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중주」가족 여러분에게 새해의 빛이 더욱 밝고 찬란하게 느껴지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현장에서 수고하는 여러 선생님들께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더욱 강하게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는 신해혁명(辛亥革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의화단 사건 이후 청나라는 유럽에 대해 더욱 굴종적인 모습을 보였고 국민들의 고초는 커졌습니다. 중국 각지의 반정부세력들은 중국 최초의 정당인 중국 혁명동맹회(革命同盟會)를 중심으로 결집하였고, 이어 화교들과 재일유학생들, 국내의 지식 청년층이 참가한 중국동맹회를 결성하여 민주공화제를 지향하는 반청(反淸) 무장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청나라의 철도국유화에 반대하는 쓰촨폭동(四川暴動)이 폭발하였고, 1911년 10월 10일, 우창(武昌)에서 봉기한 혁명파는 중화민국 정부를 설립함으로써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국 땅에서 스무 세기 넘게 지속된 전제정치(專制政治)가 막을 내려 중국은 공화정의 신생국으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중국 역사의 분수령이 된 신해혁명 100주년을 맞이하며 ‘중국에서 영적 혁명이 일어나게 하소서!’ 하는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중국은 지금 영적 혁명이 필요합니다. 19세기의 중국은 여러 가지 모순을 안고 신음하는 무력한 나라로서 ‘동아시아의 병자(東亞病夫)’라는 조롱을 받고 있었는데 신해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전제정치가 계속되었더라면 중국은 동아시아의 병자가 아니라 세계의 병자가 되어 인류 역사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영적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중국은 또 다른 의미에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교회의 놀라운 부흥은 영적 혁명의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우창봉기는 삽시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는데 복음은 지금 중국에서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적 혁명을!”새해 중국을 바라보며 기도할 때 이 기원을 빠뜨리지 말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정영희 여사가 쓴「내 잔이 넘치나이다!」라는 실화소설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맹의순이라는 신학생이 6.25 때 남으로 피난을 하다가 국군들에게 잡혔는데 인민군으로 오인되어 포로수용소에 수용됩니다. 맹의순은 한동안 실의와 원망이 대단했으나 곧 믿음을 회복하고 수용소 안에 천막교회를 세우고 열심히 전도하며 봉사활동을 합니다. 포로들 가운데는 중공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맹의순은 과로로 수용소 안에서 세상을 떠나는데 중공군 포로들이 그의 장례식에 편지를 보내옵니다. 그 편지 내용 가운데에는 “우리가 포로가 되었을 때는 ‘이것이 무슨 일인가?’하며 기가 막혔으나 맹 선생을 만난 뒤에는 중국 땅에 복음의 문이 닫히자 하나님이 우리를 이곳으로 불러내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이들은 학문을 배우러 왔지만 이곳에서 학문보다 더 중요한 복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많아져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맹의순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은 춘천의 한 대학에서 크리스천인 교수 한 분과 같이 캠퍼스를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학생 서너 명이 이 교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를 묻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태도에 진실함이 넘쳤습니다. 이 교수는 발걸음이 잠시 멈춰진 것에 대해 저에게 양해를 구하며 “중국 유학생들입니다.”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관심과 친절은 훌륭한 간접선교 효과를 낼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일들을 생각하며 이번 호는 '국내 중국인 유학생 사역의 현황과 과제'를 특집으로 잡았습니다.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유관지 | 감리교북한교회연구원(NCRC) 원장/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