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문서선교

 21세기 세계 복음화의 남겨진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교회 내에 잠재되어 있는 선교자원을 일깨우고 동원하여 복음이 필요한 곳에 전략적으로 적절히 보내는 사역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사역이 ‘선교동원’이며, 이 일을 하는 사람을 ‘선교동원가’라고 한다. 선교동원가는 스스로 선교사로 특정한 지역에 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많고 준비된 선교사를 보내기 위해 선교자원을 일깨우고 헌신시켜 선교 동력화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동원될 대상과 목표하는 선교지의 필요를 알아, 중간에서 이 둘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선교 동원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도구는 무엇일까? 개인이나 대중에게 자신의 의사를 명쾌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남은 과업의 규모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일을 완수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하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도구는 문서이다. 효과적인 선교동원을 위한 문서사역은 현대선교에 필요한 전문성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종합적인 선교사역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세대에 세계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문서를 통한 효과적인 선교동원 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겠다.

 

 문서사역과 선교동원

 문서의 역할과 문서사역의 의미

 미리엄 애드니(Miriam Adeney)는 기독교 문서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인쇄된 문서는 보존하기 쉽고 여러 번 읽을 수 있고 연구할 수 있다. 읽는 사람들의 뇌리와 심중에 깊이 침투할 수 있다. 굶주려 허기진 영혼을 배부르게 먹일 수 있다. 기독교의 기본 진리와 타종교와의 차이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해 준다. 잡지와 신문과 같은 정기 간행물의 경우 다양한 독자를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매스 미디어에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글을 실음으로써 어떤 문제나 현상에 대해 복음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 있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나라, 지역, 민족에게 쉽게 침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문서는 때에 맞고(timely), 정확하고(accurate), 적절하고(appropriate), 동기를 부여하는(motivating) 정보를 제공하며, 그리스도인에게 깊이 생각하는(in-depth thinking) 신앙을 갖게 하여 영적 성장을 격려하고 도전하여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을 수행하게 한다. 이런 문서를 매개체로 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르도록 변화, 성숙시키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며 세속 문화를 변혁시키는 사역이 바로 문서사역이다. 

 선교동원 도구로서의 문서

 최근 한국 교회의 선교동원에 있어 문제점 중의 하나는 큰 규모의 선교대회나 세미나, 그리고 지역교회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단기선교를 통해 배출되는 선교헌신자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양육되지 못하여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학생 선교 헌신자들 가운데는 자신의 헌신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막연해 하는 이들이 많다. 기본적인 영성과 훈련이 갖춰진 가운데 이성적인 논리의 결과로 사실을 인식하기보다는, 한 두 번의 선교대회나 강의를 듣고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선교에 헌신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선교에 헌신한다는 것은 어떤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이들이 실제 삶 가운데 지속적으로 세계복음화에 헌신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과 훈련에 있어 구체적인 정보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자료가 담긴 문서들은 사람들이 선교를 피상적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돕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선교동원가는 다른 사람들이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동참하도록 돕고 고무시키기 위하여 문서를 사용한다. 개인이나 그룹들로 하여금 선교현장의 실질적인 필요를 위해 구체적인 제목으로 기도하게 하며, 나아가 그 대상에게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구체적인 선교실재를 창출하게 하는 데 문서가 유용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선교동원을 위한 문서의 종류

 문서를 통한 간접 경험과 정보는 그 역사가 인터넷보다 깊고 넓다. 문서 이용의 이점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그 활용 방법과 범위도 넓다는 것이다. 현재 선교동원에 있어 활용되고 있는 문서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선교관련 단행본

 기독교 출판사에 의해 발행된 선교관련 단행본들은 선교동원의 도구로 가장 보편적이다. 주제는 세계선교의 이론과 기초, 선교사 전기, 선교 역사, 선교와 문화, 지역별 선교전략, 타종교와 세계관 등이다. 동원 대상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단행본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각 지역교회나 단체에서 행해지는 선교교육 프로그램에서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크리라 본다. 

 선교단체 홍보물

 대부분의 선교단체들은 자신들의 사역과 필요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홍보출판물과 정기적인 회지를 발간하여 개인과 그룹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동원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선교단체 회지는 매월, 격월간, 혹은 분기별로 각 단체에서 행하고 있는 사역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어 현장감 있는 선교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당 단체에서 파송한 선교사들의 기도제목을 알 수 있고 개인이나 공동체에서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회지에는 선교전략이나 선교 이론들이 게재되기도 함으로 선교를 준비하는 후보생들에게 현실감 있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중보기도 정보

 선교에 있어 중보기도는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선교지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필요들을 알려 전략적으로 기도함으로 후방에서 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교지역과 대상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필수적이다. 타겟 지역 또는 선교사들의 기도제목을 정리하여 캘린더 또는 QT 잡지 형식으로 매일 기도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지들이 나와 있다. (예; 월간 GT, 중국기도정보) 

 정기 간행물

 정기 간행물은 선교에 대한 이슈를 가지고 월간, 격월간, 계간, 연간 등으로 출판되는 자료들이다. 종합적인 선교잡지와 더불어 특정 지역 또는 선교전략 - 도시선교, 미전도종족 선교, 전문인선교 등 - 에 대한 학술저널 등이 발간되고 있다. 이들을 정기적으로 구독한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넓히는 데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인터넷

 인터넷의 보편화로 인해 인쇄, 출판되는 문서만으로는 효과적인 선교동원에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선교단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교를 동원하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단기선교를 다녀온 교회, 단체, 개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사이트를 통해 선교지 관련 자료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으로 현장을 직접 가보기도 전에 보고, 듣는 것은 선교사역과 선교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비디오나 동영상 등 미디어를 이용할 경우 선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이나 부담감 없이 자연스럽게 선교현장을 알릴 수 있다. 이런 필요를 충족해 주기 위해 선교 비디오 및 일반 녹화 비디오 등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컴퓨터,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선교사 또는 단기팀이 선교현장에서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슬라이드, OHP, 비디오, 인터넷 동영상 등이 선교동원의 훌륭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문서를 통한 선교동원에 대한 제안

 동원 대상을 고려하라

 동원을 위한 문서를 제작할 때 그것을 사용할 대상, 개인, 그룹의 상태를 고려하는 것은 효과적인 동원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대상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문서가 만들어져야 하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제 갓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과 그의 삶을 특정한 사역에 드리기로 헌신한 사람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독자대상의 상태파악과 효과적인 동원을 위해 다음과 같은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1단계: 갓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나 선교에 전혀 관심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선교가 교회의 존재 이유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을 향한 하나님의 명령임을 깨닫게 한다. 이를 위해 선교의 성경적 관점,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 등을 설명하는 문서들을 사용할 수 있다.

 ․ 2단계: 선교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일에 동참할 수 있을 지 생각하도록 한다.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 선교의 다양한 영역들을 소개한다. 한 국가 또는 민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기도하게 함으로 구체적인 지역에 관심을 갖게 한다.

 ․ 3단계: 선교에 일반적으로 헌신한 단계이다. 자신이 해야 할 특별한 것에 대한 기다림과 인도를 구하는 단계이다. 그들이 은사를 발견하고 선교단체와 연결되며 사역을 선택하도록 도울 수 있다. 구체적인 지역에 나가 있는 선교사나 그가 속한 선교단체의 소식지 등을 통해 중보하고 자원봉사자 등으로 참여케 한다.

 ․ 4단계: 구체적인 지역 또는 종족, 특정사역에 대해 특별히 헌신하는 단계이다. 지역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담긴 잡지, 특별한 사역기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단기선교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역과 종족 프로파일, 선교현황, 해당 지역 선교사들에 의해 작성된 지역 소개서 등을 제공한다.

 ․ 5단계: 자신의 소명과 역할을 분명히 알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전략적으로 헌신하는 단계이다. 구체적으로 헌신된 국가나 민족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학습 교재를 제공하거나 계속적으로 그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기도정보 등을 제공하여, 그가 곁길로 빠지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교제한다.

 현장과 이론을 겸비하라

 선교는 현장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다. 후방에서의 동원도 마찬가지이다. 탁상공론식의 이론이나 단순한 열정만으로 동원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지고 일회성에 그치고 만다. 동원을 위한 문서의 내용은 고군분투하는 선교사들과 선교지의 생생한 현장, 변화선상에 있는 선교경향 등에 민감하여 그것을 이곳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성경적, 선교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 선교사, 선교학자, 문화인류학자, 중보기도자, 국내 선교사역자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재들이 협력하여야 할 것이다. 선교동원 문서사역의 발전을 위한 세미나 등 협력의 장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라

 선교는 전문적인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전문적이면 동원 대상들이 다가가기 어렵게 된다. 전문성과 동시에 독자들이 호감과 친밀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중성을 겸비해야 한다. 선교단체들의 회지나 기도편지, 전문잡지들은 심도 깊은 기획과 더불어 편집디자인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홍보에도 힘써서 꼭 필요한 사람들 모두가 받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서사역 선교동원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라

 선교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그 중에서도 선교를 위한 문서사역은 더더욱 전문화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세계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외국어, 지역학, 종교학, 국제관계학 등을 전공했거나 능통한 기독교인들 가운데 선교헌신자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들은 문서출판과 정보자료 수집, 연구, 분석 등 선교를 동원하고 지원할 다양한 분야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각 지역교회 안에 선교학, 지역학, 어학, 문화인류학 등 선교적 지식과 더불어 문서출판 경험과 기술이 구비된 일꾼이 있다면 이들이 선교동원가로 헌신할 수 있도록 교회 차원에서의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 반드시 전임 사역자가 아니어도 좋다. 교회나 선교단체와 협력하여 선교지 연구, 번역, 문서출판 및 미디어 제작 등은 파트타임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한 현장 조사도 가능할 것이다. 중국을 전문으로 사역하는 중국어문선교회의 경우 중문학 또는 중국 지역학 전공자들과의 동역이 절실하다. 번역, 자료수집, 신문 스크랩, 기사 분석, 글쓰기 등으로 중국선교를 동원하고 선교사역을 지원할 수 있다.

 실질적인 문서 선교동원가 양성을 위한 전문적인 훈련 또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기자선교사학교'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재정적 후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라

 문서사역은 투자된 재정만큼 그 질과 다양성이 보장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교단체들이 회지나 뉴스레터 이외에 깊이 있고 알찬 내용이 담긴 문서를 발간하기에는 재정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서를 통한 선교동원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한 교회와 개인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문서사역은 현장선교 사역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진 문서 사역자들이 재능을 살려 제작한 문서를 통해 국내외 선교헌신자들이 발굴되고, 현지 선교사들에게까지 유용한 자료들이 제공된다면, 현장의 필요에 적합한 전략이 수립되고 구체적인 중보사역이 이뤄지며, 선교사들과 후방 교회와 성도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서사역의 역할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이나 전공, 학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반응하여 기쁘게 자신을 드리고자 하는 사람이다. 결국 선교동원의 목적도 하나님과 함께 이 세상의 영혼을 변화시킬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것이다.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사람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리고, 그들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감당했던 것은 '문서'였다. 세계 복음화를 감당할 사람을 키우고 세우고 격려하는 일에도 문서가 감당할 역할은 여전히 크다.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이 내려진지 벌써 2천 년이 지났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은 우리 세대에 땅 끝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 목숨을 버리기까지 이 명령을 따르고자 하였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 아직 땅 끝가지 복음은 전해지지 않았고 주님은 하루 빨리 이 땅에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리신다. 주님의 재림을 앞당기는 이 거룩한 사명을 한국 교회가 감당하길 원하며, 특별히 자신의 재능과 은사와 삶을 드려 온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어나길 소원한다.

 

※ 이 글은 필자가 한국세계선교협의회 2001 사이버선교대회에 기고한 강의안 일부를 발췌, 정리한 것이다. 


한 영 /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