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었던 어린시절

나는 말레이지아에서 태어나 9살 때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후에 부모님의 별거로 인해  어머니를 따라 대만으로 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정환경 때문에 나는 열등감이 많은 아이로 자라게 되었다. 비록 학교에서는 쾌활하고 외향적인 성향으로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지만 가정에서는 따뜻한 가족의 분위기를 느껴보지 못했고 항상 공허한 마음만 가득했다. 내 기억 속에 당시 우리 집은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었으며, 내가 잠이 들 때쯤 항상 부모님의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려운 마음에 아미타불을 읖조리며 모든 비극이 빨리 끝나기를 바랬지만 결국 부모님은 이혼을 하고 말았다. 

나는 부모님에게서 칭찬보다는 책망 받기 일쑤였다. 두 분은 내게 긍정적인 표현을 하신 적이 없었고 항상 자신들의 생각과 입장만을 이야기하셨다. 부모님에게 받은 책망과 비난으로 인해 난 항상 나쁜 녀석이고 불효자식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등감과 나쁜 생각들은 늘어만 갔다. 부모님이 이혼하게 된 것이 나 때문인 것 같았고, 어째서 내가 이러한 가정에서 태어나게 되었는지 원망스러웠다. 또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감추었다.

내 인생의 전환점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내 삶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1999년 어머니는 전화번호부를 통해 대만 찌아이시에 있는 찌아이침례교회를 알게 되었고, 나를 데리고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당시 우리는 예수님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교회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느낌만을 안겨주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교회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믿게 된 어머니는 놀랄 정도로 변화 되셨다. 항상 친구 분들과 마작을 하시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시던 어머니가 그 모든 것을 끊으신 것이다. 어머니의 변화로 인해 나는 복음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목사님과 전도사님의 가르침과 양육, 그리고 형제자매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살아계신 주님을 더 깊이 신뢰하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영원히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주님의 그 크신 사랑으로 나를 이끌어주셨다. 거룩하고 존귀한 하나님께서 이처럼 미천하고 더러운 나를 위해 자신의 독생자를 보내셔서 나를 구원해주셨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주님을 믿기 전에는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난 더 이상 과거의 그 열등감 많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의해 자신을 평가하는 소년이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어떠한 사람이고 과거가 어떠했든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동일하게 나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그 밖에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예전보다 더 가까워 질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가족들과의 교제를 거부했지만 지금은 내가 적극적으로 가족들과 대화하며 교제한다. 이 모든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하나님은 각각의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난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 2008년 1월, 내 삶을 주님께 드리기로 결정했다. 교회에서는 예비 전도사로 섬기게 되었다. 난 몇 개월 동안 교회사역을 하며 7월에 있을 신학교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신학교 시험에서 떨어졌다. 게다가 국적문제로 인해 더 이상 대만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다. 순간 이사야 55장 8절과 9절의 말씀이 떠올랐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내가 믿는 하나님께서는 분명 내가 알지 못하는 크고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기에 목사님과 가족들과 의논한 후 1년 동안 미얀마와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

해외 단기사역을 통하여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며 그 나라의 풍습을 체험하고, 그 땅에서 복음을 전하며 사역을 경험해보는 것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작년 9월부터 금년 1월까지 난 미얀마에서 4개월 정도 지냈다. 그리고 올해 2월에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대만에서의 생활과는 완전히 달랐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미얀마에서의 생활과 비교해볼 때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떠하냐고 물어보았다. 미얀마에서의 생활은 여러 가지 사역과 열악한 환경에서 적응해야 하는 점에서 도전의 시간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영성 관리와 주님이 한국과 중국에서 행하시는 일들을 보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사실 쉽게 할 수 있는 일들도 미얀마에서는 매우 불편했다. 전기 공급이 불안정하고(때때로 하루에 10시간 정도 밖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나머지 시간에는 축전지를 이용해서 전기를 사용해야 했다.) 샤워를 할 때도 물을 끓여서 사용해야 했으며, 오직 돈 있는 사람이나 전화와 핸드폰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교통이 매우 불편했고 도로 상황 또한 그리 좋지 못했다. 미얀마는 불교국가에 속한다. 따라서 중국처럼 기독교에 대해 일정한 규제와 제한을 두고 있다. 교회는 교사와 사역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어서 나는 다른 전도사와 내가 거주하는 지역교회로 가서 그들을 돕는 일을 하였다. 우리들은 성가대와 청년모임, 찬양팀 훈련, 전도훈련, 성탄절 예배와 송년예배 준비 등을 도왔다. 

비록 생활은 대만에 있을 때보다 바쁘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하나님은 정말 내 삶 가운데에서 놀라운 일들을 행하고 계셨다. 나를 대만으로 보내셔서 주님을 만나게 하시고 또한 그곳에서 나를 준비시키셔서 미얀마로 보내어 형제자매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종종 친구들이 나에게 물어보곤 한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당연히 미얀마에서보다 편하지 않냐고’ 난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비록 한국에서의 생활이 미얀마에서보다 확실히 편하긴 하지만 영적인 도전이나 심적인 적응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미얀마는 잘 아는 동역자들과 함께 서로 교제하며 일을 할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아 한국에 들어온 지 1~2주 정도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에 마음을 쏟아야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 선교사가 문화가 전혀 다른 나라에 파송되어 처음 겪게 되는 심정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의 앞길을 인도해주신다고 믿는다면, 우리를 부족함이 없게 하실 것이다. 난 한국에서 생활을 통해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시는 많은 선교사님들을 만났고 그들의 간증과 중국에 대한 뜨거운 사명을 들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나에게 큰 도전과 격려가 되었다. 지금 난 이곳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대만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1년간의 해외 단기사역과 어느 한 목사님의 간증을 통해, 내 마음속에는 조금씩 중국 땅에 대한 특별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어쩌면 역사적인 관점으로 볼 때 대만과 중국 사이에는 모순의 관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볼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중국은 여전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목사님이 내게 말씀하시기를 ‘대만은 중국선교 사역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라고 하셨다. 나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한다.

미래에 대만도 한국처럼 적극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 한국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와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 글이 중국선교에 비전을 품은 자들에게 도전이 되길 바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위해, 그리고 더 많은 대만의 그리스도인들이 중국선교를 위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나다니엘 양｜대만 유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