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겨울이었다. 나는 출근길에 오토바이에 치여 갈비뼈가 부러지고 발목관절이 탈골됐다. 관절 손상은 치료가 너무 어려웠다. 수술에 석고를 하고 갖은 애를 썼지만 돈만 낭비했을 뿐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마지막 방법으로 관절을 포기하고 재수술을 해서 발과 다리를 이어 붙여야 한다고 했다. 의사의 말을 듣고 완전한 절망가운데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벌은 받지 않을 것이다. 수술이 성공할지라도 나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 수 없었다. 나의 발목관절은 기능을 상실하여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어떻게 산단 말인가? 생각할수록 괴롭고 견디기 힘들었다. 삶의 의욕도 잃고 그저 죽고만 싶었다.

내가 죽고 싶은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다리의 장애도 그렇지만 아이가 1년 6개월 되었을 때 B형 간염을 앓게 되어 오랫동안 약물을 복용하고 주사를 맞고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했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아이의 병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악화되어, 내 사랑하는 아이가 떠나게 될까 봐 매일을 두려움과 걱정으로 보내야 했다. 세 번째는 아이가 3년 6개월이 되었을 때 남편이 혈액 암으로 우리들 곁을 떠났다. 가장의 부재로 아이의 부양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나는 늘 아이의 영양을 생각해서 넉넉지 않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 먹였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간에 좋다는 약과 민간요법을 찾아 사용하며, 식탁에 앉아 불공을 드리고, 아이의 몸에 무당이 준 부적을 지니게도 해 보았다. 힘도 돈도 다 써버렸지만 아이의 병은 좋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병원에 다녔고 여전히 아이의 몸에 좋다는 약은 다 먹였다. 언제쯤 이 고통이 끝날까? 그런데 하필이면 이때 다리를 다쳐서 걸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죽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내가 죽으면 이 모든 고통들이 나를 떠날 테니까.

아들아, 엄마와 함께 죽자!
죽음을 결심하고 나자 최선의 해결책을 찾은 것처럼 즐겁고 홀가분해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일 뿐 이내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이가 아직도 저리 어리고 허약한데 내가 떠나고 나면 어쩌나? 아이가 나 때문에 울까? 얼마나 오랫동안 울까? 어찌하면 아이 마음이 아프지 않을까? 그러자 아주 황당하고 잔인한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와 함께 가자, 아빠도 엄마도 없는 이 고통스런 세상에 아이만 홀로 덩그러니 남겨두지 말고 아이를 데리고 떠나자.’ 그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를 하고 있는데 다가가 물었다. “톤톤(아명), 우리가 재미있게 살고 있는 것 같니?” 아이가 말했다. “아니요, 엄마는 다리가 아프고 나는 병이 있으니까 재미없어요.” 내가 물었다. “그래, 사는 게 이렇게 힘든데 우리 죽어버릴까?” 아이가 물었다. “어떻게 죽어요? 죽는 거 아파요?” “아니, 너랑 나랑 같이 수면제 먹으면 잠들어서 아무것도 몰라. 그러고 나면 지하에 계신 아빠를 만날 수도 있을 거야.” “정말 이예요?” “정말이지.” “거기에 텔레비전도 있어요?” “있지.” “만화도 볼 수 있어요?” “그럼.” 아들은 또 물었다. “언제 죽어요?” 나는 말했다. “금요일."

아무렇지도 않게 수면제 두 병을 사들고 온 나는 편안하게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했다. 드디어 금요일이 되어 아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톤톤, 준비는 다 됐니? 엄마랑 같이 약 먹자.” 그런데 아이가 말했다. “엄마, 저 죽고 싶지 않아요.” “왜?” “만화영화 다보고 죽을래요.” “엄마 먼저 죽으세요. 전 내일 죽을게요.” “내일은 안 돼, 외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이모들이 오실 거야.” “그래도 오늘은 싫어요, 오늘은 만화 볼 거예요.” 내가 어떤 말로 어르고 달래도 아이는 듣지 않았다. 그저 종이에 무엇인가를 적으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래, 엄마 아빠 없이 살아가도록 내버려 둘게. 이후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고생하는 것도 다 네 운명이겠지.’ 나는 더 이상 아이를 재촉하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미친 듯이 아이 옷을 빨고 말리고 정리하고는 1000위안(元)을 꺼내 여동생에게 주며 아이 옷을 사다 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3장의 유서를 썼다. 부모님, 여동생, 아이에게. 아이에게 주는 유서는 아이가 다 자라서 보기를 바랐다. 엄마가 죽으려 한 이유와 엄마의 무력함, 모질게 떠나가는 엄마를 용서하고 미워하지 말고 이해해 달라고 적었다. 모든 일을 끝마치고 수면제를 세어 보니 120알이었다. 이 정도면 적당할 것 같았다. 나는 약을 베게 밑에 넣어두고는 조용히 금요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토록 바라던 금요일이 되었다. 시계가 8시를 가리키자 미리 준비해 놓은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머리를 매만졌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니 마지막으로 가엾은 내 아이를 보고 싶어 거실로 갔다.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텔레비전은 켜진 채였다. 마침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가 방송되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내가 아프고 나서 아이는 변했다. 상냥해졌고 양보도 잘했다. 그래서 이 시간이 되면 어떤 재미있는 만화가 나와도 참고 얌전히 리모컨을 내게 넘겨주었다. 고통스런 일주일을 보낸 내게 아이는 텔레비전을 양보하고 사라진 것이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아이가 얼마나 착하게 굴든지 상관없이 다음 주에는 반드시 일을 이루리라 결심했다.

그러나 다음 일주일 동안 아이는 더욱 철이 들었다. 매일 아침 깨울 필요도 없이 스스로 알아서 일어났고 얌전히 소파에 앉아서 나를 멍하니 바라보며 밥이 다 되기를 기다려 밥을 먹고는 그 작은 손으로 그릇을 닦고 방을 쓸었다. 너무나 착한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고 그토록 갈망하던 죽음도 결국 현실화되지 못했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나를 짓눌렀다. 극도의 심적 부담으로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다. 잠 못 드는 밤이 많아지면서 죽음에 대한 열망도 더욱 깊어졌다. 결국 나는 아이가 말 안 듣고 화나게 해서 미워지는 순간이 오면 그 때 마음 독하게 먹고 죽으리라고 결심했다.

뜻밖에 깨끗이 치유된 상처
죽음의 선상에서 나는 복음을 듣게 되었다.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예수님이 전 인류를 구원한 구세주이심을 알게 되었다. 어떤 환난이나 절망이 닥쳐와도 하나님 앞에만 나아오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나아가면 반드시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이며 싫어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또한 인류가 범죄한 결과가 어떠한지도 밝히 보여 주셨다. 여호수아 1장 8절 말씀에 “이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여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라고 기록 되어있다. 

하나님은 세상의 만물을 주관하신다. 우리가 세상에서 절망하고 수고하며 근심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다. 죄가 무엇인지, 회개는 어떻게 하는지 알고 나서 교회의 가르침대로 하나님만 의지하며 회개했다. 교회에 다니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의 이런 작은 믿음으로 2년 동안 고생했던 발의 상처가 기적적으로 낫게 되었다. 나는 다시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되었고, 내 아이는 엄마를 잃지 않아도 되었다. 이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사랑, 긍휼이 내 몸에 나타난 증거였다. 

꿈의 계시를 통해 보이신 치유의 능력
나는 내 아이의 병도 고쳐 주시기를 간구했다. 하나님은 한 아이가 생강을 과일같이 크게 한입씩 먹는 꿈을 꾸게 하셨다. 그래서 생강을 사다가 저며서 참기름과 소금을 넣고 만두 사이에 끼워서 아이에게 먹게 하였다. 생강이 한약보다 먹기가 수월했던지 잘 먹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아이의 안색이 점점 붉게 윤기가 돌았다. 누렇던 아이의 얼굴에 연지를 사다 바르며 억지로 아이와 나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 입이 아파요. 그리고 간도 너무 아파요.” 난 두려웠다. 아이의 병이 더 악화된 것일까? 다음날 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날 밤 아이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에서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는데 시멘트 같은 회색 액체가 배속에서 흘러나왔다. 점점 양도 많아지고 두꺼워 지더니 굳어져서 한 덩어리가 되었다. 죽은 사람의 두개골형상을 했는데 머리카락도 나 있었다. 그 무서운 것이 아이의 배에서 튀어 오르더니 그의 몸을 떠나서 거실을 넘어 창문으로 황급히 날아갔다. 이때 한 목소리가 아이에게 말했다. “톤톤, 네 배 속에 그 무서운 것은 하나님이 다 쫓으셨다. 하나님께 감사드려라.” 그리고 주위의 무수한 소리들이 함께 말했다. “주님께 감사하라, 주님께 감사하라” 아이도 따라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깨어났다. 

나는 아이의 말을 듣고 너무 기뻤다. 분명 하나님이 아이의 병을 치유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아이는 서로를 격려하며 검사결과가 어떻든 두려워하지 말자고 했다. 하나님만 바라보자고 했다. 다음날 하나님의 기적이 나타났다. 검사결과에 분명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병독지수 0’ 정말 믿기 힘들었다. 지난 번 검사 때 아이의 혈액 1ml 당 20만 마리의 병독이 복제되고 있다고 했다. 의사가 말했다. 아이가 이미 회복기에 들어섰으니 주사나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이는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엄마, 내가 어떻게 병이 나았는지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이런 일들로 인해 나는 더욱 깊이 성경을 이해하게 되었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이사야 55:8-9).”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는 복이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현재 아이는 스무 살이 되었다. 키 192cm, 체중이 80kg으로 훤칠하고 튼실하게 자라 지금 서안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하나님은 아이의 질병을 고쳐 주셨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축복해 주셨으며 대학도 인도해 주셨다. 대학교 2학년인 아이를 하나님께서는 성품과 학업에 있어서도 넘치게 축복하셨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었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보면 나와 아이의 삶은 완전히 변해있었다. 과거 최악의 상황에서 오늘까지 지내온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여호와로 자기 하나님을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편33:12).”


출처 | 海外校園 107期
번역 | 이순자, 본지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