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가까이
막연하게만 생각되던 일들이 현실이 될 때 느끼는 기대감이랄까? 처음 중국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그저 막연함이었다. 우연하게 중국이란 나라와 중국사람, 그리고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에 한 선교단체에서 진행되는 6주간의 중국비전학교를 통해 중국선교의 비전과 중국문화 그리고 중국단기선교의 이해 등을 배우게 되었다. 짧은 기간이라 깊이 있게 배우지 못했지만 중국에 대해 막연했던 생각들이 구체화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중국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나눈다’ 는 말처럼 내 자신이 중국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뜻 이번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친히 준비하시리라
중국에 도착해서 예배를 드리고, 단기선교에 대한 구체적인 강의를 들으면서 이번 선교여행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 하시리라”(창22:8).

훈련을 마치고 우리는 투지아(土家)족을 향해 나아갔다. 버스로 5시간을 달려 도착한 A지역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버스로 5시간을 이동하여 B지역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이동할 때마다 한 명씩 순서를 정해 릴레이 기도를 하였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친히 인도해 주실 것과 사단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한 기도였다.

최종 목적지까지 가기위해 우리는 산길을 몇 시간동안 걸어야 했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실지 합심으로 기도하였다. 기도를 마치고 다시 걷는 길에서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다가와 우리들에게 길을 잘못 들었다며 마을까지 가려면 6시간 넘게 걸린다고 했다. 그러더니 자신의 차로 우리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이 영혼을 예비해주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면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찾을 수 있다.

복음 들고 세상으로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말씀을 나누고 목적지 마을로 향했다. 첫 번째 집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반갑게 맞으며 차와 과일을 대접해 주었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만들었다. 나는 중국어를 구사할 수 없어서 중보기도로 섬겼다. ‘하나님 저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여 주옵소서!’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자, 그 집에 손님 세 사람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방문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들도 복음을 듣고 모두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게 되었다. 할렐루야!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일은 몇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는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도 복음을 듣게 하기 위해 불러주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일들이 단기선교 내내 일어났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준비된 영혼을 만나게 하시고, 길을 내려오는 흔들리는 트럭 안에서 한 대학생 자매를 만나 예수를 영접하게 하시고, 한 달에 한번 집에 가는 날에 우리가 방문하게 되어 만나 예수를 믿게 된 초등학생과 우리를 재워주지는 않았지만 후한 대접을 해주시고 그 손녀와 함께 예수를 영접한 노부부, 하나님은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을 이미 준비하시고 예비해 주셨다. 우리의 할 일은 하나님의 예비한 것을 기도로 순종함으로 감사함으로 찾는 것뿐이다.

오직 주님만!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내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신 것이다. 나는 다만 그 일을 목격한 것뿐이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순종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나는 중국에 그들을 선교하겠다고 갔지만 하나님은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나를 선교하신 것이다. 너무나 부족하니까 현장실습을 통해 훈련하신 것이다.

한국에서의 사역을 보면 대부분 사전 준비가 치밀하게 계획되어진다. 누가 무엇을 할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 비용은 어떻게 조달 할지 등등 그런 후에 기도한다. 하나님께 우리의 계획이 잘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간절함이 없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구하는 것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번 단기선교는 이런 나의 사역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 자신이 준비된 것이 너무 없었기에 더 큰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은혜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중국어도 말 할 수 없고, 중국에 대한 지식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몰랐기에 오직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더 큰 은혜가 임한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의 사역도 내 생각과 기준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을 찾고 구하는 그래서 온전히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순종하는 자세로 나아가려고 한다. 이 감격과 은혜가 사라지기 전에!


박병호｜응암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