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博鰲)포럼에서 만나다
중국과 대만이 60년 가까운 양안 대립의 역사를 변화시킬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샤오완창 대만 부총통 당선인이 4월 12일 역사적인 만남을 통해 양안의 경제협력 개선에 합의했다. 
두 지도자의 회동은 양안 최고층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뤄져 주목을 끈다. 지난 1949년 국공 내전이 종결되고 국민당 정권이 대만으로 넘어간 이후 양안 지도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당선인이 이날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회동은 앞으로 만남에 좋은 준비가 될 것” 이라고 밝혀 양안관계의 급진전이 기대된다.

양안의 합의 사항
이번 회담의 긍정적인 결과는 예전과는 달리 중국 측이 샤오 당선인을 외국 지도자와 다를 바 없는 의전을 갖춰 대한 것에서 이미 예견됐다. 샤오 당선자는 ‘양안공동시장재단 이사장’이라는 민간인 자격으로 보아오포럼에 참석했지만 극진히 대접한 것이다. 두 지도자는 경제협력을 통해 양안 관계가 개선되면 민감한 정치적 대립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로 경제부문 협력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은 “세계 경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양안 인민들이 기회를 잡고 도전에 함께 맞서며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번영 시나리오를 창출해야 한다” 고 말했다. 샤오 당선인은 이에 동의하고 양안 직항의 신속한 실시, 중국인의 대만관광 개방, 양안 경제무역 정상화, 양안 협상 틀 복원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또 양안 정부의 정치적 현실과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 발전 상황을 창출해 향후 양안 협상을 위한 생산적 환경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양안관계를 둘러싼 일련의 원칙에도 동 의했다. 중국은 이번 회동을 통해 티베트 유혈사태와 성화봉송 항의시위, 올림픽 불참 움직임 등의 문제로 쏠린 국제사회 관심을 양안관계로 돌려 곤경을 돌파할 계기를 얻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후 주석은 포럼에서 “티베트 사태는 중국 내정문제이며 인권문제가 아니다” 고 말해 처음으로 티베트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언급했다.

지난 11일 개막한 보아오포럼은 ‘녹색 아시아 ; 변화를 통한 윈윈(WinWin)으로’ 라는 주제로 39개국 정부ㆍ민간 지도자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월 13일 폐막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보아오포럼으로 중국은 양안관계 회복 신호와 성공적인 국제포럼 개최로 다시 한 번 높아진 위상을 확인했다. 또 포럼은 6월 런던에서 국제금융회의를 열기로 결정했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연대도 모색했다.
 

출처 l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