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 대학가는 범죄와는 무관한 청정 지대였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같은 신화가 급속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예전엔 생각지도 못한 범죄들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잇달아 발생하는가하면 전체적인 범죄율도 수직 상승, 중국의 대학가를 멍들게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교육 및 공안 당국은 이 같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은 마지막 양심의 보루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그래서 대학은 사회에서 횡행하는 범죄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한마디로 범죄의 청정지대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중국에서 이같은 신화가 급속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과거 생각지도 못한 범죄들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잇달라 발생하는가 하면 전체적인 범죄율도 수직 상승 중국 대학가를 멍들게 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한 통계가 무엇보다 잘 보여준다. 최근 중국범죄학연구회 회장을 지낸 베이징대(北京大) 캉수화(康樹華)교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65년 전국에서 발생한 범죄중 대학생인 관련된 범죄는 불과 0.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문화대헉명을 거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타다가 금세기 들어서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까지 이르렀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무려 12.7%포인트나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수년동안 중국의 평균범죄 발생 건수가 30,000만 건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학생이 저지르는 범죄가 매연 500만건 전후에 이르는 것이다.  졸지에 범죄의 주요 온상이 되어버린 대학가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는 그 종류도 실로 다양하다. 심지어 해킹이나 사이버머니 사기같은 범죄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수법이 유행하다 사회로 퍼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언론과 범죄전문가 들에 따르면 대학가에서 발생하거나 대학생들이 관련된 범죄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절도다. 전체 범죄의 70%에 이른 정도로 보편적인 범죄로 파악하고 있다. 가장 많은 절도 대상 품목은 역시 학생들의 주요 교통수단 인 자전거가 꼽힌다. 최근 베이징 대학가에 ‘자전거 도둑일소를 위한 캠페인’이 자주 벌어지곤 하는데, 바로 이같은 웃지 못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 광조우(廣州) 한 대학경우는 한 학생이 최근 100여대에 이르는 동료 학생들의 자전거를 훔쳐 팔다 경찰에 덜미를 잡히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행하기도 했다. 좀 여유 있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보물1호로 생각하는 컴퓨터와 휴대 전화 단말기도 주요 절도 대상 품목에 해당한다. 이는 전국의 중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단말기 신당에 흘러나온 제품들이 최소 30% 이상의 부당한 방법으로 대학가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는 언론보도에서도 잘 확인되고 있다. 드물게는 자동차도 절도 대상품목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대학가와 대학생들의 범죄는 심각하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범인이 붙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처벌은 엄중하기 이를 데 없다. 대학가에 범죄가 이제는 과거 치기어린 낭만적 수준을 휠씬 넘어선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범죄 가담 협의로 조사받는 대학생이 3000여 명

절도 다음으로 대학 졸업증 등 각종 증명서 위조 범죄가 대학가를 멍들게 하는 범죄로 지목된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굳이 언론 보도나 통계, 전문가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다. 중국의 대표적인 명문대인 베이징대 인근거리를 걸어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필요한 증명서가 무엇인지 묻는 호객꾼들이 그야말로 지천이다. 물론 이 범죄에 적극 가담하는 이들이 전원 학원생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범죄인만큼 학생들이 상당부분 개입돼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작년의 경우만 예를 들어도 전국적으로 최소한 1만여 명 전후의 대학생들이 이 범죄에 연루돼 처벌 받은 것을 확인되고 있다 작년 가짜졸업생이 전국적으로 60여만명에 이은 현실은 이 신종범죄가 요원의 불길처럼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져나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비슷한 범죄인 각종 학위 논문 대필, 소프트웨어 복제 등의 범죄도 상대적으로 애교스럽기는 하나 강력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베이징 경찰국에 따르면 금년에 만도 전국적으로 3,000명 전후의 학생들이 이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저기의 저술이나 논문에서 대충 발췌해 짜집기한 박사 논문의 경우 최대 5,000위안(한화 75만원)까지의 고가에 팔 수 있으므로 학생들이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 학생 신분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범죄 아닌 범죄 최근에는 학생들을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여학생들이 투신하는 케이스로 유흥업소 출입이나 매매춘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큰 힘들이지 않아도 큰돈을 만질 수 있는데다가 여간해서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에 여학생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다. 물론  남학생들이 뛰어드는 경우도 없지 않으나 여학생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경찰이 이 같은 사례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을 천명하고 있어 더욱  점 조직 형태로 범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마약 및 폭력조직 결성과 관련한 범죄도 드물기는 하나 중국 대학가나 대학생들이 무관하지 않다. 대학이 청정지대는 고사하고 우범지대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샤오황디로 자라난 세대, 심각한 사회문제 불러 일으켜

이처럼 중국의 대학가가 범죄에 물들어 가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용돈부터 터무니없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는 관련이 있다. 대학생으로서는 돈 쓸 곳은 많은데 주머니 사정이 뻔하니 결국 범죄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사회 전반의 지나친 금전 만능주의 경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모두들 이른자 상치엔칸(向錢看, 돈에만 논 독을 들임) 현상에 넋이 빠져 있는데 대학생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요즘 대학생들이 거의 모두 샤오황디(小皇帝)들이라는 사실에 있지 않나 싶다. 즉 어렸을 때부터 부모들이 오냐 오냐 하며 키운 관계로 도덕성이나 사회성이 부족한데다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 가지게 마는 성격이 은연중에 형성된 게 대학가의 범죄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에 대해서는 중국의 교육 및 공안 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부산하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조만간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중국 대학가가 계속 범죄에 물드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 전망은 공연한 엄포로만 들리지 않는 것이다.


홍순도/ 문화일보 베이징 특파원

*이 글은 「china21」에 실렸던 것으로 china21의 허락을 받은 것이다.  _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