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1980년 10월에 난징에서 개최 된 <제3회 중국기독교 전국회의(난징회의)>의 내용을 중심으로 중국교회를 이해하고자 한다. <난징회의>는 전국 기독교 대표 176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기독교협회의 성립’, ‘가정교회의 합법화’, ‘해외 기독교단체와의 교류’ 등 현대 중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중요한 정책들을 결의하였다.

덩샤오핑 시대의 전개
1976년 9월 9일, 마오쩌둥(毛??)이 서거하면서 중국의 정치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10월 6일, 중앙정치국은 장칭(江靑) 등 사인방(四人幇)을 체포하고 이튿날 화궈펑(華國鋒)을 중앙위원회와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추대하였다. 이리하여 중국은 사인방이 이끄는 문화혁명의 극좌(極左) 시대가 종식되고 화궈펑이 이끄는 새로운 정치지도체제가 형성되었다. 

1977년 8월 19일 <11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화궈펑을 중앙위원회 주석으로 정식 선출하고 예젠잉(葉劍英), 덩샤오핑(鄧小平), 리시엔니엔(李先念), 왕둥씽(汪東興) 등을 부주석으로 선출하였다. 이로써 덩샤오핑의 정치 활동이 재개되었다. 1978년 2월 24일, <제5차 정치협회 전국위원회회의>에서 덩(鄧)은 다시 정치협회 주석으로 추대되었다. 비록 화궈펑 중심의 새로운 정치지도체제가 실권을 장악한 상황이었지만 덩(鄧)의 정치적 영향력은 신속하게 강화되어 갔다. 

1978년 12월, <제11대 제3차 회의>에서는 ‘계급투쟁’을 중지하고 ‘사회주의 현대화건설’을 지향하는 정책을 채택하여 통과시켰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과거 계급투쟁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기본 정책을 탈피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근본정책의 변화로 중국 현대사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덩(鄧)의 지도체제를 형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결국 화궈펑이 이끄는 과도기 정치 지도체제가 무너지고 덩(鄧)이 이끄는 온건파 사회주의 정치 노선의 승리로 공산화 이후 장기간 정치적인 투쟁과 혼란의 정국이 안정되었다. 

1980년 2월 <제11대 제5차 회의>에서 후위에방(胡躍邦)이 중앙정치국 총서기에 임명되어 중국 공산당의 당무를 장악하고 그해 6월에 열린 <제6차 회의>에서 덩(鄧)이 군사위원회 주석에 임명되었다. 이리하여 사회주의 현대화 중국을 건설하기위해 공업, 농업, 과학, 국방 등 4대 현대화의 목표로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난징회의> 이전의 <중국기독교 전국회의> 회고
<난징회의>는 중국 공산화 이후 세 번째로 열린 <중국기독교 전국회의> 이었다. 난징회의 이전의 두 번의 전국회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서 이 전국회의가 중국기독교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해하고자 한다.

<제1회 중국기독교 전국회의>는 1954년 7월 22일부터 8월 8일까지 232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서 ‘삼자(三自)애국혁신위원회’를 ‘삼자애국운동’으로 개명하고 ‘중국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위원회’를 정식으로 성립하여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중요한 결의를 하였다. 첫째, 각 교회가 애국애교(愛國愛敎)의 원칙하에 통합하도록 촉진한다. 둘째, 기독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헌장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건설에 적극 참여한다. 셋째,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옹호하며 제국주의를 반대한다. 넷째, 전국 기독교 신도들이 주동적으로 애국하고 제국주의 분자들을 제거하도록 고무한다.

이러한 회의의 결과로 중국기독교는 완전히 정부의 관할 하에 귀속하게 되었고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거나 합병되어 그 수가 대폭 감소되었다. 교회의 조직이 교파를 초월하여 ‘중국기독교 삼자애국회’ 의 조직으로 재편된 것이다. 

<제2회 전국회의>는 1960년 12월 12일부터 1961년 1월 14일까지 319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하이(上海)에서 열렸다. 이들은 26일 동안 정치학습을 한 후 마지막 일주일 간 정식회의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에 참석한 대표 중에서 145명을 ‘삼자애국운동위원’으로 선출하고 ‘삼자애국운동위원회’의 강령을 수정 통과시켰다. 그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삼자회는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중국기독교 애국조직이다. 둘째, 삼자회의 목적은 중국기독교를 연합하고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영도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운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신도들을 고무한다. 셋째, 삼자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적극 추진하고 기독교 내의 모든 제국주의 행동을 제거한다. 넷째, 세계 평화 유지에 최선을 다해 기여한다. 

난징회의의 개최
1980년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난징에서 <제3회 중국기독교 전국회의>가 전국 기독교 대표 176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이 회의는 제2차 회의가 1960년에 열린 뒤 20년 만에 열린 회의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을 뿐 아니라 문화혁명 이후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 사회주의 정치지도체제가 기독교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를 표명하였으며 또한 현재 중국기독교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정책이 이 회의에서 대부분 결정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1954년부터 활동해 온 삼자애국운동위원회의 노력으로 중국기독교 신도들이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정신을 깨닫게 되었고 민족의 자존심을 고취하는 데 공헌하였음을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중국교회가 과거의 식민지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자치, 자양, 자전의 삼자교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 공헌하여 중국 국민들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복음이 신(新)중국에 널리 전파될 수 있는 계기를 창조하였다고 평가했다. 

난징회의 구체적인 결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의 안정과 단결을 옹호한다. 둘째, 조국의 4대 현대화를 지지하고 실현하는 데 적극 참여한다. 셋째, 대만의 중국 귀속 문제가 실현하도록 노력한다. 넷째, 패권주의와 침략행위를 반대한다. 다섯째, 세계평화를 옹호하고 유지하도록 적극 노력한다. 그들은 이토록 중국기독교의 정부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또한 신도들에게도 중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기독교의 명의를 빌어서 국가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절대 금지하도록 당부하는 한편, 정부의 종교정책에 적극 협조하여 현대화된 새로운 사회주의 중국을 건설하자고 간곡히 호소하였다.

난징회의에서 결의된 정책들

1. ‘중국기독교협회’ 의 성립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중국기독교협회’의 성립이었다. 중국기독교협회의 성립은 삼자회와 업무를 분담하여 중국기독교의 목회활동을 관장하기 위함이었다. 회장에는 띵광쉰(丁光訓) 주교가 선출되었고 9명의 부회장과 21명의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선출 임명하였다. 중국기독교협회의 주요한 업무는 첫째, 교회와 목회자들의 목회활동을 지도하고 감독한다. 둘째, 목회자를 훈련시키고 양성하는 업무를 관장한다. 셋째, 성경을 비롯한 기독교 서적들을 출판하는 업무를 관장한다. 넷째, 중국 전 지역의 교회와 신도들 간의 교류와 친목에 관한 업무를 관장한다. 

협회는 문화혁명 이전의 목회자들을 등용하여 가정교회의 목회를 협조하도록 요청하였다.  새로운 목회자들을 훈련· 배양하기 위해 난징신학교를 복교하여 1981년 2월부터 수업을 시작하도록 결정하여 첫 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40명의 학생을 뽑아 수업을 재개하였고 부족한 목회자들의 수요를 충당을 위해 단기훈련반 혹은 우편을 통한 교육 등 각종 새로운 훈련 방법을 모색하여 가정교회 목회자들을 교육하도록 결의하였다. 

1980년 초부터 성경과 중국기독교 기관지인 <톈펑(天風)>이 재출판되기 시작하였지만 오랫동안 성경의 발행이 금지되어 그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에 성경의 공급과 찬송가를 비롯한 종교 활동에 필요한 서적들을 출판하는 것도 협회의 중요한 업무의 일환이 되었다.

2. 가정교회의 합법화
난징회의에서 결정된 또 하나의 중요한 결정은 가정교회의 합법화에 관한 문제였다. 삼자회와 가정교회 간에 누적된 불신과 반목으로 하나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중국기독교는 수많은 가정교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다.  

난징회의 이후 발표된 결의문 제6항에서는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2~3).”는 성경의 말씀대로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하였다. 이와 같은 공개적인 성명은 삼자회가 가정교회의 존재를 인정한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삼자회가 가정교회에 대한 태도가 이처럼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띵광쉰 주교의 영향력이 크다. 그는 정치협상회의의 분과회의에서 종교정책 현실화를 위한 방안으로 가정교회 문제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현재 개방된 삼자교회는 그 수가 상당히 적고 절대 다수의 신도들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우리 삼자애국위원회의 임무는 전국의 기독교 신도들을 단결시키는 것으로 가정교회의 신도들을 다른 부류로 분리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본인은 삼자애국회의 지도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헌법에 입각하여 교회 안에서만이 신앙자유가 있고 가정에서는 신앙자유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더욱이 우리는 소수의 신도들만으로 삼자애국운동을 해서는 안 되며 백만인 신도들이 다 함께 단결해야 한다.”

난징회의를 마친 후 삼자회 지도자들은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가정교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였다. 이듬해 3월1일 삼자회에서 “전국의 형제자매들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을 발표하고 난징회의의 결의된 사항들을 보고하였다. 이 공개서신에서 가정교회의 존재를 인정하고 가정교회를 불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면서 “애국애교의 노선”에 동참하도록 호소하였다. 

삼자회의 이러한 태도의 변화는 가정교회 지도자들에게 많은 위로와 희망을 주었지만 근 30년 동안 벌어진 관계를 하루아침에 하나 되게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님에 틀림이 없었다.

3. 해외 기독교단체들과의 관계
난징회의에서는 해외 기독교단체들과의 관계와 상호교류를 결의하고 그 원칙을 명백히 하였다. 중국교회는 삼자애국노선을 견지하는 동시에 “상호존중” 과 “평등우호”의 전제하에 이루어져야함을 명시했다. 그러나 신중국을 적대시하거나 중국기독교의 주권과 삼자애국의 원칙을 무시하는 단체나 신도들과는 절대 교류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이것은 과거 중국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앞잡이 혹은 ‘양교(洋敎)’ 라는 인식이 뿌리 깊었음을 잘 반영하고 있다.

난징회의에서 해외교류의 문호를 개방한 것은 획기적인 발전이었지만 반대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중국기독교 기관지인 <톈펑>은 중국기독교를 파괴하려는 해외 기독교단체와 개인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하였다. 이들은 해외 단체들이 선교라는 미명하에 중국교회를 다시 식민지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30년 동안 고립된 중국 삼자교회가 마침내 해외 기독교단체와 개방의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세가 안정을 되찾고 중국교회 내부가 정립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난징회의에서 해외 교류의 문을 열게 된 것은 또 하나의 특별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본다.

결론
난징회의는 사회주의 중국기독교의 신기원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고 문화혁명 이후 중국이 기독교에 대한 통전정책을 정식으로 확정하는 역사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었다. 이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첫째, 중국기독교협회의 성립이다. 삼자회는 중국기독교를 영도하는 정치조직이지만 중국기독교협회는 교회업무를 담당하고 처리하는 대표 기구가 되었다. 이러한 전국적인 삼자회 조직을 통해 중국교회는 점차 제도적인 안정을 찾게 되었다. 둘째, 가정교회를 인정하고 이를 합법화하고자 하였다. 1954년 삼자회가 성립되면서 서로 분리되었던 삼자회와 가정교회의 관계가 25년이 지난 후 마침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용납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중국기독교의 발전에 고무적인 계기가 되었다. 셋째, 해외 기독교단체와 개인과의 교류가 정식 재개되었다. 이는 중국 공산화 이후 30년 간 고립 상태였던 중국기독교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서서히 세계무대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강인규 | 대만 중원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