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明代)의 여진족
청조는 만주(滿州)족인 여진(女眞)인에 의해 세워진 정복왕조로, 중국 역사상 최후의 왕조이다. 만주족은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으로서, 고대에는 예맥(濊貊), 숙신(肅愼), 읍루(挹婁), 수당(隋唐)시대에는 말갈(靺鞨), 오대(五代)이후에는 여진, 혹은 여직(女直)이라 불리기도 하면서 흥망을 거듭하였다. 특히 금(金, 1115-1234)나라를 세운 퉁구스계의 여진족은 몽골에 의해 멸망당한 이후 원(元)과 명(眀)에 복속되어 농경과 수렵으로 생업을 이어왔다. 
영락제(1402-1424)시기부터 여진족을 지배하기 시작한 명은, 여진족의 통일 정권 성립을 견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식민 내지는 군사기지로서 ‘위소’를 설치하고 그 지방의 부족 지휘관으로 하여금 다스리도록 했다. 즉 여진족의 각 부족장들에게 ‘도독(都督)’, ‘지휘사(指揮使)’라는 관직을 주고 자치적 지배권을 허용하고, 조공무역 등으로 회유한 것이다. 명대의 여진족은 크게 쑹화강(松花江)유역의 해서(海西)여진, 포주강(婆猪江)과 훈강(渾江) 유역의 건주(建州)여진, 동해 유역의 야인(野人)여진으로 나뉜다. 명조는 여진족이 대동단결하지 못하도록 분할 통치하였다. 1592년, 한반도에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명은 조선에 원병을 파견하게 되면서 막대한 군량비 지출로 인해 국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그 결과 여진족에 대한 통제력도 약해지게 된다.

여진족을 통일하고 후금(後金)을 건국한 누르하치
명의 통제가 느슨해지자 여진족은 독립의 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후에 후금을 세우게 되는 누르하치(努爾哈赤:1559-1626, 재위 1616-1626)가 출현한다. 누르하치는 건주위의 한 수장의 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타거시(塔克世)라는 인물로, 성은 아이신교로(愛新覺羅)였다. 아이신은 ‘금(金)’, 교로는 ‘족(族)’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라 한다. 누르하치는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라다가 19세에 상인의 딸과 결혼하였으며, 명의 교역품인 조선인삼을 말려 보관하여 팔면서 큰 이익을 보았다고 한다. 누르하치가 24세 되던 해에, 명으로부터 건주좌위로 임명받아 명조를 위하여 활동하던 조부와 부친이 여진족 내의 반란을 계기로 명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누르하치는 명에 충성을 다하던 조부와 부친을 잃은 슬픔과 억울함으로 인해 명에 대한 원한을 품게 된다. 그 후 그는 명에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철두철미하게 자신의 세력를 증강시켜 나아갔다.

누르하치는 명이 임진왜란으로 인한 국가 정세가 조선에 쏠려 동북 지역에 대한 관심이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싱징(興京:만주어로 허투아라(赫圖阿拉)) 지방에서 군사를 일으켜 인근의 여러 부족을 병합 하였다. 백두산에서 쑹화강에 이르는 지역의 여러 부족을 통일하고, 만주문자를 제정하여 민족 단합을 도모하였다. 또한 부족 조직에 기반을 둔 팔기병을 편성하여 무력을 강화하는 등 지배체제를 갖추어 나갔다. 마침내 그는 1616년에 선양(瀋陽)동쪽에 있는 싱징에서 왕위에 올라 국호를 ‘후금’이라 칭하고, 연호를 천명(天命)이라 하였으니 그가 곧 청 태조이다. 이 때 후금이란 명칭은 말할 나위도 없이 옛 금의 후계자임을 표시한 것이었다. 청 태조는 이어 사르후(薩爾滸) 전투(1619)에서 명조와 조선의 연합군을 격파하고 만주를 통일하였으며 싱징에서 선양으로 수도를 옮기고 청제국으로 발전할 기반을 구축하였다. 누르하치가 후금을 건국하는 데에는 그의 군사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만주팔기의 활약이 컸다. 팔기(八旗)제도는 후금 성립 이전에 이미 존재하여 훗날까지 유지된 청조의 독특한 제도로, 부족조직을 개조하여 편성한 만주족의 군사조직이면서 동시에 사회조직이자 행정조직이다.

본래 팔기제는 화살이란 의미의 니루(牛彔)를 기본단위로 한 군사․사회조직이다. 니루는 만주족의 수렵생활에서 발전한 일종의 씨족조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초기 1니루는 10인으로 구성된 혈연조직이었다. 그 후 1니루는 300인을 단위로 한 군사․행정조직으로 발전하였고, 다시 5니루를 1자란(甲喇)으로 편성하였다. 그리고 5자란이 1구사(固山)로, 이 1구사의 병력을 기로 조직하였다. 각 부대에는 1명의 어전(額眞)이란 부대장을 설치하였다. 팔기란 처음에 성립된 황(黃)ㆍ백(白)ㆍ홍(紅)ㆍ남(藍) 4색의 기와 나중에 다시 이 네 가지 색깔의 둘레에 검정색 테두리를 두른 양황(鑲黃)ㆍ양백(鑲白)ㆍ양홍(鑲紅)ㆍ양남(鑲藍)이란 4기를 첨가하여 만들어진 8개 부대의 조직이다. 모든 만주인은 이에 속해 있었는데, 이를 만주팔기라 불렀다. 이후 1635년에는 몽고인에 의해 구성된 몽고팔기가 조직되고 이어 1642년에는 한인(漢人)들에 의한 한인팔기도 조직되었다. 특히 한인의 경우 팔기소속의 기인(旗人)들은, 청조가 입관하기 전부터 복속되었으며 동시에 청조의 기간을 이루는 군사력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보이는 것이기도 했다.

후금에서 청제국으로의 발전
후금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1621년에는 후금의 군대가 산해관(山海關)까지 진출하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인구, 병력, 경제력 등 모든 면에서 후금은 중국에 비교할 수 없는 소국이었다.  명조가 본격적으로 방어에 임하기 시작하자 후진군대의 진격은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명 측에는 유럽 선교사들이 만든 신식대포가 사용되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기가 꺾인 누르하치는 1626년 8월에 68세로 병사하자, 명 정복은 아들 홍타이지(皇太極)에 맡겨지게 되었다. 당시 누르하치가 사망한 것은 명조의 전선거점인 산해관 앞의 닝웬성(寧遠城)을 공격하다가 명측 군대의 포격을 받아 입은 부상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태조 누르하치를 이어 누르하치의 8째 아들 홍타이지(皇太極)가 제위를 이었는데, 이가 곧 태종(太宗, 재위 1626-1643)이다.

홍타이지는 안으로는 팔기에 대한 지배권의 확보 및 반대 세력의 제거를 통하여 군주권을 도모하였다. 밖으로는 명조를 정면에서 공격하는 것을 피하고 좀 더 약한 주변부를 복속하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남쪽으로 조선에 두 차례나 출병하여 지배하였는데, 1627년에는 평양까지 침공(병자호란)하여 그곳을 함락시켰고, 1636년에는 재차 조선에 침공(정묘호란)하여 삼전도의 굴욕을 낳게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후금은 배후의 위협을 제거함과 동시에 조선으로부터 여러 가지 물자를 입수함으로써 식량 부족 문제를 비롯한 경제적인 어려움도 타개할 수가 있었다. 또 그 사이 1632년에는 내몽골리아에 군대를 파견하여 린단(林丹) 칸을 패배시키고 코르친 챠하르의 제부(諸部)를 정복하여 만리장성의 북측 일대로부터 명조를 포위하는 태세를 만들었다. 홍타이지는 황제로 즉위한 지 10년째인 1636년에 국호를 후금에서 청(淸)이라 바꾸고, 숭덕(崇德)으로 연호를 바꾸면서 그 자신을 청의 황제로 자처하였다 .이는 청이 명조를 대신하여 중원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명백히 나타낸 것이었다.

그리고 ‘여진’이란 민족 명칭을 ‘만주(滿洲)’로 고쳤는데, 종래 여진이라는 명칭은 한인들이 오랑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쇄신하려는 데서 나온 것이었다. 그들의 개국설화에 나오는 문수보살신앙(文殊菩薩信仰)과 관련하여 만주라는 민족명을 따온 것이다. 문수는 법신(法身)ㆍ반야(船若)ㆍ해탈(解說)의 3덕을 겸비한 보살로, 특히 지혜를 관장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문수신앙은 명말청초 만주일대에 매우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었고, 인명에도 적지 않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만주는 민족명이지 지역명이 아니다. 그런데 ‘주(洲)’자가 붙어 있으므로 아시아주, 아메리카주라는 명칭처럼 지역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만주족의 고토의 땅, 곧 동북 3성을 만주 땅, 혹은 ‘만주리아’라고 불렀는데, 이런 호칭을 일본사람들이 만주를 지역명으로 오역하여 사용하였으며, 이로 인해 만주가 지역명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이 지방을 동북 3성이라 칭하고 있다.

청조는 지배민족의 내부구조 및 군사 조직 면에서는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국가체제 특히 중앙정부 기구라는 면에서는 홍타이지 시대에 점점 중국적이고 전체적인 색채를 띠어 가기 시작했다. 청조는 지배하의 한인들을 기용하고 점차 명조의 체제를 본받으며 국가기구를 정비해 갔다. 1628년에는 내삼원(內三院), 1631년에는 육부(六部), 국호를 고친 1636년에는 도찰원(都察院)을 두어 대략 중앙정부기관을 완성시키는 등 중국풍의 제도를 채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실제 정치에 있어 만주적인 요소 내지 부족적 요소는 그렇게 간단하게 불식되지 않았다. 적어도 강희제 초기 무렵까지는 만주적인 색채가 여전히 농후하게 남아 있었다. 그것이 사라져 버리면서 청조황제는 명실 공히 독재군주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던 것이다.

중국통일과 베이징으로의 천도
청의 세력은 한 때 산뚱 지역까지 진출하였으나 다시 진저우(錦州)를 비롯한 산해관 바깥의 여러 성의 공략에 치중하였다. 산해관 바깥 지역은 홍승주(洪承疇)를 비롯한 무장들이 휘하의 강력한 군단을 거느린 채 청에 투항하기 시작하면서 청 쪽에 유리하게 되었다. 인재를 가려 쓰는데 뛰어났던 홍타이지는 투항한 명의 무장들을 포용하여 길잡이로 삼고자 하였다.  이러한 준비를 갖춘 다음 1641년부터 재차 산해관의 정면을 향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청군은 쑹산(松山)ㆍ진저우(錦州)등의 거점을 탈취하고 산해관의 전면을 압박했다. 그러던 중, 1643년에는 홍타이지가 사망하고 6살 난 어린 복림(福臨), 즉 세조 순치제(順治帝, 재위 1643~1661)가 즉위하였다. 황제의 나이가 어리므로 무공뿐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던 황제의 숙부 예친왕(睿親王) 도르곤(多爾袞, Dorgon, 1612~1650)이 섭정하여 어린 황제를 보필하였다. 도르곤은 후계자 계승문제로 야기된 분쟁을 해결하고 더불어 명에 대한 본격적인 전쟁준비를 하였다.

이런 일로 인하여 산해관을 목전에 둔 채 청군(淸軍)은 전쟁을 회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1644년에 사태가 급전했다. 산시(陝西)성에서 일어난 이자성(李自成;1606~1645)의 농민반란군이 대 병력을 이끌고 황허를 건너 동쪽으로 진격하여 3월에 베이징에 진입하였던 것이다. 이에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쯔진청(紫禁城) 뒷편에 있는 징산(景山)에서 목을 매어 자살함으로써 276년간 중국을 지배했던 명왕조가 종말하게 되었다. 그 결과 청군은 일거에 산해관을 넘어 화북으로 진출, 이른바 입관(入關)하여 베이징으로 진군할 수 있는 호기를 잡게 되었다. 이에 도르곤은 명이 내란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장성 진입의 최후의 관문인 산해관을 공략하기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당시 산해관을 지키고 있던 오삼계(吳三桂, 1612-1678)는 농민 반란군에 의해 베이징이 함락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급보를 받고 즉시 베이징을 향해 달려오다가 도중에서 베이징이 이미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자성으로부터 항복을 권유받은 오삼계는 다시 산해관으로 돌아와 태도 표명을 유보하고 있었는데, 그의 애첩 진원원(陳圓圓)이 이자성의 수중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질투에 불타는 분노를 이기지 못한 채 입관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청의 도르곤에게 투항하였다. 오삼계는 도르곤에게 베이징에 진입하여 이자성의 세력을 토벌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결국 도르곤은 오삼계의 안내를 받으면서 산해관을 당당히 통과하여 20여만 명의 병력을 이끌고 올라온 이자성을 추격하면서 1644년 6월에 베이징에 들어오게 되었다. 농민반란에 놀라 베이징 성 안에 있던 명조의 문무 대신들은 서둘러 달려 나와 청군의 입성을 맞아들였다. 청의 도르곤과 함께 베이징에 들어온 오삼계는 숭정제의 태자를 황제로 즉위시키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도르곤은 곧 순치제를 베이징으로 맞아드림으로써 비로소 청은 명을 대신하여 중국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가 있었다.

이로써 누르하치와 홍타이지의 오랜 숙원이었던 베이징 점령을 완수하고 일부 만주족 관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천도를 결정하였다. 이해 11월 순치제도 선양을 떠나 베이징으로 들어왔다. 도르곤은 어린 황제의 명의로 베이징이 수도임을 정식으로 선포했다. 이 때부터 중국은 대청제국이 되었던 것이다. 청조는 입관 후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하여 숭정제의 장례를 후하게 치르고, 투항한 명의 관리들을 다시 임용하였다. 또한 과거제를 실시하여 재야에 숨었던 지식인들을 흡수하였고, 명 말기에 부과되었던 가혹한 조세제도를 폐하였다. 이리하여 청조가 명조를 대신하여 베이징을 수도로 삼아 268년간 중국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瀋陽)에 가면 청조 초창기의 유적이 많다. 선양은 요하의 지류인 훈허(渾河)의 북안에 위치해 있는데, 훈허가 옛날에는 선수(瀋水)였기 때문에 선수의 북(陽), 곧 선양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선양은 남부 평야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일찍이 개발되어 17세기 후금(청)이 건국된 후 1925년에 수도가 되었다. 당시 성징(盛京)이라 개칭하고 1644년 청조가 베이징으로 천도할 때까지 19년동안 국도로서 번영하였던 곳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선양시의 내외에 초창기의 유적이 여러 군데에 많이 있다.

그중 선양 고궁은 청 태조 누루하치와 그의 아들 청 태종이 지은 황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드는 곳이다. 1625년에 짓기 시작하여 청나라 숭덕 원년(1636)에 완공되었다. 선양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면적이 6만㎡로 현존하는 것으로는 베이징의 고궁 다음으로 큰 궁전건물이다. 90여 개의 건물에 300여 칸에 이르는 웅장하고 화려한 궁전으로 지은 지 350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온전하게 잘 보존돼 있는데, 현재는 선양고궁박물관으로서 공개되고 있으며, 건물 안에는 당시의 의상, 보물, 문화재, 무기 등이 원형대로 전시되어 있다. 선양고궁은 만주족, 한족, 몽골족의 건축문화를 한데 혼합해 놓은 것에 그 가치가 있다. 특히 색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만주족의 습성이 많이 반영되어 있으며, 베이징의 고궁과는 달리 청색 등 다양한 색이 사용되었다. 또한 여러 건물에는 당시의 궁정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보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내부는 동·중·서로로 크게 나뉘고 출구는 남쪽에 있다. 동로에는 고궁을 대표하는 대정전(大政殿)이 있는데, 황제와 신하들이 정무를 보던 곳이다. 중로에는 숭정전(崇政殿), 봉황루(鳳凰樓), 청녕궁(淸寧宮) 등의 주요 궁전이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숭정전은 2층 팔각형이 특징이며 특별한 의식이 있거나 알현할 때 사용되고, 봉황루는 연회가 있을 때에 사용되었다. 서로에는 황제의 도서관이나 무대가 있고, 후세에 건륭제가 증축한 문소각(文遡閣)도 있다.

선양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11㎞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동릉공원(일명 福陵이라고도 함)이 있다. 청나라를 건국한 태조 누르하치와 그 황후가 잠들어 있는 능묘이다. 1629년에 시공되어 1651년에 완성된 것인데 그 후에도 확장이 거듭되었다. 붉은 벽돌담이 능을 둘러싸고, 하마비(下馬碑), 석비루(石碑樓) 등이 서 있다. 참도 양쪽으로 동물석상이 서 있으며 능묘까지는 108개의 계단이 이어져 있다. 능역의 전체가 웅장한 경승지로 되어 있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양시의 북쪽에는 자오링(昭陵)이 있다. 중국 본부 밖에 있는 청조의 삼릉을 ‘관외삼릉’(누르하치 조상의 묘인 신빈<新賓> 잉링<永陵>, 선양의 자오링, 후링)이라 하는데, 이 자오링은 가장 북쪽에 있다하여 일명 베이링공원(北陵公園)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청 태종 홍타이지 부부능으로서, 선양시 최대의 공원이다. 능묘 앞에는 황색유리기와로 된 아름다운 전각이 우뚝 솟아 있다.

이외에도 랴오닝성 박물관을 찾아가면 랴오닝성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조선족의 정신적 위안소가 되어 있고, 나아가 중국기독교의 보루가 되어 있는 선양서탑교회는 곧 100년을 내다보는 역사적인 교회로서 오늘날 중국의 기독교와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선양은 청조의 행정 중심지가 베이징으로 옮겨진 이후, 선양은 배도(부도)로서 중요시 되어, 1657년에 봉천(奉天)이라 개칭되었다. 이곳에는 성경장군, 이어서 봉천장군이 배치되어 군정을 통괄하였다. 청조발상지로서 초기에는 한족의 진입을 불허하였는데, 청조도 후기에 이르러 이러한 금령을 풀어 한족의 진출이 활발하게 되었다. 특히 19세기 초에는 간선철도가 놓이게 되어 동북 지교통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1907년에 봉천성이 되어 성도가 되었고 1927년에 랴오닝성으로 개칭된 후에도 역시 성도가 되었다. 청조의 발상지 선양은 오늘날도 여전히 동북 지방의 제일의 도시로 동북 3성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역사, 문화, 경제의 도시이다.


전순동/ 본지 집필위원․충북대 역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