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버지의 교육열
“MK(Missionary Kids)”라는 용어를 모른 채 자란 5060세대 MK로서 부모님을 이어 2세대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이며 큰 축복인지! 이런 감사와 감격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56년 겨우 5살이었던 나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마냥 신나서 커다란 화물선에 올랐다. 우리 가족은 대만으로 향했다. 나는 후에 알게 되었다. 바로 그때부터 하나님이 아직은 먼 미래를 은밀히 예비하기 시작하셨음을, 나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중국선교의 계획이 있으시다는 것을. 한국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대만에 정착한 뒤 단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초·중·고 12년간 학교생활을 하는 중에 선생님과 학생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자랐다. 가끔 창문을 통하여 나를 “구경”하러 온 친구들을 보며, 내가 왜 구경거리가 되어야 하는지 의아했고 궁금하기조차 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부모님은 나를 가장 우수한 사대부속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고 하루 한 끼를 굶어가며 “고액”의 학비(그때 우리 가족의 생활비는 월 usd 400$였다)를 지불하셨다.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나를 꾸짖기도 하시고 회초리로 때리기도 하시며 공부에 대한 기대를 거셨다. 부모님의 이러한 엄격한 교육방식 덕분에 나는 좋은 중국어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 특혜 없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입시를 치루고 중·고등학교 연합고시에 합격해 가장 우수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부모님께서 나를 위한 희생하시고 탁월한 부모의 역할을 감당해 주셨음에 감사할 뿐이다.

그뿐 아니다. 나는 부모님의 반 강요에 못 이겨 원하지 않는 대만대학교 중문학과 학위과정을 다 마쳤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하나님은 깊은 생각과 세밀한 계획을 가지고 부모님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이끌어 가고 계셨던 것이다. 졸업 뒤 고신대학교(부산)에서 중국어 강사로 일해 달라고 나를 초청했다. 그때 비로소 나는 몇몇 신학생들을 통해 처음으로 중국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그저 대만에서 직장을 다니며 평범한 삶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그때부터 “나는 과연 누구냐?”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불행한 것은 나는 한국 사람이었지만 중국인들 속에서 자라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본 적이 전혀 없었고, 한국에 관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허탈해 졌다. 아니, 어쩌면 대만 보다 훨씬 뒤져 있었던 한국이 싫어서 마음에 두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해야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인의 피
대학에 입학할 때 부모님은 줄곧 신학교 교장으로 섬기셨고, 일곱 처소의 교회를 개척하셨기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 무남독녀로 자랐고 주위에는 한국 사람이라고는 그림자조차 없었고, 누군가에게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말 할 필요가 없었기에, 내게 이 문제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이란 나라를 그냥 교과서에 소개된 내용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나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는 나라로 여겼다.

하지만 나는 인생의 기로에 서서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대만 사람”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한국 사람”으로 돌아 갈 것인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 바로 그때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아버지 아닌 한국 남자를 처음 만남 셈이었다. 나는 그때야 비로소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그분의 좋은 인상과 근실한 남성의 이미지에 끌렸지만 나는 그것보다 표현 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나를 잡아당기고 있음을 느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이 곧 내 속에 흐르는 “피”였다. 내가 아무리 부인하고 회피하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은 내 몸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이었다.

결혼을 통해 선교에 입문하다
남편은 그때 전도사였고 20대부터 중국선교에 비전을 품고 기도로 준비해온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결혼을 결정하기까지 나는 무척 힘든 과정을 거쳤다. 두려움이 앞섰다. 한국말은 물론 한글도 배우지 못한데다가 한국 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한국에서 사는 것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시댁식구랑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도무지 결단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 도망가고 싶을 그 무렵 나는 의지 할 곳을 찾다가 처음으로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났다.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내가 왜 너를 대만으로 보냈을까? 많은 사람 가운데 왜 하필이면 너이겠느냐? 내가 아무 계획도 없이 너를 대만에 보냈을 것 같으냐?”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중국어 재능을 필요한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중국선교사로 헌신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 확신이 들면서 “소명” 하나 때문에 과감히 결정을 내렸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나는 결혼하고 나서야 비로소 선교가 무엇인지 천천히 알아가게 되었다.

결혼 뒤 나는 하나님이 나를 바로 중국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보내실 줄 알았다. 하지만 한국에 12년을 잡아 두시고 완전 한국 사람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하셨다. 나는 마음이 조급했다. 한국의 삶이 너무 생소하고 싫었다. 하루속히 중국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내가 한국으로부터 멀리 달아나고 싶어 할수록 하나님은 나를 더욱 꽉 붙잡으셨다. 하나님의 “훈련학교” 과정 가운데, 나는 남편의 목회를 돕기도 하고 선교가 무엇인지 배우기도 했다. 특히 인격과 신앙에 포커스를 맞추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함”이 무엇인지, “불과 같이 타오르는 신앙”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하셨다. 이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고 더욱이 대만 생활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오직 한국교회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었다. 나에게 왜 이러한 과정이 필요했는지 중국에 와서야 크게 깨달아 알게 되었다.

12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이러한 훈련들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외국어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좋은 기회에 나는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또 그들에게 나는 한국어를 배웠다. 오랜 시간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에게 중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는지 깨달았다. 이 또한 하나님이 장래를 위해 내게 허락하신 기회였다.

중국선교 -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1990년대 초, 중국교회는 문호를 개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여서 큰 혼란에 빠져 있었다. 많은 성도들이 목자가 없는 어린 양들처럼 방황하며 영의 양식을 찾아 유리하고 있었다. 우리는 짐을 풀자마자 사역을 시작했다. 하나님은 한국에서 배웠던 모든 과목을 선하신 도구로 사용하셨다. 언어의 장벽이 없었기 때문에 다닐 때 방해받지 않았고 혼신의 열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마치 굶주렸던 아이들처럼 입을 크게 벌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먹고 또 먹었다. 우리보다 중국에 먼저 들어온 몇몇의 가정이 있었지만 언어공부에 집중하느라 사역이 힘든 상황이었다. 대부분 조선족의 통역을 통하여 말씀을 전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나는 한국인으로서 중국선교사의 사명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B시에서 10년! 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너무 행복했다. 대만과 완전 다른 나라이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내 고향 같은 푸근한 나라이다. 그토록 어려움을 주었던 한국식 인간관계의 벽은 그곳에는 없었다. 중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가 되었고 중국 사람을 마음대로 요리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 누구보다 중국인의 아픔을 잘 헤아리는 친구로 자칭하며 살았다. 중국의 13억의 영혼을 가슴에 품고 죽을 때 까지 누구보다도 그들을 사랑하며 살겠다고 자신하고 살았다.

B시에서 약 10년쯤 되는 해, 나의 생애에 가장 생각할 수도 없는 큰 어려움을 만나게 되었다. 하나님은 자기의 영광을 가로채는 자 마음이 교만한 자를 얼마나 싫어하시는지 확실히 보여주셨다. 작은 경고가 여러 번 있었는데 애써 모른 척했고, 여전히 “율법주의자”의 잣대로 ‘스스로 괜찮아’라고 하며, “나의 의”를 “하나님의 의”로 착각했던 것이다. 내가 가진 중국어 실력, 내게 있는 지혜, 중국을 사랑하는 나만의 마음 등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뒤로 재껴 놓고 결국은 내가 좋은 대로 사역을 했던 것이다. 중국 사역은 생각한 대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천하무적(天下無敵)”이고 “안중무인(眼中無人)”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인이신 하나님의 보좌에 내가 앉아 있었고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참다 참다 참으실 수 없으셨던 하나님은 드디어 “회초리”를 드셨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집어 넣으셨다.

다시 겸손함으로
나는 그때서야 크게 깨달았다. “나의 나 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나를 대만에 보내신 것도, MK로 자라게 하신 것도, 한국선교사로 부르신 것도, 중국으로 보내신 것도…….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내가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치밀하게 세웠던 계획과는 너무나도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은 시종일관 당신의 미쁘신 뜻에 따라 인도해 오셨다. 지금까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내 위에 임한 것이었다.

나를 위해 예비하신 하나님의 “겸손” 수업이 시작됐다. 특히 중국어를 못하는 선교사를 정죄하고, 그들을 향해 짜증내고, 인상 쓰고, 무시하고, 비난했던 모든 죄를 고백하고 또 고백했다. 특히 남편에게 많이 미안했다. 내 앞에서 중국어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미안했다. 또한 다른 선교사들의 사역을 내가 가진 잣대로 함부로 평가하고 마음에 안 차면 무시하고 등을 돌리는 교만함 때문에, 많은 선교사들이 상처를 받았을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눈물을 흘리면 회개했다. 눈물을 닦아 주신 하나님은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부어주셨다. “가라” 하신 말씀에 순종하여 중국의 선교지로 왔지만 좌충우돌 중국 문화에도 적응해야 하고, 선교지 언어인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선교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분투하고 있는지, 하나님이 이들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 하나님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셨다. 나는 비로소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대만에 보내신 것, 중국 학교에 다니게 한 것, 중국 문학을 전공하게 한 것, 완전한 중국 사람이 되게 하신 것, 또한 한국에서 사명자인 남편을 만나게 한 것, 12년 훈련의 시간을 보낸 것, 대학에서 강의를 한 것 등등. 이 모든 것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가면서,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었던 것임을 고백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한 획 한 획 써 내려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중국에 계신 선교사님들의 언어와 삶을 돕는 사역이었다. 나는 하나님께 구했다. 다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주장 하시도록 부탁 드렸다.

보여주신 새 그림과 아버지께 배운 선교적 삶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2000년 11월에 새로운 사역지로 옮겨갔다. 그곳에서 컨설팅 회사를 시작하게 하셨다. 선교사들의 삶을 윤택케 하는 일을 하며, 사역에 도움이 되는 언어를 습득 하는 과정을 안내하고, 회사를 설립하는 컨설팅을 하며 정도(正途)를 걷도록 돕는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어느 기관이나 단체에서 중국선교사 언어훈련을 위한 코스나 강의 초청이 있으면, 나는 비록 한국어가 서툴지만 가능하면 거절하지 않는다. 그들과 만남이 너무 소중하고 그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주고 싶어서이다. 한국어로 잘 쓰지는 못하지만 가능하면 원고 청탁도 거절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게 있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기에 그들과 함께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매우 작은 생각이라도 그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그들에게 유익을 주는 것들을 그들이 알기를 원한다. 나는 체면이나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나를 필요를 하는 곳이면 언제든지 달려가기로 결심했다.

나는 이제 너무 행복하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기 때문에 나를 필요 하는 사람을 찾았기 때문에 나는 무지 행복하다. 이 모든 것이 2세대 선교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돌아가신 1세대 나의 아버지께서 병상에 누워서 하신 말씀이다. “나는 너 때문에 많은 위로를 받는다. 너를 중국선교사로 준비시키셨던 하나님이 너무 위대하시다. 나는 아무것도 못 했지만 딸 하나 키워서 하나님께 바쳐 쓰임을 받고 있으니 너무 좋다.” 아버지는 내게 아버지이기 이전에 위대한 선배 선교사이고 선교의 모델이다. 오늘의 내가 성공한 삶을 살았다면 전적으로 아버지의 공로이다.

그분은 정말 잘 사셨다. 나에게 선교를 가르쳐 주셨고 몸소 선교를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아버지는 선교사에게 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삶으로 실천하셨다. 의자에 앉아 계시지 못할 때까지 매일 책상에서 2시간 동안 묵상을 하셨다. 낮 시간에는 혹 하나님이 병을 고쳐 주시면 중국에 가서 강의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로마서를 공부하셨다. 아버지의 삶이 검소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손톱깎이 하나를 20년 동안 사용하셨다. 슬리퍼를 철사 줄로 역어서 오래 오래 신으셨다. 아버지의 투명한 삶은 언제든지 우리 후배 선교사의 모델이다. 아버지는 깊은 영성으로 나의 지적인 부분을 이끌어주셨다. 이 시대에 적합한, 꼭 필요한 일꾼으로 키워주셨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곳에서 참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 

2세대 선교사에게 거는 소망
나는 근래 또 한 가지 큰 축복을 받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교단 선교사를 섬기는 본부장 직책을 받은 남편을 따라 한국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늦었지만 “한국선교지”로 새로 부르심을 받았다. 초임 선교사의 어려움을 조금씩 몸소 체험하고 있다. 나는 알고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은 추수할 밭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남은 생애를 예수님의 재림을 앞당길 수 있는 일꾼으로 쓰임을 받기 위해서이다.

1세대 선교사의 사명은 선교지에서 자녀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깊은 영성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보며 길을 안내해주고 그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다. 사역에 열매가 별로 없어도 괜찮다. 자녀들이 한국어가 좀 서툴러도 괜찮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전인격적으로, 가능한 빨리, 진실 되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도록 선교사부모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을 “정면으로” 확실하게 만나기만 한다면 위대한 일이 일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무서운 파워가 숨어있다. 다문화를 일찍 경험한 그들은 뛰어난 순발력, 탁월한 판단력, 넓은 이해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런 기초 위에 하나님만 만나면 그들은 세상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인재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하면 이 세상에 그 누구보다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될 것이다. 조국도 없고, 고향도 없고, 친척도 없고, 친구도 없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방랑객이 될 것이다. 평생 ID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나의 삶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나를 만나 주신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 만일 그분이 아니었다면, 그분이 나를 찾아 주시지 아니 하셨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더더욱 감사한 것은 우리의 자녀들이다. 딸은 선교사적 삶으로 살기로 결심한 청년을 만나 결혼하고 비즈니스선교사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은 드디어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선교사로 헌신하고 선교 훈련을 받고 있다. 나는 이전 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더 잘 살아야 하고 더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이들이 바로 나의 뒤에서 나의 발자취를 따라오기 때문이다. 나는 확실히 믿는다. 그들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위대한 사명을 완수할 것을 믿는다.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이 “천대까지” 복을 주시기로 약속 하신 하나님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김란 | 레인보우컨설팅 대표, 중국사역언어평가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