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2장 13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It is God who works in you) 이 짧은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다는 것(in you)과, 하나님이 우리 안에 가만히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시다는 것(who works)입니다.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우리 안에 계신다는 이 사실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부르라 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실 뿐 아니라,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여호와라 야훼라 부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야훼의 뜻은, 일차적으로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는 뜻이지만, 어떤 구약성서신학자들은 'he who acts', 'he who works', '일하는 자', '역사하는 자', '행동하는 자', 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위해 사역하는 모든 이들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위해서 일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해 나왔을 때, 애굽왕 바로는 그 많은 유태인 노예들을 그대로 보내 줄 수가 없어 친위부대인 특별 병거대를 보내 추격합니다. 애굽을 떠나면서 이제는 살았다고 환호를 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앞에는 검푸른 홍해가 가로 막혀 있고, 좌로는 애굽의 국경수비대요, 우로는 절벽과 끝을 알 수 없는 사막이 가로 막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졸지에 진퇴양난,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두려워 떨며 모세를 저주하고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 우리는 이곳에 끌고와서 이 사막에 묻으려 하는가?’ 바로 이 때에 하나님의 사람 모세는 그들을 향해 외칩니다.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출 14:13-14)'

이스라엘 백성들은 앞에 가로막힌 홍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뒤에서 쫓아오는 애굽의 특공대도 두려워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좌우의 절벽과 국경수비대도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시면서 그들을 위해 일하고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 있게 선포한 것입니다.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우리는 때때로 인생을 살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그렇다고 좌우로 옴치고 달싹할 수조차 없는 그런 때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라도 적어도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면, 우리는 세상을 향해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너희는 두려워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열왕기하 6장을 보면, 도단에 있던 선지자인 엘리사 한 사람을 잡기 위하여 아람군대가 벌떼 같이 몰려와 그 집을 수십 겹으로 포위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그 모습을 보게 된 종 게하시가 두려워 떨며 외쳤습니다. ‘아아 내 주여, 우리가 어찌하리이까?’ 그 때 엘리사 선지자가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한 자가 저와 함께 한 자보다 많으니라’ 그리고는 하나님 앞에 기도했습니다. ‘여호와여, 원컨대 저의 눈을 열어 보게 하소서’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종 게하시의 눈을 열어 보여 주셨습니다. 하늘의 불말과 불병거가 가득히 둘러선 것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나님이 없다고 절망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내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시는 하나님
역사상 단 한 번도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을 홀로 남겨 두신 적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은 항상 당신의 백성과 동행하셨습니다. 항상 그들을 위해 역사하셨고, 도우셨으며, 일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창세기 26장 3절에서 이삭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야곱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찌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15)??모세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출 3:12) 여호수아에게도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수 1:5)' 기드온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삿 6:16)' 사무엘, 다윗, 솔로몬을 비롯한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모든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이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단 한 번도 그 약속을 어기신 적이 없으십니다.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동일한 언약을 해주셨습니다. 마태복음 28장 20절에서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히브리서 13장 5절은 말씀합니다.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어느 인디안 소년이 부족이 거룩하게 여기는 거룩한 숲에서 하룻밤을 새우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그 숲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낮에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밤이 깊어지고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짐승들의 우는 소리까지 겹치자 도저히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눈을 꽉 감고 덜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영웅이 되고야 말리라는 꿈 때문에, 하룻밤도 못 새우고 집으로 돌아가면 겁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싫어서 이를 악물고 한 밤을 겨우 버티고 드디어 이제 새벽이 가까워 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습니다. 소년은 공포에 질려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기에는 그 인디언의 아버지가 활을 들고 서 계셨습니다. 너무나 반가워서 소년이 물었습니다. '아빠, 언제부터 거기 서 계셨어요?' 그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어제 여기 온다는 말을 듣고 엊저녁부터 여기서 너를 지키고 있었단다.' 소년은 너무 무서워 눈을 감고 있어서 몰랐지만 아버지는 밤새도록 활을 들고 아들 뒤에서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서정오| 동숭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