. 내가 쓴 가장 멋진 시나리오는 부유한 크리스천 사업가가 되는 것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 세상을 즐기며 살다가 천국에 가서도 선교를 위해 물질적 후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휘튼대학 3학년 때, 나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고, 그분은 내 마음을 만지셨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전기를 읽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너무나도 놀랍게 사용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삶을 복음을 위해 사용하셨다. 그분은 허드슨 테일러와 짐 엘리엇과 같이 자신의 생명을 드린 위대한 인물들을 사용하셨다.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짐 엘리엇)

하나님께서 그렇게 내 마음을 움켜잡으셨기에 내 삶을 드려 그분을 섬기기로 작정했다. 내 안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위대한 일들을 하고자 하는 갈망을 발견했다. 나는 이 목적을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것은 바로 부유해지겠다는 꿈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후에 나는 부모님께서 걸어가셨던 발자취를 따르는 일, 선교에 내 자신을 전적으로 위탁했다.

감사
그분께 헌신하여 선교지에 온지 14년이 흘렀다. 고든콘웰신학교에서 신학을 하면서, 뉴욕 퀸즈 출신인 재미교포 Jacqueline(洪善珠)과 결혼했다. 가정을 이루어 보스턴 지역에서 목회를 했다. 미국에 머물고 싶은 유혹이 컸지만 우리 가족의 중국선교로의 부르심은 분명했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잃어버린 중국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를 중국으로 데려오셨다.

선교사자녀로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성장한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도전과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힘겨운 시간에서 나를 건져내셨기에 나는 이제 나의 삶을 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선교지에서 충성스럽게 온 평생을 섬기시고, 내가 MK로서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던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자녀들도 언젠가 3세대 선교사가 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데이비드 로(卢敬雄) 약전(略傳)
데이비드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하여, 싱가포르와 대만에서 OMF MK들과 성장함. 휘튼대학 졸업 후 고든콘웰신학교에서 M.Div.를, 북경대학교에서 MBA를 마침. 중국으로 가기 전 보스턴에서 목회함. 그와 부인 Jacqueline 사이에 자녀 Jeremy, Mika and Benjamin이 있고 중국에서 10년 동안 하나님을 섬기고 있음. 북경에서 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청화대나 북경대의 젊은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음. 2010년 그의 가족은 보스턴으로 이사함. 데이비드는 가정교회 운동에 초점을 맞춘 선교학을 강의하며, 로잔대회 국제동아시아 부회장으로 섬기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