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은 기대감으로
단기선교를 떠나기 전 나에게는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 우리가 가야 할 지역이 산 속이라  서 많이 춥고, 잠자리도 변변치 않아 땅바닥에서 자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앞섰다. 
게다가 적지 않은 참가비는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하나님께서는 물질에 있어서 내게 자유함을 느끼게 해주셨고, 그동안 필요할 때마다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는 것을 체험했지만, 아직도 내겐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깨닫게 해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단기선교는 꼭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가야할 지역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쿤밍(昆明)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 끌렸다.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서
기대감을 가지고 출발한 우리는 드디어 쿤밍 공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쿤밍 땅을 밟은 나는 연신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지 갑작스레 심장박동이 상승하는 고산반응만은 아니었으리라….우리는 먼저 쿤밍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M지역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만난 또래의 훈련생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순종하여 복음을 전하며, 모든 삶을 하나님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내게 큰 감동과 도전을 주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M지역을 떠나 우리는 Y족 마을로 이동하는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방금 받은 도전과 은혜의 마음은 어디가고, 순간 나의 연약함이 드러나면서 영적 전쟁이 시작되었다. 버스 안은 너무도 추웠고 악취가 진동했다. 이불도 없고,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아기들의 울음소리에 새벽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짜증도 나고,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내게 기도하게 하셨고, 마음을 위로해 주시며 단잠도 허락해주셨다. 

Y족 마을에 도착해서는 그들의 귀한 섬김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도 대접받고, 편안한 잠자리도 마련해주셨다.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많이 열려있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먼저 그들의 마음을 만지셨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D형제는 이미 몇 년 전 우연히 접한 홍콩의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통해 복음을 듣고 영접했지만 빈곤과 건강문제, 집안 형편으로 인해 결단을 하지 못해 타 지역에 가서 훈련을 받을 수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훈련을 받기로 결정을 하였다. 우리는 한 영혼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D형제가 훈련을 잘 받아서 그 지역의 영적인 리더로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했다.
그들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도착한 W지역에서는 가정교회 성도들을 만나 교제하였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한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가정교회에는 목회자가 없어 많은 어려움과 한계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루 빨리 전임 목회자가 세워지기를 함께 기도했다.

내 삶의 커다란 비전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서 나는 삶의 비전을 찾았다. 예전에는 내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내 비전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물음의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서 소외받은 사람들과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섬기며 도울지 구체적인 것은 확고한 비전위에 서 있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인도해 주실 것이라 확신한다. 


전병욱 | 항주 열린문 한인교회 청년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