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 선교사의 1807년 1월 29일 일기 속의 기도문을 통해 스스로를 북돋우고 있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주님, 그리스도의 풍성한 은사를 받아 저에게 아직 싸워야 할 전투가 있고, 달려야 할 경기가 있으며 완성해야 할 중대한 사명과 갚아야 할 큰 빚이 있음을 죽는 날까지 기억하도록 도와주소서!" 

모리슨 선교사의 시대적 강렬한 사명감과 뛰어난 의지력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모리슨 선교사의 삶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모리슨은 1807년 1월 31일 영국의 그라베센드 항구에서 레미탄스(The Remittance)호에 발을 올린 이후 이어진 27년 동안 그의 사명을 저버리지 않고, 그의 기도 그대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전투와 경기에 임하고 복음의 빚을 갚고자 꾸준히 분투했다.

1807년 5월 12일 뉴욕항을 떠난 트라이던트(The Trident)호가 1807년 9월 4일 오후 4시 드디어 마카오의 연안에 닻을 내렸다. 이틀 후 모리슨은 광저우(廣州)에 도착했는데, 이것은 영국을 떠난 지 218일 만이었다.

이로부터 200년 후의 오늘날, 모리슨 선교사 시대의 해외출국을 상상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 당시 외국을 가기 위해서는 비자수속의 어려움과 산과 바다의 풍랑과 위험, 게다가 불시에 당하는 해적들의 침략과 매번 트집을 잡고 뇌물을 바쳐야 겨우 넘어가는 세관검사 등 살아서 중국에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이라고 말하던 시대였다.

21세기 현재 과학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한 시간 만에 한국에서 중국에 갈 수 있고, 또한 세계 어떤 나라도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통신의 발달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고 인터넷 채팅도 가능하게 되었다. 세계는 이웃처럼 가까워지고 예전처럼 더 이상 먼 곳이 아니다. 200년 전과 비교하면 세상은 참 많이 변화된 것이다.

20세기 중국의 변화 역시 극렬했다고 말할 수 있다. 1912년 만청(滿淸)정부를 뒤엎고 중화민국(中華民國)을 건국함으로써, 중국 역사이래의 봉건제도는 사라지고, 자유민주의 중국을 건설하였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은 국민당이 주체인 중화민국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천안문에서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의 창립을 선포하였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임기 동안 해외에서는 중국내부의 변화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1978년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문이 조금씩 열린 후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변화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것이라 할만하다. 21세기에 진입하여 중국은 일약 세계열강으로 도약하여, 세계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도 지도자적 지위를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분야마다 빠르게 세계와 발맞추어 이제는 중국을 모르는 나라가 없을 정도이다. 이로써 해외관광객이 대거 중국으로 몰려들고, 외국상인들도 저마다 중국에 투자하고 공장을 세우는가 하면, 중국 또한 유학·해외여행 및 해외이주 노동에 대해 법적 제재를 완화하여, 1949년 이후 죽의 장막에 가로막혀 있던 중국인들을 이제는 세계 어디서나 만날 수 있게 되었다.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上海) 세계박람회는 앞으로 중국에 막대한 동력이 되어 중국을 초강국으로 다시 한 번 도약시켜 줄 것이다.

급속한 시대적 변화 가운데 모리슨 선교사가 중국에 도착한 때는 청 가경(嘉慶-인종(仁宗)의 연호)12년으로, 이때는 아편전쟁 발발 33년 전이자 미국이 독립한 지 31년 된 해이고 지금으로부터는 200년 전의 일이다. 

모리슨이 중국에 와서 선교한 것을 일반적으로 ‘기독교 중국전래??의 시작으로 말한다. 이전에도 복음이 세 차례 중국에 전해진 바 있지만, 먼저 전해진 복음은 중국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당(唐)의 경교(景敎)와 원(元)의 야리가온(也里可溫) 그리고 명(明)나라의 천주교는 꽃과 같이 한번 피고는 지속되지 못했던 것이다. 중국 최초 개신교 선교사 모리슨은 복음을 중국에 전하기 위해, 성경번역과 영화서원(英華書院) 창립 및 전도인 양성에 일생동안 헌신하였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과도 같은 삶이었다.

모리슨 선교사의 중국사역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200년을 시기적으로 분류한다면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1. 연안선교기 (1807-1860)
2. 내지선교기 (1861-1900)
3. 교회발전기 (1901-1948)
4. 대륙교회와 해외교회의 발전시기 (1949-현재)

개혁개방이후 대륙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우후죽순과 같이 초고속이어서, 오히려 교회마다 사람이 너무 넘쳐 걱정일 정도였다. 이와 동시에 해외 중국인교회(華人敎會)의 발전 역시 가벼이 볼 수 없는 일이다. 왕영신(王永信) 목사는 1974년 해외 중국인교회의 지명도 있는 지도자들을 연합하여 ‘세계화인복음사공연락중심(世界華人福音事工聯絡中心)??을 설립하고 해외 중국인들에게 세계선교의 사명을 어깨에 짊어지도록 하였다.「세계의 중국인교회는 한 마음 되어, 주님 오시기까지 널리 복음을 전하자(華人敎會天下一心 廣傳福音 直到主臨)」는 표어를 목표로 5년에 한번 세계화교선교대회(世界華福大會)를 개최하고, 전 세계 중국인교회가 세계선교의 항렬을 향해 나아가도록 인도하고 있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중국선교의 발전을 주시해야 한다. 과거 200년 동안 하나님께서 외국인 선교사를 사용하셨고, 20세기 말에는 중국교회와 해외 중국인교회를 일으키기 시작하셨다. 이제는 중국교회와 해외 중국인교회 그리고 중국선교에 관심 있는 외국 교회들이 마음을 합해 협력하여 지상명령을 완성해야 할 때이다.

그간 중국선교 사역방향의 변화를 간략히 말하면, 아래와 같다.

1. 단기선교에서 장기선교로 변화
2. 연해에서 내륙으로 진입
3. 한족(漢族)·조선족(朝鮮族) 선교에서 소수민족 선교로 변화
4. 실크로드에서 육·해·공(陸·海·空)으로 변화
  
중화민족의 복음화는 세계민족의 복음화로 직결된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인구의 3분의 1을을 차지한다.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은 이 두 대국의 복음화는 세계선교 중에 급선무이다. 또한 복음의 서진(西進)은 중국선교의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허드슨 테일러의 아버지 제임스 테일러는 자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겨우 여섯 명의 선교사가 있을 뿐이다." 그는 "중국인은 화약과 나침반 그리고 종이와 인쇄술을 발명했고 더욱이 인쇄술의 발명으로 기독교가 빠르고 깊이 있게 널리 전해지도록 영향을 끼쳤는데, 이렇게 세계문명에 중대한 공헌을 한 나라에 오히려 소수의 사람만이 복음을 전하다니…"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같은 아버지의 말씀은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으로 향하고, 현재 그의 4대손에 이르기까지 중국선교사역을 섬기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하나님께서 오늘 한국에 복음을 예루살렘까지 전하고자 하는 선교용사들을 일으키시어 중국인과 함께 동역하여 복음을 중국에서 예루살렘까지 전하게 하시기를 간구한다.


유전명|  중국복음선교회 대표, 한성중화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