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의 사역은 광범위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것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필자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현재 중국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학교육에 대한 화교권의 사역현황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이를 통해 중국선교 헌신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중국 내 화교권의 신학교육 현황
중국 안에는 각 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신학교가 많이 있다. 그 중 한국 사역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중국에 체류할 당시 대만,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말레이시아, 미국에서 온 화교권 사역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필자와 연결된 사역자들은 대부분 대만, 한국, 싱가포르에서 온 화교 사역자들이었는데, 현재까지 무리없이 활발하게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는 대만으로 본다.

필자는 현재 중국의 세 지역의 신학교와 연결되어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만 사역자들이 정기적으로 들어가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힛 앤 런(Hit and run: 야구용어인데 치고 달리기라는 뜻이다)식 사역을 진행했다. 때문에 여러 지역에 가서 일시적인 사역은 할 수 있었지만, 체계적이고 관계적인 제자양육은 할 수 없었다. 현재 중국인 사역자들은 지속적으로 공급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각 신학교에서도 이러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사역자를 원하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를 채울 수 있는 강사들이 준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S지역에 있는 한 신학교 사역의 예를 들어 보겠다. 2년 과정의 이 신학교는 일회성 강의를 하는 강사가 아닌 1년 동안 교과목을 맡을 수 있는 강사들을 섭외하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과 교수 간의 관계가 형성되어 더욱 효과적인 사역을 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교수는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 이 외에도 자신의 인생 경험 등을 나누는 역할을 통해 헌신된 중국인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삶을 통해 가르친 것처럼 말이다.

화교권 사역자들이 이렇게 정해진 신학교에서 사역을 마치면, 바로 제2와 제3의 장소로 이동하여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보통 사역자가 한 번 들어오면 13일 정도를 꽉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사역을 안배한다. 중국어로 직접 강의하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도 없어 13일이면 두 곳은 기본으로 할 수 있고, 심지어 세 곳까지 할 수 있다. 이렇게 1-2년 정도 협력해서 사역을 하다보면 서로 적응이 되어 사역에 있어 시너지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3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사역자들이 양성되는 귀한 학교가 될 것을 믿는다.

K지역에서 사역하는 화교 사역자는 한국인 선교사와 협력하여 소수민족을 제자훈련하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5-6개의 소수민족 중에서 A족과 B족 위주로 사역이 이루어졌다. 10여 년 동안 30여 명을 양육했는데 그 중 10명은 이미 타 지역으로 파송되었고, 나머지 20여 명은 현지에서 섬기고 있다. 이렇게 한 명의 사역자가 양성되기 위해서는 3년의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초급은 현지교사가 가르치는데 그 과목은 성경개요, 기도학, 음악, 주일학교 사역 등이며, 중급(제자양육, 성경각권해석 등)과 고급(조직신학, 교회사, 설교학, 변증학 등)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강사는 주로 해외에서 온 교수진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고급반은 중급을 마친 후 현장 사역을 겸하고 있는 사역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맡고 있는 사역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1년에 4개월(집중과정) 동안만 수업을 받는다. 따라서 수료하기 위해서는 3년의 시간이 소요 된다. 4개월 수업을 받고 다시 현장에 돌아가 사역하면서 과제물을 작성하여 우편으로 보내온다. 초급과 중급은 각각 1년 과정, 고급은 3년 과정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그 기간이 다르며 초급에서 중급으로 올라가는 학생은 절반 정도이고, 고급 과정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낙오된다. 이렇게 하기를 이제 5기를 마쳤는데,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진행하기 힘든 사역이다. 이러한 장기적인 사역은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진정한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귀한 사역이다. 필자는 이 사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 사역을 함께 할 사역자들을 초청하고자 한다.

진정한 협력을 위한 지름길
하나님의 사람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는 것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 수많은 해외 사역자들이 중국에서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협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 교단이나 사역자들의 섬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중국선교가 이렇게 활발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재정과 인력 부분에서는 많은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상대적인 약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재정으로 후원하기 때문에 현지의 상황을 고려하기보다 자신들의 뜻대로 이끌어 가려고 한다. 심지어 중국인 사역자들을 금전으로 인해 탐욕스런 사람으로 만들 때도 있다(인정하기 힘들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주객이 전도된 격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한국 사역자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섬김의 모습보다 지배하고 지시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역에 대한 열정과 노력하는 모습은 참 좋은데, 권위적인 태도가 문제가 되어 현지인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불화가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또한 특이한 것은 같은 한국 사역자들 간에는 연합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중국에서 사역하면서 그 누구와도 협력을 잘 하는 한국 사역자들이 이상하게도 서로 간의 협력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사역자들은 뒤에서 물질과 기도로 섬기기를 원한다. 동북3성 지역에서 사역할 때인데, 한국 사역자는 온 힘을 다해 중국인들을 데려오면 중국 사역자가 와서 말씀으로 양육하고, 미국 사역자들은 물질과 기도로 후원을 해 주었다. 이러한 협력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단체나 사역자들이 중국에서 사역하면서 너무 자기 교단이나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주인은 누구인지, 누구를 섬기고 있는지, 그들을 파송한 궁극적 지도자는 누구인지 의문이 갈 때가 많다. 중국 내에서 가장 좋은 교재는 결국 성경이다. 특히 경험이 없으면서 단기로 사역하는 경우, 자신들이 금방 떠난다는 생각 때문에 신중하지 못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역자들의 실수로 막상 정착해서 사역하는 장기 사역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역에 대한 외적인 결과만을 추구하며 현지 교회에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중국에서 사역을 할 때 본인의 교단이나 교파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충실한 교육을 해 주길 바란다.

주님은 우리 각 사람을 부르셨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을 위해, 또는 교단을 위해, 심지어 자기 교회를 위해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주님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실까? 앞으로 우리는 국적과 교파를 초월하여 진정한 연합과 협력을 이루어 나가길 소망한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헌신된 일꾼
우리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파송된 사역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교제와 협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몇 해 전, 사역자들과 자료 공유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많은 사역자를 중국을 위해서 보내셨고, 앞으로도 많은 사역자들을 보내실 것이다. 중국의 10억 이상의 영혼들이 여전히 갈 길을 알지 못하고 있고, 주님은 이들을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비록 중국에 이미 많은 선교사들이 파송되었지만, 중국은 여전히 많은 사역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사랑하는 동역자들이여! 필자가 화교의 관점에서 본고를 작성하였기에 여러분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를 구한다. 필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를 잘 사용하여 더욱 효과적인 선교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한국인의 열정적인 개척정신과 미국인의 논리정연한 사고방식, 그리고 화교들의 언어적ㆍ문화적 배경의 장점을 통한 사역과 헌신은 앞으로의 선교 사역에 있어 촉매제 역할들을 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어느 곳이든 언어는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사역의 도구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 있어도 그것이 전달되지 못하면 아무 유익이 없다. 따라서 많은 화교들의 헌신은 그 만큼 사역을 역동적으로 진전시킬 것이다. 화교들과의 협력 사역이야말로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관건은 바로 ‘헌신할 화교가 어디에 있는가?’, ‘이들과 동역할 한국교회가 어디 있는가?’ 이다. 주님이 이 마지막 때에 더 많은 화교권 사역자를 일으켜 주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이건 목사│중국복음선교회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