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 언급할 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전에 따라 다양한 평가를 하게 된다. 필자는 교회를 바라볼 때에는 개인적 주관이 아니라, 성경과 복음적인 관점에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시적인 현상으로 뿐 아니라 역사적 관점도 고려해야 한다. 참 복음의 본질 가운데서 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관찰하는 역사적 시각이 있어야 한다. 참 부흥이란 성부(聖父) 하나님의 소원과 뜻을 받아, 성령의 인도하심과 능력으로, 아들 되신 주님의 생명을 받아 순종하며 사는 것이다. 중국교회의 역사, 성경과 복음의 관점 등을 고려하지 않고 중국교회의 모습과 관점을 논한다면, 그것은 단지 외형적인 면만을 언급하는 것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필자는 중국에서 20년 이상 사역하며 중국성도들과 함께 중국교회를 경험해왔다. 오늘의 중국교회는 아주 중대한 기로에 서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외형적으로 볼 때 중국교회는 크게 성장했고, 정치적·사회적 환경도 복음전파와 교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 중국교회 상황의 이해를 위해서는 중국이 개방화되기 시작한 이후 30년 동안의 중국교회 변화 과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80년대 초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도시 지역에서  오랜 시간 핍박을 받았던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집회를 열어 말씀을 전하는 사역이 소규모로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80년대 중반부터 원저우(溫州), 허난(河南), 안휘(安徽) 등 주로 농촌 지역에서 성령의 강한 역사가 불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이런 몇몇 대표적인 지역에서, 열악하고 핍박받는 환경 가운데 놀라운 부흥 운동이 일어났다. 이후 자연스럽게 타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는 중국 내부 선교 운동이 일어났으며 중국 전 지역에 복음 전파가 이루어지면서 빠른 교회의 성장을 이루었다. 그 때의 선교 운동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도 있었지만 적어도 인위적인 조직과 물질을 앞세워 무리하게 진행되는 선교는 거의 없었다.

중국 농촌교회의 변천과 영적 상황
90년대 중반 이후로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 따라 영적인 침체와 대규모 농촌 인구가 도시로 빠져 나가면서 농촌의 가정교회들은 역동성의 급격한 감소를 겪게 된다. 그 무렵부터 신학 교육과 선교를 추구하면서 외부(해외) 교회의 도움을 찾고 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해외단체들이 중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수많은 물질적, 인적 자원들을 투자했다. 그러나 중국의 농촌 가정교회들은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농촌 인구의 노령화와 함께 농촌교회의 성도들의 감소와 노령화, 그리고 급격한 영적 쇠퇴를 맞이하면서 진정한 선교의 동력을 잃어 갔다. 물론 최근까지도 성령의 인도와 역사하심으로 한동안 불에 타오르듯이 순수하고 역동적인 교회로 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성장은 아주 짧은 기간일 뿐이고, 적은 규모의 지역교회로 그치고 만다.

그 다음은 90년대 말부터 2005년까지 기간으로, 표면적으로는 중국교회가 가장 흥왕하는 시기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교회, 특히 농촌의 가정교회들이 급격한 영적 쇠퇴로 들어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중국교회는 개방화된 사회 환경, 해외단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선교 운동에 몰입하게 된다. 이 시기의 선교는 성령이 인도하시는 선교가 아닌 돈과 조직이 이끄는 선교였다. 이 과정 가운데 수많은 교회 지도자들의 순수한 영성과 열정이 큰 시험에 직면했고, 수많은 농촌 청년 헌신자들이 이 운동의 희생자가 되어 심지어는 신앙을 잃어버리기도 하였다. 그 당시 우후죽순처럼 일어났던 큰 단체와 조직들이 지금은 뼈대만 남아 대외적인 선전 역할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들 자신의 영적 과부하에 걸리지 않고 성장하며 선교하는 교회들도 있지만 그 세력이 미미하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최근 5-6년간이다. 중국 농촌가정교회의 추세는 ‘탈농촌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농촌 마을의 모임들은 주로 노인들로 구성됐는데,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지금은 도시 쪽으로 교회 모임을 개척을 하고 있다. 주로 자기 고향 출신 그리스도인 이주 노동자들을 따라 교회를 개척해 나가는 추세이다. 또 다른 현상으로는 기독교인이 조금 많은 지역의 농촌에 예배당 건축을 추진하면서 본래 가정 단위로 모이던 교회 모임들이 예배당 중심으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외형적으로는 발전하는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 영적인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예배당을 지을 때는 모두 열심이고 헌신적이지만 입당을 하고나면 영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이처럼 본래 성령께서 이끄시던 가정교회의 역사와 운동이 지금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도시가정교회의 변천과 영적인 상황
또 다른 중국교회의 주축인 대도시의 청년, 도시지식인 위주의 가정교회의 변천 과정과 현 상황을 고찰하고자 한다.

개방화 물결과 함께 대학생 및 젊은 청년들 위주로 시작된 도시의 가정교회는 개방화되기 전부터 신앙을 견지해 온 도시 지역 노인 연령층의 가정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그 모임이 주도되어 왔다. 청년 모임들의 많은 경우는 외부의 전도자들, 선교사들에 의해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수많은 신앙 교육 시스템과 과정들, 그리고 다양하고 수많은 사역의 형태들을 접촉하고 경험하면서 건강하게 잘 성장하는 교회들도 있지만, 지도자 문제와 적합한 목양의 부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현상들이 많은 편이다. 어쨌듯 도시의 가정교회들은 그 규모, 활동량, 영향력 등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교회 전체적인 현상으로 형식화, 종교화, 지식화, 세속화의 영향으로 본래 순수하고 역동적인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아름다움, 세상을 향한 어린 양의 간증과 생명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한 예로 베이징을 중심으로 일부 도시 가정교회가 중국 여러 대도시 지역의 도시가정교회를 들 수 있다. 이들 일부 도시 가정교회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정한 교회 부흥과 이 시대를 향한 진정한 복음 증거와는 점차 멀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의 농촌교회와 마찬가지로 도시교회도 해외교회의 영향을 받아 사역자들의 전문화와 전임화로 인해 평신도와 목회자로 엄격히 구분되고, 교회가 더욱 제도화, 조직화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핍박 가운데서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진정한 교회 부흥이 과거의 역사로만 남게 되는 것일까 우려되는 현실이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국내?외에서 훈련이나 지원을 받는 신학과 교단 배경에 따라 특정 종파 혹은 교단화 되어가는 현상들로 인해 종파적 한계가 없이 순수한 복음으로 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추구하는 소원들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교회의 여러 상황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참 신부된 교회로 회복하는 참 부흥이 중국교회 가운데 일어날 것을, 그리고 참 복음을 온 세상에 전파하는데 중국교회가 사용될 것을 확신한다.


강성광│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