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고 중보하고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교회에서 중국 온주(溫州) 지역으로 단기 선교를 떠났다. 예배학교  팀 20여 명, 일대일 팀 10여 명 그리고 중보기도 팀을 포함해 40여 명이 함께 했다. 우리 교회는 여러 해 전부터 중국의 온주지역을 섬기고 있었다. 온주는 중국경제의 근간을 이루었기 때문에 온주 출신 화교나 상인들의 신앙을 중국 정부에서 용인해주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예루살렘이라는 별칭에 맞게 온주 시내 곳곳에서 교회와 십자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찬양팀의 반주자로 예배찬양학교 진행팀에 속해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교에 참가했다. 단기 선교지에 예배의 자리를 세우는데 동역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약 한달 전 부터 예배와 찬양의 자세, 인도자의 역할, 코드별 찬양을 커리큘럼으로 구성하여 각자 맡은 역할을 준비하였다.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우리가 먼저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거룩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하나님 앞에 삶과 예배의 자리를 모두 드릴 수 있는 예배자가 되어야 다른 곳에서 예배자를 세울 수 있다는 마음을 주셨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기도 카드를 제작하여 삶과 영성이 일치되는 예배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 중보하였고 일주일에 한 번 씩 모여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찬양을 코드별로 가르치는 과정을 위해서 교회 대예배를 5번 이상 참석하여, 찬양곡 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배자의 마음과 자세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었다. 온주에서 만날 지체들을 위해 중보하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기쁨으로 섬기는 교회
7월 31일, 주일 예배를 드리고 대원들은 인천공항에서 상해로 도착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온주로 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상해를 경유하여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온주에 도착하였다. 온주 시내는 작년에 와서 익숙한 풍경이었다. 중국 남방 특유의 고요함과 더불어 경제 도시답게 화려한 건물들도 눈에 띄었다. 여러 풍경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붉은 십자가를 보며 더욱 부흥하게 될 미래의 중국을 상상해 보기도 하였다. 작년의 예배학교는 온주 시내에 있는 교회에서 진행했었는데 올해는 시외 쪽의 교회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한 시간쯤 버스를 타고 학교가 열릴 교회에 도착했다. 그 교회는 온주의 여러 교회가 함께 지은 교회였다. 6층 건물의 규모가 큰 교회였다.

숙박도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서 3일 동안 온주 지체들과 함께하며 예배학교를 진행하였다. 예배학교 인원들은 40명 정도로 각 교회 찬양팀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연령층은 고등학생부터 72세 할아버지까지 다양하였다.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는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한 소(素)목사님 교회의 찬양팀이었다. 소 목사님은 이번 찬양학교가 진행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이셨다. 현재 온주의 가장 번화한 곳에 교회를 개척하여 청?장년만 400명이 넘는 교회를 담당하고 계신다. 목사님 교회의 찬양팀의 찬양하는 모습이 일 년 전 보다 놀랄 만큼 발전해 있어서, 하나님이 역사하시고 열매를 맺고 계시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순전한 예배
전도사님께서 준비해온 커리큘럼대로 예배자의 마음가짐과 태도, 인도자의 역할에 대해 강의하시고, 싱어와 악기팀이 코드별로 찬양을 소개하였다. 현재 한국에서 많이 부르고 있는 찬양을 중국어로 번역하여 코드별로 준비하여 직접 소개하고 함께 불러보았다. 특히 이번 예배학교는 각 찬양팀이 직접 찬양곡을 선곡해서 예배를 인도해 보도록 하였다. 예배의 자리를 세우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각 팀이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여 찬양을 정하고, 찬양하며 인도하는 모습이 사람 눈에는 어색해 보일지라도 그 떨리는 마음과 진실한 마음이 느껴졌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은 사람의 힘으로 하는 노련하고 습관적인 예배보다는 진실하고 마음을 다하는 예배를 기뻐하신다. 그들이 인도하는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 마음을 다하는 예배를 함께 드릴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까지는 강의와 찬양으로, 저녁은 집회로 쉴 새 없이 일정이 진행되었지만 우리는 온전히 하나님을 향한 마음으로 연합되었다. 예배학교 팀원 모두가 일정 외에도 시간을 함께하며 하나님 안에서 정을 나누게 되었는데 그 중 72세의 위(伟) 할아버지가 기억에 남는다. 의사이신 할아버지는 찬양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셔서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하신다고 한다. 그리고 일을 하시면서 음악 이론 관련서를 번역하여 출판도 하셨는데, 그 책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셨다. 이번 3일 간의 예배학교는 교회에서 숙박해야 하고, 일정도 모두 준비되어 있어서 어쩌면 연로하신 할아버지는 힘든 활동일 수 있었지만 그분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안경너머로 칠판에 적혀있는 글씨와 음표들을 메모하고 기쁘게 손을 흔들면서 찬양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지막 날, 예배학교의 MVP를 뽑는 투표에서 할아버지께 상을 드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다고 수상 소감을 한참 말씀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기쁨이 충만했다. 5대 째 신앙을 지키고 있는 중국 지체들도 기억에 남는다. 중국 청나라 말기 때부터 중국 연안지방에 그리스도교가 선교사님들에 의해 전해지면서 이 지역에 오랫동안 신앙을 지키는 가정의 자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녀들이 여전히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열정으로 예배를 인도하고 찬양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신앙을 유산으로 이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큰  은혜를 받았다.

넘치는 축복과 감사
마지막 날,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다. 함께 찬양하고 예배했던 시간들이 있어서 서로를 축복하며 기쁘게 헤어질 수 있었다. “老师，老师(선생님)” 하며 맑은 눈빛으로 따르던 학생들, 하나님을 예배하며 서로 알아가는 중에 정이 참 많이 들었다. 삼시 세끼와 넉넉한 간식으로 섬겨주셨던 교회 식구들을 축복했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불러 드린 찬양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한국어 찬양이었지만, 우리의 감사한 마음과 축복하는 마음이 전해져 그 분들께서 눈물을 흘리셨을 때 하나님 안에서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 이번 단기 선교를 통해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연합과 예배자로서의 마음이었다. 부족한 내가 팀원들과 연합해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하나님은 로마서 8장 28절 말씀처럼 우리의 연합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선하신 뜻을 행하셨다. ‘사는 동안에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그분의 부르심을 따라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이어서 간 단기선교, 일 년 전에 뿌려두었던 씨앗을 하나님은 사람들의 합력을 통해 열매 맺고 계심을 확신한다. 언젠가 지금을 뒤돌아 볼 때에 하나님이 하시는 그 일에 함께 했음을 지금처럼 감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기선교를 통해서 예배자의 삶에 대한 마음을 많이 부어주셨다. 떠나기 전부터 예배의 자리를 세우러 가기 때문에 예배자로 서 있는 훈련을 했었다. 그리고 단기 선교 중에는 그 자리가 예배의 자리이었기에 항상 기쁨으로 충만했다. 삶으로 돌아왔을 때 예배의 자리는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가족과 함께 있는 가정이 되었다. 하나님은 내가 있는 곳 어디든지 예배의 자리라고 말씀하셨고, 예배자로서 살아가기 원하신다는 마음을 주셨다. 찬양팀의 반주자로서 힘들 때에도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내가 있는 모든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며 사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예배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단기 선교에서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었다. 내 삶은 단기선교를 가기 전과 다녀오고 난 이후로 구분된다. 비록 짧은 4박 5일간의 일정이었지만 온전히 하나님을 향한 시간이었던 그때를 항상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도 내 마음과 생각이 하나님께 향하기를 기도하며 힘쓰고 있다. 예배의 자리를 세우는 시간은 결국 예배자로 서서 합력하여 하나님의 선한 일을 목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 귀한 일에 불러주심을 감사하며 계속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 그리고 온주가 그 일을 위한 귀중한 통로가 될 수 있길 기도할 것이다.

송은주 | 온누리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