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슬림의 현황
천안문광장이나 상하이 거리를 활보하는 중국인들을 보도하는 모습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 중에는 중국에 이슬람교를 믿는 신자들, 즉 무슬림들이 많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분들이 있다. 중국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가?  중국무슬림의 숫자는 결론부터 말하면 확실하지 않다. 중국정부는 정확한 종교인구의 통계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보통 이슬람교를 전통적으로 믿는 민족들의 인구수를 더한 것을 무슬림인구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통적인 무슬림 민족 중에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인구와 비무슬림민족 중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인구가 대략 서로 비슷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중국정부가 공식발표한 2000년 인구센서스 결과를 따르면 무슬림민족인구에 근거한 중국의 무슬림 인구는 2,000만 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무슬림민족과 인구는 '중국을주께로' 의 표 참조). 하지만 이런 중국정부의 공식통계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외국의 기관들은 중국정부의 통계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며 훨씬 높은 수치를 제시하기도 한다.1) 일부 무슬림민족인구는 단순히 통계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는 면에서도 중국정부의 발표에 회의를 품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중국에서 발표된 한 비공식자료에 의하면 2008년 현재 최소한 4,200만 명 무슬림인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세계적으로 무슬림인구의 통계를 발표하는 사이트에 의하면 2006년 현재 중국의 무슬림은 3,910만 명 정도라고 한다(www.islamicpopulation.com). 필자는 2008년 현재 중국무슬림인구를 약 4,000만 명 정도로 생각한다면 무리가 없다고 본다. 이 추정치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중국의 2,000만 무슬림인구라는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2006년 3,910만 명의 중국무슬림인구를 기준으로 국제비교를 해 본다면 중국은 인도네시아(1억9,500만 명), 파키스탄(1억5,750만 명), 인도(1억5,450만 명), 방글라데시(1억2,730만 명), 터키(7,350만 명), 이집트(7,010만 명), 이란(6,850만 명), 나이지리아(6,520만 명) 다음으로 무슬림인구가 많은 국가이다. 즉, 중국은 세계에서 9번째의 무슬림 대국이다. 이 중국의 무슬림인구수는 아프가니스탄(2,960만 명)이나 이라크(2,870만 명), 사우디아라비아(2,410만 명), 그리고 우즈베키스탄(2,320만 명) 및 카작스탄(710만 명) 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러한 인구수는 이슬람권의 복음화를 위해 중국에서의 무슬림 선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중국에 모스크는 약 3만 여개가 있고 종교지도자인 아홍(이맘)의 수는 4만 여명이 되는 것으로 중국 종교국은 공식발표하고 있다(실제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 수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무슬림들은 모스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형성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나 종족출신들이 모여 사는 곳에 자체적으로 모스크를 건립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이슬람은 대부분 수니파지만 후이족 내에도 서도당, 이후와니, 사라피아 및 다양한 신비주의적 교단이 존재한다. 소수의 특수종파로는 타쉬코르간 타직족의 이즈말리파, 야르칸드의 시아파도 있다. 중국이슬람의 색채에는 전체적으로 수피즘의 영향이 강하다. 수피즘은 신비주의적 종교의식과 성자무덤(마자르, 후이족에 있어서 공북)에 대한 숭배 및 샤머니즘적 요소를 지닌다(예, 카시가르에 있는 무하멧 캬슈카르의 묘). 

무슬림 민족이 한족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무슬림민족들 간의 관계 역시도 서로 좋은 것은 아니다. 태생적으로 다른 민족을 깔보는 민족자존심의 문제 외에도 역사적인 갈등(예컨대 후이족군대가 신장의 무슬림들을 학살한 것), 그리고 중국정부의 정책 등이 이것에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한족과의 통혼은 물론이거니와 무슬림민족간의 결혼도 매우 드문 일이다.

중국에서의 무슬림선교, 그 특수성
이렇게 세계적으로 볼 때 중국에 적지 않은 무슬림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이슬람권선교를 위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이슬람권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무슬림인구대국 대부분은 (인도를 제외하고) 국민대다수가 무슬림인 반면 중국의 무슬림은 국민전체의 3%(4천만/13억)에 해당하는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이슬람인구가 많은 나라 중에는 중국의 기독교인구 비율(7%)보다 높은 나라로서 이집트(13%), 인도네시아(16%), 나이지리아(52%) 등이 있다. 우리가 이들 나라를 중국과는 달리 이슬람권이라고 보는 이유는(나이지리아는 조금 예외지만) 그 나라에서 비무슬림 민족의 수가 중국에서처럼 압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중국기독교나 중국교회부흥에 대한 소식들을 자주 듣고 있다. 예를 들어 <하늘에 속한 사람>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중국교회에 대한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도 많아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통계에 의하면 2007년 한국선교사 중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가 3,100여 명으로(교단 및 선교기관에 등록된 수)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중국에 가서 지하신학교 등에서 사역하기도 하는데 이 경험들이 한국교회가 나름대로 중국선교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데 많은 영향을 준 듯하다. 그런데 사실 중국의 무슬림들을 위한 지하신학교 사역은 거의 없다. 

위의 이러한 점들이 이슬람권선교로서 중국의 무슬림 선교를 무시하게 하거나 중국(한족)선교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무슬림선교를 바라보게 만드는 것 같다. 그 결과 예를 들어 한족가정교회의 부흥소식에 익숙한 한국교회는 무슬림 지역에서 사역하는 사역자들의 더딘 열매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 같은 나라에서 왜 이렇게 선교의 진행이 더디냐는 것이다. 지하신학교의 사역을 중국선교의 모델로 생각하는 일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심지어 중국의 무슬림 사역자들을 조금 무능한 선교사들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중국의 무슬림선교에 대해서 좀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보통 중국의 무슬림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은 이중적인 장애에 직면한다. 선교지 중국정부의 감시와 핍박, 그리고 선교대상인 무슬림들의 강퍅함과 반감이다. 중국정부는 다른 지역보다 무슬림지역 내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 그것은 무슬림을 전도하려는 선교사들을 기존 무슬림사회를 자극해서 그 지역의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외부세계의 반정부적인 사상을 주입하는 정치적 위협세력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한편 무슬림 민족들은 중국사회에서 소수에 불과하며 서부대개발 이후 점점 한족들의 영향력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사회의 결속을 다지고 정체성을 유지하는 길로서 전통종교를 강화시키려고 한다. 이 점들이 무슬림 사역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무슬림 정책
중국정부의 무슬림 정책에는 종교정책으로서의 보편성과 함께 민족정책으로서의 차별성이 존재한다. 알다시피 중국의 종교정책은 역사적으로 당의 이념적 경향에 따라 상대적인 억압과 자유의 스펙트럼을 왔다 갔다 했지만 기본적인 것은 사회안정을 위해 각 민족이 전통적으로 믿어왔던 종교에 대한 신앙자유를 허락하면서도 그것을 정부의 통제와 관리 하에 두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를 제시하면서 종교전파를 억제하고 있으며, 모든 종교조직과 활동을 정부가 통제함과 동시에 모든 종교지도자들의 양성과 배치를 국가가 함으로써 종교사상조차도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원칙에 이탈하는 종교인이나 조직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뿐만 아니라 기독교 등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종교정책으로서의 보편성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슬람 민족을 구별하여 다루는 민족정책으로서의 차별성이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소수민족 관리방식인 ‘以夷制夷’(예를 들어, 후이족을 이용해서 위구르족을 억압하고, 카작족과 위구르족이 경쟁하도록 한다든지)가 무슬림민족 간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민족들을 달리 취급하는데 예를 들어 이미 완전히 중국화 되어 버린 무슬림인 후이족에 대해서는 비교적 온건하게 대처하면서도 분리독립운동과 연관된 위구르족의 종교활동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1990년대 베이징에서 벌어진 후이족의 시위는 중국 정부에서 진압하지 않고 진행되도록 하였을 정도로 관용한 반면 신장에서 위구르족의 시위는 분리주의 운동이라고 해서 심하게 탄압한다. 후이족이 하지(Haji)에 참가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반면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위구르족의 여권을 몰수하는 등 위구르족의 국외여행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카작족에 대해서는 카작스탄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이주문제 등에서 위구르족보다 훨씬 개방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다만 중국정부의 통제를 어렵게 하는 새로운 변화들이 중국의 대외개방이후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무슬림들은 주로 변경지대에 거주하는데 국경의 개방으로 인해 주변국가와의 문화-종교적인 교류가 증가했다. 특히 주변 이슬람사회와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을 통해서 좀 더 근본적인 이슬람교의 영향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문화교류로 인해 외부 이슬람 세력의 영향력이 무슬림민족주의 운동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외국에서 수입된 종교관련 문헌, 전단 및 CD 등을 압수하기도 한다. 외국의 보다 근본적인 무슬림과의 교류나 부유한 이슬람국가들의 종교재정지원 등은 중국의 무슬림들의 이슬람 신앙을 강화하도록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무슬림선교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첫째, 중국무슬림 선교를 위한 별도의 연구나 훈련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무슬림선교를 위한 전문훈련이나 연구소가 있다. 또한 중국선교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것들이 많은 도움을 주지만 중국무슬림선교를 위해서는 무언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중국무슬림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은 대부분 이슬람선교 혹은 중국선교 패러다임을 가진 교육이나 훈련을 받고 현장에 왔다. 현장에 와서야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이 둘을 통합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 중국무슬림은 전형적인 중동의 무슬림들과도 다르며 한족위주의 전형적인 중국인들과도 전혀 다르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무슬림 민족들은 물론 다양성이 있지만 중국정부의 정책이나 한족의 진출에 의한 영향 등에 도전받는 것은 비슷하며 이러한 도전에 직면해서 한족화 되어 가거나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신앙으로 치우쳐가는 모습도 비슷해 보인다. 따라서 중국무슬림 사역을 위해 한국에서 이슬람이나 중국관련 어느 한쪽의 훈련을 받았더라도 현장에서 중국무슬림선교에 관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중국의 무슬림사역은 다른 지역의 무슬림사역과 마찬가지로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중국정부의 강한 통제로 인해 중국 내 다른 지역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중국의 무슬림민족들은 후이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들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데 이 언어들은 한어와 완전히 다른 체계의 언어이기 때문에 무슬림사역자들은 한어와 함께 무슬림 민족어를 익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적응과 함께 무슬림민족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도 필요하다. 이 점들이 보다 장기적 관점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번은 중국무슬림사역을 하는 필자에게 선교지에 나간 지 1년 만에 어떤 분이(심각한 것은 그분이 교회 선교위원장이었다), 교회를 몇 개 세웠냐고 질문한 것이 기억난다. 웃고 넘어갔지만 중국무슬림 사역의 장기적 성격에 대해서 이해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셋째, 비즈니스 선교의 중요성이다. 무슬림 민족에게 있어서 기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기존의 공동체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 점은 기존 무슬림사회가 신앙공동체 일뿐만 아니라 경제(생활)공동체라는 점에서 심각한 것이다. 후이족은 식당과 같은 작은 비즈니스를 통해서 가족이나 친족을 신앙적으로 또한 경제적으로 묶어내고 있다. 그러므로 회심자가 자신의 종교를 떠남으로써 기존의 공동체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좋은 공동체를 얻는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무슬림 사역의 성공적인 사례는 종종 대안적인 공동체를 이룬 곳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공동체는 단순히 신앙훈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단위의 생활수단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비즈니스사역은 신자들을 보존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현지인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넷째, 소위 ‘백 투 예루살렘’운동이 중국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영향을 미치면서 유행처럼 중국의 신자들을 훈련해서 무슬림국가에 보낸다는 전략이 퍼져나갔다. 이것에 대한 평가는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언급되었기도 하고, 따로 많은 지면이 요구되는 일이다. 다만 중국의 무슬림 선교를 주로 한족신자들로 구성된 선교자원들로 하여금 먼저 해보도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선교헌신자가 해외선교에 적합한 지를 평가할 수 있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다면 외국에 나가서 보다 성공적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중국교회가 자국 내 무슬림선교에 나서고 있는 것이 감사하다. 물론 여기에는 무슬림민족들의 한족에 대한 거부감이나 한족신자들이 무슬림민족의 문화나 언어에 대해서 민감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이점들을 외국선교사가 잘 보완해 가면서 함께 사역한다면 좋은 열매들이 있을 것이다. 


한수아/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