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수 없었던 이웃
십 여 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같은 건물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50대 부인이 있었다. 그녀와 우리는 정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살고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다, 그녀는 걸핏하면 욕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건물 전체를 한바탕 시끄럽게 하는 장본인 이었다. 나는 그 분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의 남편과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서로 간에 큰 싸움만 벌어지게 되었다. 그 가정과 주방을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복도에서 주방까지, 1층에서 3층까지 서로 부딪히는 일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시때때로 그녀가 아무런 영문도 없이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면 나도 참지 못하고 이내 똑같이 욕을 하며 되갚아 주곤 했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잘못만 보이고 나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나의 옛사람이 드러났다. 예수님을 구주로 엽접하고 믿음생활을 하면서도 내 안의 옛 자아는 여전히 죄를 토해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자신 스스로의 죄 된 모습은 잊은 채 그렇게 정신 없이 쏘아붙이며 싸웠던 것이다. 매일 벌어지는 소소한 다툼은 벌써 십 년 이상이나 지속되고 있었다.
인내의 십자가
정신질환을 가진 이웃을 가까이 두고 사는 것은, 피곤하고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령님께서 내 마음에 빛을 비추셨다. 이 세상에 오셔서 죄인들로부터 온갖 멸시, 천대, 핍박과 모욕을 당하시고 끝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목놓아 울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었지만,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에 아무런 변명도 대응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셨다. 그러한 주님은 이제 나에게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주님은 내가 직접 십자가에 달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저 십자가를 등에 지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분은 또한, ‘인내의 십자가’를 내 앞에 놓아 두시며 내가 이겨내기를 바라고 계신다. 나는 간절히 주님께 부르짖었다.??예수님, 제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순종하셨던 것처럼 저도 순종하기 원합니다. ??
주님께 감사를 드렸다. 모든 것 위에 뛰어나신 예수님을 의지하고나니 나는 그 날부터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맑은 가락이 울려나는 것을 경험했다. 나는 쉬지 않고 마음의 찬양을 올려드렸다. 그녀가 욕을 해도 나는 요동치 않고 그저 찬양을 올려드릴 뿐이었다. 이렇게 2년 이상을 순종하며 지냈다. 하지만 사단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한번은 영성집회에서 돌아오자마자 우리 집 방문 앞에 앉아서 마구 험담을 퍼부어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녀를 좇아낼 수도 없고, 문을 닫아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찬양을 불렀다. 찬양을 할수록 기쁨이 넘쳐났고, 성령님이 내 안에 충만히 거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가 아무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나가는 일이 일어났다.
매번 영성집회에서 돌아올 때마다 이런 비슷한 사건 앞에 직면하곤 했다. 비록 이런 환경에서 언제쯤 벗어날지는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믿고 순종할 뿐이었다. 바로 이때 주님이 주시는 말씀이 내 마음에 와닿았다. ‘이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 예수의 이름의 권세로 그녀로부터 나오는 사단의 행위를 결박하라.’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그녀가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사단이 그녀를 도구삼아 그녀를 힘들게 하고 그 식구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거였어요.’
그렇게 1년이 흐르고 상황은 조금씩 호전되었다. 그녀가 욕하는 소리도 좀처럼 들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비난의 대상을 우리 가정 대신에 그녀의 가족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녀의 가정에 화평이 사라지며 자주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녀와 그녀 식구들을 위해서 중보하는 것을 쉬지 않았다.
순종의 열매는 승리
그렇게 1년이 더 흐르고 나는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녀를 만날 기회도 적어지게 되었다. 때때로 휴일이 되어 마주치면 그녀는 여전히 나를 그냥 두지 않았다. 내가 그때마다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지만, 심적으로는 매우 힘들고 어려웠다. 매번 이런 경우에 직면 할 때면 주님께 힘을 더해 달라고 무릎 꿇고 기도를 드렸다. 이렇듯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여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기만 하면 우리는 결국 승리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은 언제나 선하시기 때문이다.
썩는 냄새를 맡을 수 있어야 향기도 맡을 수 있는 것처럼 고난을 통과 했을 때라야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릴 수 있다. 나는 십여 년 동안 이웃인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영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영적인 성장에는 고난이 따르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후에 내가 그녀 곁을 지나가거나 그녀가 내 곁을 지나갈 때 나는 외치곤 했다. ‘예수 보혈이 이기셨네!’ 내가 이렇게 외치고나면 그곳에 평안이 지켜졌다. 그녀가 나를 향해 막 비난을 시작하려 할 때, 나는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하며 사단을 결박하는 기도를 올려드린다. 기도의 응답은 곧 나타나, 비난을 하려던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난다.
한번은 그녀가 나의 찬양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따지기를??부르고, 부르고, 또 불러서 내 속을 계속 뒤집어 놓겠어요? 아주 소름이 끼친다구요!??그녀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나의 찬양 소리에는 힘이 더해가고 기쁨은 더해만 갔다. 마치 구름과 안개를 타고 날고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유쾌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노래 소리가 두려운 것이다. 나는 이번 일들을 통해 하나님은 참 신실하시다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우리와 늘 함께 하셔서 우리의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말이다!
출처 | www.ccchina.org
번역 | 이보배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