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위상과 변화는 놀랍다. 전 세계가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연구하며, 촉각을 곤두세워 일거수일투족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중국선교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적어도 4년 여동안 주요 선교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논의가 별로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선교중국> 대회가 현 중국의 선교현황과 전망을 한눈에 불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있어서 매우 다행으로 생각하며 감사한다. 올해 8월, 우리는 제 3회 선교중국 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회를 앞두고 세계 속의 중국, 하나님의 역사 속의 중국이라는 차원에서 다시금 중국 선교를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우리의 한 일 보다 큰 하나님의 역사 
작년 말 부터 세계선교 초미의 관심은 북아프리카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평소 상상 할 수 없는 변화가 그곳에서 일어났고, 지금도 그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의도, 혹은 활동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다. 역사(歷史)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역사(役事)다. 

우리는 세계선교를 위해 전략적 사고를 한다. 현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예측해서 '이렇게 하면 잘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다. 그러나 역사(歷史)는 언제나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고는 했다. '이슬람권 선교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이다. 그 이유로 국가체제와 종교법 곧 샤리아법에 의한 통제가 하나로 되어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런데 올해 튀니지에서 시작한 재스민혁명은 북아프리카와 전 중동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금까지 이러한 움직임 뒤에는 서구의 보이지 않는 작용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순수 자국 시민들에 의해 되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이 후에 선교의 전환점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으로 이러한 현상이 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사건은 세계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력 지진과 해일이다. 특히 얼마 전 일어났던 일본 지진과 쓰나미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교 명령을 종말론적인 차원에서 요구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하나님 앞과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가 나타나실 것과 그의 나라를 두고 엄히 명하노니,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 4:1-2)'   

이러한 현상과 중국은 무관하지 않다. 1949년 10월 1일 공산화되고 당시 서양 선교사들이 짐을 싸들고 눈물을 흘리며 중국을 떠나야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노력이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공산화와 문화대혁명이라는 고통의 기간에 중국 전통사상의 청소와 미신타파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 중국교회의 근본적인 변화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중국교회의 기적을 바라다보고 있다. 한국이 중국으로 파송한 사역자 수가 적지 않고, 그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이 모든 것이 한국 선교사의 사역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어떠한 일을 잘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교회를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중국교회 위상의 변화
우리는 현재 중국 위상의 변화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 속에서 함께 발전, 성숙하고 있는 중국교회에 대한 기대감은 어떤 것일까? 이번 선교중국 대회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중국은 이미 G2로서의 세계적인 위상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발전과 영향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2030년이 되면 미국과 같은 경제 규모를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일본의 경제력을 따라잡는데는 무려 5-6년이나 예상을 앞질렀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가는데도 최소 5-6년 앞선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는 중국이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되어도 심각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의 농사가 잘 되도 고민이고, 안 되도 고민이다. 외교적으로도 이미 중국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점점 명확하게 내고 있다. 그 속에서 미국과 여러 나라, 특히 한국은 난감해하고 있다. 한국은 남북 핵문제, 통일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여 받아들이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의 자원외교는 아프리카 남미 구 러시아권 할 것 없이 자원을 손에 넣기위해 거대한 달러의 유동성을 앞세워 무차별적인 공세를 하고 있다. 이미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중국인과 중국의 물건이 세계를 덮고 있다.      

중국의 위상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중국교회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교회의 변화에만 관심을 가진 나머지 중국교회의 위상의 변화에는 커다란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교회의 변화뿐 아니라 그 위상의 변화까지 생각하고 인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올해 열리는 선교중국 대회에서 중국교회의 부흥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한다. 

중국은 1949년부터 마오쩌동이 사망한 1976년까지 근본주의적 공산주의를 주장했다. 그리고 덩샤오핑이 권력을 이어받아 1997년 2월 사망할 때 까지 통치했다. 공산당은 유물사상을 기반으로 하는데, 덩샤오핑은 '공산당은 못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흑묘백묘(黑猫白猫)'이론을 내놓았다. 유물론의 사상 위에 '잘살기만 하면 된다'는 방법론이 강화된 유물사상이 된 것이다. 문제는 덩샤오핑 사후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지금도 여전히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포스트 후진타오까지도 덩샤오핑의 이론 위에 중국이 서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접근과 행동
중국교회를 전망할 때에 이러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서 가야 하는가? 중국교회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하는가? 중국교회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쳐야하는가? 이러한 질문 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중국교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첫째, 중국 복음화의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중국교회에 대한 보고를 들을 때 중국 현지에서 사역하는 사역자들에게서 조차 '이미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았다.'라는 어감이 느껴진다. 그 근거는 중국교회 교인 수가  1억 명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숫자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 나라는 13억 명이 넘는 나라이다. 중국에 1억 명이 그리스도인이라고 해도 아직도 93% 이상이 그리스도를 모르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온 국민이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민족주의와 민족사상까지 회복하는 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교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외에도 신앙에 도전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고, 전도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가면 자연적으로 중국교회가 성장할 것인가?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무 안일한 생각이 아닐까싶다. 우리는 지금의 중국사회와중국교회를 깊이 관찰하며 더 늦기 전에 중국을 복음화하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국교회가 중국 속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교회가 몇 개냐? 교인이 몇 명이냐?'라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한국교회를 향해 '그렇게 많은 교회와 교인이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데?'라고 질문하고 있으며, 교회 또한 이기적인 생각으로 우리자신만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 중국교회에 대해서도 이러한 면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 속에서 중국교회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윤리적인 가치관의 혼란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그 사회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 가정을 회복하고, 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히는 조화로운 사회의 중심이 되어야한다. 

셋째, 교회개척(Church Planting)과 동시에 세계선교개척(Mission Planting)이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교회 개척은 있지만 세계선교개척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이 중국교회의 현실이다. 우리는 한국 교회 역사 속에 세계선교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세계선교를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서상륜이 선교사들이 입국하기 전 중국에 가서 복음을 받고 성경을 번역해서 들여와 복음을 전했고, 한국 최초의 1907년 7인의 목사 중의 한사람을 그 이듬해 제주도에 선교사로 파송했고, 1912년 3명을 중국 산동성으로 선교사로 파송했다. 그리고 내년이면 산동선교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그 뿐 아니다. 1955년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최찬영 등 2명을 태국에 선교사로 파송하였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오늘 날 22,000명 선교사 파송 국가가 되었다.'언어 준비가 안됐다, 중국은 성장 했지만 아직 중국교회는 어렵다, 타문화권 선교훈련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등 많은 이유들이 중국교회의 세계선교개척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선교역사를 돌아보면 한국교회 역시 그러한 길고 어려운 과정을 격고 오늘에 이르렀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국은 처음부터 세계선교를 세련되게 잘한 것처럼 생각하고 중국교회를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다.  

맺으며
마지막으로 이번 선교중국 대회를 통해 보다 깊은 중국선교의 현황과 동향을 파악하고 동참의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끼리의 잔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 대회가 중국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절차를 따라 동참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며, 대회의 결과 또한 공유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 대회가 많은 한국교회와 선교관심자, 헌신자들에게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주고, 선교중국을 이루어가는 좋은 길잡이로서 사용되는 잔치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이영철 | KWMA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