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신이 생명의 주인이지 않은가? 
지금 당신의 발에 분홍신이 신겨 있지 않나 보라! 매력적이며 쉼 없이 춤추게 하는 분홍신으로 인해 당신의 마음이 너무 피폐해진 것은 아닌가? 끝도 없이 분주한 삶이 당신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지는 않았는가? 당신이 전부터 갈망해왔던 분홍신이 이미 생명의 주인이 되어 있지는 않았는가? 멈추기를 원하는가? 혹시 당신 스스로 분홍신을 벗을 힘이 없는 것은 아닌가? 당신의 무기력함과 지친 마음 그리고 그 막연함을 나는 안다. 그 분홍신이 동일하게 나를 유혹했고 생명을 독촉했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성공으로 이끌어 줄 분홍신을 갈망했었다. 나에게는 많은 이상과 욕망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장기적인 것도 있고 단기적인 것도 있었다. 나는 내가 이런 욕망의 주인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욕망이 도리어 나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쉼 없이 타인이 정해준 목표를 실현하고자 갖고 싶었던 것을 마땅히 가져야 한다는 것을 추구했다. 그러나 결코 진심으로 추구했던 삶은 아니었다. 매순간 어디로부터 오는지 알 수 없는 욕망이 나를 채찍질했다. 갖고 싶다, 갖고 싶다, 하지만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단지 마음의 욕심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타격이 되어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았다.

이미 분홍신을 신고 있는 내 모습 
우리는 ‘불운’하다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 처참한 비장함이 평범한 것을 승화시킬 수 있다는 듯, 혹은 인생을 조롱하듯 이유 없이 바쁜 삶에 약간의 유머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 본 적은 있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몸부림치는지,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것은 정말로 자신을 만족시켰는지, 또 잃어버린 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는지,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을 때 내 발에는 이미 그 분홍신이 신겨져 있었다. 그것은 욕망이 이미 내 생명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 <분홍신>을 처음 보았을 때 내 자신이 주인공과 많이 닮았다는 걸 느꼈다. 그녀가 춤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생명을 사랑했고 그녀가 아름다운 분홍신을 갈망했던 것처럼 나는 영광을 갈망했다. 하지만 무엇이 진정한 영광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영광스러운 삶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도 그녀처럼 마귀에게 이끌리어 생명을 빼앗아 가는 분홍신을 신고 말았다. 

나는 그녀와 함께 뛰고 또 뛰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꽃향기를 맡아 볼 여유로움이 나에게는 없었다. 걸음을 멈추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거나 잠시 잠깐 담소를 나누는 일도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영원히 멈추지 않는 분홍신에 이끌려 멀어져갔다. 어디로 가는지 몰랐고 언제까지 가야하는지 더더욱 알 수 없었다. 꽃다발이나 박수갈채도 나의 피곤함과 막막한 마음을 달래주지 못했다. 아름다운 마을, 집집마다 켜진 등불, 친숙한 목소리, 보고 싶어 했던 얼굴들이 모두 나를 지나쳐 사라져갔다. 내 욕망은 거센 물결이 되어 마음 속에 아름다운 동산을 휩쓸고 사랑과 우정도 빼앗으며 나를 죽음의 바다로 내몰았다. 

분홍신을 신은 발레리나처럼 나도 생명의 속박을 벗어버릴 수 없었다.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전능하신 당신의 손으로 나를 붙잡아 주시겠습니까? 나를 불쌍히 여기사 존귀하신 허리를 구부려 내 발의 분홍신을 벗겨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영화 속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을 때, 그녀가 멈출 수 있는 권리를 목숨과 바꾸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를 위해 피로 물든 분홍신을 벗겨냈을 때 나는 큰소리로 울었다. 마음은 그 순간의 동경과 공포로 충만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고난에서 벗어나자마자 죽음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다시는 본연의 발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춤 출 수 없었고,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생명을 노래할 수도 없었다.

분홍신을 벗어 버리고 예수님을 만나다 
나는 한 동안 자살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었다. 그들은 죽음으로 생명의 자유를 되찾고 싶어 했고 죽음으로 생명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려했다. 나는 이에 망연함을 느끼면서 또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 생명으로 인해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하늘을 보며 물었다. 누가 나를 이 절망적이고 타락한 생명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그 날 나는 예수를 만났다. 나는 영원한 신랑을 만났다. 그는 나를 품에 안으시고 나를 대신해 발에서 생명의 속박이 된 분홍신을 벗기셨다. 그날 조용히 그의 품에 안겨 편안한 안식을 얻었다. 그는 품에 안겨 있는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평강의 주니라” 그는 또 눈을 들어 바쁘게 뛰어 다니는 자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쉴 곳을 찾으나 찾지 못할 것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로 쉬게 하리라.”

당신도 이처럼 바쁘게 살고 있는가? 예수의 긍휼한 부르심을 들어보라. 당신의 하나님이 당신에게 약속하신 것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나에게 죽음에서 해방되었을 때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 주셨을 뿐 아니라, 해방된 후에 새로운 생명도 맛보게 하셨다. 나는 주 안에서 부활했고 또한 때를 따라 주시는 안식과 활기찬 생명도 갖게 하셨다. 새로운 생명 안에 있으므로 항상 주의 품안에서 안식을 얻으며 영양을 공급 받았다. 달려가도 피곤치 않으며 걸어가도 곤비치 않았다. 참된 자유를 얻으며, 가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였다. 나는 새로운 생명 안에 있으므로 더 이상 죄의 노예도 욕망의 노예도 아니었다. 

내가 예수님를 만났을 때 알게 된 것은 우리는 반드시 한번은 죽어서 이 수치스럽고 피곤하며 걱정스러운 생명을 끝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부활해야 하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야 하며 달려가는 것도 즐길 줄 알며 안식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새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가능하다. 나와 함께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누려보지 않겠는가? 태초에 하나님이 생명을 창조하신 그 아름다운 뜻을 누려보지 않겠는가?  예수님께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시니 그에게 안식을 구하라!


출처 ∣ 海外校園 第九捲
번역 ∣이순자, 본지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