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라싸(拉萨)에서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티베트 관련 뉴스를 접한다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사역자들이 티베트로 선교를 가고 일반인들도 티베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많은 다큐멘터리가 제작, 방송되더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것이 뉴스가 되었다. 우리에게 뉴스가 되니까 혹 이런 사건이 최근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가 표면적으로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 것 같지만 실상은 게릴라전 양상으로 계속 모든 티베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것은 이번 사태가 순간적인 감정 폭발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두 민족 간 오래 쌓여 있던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티베트 독립 시위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 사태는 14일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10일에도 이미 라싸에서는 소규모 시위가 있었다고 라싸의 사역자로부터 전해 들었다. 늘 3월이면 있어 왔던 소규모 시위에 대해 올림픽을 의식하여 중국경찰이 과잉 진압하는 과정에서 티베트인들의 묵혀 있던 감정이 폭발해 사태가 확대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기는 최근 티베트의 중심부 라싸로 이주해 온 중국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고 주민의 숫자 면에서도 그야말로 소수가 되어 가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보도한다. 한편에서는 올림픽을 겨냥해 중국을 궁지에 몰아넣어 세계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음모가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이 사건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 왜 3월이면 늘 티베트사람들은 술렁대는가? 비록 사건은 21세기에 일어났지만 티베트와 중국의 오랜 악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이런 보도를 보면서 ‘티베트인들이 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가? 그 인구로 거대 중국에 맞서 어떻게 싸우겠다는 말인가? 그리고 독립은 무슨 독립인가? 원래 한 나라이고 그들은 중국의 소수민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런 세계인의 시각은 바로 중국이 계획했던 서남공정(西南工程)의 결과이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중국의 의도대로 된 것이다. 중국은 지금 한쪽으로는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겠지만 한쪽으로는 공들인 서남공정이 먹혀 들어가는 것에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이 사태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소수민족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티베트족은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가? 선교사들도 중국의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서 티베트 민족을 말한다. 엄격하게 말하면 티베트족은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가 아니다. 소수민족의 사전적 정의는 ‘다민족 국가에서 지배적 세력을 가진 민족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고 언어와 관습 따위를 달리하는 민족’이다. 예를 들면 남미나 필리핀 같은 나라의 밀림 지역에 깊숙이 살고 있는 수가 적은 민족들이나 중국에서는 윈난(云南)성의 여러 민족들을 소수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티베트인이 중국내의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티베트족이 오래 동안 중국의 영토 안에 중국인(漢族)들과 함께 살아온 인구가 조금 적은 민족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티베트는 중국 윈난성의 여러 소수민족들과는 엄연히 그 정체성이 다르다. 이들은 50년 전까지만 해도 독립된 나라를 갖고 있는 민족이었다가 중국의 침략에 의해 나라와 주권을 빼앗겨 중국에 정치적으로 편입된 한 민족인 것이다. 일제침략 시대 당시 우리는 일본의 소수민족이었나? 그런 문서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티베트족이 중국내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부르는 데에 일단 이의를 제기한다. 따라서 그들이 독립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역사속의 티베트와 중국
다음은 영토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좀 들여다보자. 중국은 역사적으로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 안에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티베트가 독립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그 땅이 중국의 영토에 편입 되었으며 어떻게 티베트인들이 중국 사람이란 말인가? 
중국정부가 티베트를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티베트가 원(元)나라의 속국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나라는 당시 몽골제국의 일부였다. 몽골제국은 몽골족의 발원지인 몽골 고원은 물론 한족의 중원, 페르시아와 러시아 일부까지 판도에 넣고 있었다. 이 거대 몽골제국을 중국인들은 자국의 영토 안으로 국한 시켜 원나라로 부르고 있다. 원나라는 중국인의 나라가 아니며 중국인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국권을 잃고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시대인 것이다. 이것을 중국왕조의 하나로 보는 것은 몽골제국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 좁은 대국의 우월주의 심리이다. 이 수치를 가리기 위해 중국인들은 몽골제국을 원나라라고 부르며 마치 중국왕조가 계속 이어져 내려 온 것인 양 꾸민다. 그 시대는 엄연히 중국을 멸망시킨 몽골제국의 시대였다. 이 몽골제국이 당시 전체 아시아를 지배한 것을 가지고 중국인들은 원나라가 티베트를 지배한 것이고 그래서 이때부터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 안에 편입된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다. 

티베트 역사에 대한 앞의 글(「중국을주께로」통권 101호 15쪽)에서 밝혔듯이 당시 티베트의 싸지아파의 승려 껀가지알짠이 몽골제국 황제의 스승으로 몽골제국 영내에 있는 모든 종교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었다. 혹 중국인들의 주장대로 몽골제국을 원나라로 만들어 중국왕조로 만든다 해도 그 당시 황제의 국사(國師) 노릇을 했던 티베트의 승려와 황제와의 관계를 주종관계라고 볼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속국관계도 아니었고 혹 속국이라 한들 중국이 아닌 몽골제국의 속국이었다. 이것을 식민지 통치로 본다면 당시 중국은 티베트처럼 몽골의 식민지 처지였다. 그런데 중국이 티베트에 대해 종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코미디다.
중국인들은 원나라가 무리라면 한발 양보하여 청(淸)나라 때부터는 확실히 중국 영토 안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나라 때도 마찬가지다. 청나라는 명나라의 법통을 잇는 중국이 아니다. 이 나라는 만주족이 중국인의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위구르, 몽골족 상당수, 한족, 티베트족 등 4대 민족을 거느리고 세운 대제국이었다. 나중에 스스로 만주족의 정통성을 포기하고 점차 중국인에 동화되었고 마침 서구 열강의 침략이 있어 무너져 버린 만주족의 정부였다. 역시 이때 중국인은 나라를 빼앗긴 망한 민족이었다. 

쑨원(孙问)은 만주족으로부터 잃어버린 중국인의 나라를 찾은 중국의 독립 운동가이다. 그의 삶을 보면 1894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만주족 축출, 중국회복, 연합정부건설”을 강령으로 하는 흥중회(興中會)를 조직한다. 만약 청나라가 중국의 왕조 중 하나라면 쑨원이 왜 중국을 회복하겠다고 나서는가? 그는 1895년 10월에 광저우(广州)에서 봉기를 모의하지만, 사전에 누설되어 실패하고 해외로 망명한다. 1904년에는 일본, 하와이, 베트남, 사이암 (지금의 타일랜드), 미국 등지에서, 1905년에는 필리핀, 독일, 프랑스에서 화교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혁명을 전파하며 혁명 단체를 조직한다. 1911년 10월 10일 신해혁명(辛亥革命) 발발이후 미국에서 12월 하순경 귀환하여 임시 대총통에 추대되고, 1912년 1월 1일 난징(南京)에서 중화민국 임시 대총통 취임을 선포, 중화민국 임시정부를 구성하였으며, 2월 12일에는 선통제(宣統帝) 푸이(溥儀)를 강제 퇴위시킨다. 

이 과정은 곧 우리나라가 일제침략시대에 상하이(上海)나 충칭(重慶) 등 해외에서 임시정부를 세우고 독립 운동하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만약 청나라가 중국의 왕조라면 왜 쑨원이 해외에서 조직체를 만들어 독립운동을 하고 다닌다는 말인가? 이런 면에서 티베트가 청나라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티베트는 지금 중국의 영토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결국 이런 시각은 공산당정권이 세워진 이후 주변 민족과 국가들에 대한 침략을 정당화 하기위해 왜곡한 역사인식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20세기 들어 서구열강에 의해 만주족의 청 제국이 망하면서 중국인이 국민당 정부를 세웠고 국공내전이후 공산당 정권이 들어 와 티베트를 점령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였던 적은 없다. 그래서 지금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 과정
그렇다면 중국이 공산화 된 이후 중공군이 침략하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그곳에 자신들의 독립된 나라를 갖고 있었는데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그곳에 군대를 이끌고 점령군으로 들어가 침략하고 빼앗은 것이다. 그리고 역사왜곡 작업과 민족대가정(民族大家庭)이라는 용어로 티베트를 중국 안으로 편입시켰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내의 많은 소수민족이 있는데 위구르, 티베트, 몽골족 등의 경우는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어야 한다. 이들 민족은 자신들의 나라와 언어와 문화와 영토를 갖고 있었는데 공산화이후 침략하여 점령하고 중국내의 소수민족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민족대가정이라는 용어를 통해 마치 오래 전부터 한족을 중심으로 하는 한 나라 안의 민족들 중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 왔다. 

아시아의 강력한 패권국가 중국과 이웃하고 있는 모든 민족들은 늘 이런 위협을 느끼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오랜 세월 동안 이런 싸움을 중국과 해 왔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던 때 국호를 중국으로부터 허락을 받고 지었다. 그래서 중국의 역대 왕조들은 이름이 한 글자이지만 우리는 한 글자로 하지 못하고 반드시 두 글자로 했어야 했다. 그래서 나라이름이 고려, 조선 등 모두 두 글자이다. 
중국으로부터, 일본으로부터 같은 아픔을 겪어왔던 우리나라가 지금 티베트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티베트는 중공군이 침략하던 1950년에도 국제사회에 많은 호소를 하였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주변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여 무관심하였고 중국은 그 기회를 철저히 이용하여 침략에 성공하였다. 마치 우리나라가 1910년 일본에 침략을 당했을 때 강대국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리고 이런 역사는 반복되어 티베트의 시위사건이 터진 지금도 주변 강대국들은 잠잠하다. 그저 올림픽에 그것도 개막식에만 불참하겠다는 보도가 간간히 나오지만 정말 그렇게 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때보다 더 강대해진 중국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중공정부는 50년 9월 52사단 병력을 주력부대로 하여 칭하이(青海)성과 라싸 방향으로 진군하여 참도에 있는 티베트 주력부대를 패배시키고 10월 19일 참도를 점령하였다. 그리고 51년 5월 23일 베이징(北京)에서 티베트 대표단과 17개조의 협의 사항에 조인(調印) 한다. 하지만 그들이 세운 조항들을 스스로 지키지 않았다. 그중 3항이 티베트인들에게 자치의 권리가 있다고 하였다. 물론 그들의 수법대로 단서 조항이 있는데 ‘중앙인민정부의 통일된 지도하에….’ 이런 것이 문제이다. 지금 달라이라마는 그 때의 항복문서 조항이라도 지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

독립을 향한 티베트의 염원
14대 달라이라마 사후 티베트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그래서 14대 달라이라마는 자기가 살아있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남북관계가 북한에서 살다가 남으로 내려 온 지금 70세가 넘으신 분들까지 돌아가시면 통일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망명 1세대들이 죽고 나면 티베트 독립은 더 어려워진다. 인도에 있는 망명 2세대들은 티베트에 가 본 적이 없다. 그들이 부모세대처럼 목숨을 내놓고 싸우려 하겠는가? 그래서 망명 1세대들은 자신들이 죽기 전에 고향땅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고 독립을 원하는 것이다. 당연히 계속 중국의 문을 두드릴 것이고, 당분간은 이런 사태는 계속 될 것이다. 사실 이런 사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99년 칭하이성 시닝(西宁)만 해도 달라이라마 망명 40주년을 기념하며 움직임이 있었고 이를 미리 감지한 중국경찰은 달라이라마 14대의 사진을 갖고 있었던 대학생들을 다수 잡아갔다. 한 학생의 증언은 그 친구들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올림픽 때문에 중국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사건이 확대되었다. 위구르족 같은 다른 민족에게로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조기에 확실히 진압하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우려대로 위구르족 지역에도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달라이라마 망명 50주년이다. 인도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 설립 50주년이기도 하다. 당연 올해보다 더 큰 사태가 예견된다. 이런 상황이어서 이미 70세를 넘긴 달라이라마(1935년생)는 죽기 전 고향땅을 밟아보고 싶은 마음에 2003년부터 중국정부에 타협안을 제시했다. 완전독립은 포기할 테니 애초 침략 당시 강제 조인한 17개조 합의사항의 제 3항에 중국 스스로 명시한 자치정부설립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제안에 대해 티베트의 젊은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그동안 50년 동안 달라이라마가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해서 중국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며 강력한 대항과 함께 완전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티베트 청년당(TYC; Tibet Youth Congress)이 결성되어 있다. 

여기에 걸리는 문제가 또 하나 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달라이라마의 제안에 중국정부가 긍정적인 답을 주었고 달라이라마의 형이 협상 대표로 베이징을 드나들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영토 문제에서 근본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당연 그들이 마음대로 그어 놓은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만을 내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앞의 글(「중국을주께로」통권 99호 14쪽, 104호 16쪽)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티베트의 땅을 시짱자치구로 국한시켜 행정구역을 개편해 버린 중국의 숨은 의도가 바로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중국어로 표현하자면 시짱(西藏)이 있으면 동짱(東藏)이 있다!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할까 봐 쉽게 풀어가자면 달라이라마의 고향은 시짱자치구도 아니고 한참 동쪽에 위치한 칭하이성, 그것도 칭하이성의 동쪽 끝 시닝, 또 거기서 동쪽으로 30km 가야 있는 핑안(平安)이라는 마을에 있다. 당연 달라이라마는 자기의 고향을 포함한 원래의 티베트 영토를 다 달라고 한 것이다. 중국은 이럴 줄 알고 원래의 티베트 땅 반도 안 되는 시짱자치구를 만들어서 그 안으로 티베트 사람들을 몰아넣고 혹 독립을 요구하면 거기만 떼 주어야겠다고 계획하고 온 세계에 티베트 사람들의 땅은 시짱자치구만이라고 인식시키는 작업을 해 온 것이다. 중국은 치밀한 나라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회담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본다.

티베트는 독립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티베트의 앞날은 어떨까? 과연 그들이 독립할 수 있을까? 앞으로 티베트는 초강대국으로 가는 중국에 맞서 더욱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경제적인 개혁개방에 이어 남은 숙제인 정치적으로 개혁개방을 해 나가는 정치변혁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티베트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이런 결론은 매우 씁쓸하다. 그래서 좀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한국일보의 이광일 논설위원은 3월 26일자 글에서 리투아니아의 독립 운동가를 소개하고 있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리투아니아를 소련에 합병하는 조약을 맺은 것이 1940년인데 그들은 꽤 오랜 시간 독립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나라가 없어진 지 50년이나 지난 88올림픽 때에도 올림픽을 이용해 독립운동을 하였다. 거대한 소련에 대항한 외로운 독립운동은 어리석어 보였고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지만 1년 반 뒤인 90년 3월 리투아니아는 독립했다. 다시 1년 후에는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까지, 발트3국이 모두 독립했다. 공산 소련의 개혁개방이 연방 체제의 해체로 이어질 줄 그 누가 알았으랴. 이광일 논설위원은 “티베트는 독립할 수 있을까? 현재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덩치와 위상을 생각하면 당연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역사는 왕왕 인간 인식의 한계를 비웃는다.” 라는 말로 그의 글을 끝맺으며 소망의 여운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일제치하 35년간 희망이 없었다. 대부분은 독립을 포기한 듯 살았다. 소수의 지도자들이 망명해서 독립운동을 하고 임시정부를 세웠다. 소망을 잃지 않은 몇몇 지도자들이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 의지들이 꺾였을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나면서 더욱 소망을 잃어가고 있을 때 우리 힘으로가 아니라 일본이 무리하게 대동아 전쟁을 일으켜 미국의 진주만을 폭격함으로 35년간 우리나라 문제에 팔짱을 끼고 있던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게 되고 원폭투하로 일본이 패망하여 우리는 독립하게 된다. 소련의 해체에 의한 독립이나 외국의 개입으로 일본이 패망하여 얻은 독립이 티베트에도 일어날 수 있다. 티베트도 독립할 수 있다! 혼자 상상하는 미래는 이렇다. 중국이 티베트 땅의 자원을 소진하고 그 땅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때, 더 이상 관리가 힘들고 쓸모없는 넓은 땅, 그래서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또한 세계강대국을 넘어 초일류국가가 되기 위해 늘 인권문제로 발목 잡히는 티베트 문제쯤 해결하고 체면유지를 하려고 독립을 시킬 수도 있다.

진정한 독립을 기다리며….
앞의 예처럼 하나님께서 이들을 긍휼히 여기셔서 정치변동을 일으킬 수 있음을 믿는다. 이것이 또한 우리가 티베트 선교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처럼 달라이라마에 매이고 티베트 불교에 영혼과 모든 삶을 뺏기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티베트가 아닌, 많은 해외 경험을 통해 온갖 자유를 누리며 전능하신 하나님을 깨닫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티베트의 모습을 기대한다. 땅의 독립, 국권의 회복을 넘어 불교의 영의 속박으로부터의 영혼의 독립,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의 회복을 바란다. 우리는 티베트가 정치적인 독립 뿐 아니라 영적인 독립을 이루도록 기도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그들의 영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도하자. 그들의 영적 변화가 하나님의 손을 움직여 약소민족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자. 아울러 중국의 기독교인들이 중국정부의 시각으로 이 사건을 보는 데서 벗어나 신앙의 눈으로 보고 티베트 사람들에게 사죄하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티베트 복음화의 촉진제가 되기를 기도하자. 


유은식 | 전 티베트 선교사, 현 산돌성결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