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필요한 것
선교, 전도, 중국, 모두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었다. 처음 교회에서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가라고 했을 때 그냥 한쪽으로 흘려들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술, 담배를 배워 세상적인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더 이상은 정말 안 되겠다 싶어 피난처처럼 찾은 곳이 지금의 교회였다. 마침 친구들이 다니고 있어서 잘 적응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올해는 청년부 임원, 셀 리더,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게 되었다. 이렇게 여러 일을 섬기면서 조금씩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내가 섬기는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래서 단기선교를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약시므씨즈?"
소수민족 마을로 가기 전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눈을 뜬 채로 사원을 돌며 한참을 기도하는데 갑자기 이 영혼들이 너무도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을 구해내고 싶었다. 경전을 읽고 있는 사람에게 달려가 전도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언젠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그 날을 기도하고 소망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를 구해야 했다. 그런데 우리가 가야할 마을을 알고 있는 기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가격의 두 배를 요구했다. 하지만 값비싼 교통비도 우리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정비하고, 만나게 될 영혼들을 위해 1시간 혹은 30분씩 릴레이 기도를 하면서 마을로 향했다. 내 차례가 되어 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멈췄다. 비가 많이 와서 도로까지 물이 넘쳐 길이 없어진 것이다. 내 기도가 부족한 탓이라고 자책도 해봤지만, 그럴수록 물은 더욱 불어났다. 나의 이러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셨는지 1시간 쯤 지나자 도로의 모습이 드러나고 우리는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산맥과 사막과 같은 지역을 지나 드디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에게 웃으며“약시무씨즈(안녕하세요)"라고 했더니 신기해하면서 해맑은 웃음으로 반겨주었다. 모여든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으며 금방 친해졌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사진 찍는 걸 신기해하고 아주 좋아했다. 이런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아이들을 보며 나는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다짐이 마음이 생겨났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그런데 다음 날 점심을 먹고 난 후 나는 너무도 더운 날씨에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꿈에 내가 여유를 부리다 누군가에게 맞는 악몽을 꾸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나는 바로 들판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우리 조 형제들은 마을의 남자 아이들 여럿과 함께 산에 올랐다. 산을 오르며 겁에 질린 내 손을 아이들이 잡아주었다.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정상에 올라 마을을 바라보았다. 이런 광야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내셨다는 생각이 들자, 영혼구원에 대한 마음이 다시 솟구쳤다. 

산에서 내려와 우리는 뒷 뜰에 함께 모여 복음을 전하고, 찬양하고, 서로 몸을 부대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미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셨고, 우리에게 귀한 열매를 허락하셨다는 것에 감사드렸다. 저녁에는 우리가 묵었던 가정의 부모님들과 마을의 편찮으신 분들을 찾아다니며 약을 나눠드리고 기도를 해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통증으로 저녁에 잠을 못 주무신다는 할아버지 댁에 방문했을 때 갑자기 배가 아파 혼자 화장실을 갔다 오다가 무심코 하늘을 봤다. 하늘엔 수많은 별이 떠있었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이곳에 와서 전도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이렇게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이 너무도 감사했다. 
떠나는 날, 우리가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축복송을 부르는데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눈물이 났다. 아이들은 우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꿀보다 달콤한 하나님의 말씀
단기선교 일정동안 우리 조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며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됨의 기쁨을 맛보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간절한 소망을 합하여 만나는 영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돌아올 수 있어서 뿌듯했다. 무엇보다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나도 그리스도인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하니이다(시119:103).' 라는 말씀이 실재가 되었다. 성경 말씀이 정말 꿀보다 더 달콤한 나의 영혼의 양식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이제는 단기선교를 통해 받은 은혜와 변화를 발판삼아 섬기는 교회와 선교단체, 소그룹에서 참된 하나님의 자녀의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환욱 | 부천 삼락교회 청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