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차이나 2009’
‘미션차이나(선교중국) 2009’ 대회가 오는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일어나라, 중국교회여’라는 주제로 한국성서대학교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한국중국선교협의회(KCMA)와 재중한국선교사협의회(CKMA)가 공동주최하고 중국어문선교회와 빌리온선교회가 공동주관하는 연합행사이다.

이번 대회는 ‘미션차이나 2007’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선교중국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중국 기독인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철저하게 섬기기 위해 한국교회는 전 세계 화교권 교회들과 세계교회와 동역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요즘 중국정부가 일부 가정교회 지도자와의 대화 채널을 만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중국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번 대회는 이에 대한 해답과 대책을 모색하는 장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는 상대방의 의도를 꿰뚫고 있는 중국교회의 산 증인을 비롯해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과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의 화교권 지도자 및 선교전략가들이 참가한다. 또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역한 한국선교사들이 대거 참가, 미션차이나 시대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미션차이나 2007’의 준비위원장이었던 유전명(중국복음선교회 대표, 중화기독교한성교회) 목사는 “과거에 비해 중국교회가 내실이 있을지라도 여전히 외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대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피력했다. 또한 “중국교회가 생수가 필요한 데 커피를 주는 우를 범하지 말라. 중국교회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사역을 절대 사절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면서 “미션차이나 2009가 보다 구체적인 선교전략과 정책,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 화교권 및 세계 선교사들이 팀사역을 통해 인재 발굴 및 양성, 캠퍼스? 가정? 비즈니스 등 전문 사역 모델의 보급, 타문화권 사역 노하우 전수, 현지 지도자들의 자립 기반 구축 등에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변화하는 중국교회, 새로운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한국교회
중국 내 기독교적 환경 변화지수는 높아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원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중국 공산당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산당원 2천여 만 명이 기독교(가톨릭 포함), 불교 등을 믿고 있으며 그중 1천만 명은 정기적으로 종교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그동안 당원들의 종교 조직 참여를 금지해온 것과는 매우 상반되는 결과다. 4월 1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는 ‘그들이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They Trust)’라는 제목의 4쪽 분량의 부활절 특집기사가 실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여러 차례 표본 조사 결과, 개신교와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인이 1억 2천5백 명을 넘어섰고 이는 전체 중국 공산당원 7천4백만 명을 크게 앞선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는 물론 공자의 고향인 산둥(山東)성의 취푸(曲阜)와 쓰촨(四川)성의 시골마을 등 중국 대륙 곳곳에서 수십 명에서 수천 명까지 모여 예배와 부흥회, 성경공부 등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머지않아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인 당원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덧붙였다.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서 선교중국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증후들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가정교회가 젊어지고 있다. 특히 도시형 가정교회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베이징에만 해도 도시형 가정교회가 1,200개를 넘어섰다는 보고서도 있다. 몇 년 전부터 베이징에 기존 교회 외에 노동자교회, 상인교회, 해귀파(海歸派·해외 유학 후 귀국한 인력)교회, 문화예술인교회, 학생단체 등 다양한 교회 형태가 등장한 뒤 최근 들어 대학생을 비롯해 교수, 예술인, 기업가 등 지식인들이 부쩍 많이 교회를 찾고 있다. 게다가 해외에서 신학·목회학석사는 물론 신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젊은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가정교회하면 노?장년 중심, 사역자와 교인의 저학력 등을 떠올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울러 이들은 선교하는 교회를 꿈꾸면서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증거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명에 충실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베이징의 가정교회 46곳과 집회처 65곳을 분석한 결과 주일예배 평균참석인원이 58명이고 대학 이상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신학교육을 받은 사역자들이 대거 담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임목회자 49명의 평균연령은 38세, 그중 석사 학위자 2명을 포함해 대학 이상 졸업자 28명, 해외 신학 학위취득자 7명이다. 35세 이하 교인이 반수 이상인 교회는 39곳, 90%이상인 교회도 13곳에 이른다. 또 대학 졸업 이상인 교인이 90%를 넘는 교회도 8곳에 달한다. 대학과 연구소, 신기술업체가 몰려있는 하이디엔(海淀)구(區)와 차오양(朝陽)구에 교회가 각각 24개나 위치해 ‘지역 편중화’를 보였다. 이 때문에 베이징의 다른 곳에 지교회를 세우는 것을 모색 중인 교회도 있다.  

한국교회가 새로운 선교정책을 세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중국정부의 가정교회에 대한 태도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중국정부 관계자들이 도시형 가정교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과 회동을 가졌다. 당시 회동에 참여한 한 목회자는 “정부가 종교에 대해 좀 더 열린 태도를 보여주었다”면서 비공인교회에 대한 정책 변화가 올 것을 예상했다. 이번 회동은 탄압 일변도 정책으로는 늘고 있는 기독교 인구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10월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정부로서, 직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면서 잠재적 불안요소인 종교문제 처리 방침을 확정짓고 ‘통 큰’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부 비공인교회의 실체를 인정하는 대신 정부에 비협조적인 가정교회는 분리, 고사시키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미션차이나 2009’의 세부 프로그램
이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국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션차이나 2009 대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열린다. 평신도 및 대학청년 등을 위한 ‘중국선교비전학교’와 교단 선교정책결정자, 선교단체 대표와 총무, 선교지향적 목회자, 선교학자 등을 위한 ‘선교중국컨퍼런스’가 진행된다.    

중국선교비전학교는 ‘세계 속의 중국’, ‘중국교회에 대한 이해’, ‘중국선교의 실제’, ‘중국에서의 전문인 비즈니스선교’, ‘선교중국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공통 주제강의와 ‘도시공단사역의 실제’, ‘소수민족사역의 실제’, ‘중국 어린이사역의 실제’, ‘중보기도와 중국선교’, ‘중국단기선교의 실제’, ‘도시가정교회 개척사역’, ‘중국에서의 캠퍼스사역’, ‘중국교회 신학훈련 실제’, ‘중국 내 이슬람선교’, ‘국내 중국인사역의 실제’ 등 선택 강의가 이어진다. 

선교중국 컨퍼런스는 크게 ‘선교중국의 의미와 현황’, ‘선교중국의 장단기 전략’, ‘선교중국에 있어서의 연합과 협력’, ‘선교중국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4가지 주제를 갖고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선교와 선교중국의 비전 및 상호관계’, ‘화교교회의 선교중국에 대한 비전과 현황’, ‘선교중국에 있어서의 중국교회의 현주소’, ‘선교중국의 장단기 전략’, ‘해외 중국인 사역과 선교중국’, ‘도시교회와 선교중국’, ‘중국유학생사역’, ‘중국근로자사역’, ‘화교교회와의 연합과 협력’, ‘중국교회와 한국교회의 연합’, ‘대만교회와 선교중국’, ‘일본교회와 선교중국’, ‘선교중국에 있어서의 한국교회의 역할’ 등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신학교육사역, 캠퍼스사역, 소수민족사역, 문서사역, 의료선교, 사회복지 구제사역, 조선족선교 등을 통해 적잖은 열매를 맺어왔다. 그러나 중국의 역동적인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중국교회들이 한국교회들과 동등한 동역자 관계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일방적인 선교에서 벗어나서 파트너십 선교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한국교회가 정체 내지 쇠퇴면서 선교 동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끌어올리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역할
‘미션차이나 2009’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집중될 것이다. 첫째, 중국교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우리 중심 선교에서 벗어나서 겸손하게 현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그러면 현지에 맞는 맞춤형 사역을 계발,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둘째, 현지 교회는 물론 해외 화교권 교회, 세계교회와 더불어 공동의 사역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중국선교는 최종목표가 아니다. 선교중국시대를 열어 세계복음화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즉, 중국교회가 일어나 전 세계교회들과 함께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돕는 다리(Bridge) 역할을 해야 한다. 중국교회 지도자들 가운데 복음을 이슬람권을 넘어 이스라엘까지 전하자는 ‘백 투 예루살렘 운동’을 부르짖는 이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지교회의 선교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나 행동은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교회는 선교중국에 헌신할 잠재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현지교회가 선교중국에 헌신하도록 선교훈련에 힘쓰고 선교사들을 파송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셋째, 시니어급 선교사들이 국내외에서 선교중국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그들을 더욱 연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습득한 언어와 사역의 경험, 노하우를 활용, 국내에서 방한 중국인사역을 하거나 해외에서 중국인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  

넷째, 새 시대에 맞는 선교방식을 찾고, 연구사역과 이를 적용, 발전시켜나간 사례와 새로운 선교 로드맵을 도출하는 연구사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의 변화를 면밀하게 분석하면 선교적 필요를 채울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중국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생존공간과 문화도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니얼| 한국중국선교협의회 상임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