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원리
선교에 있어서 나는 세 가지 원리를 항상 염두 해 둔다. 첫째는 역사적인 부분 둘째는 신학적인 부분 셋째는 전략적인 부분이다. 만약 선교를 감당하는 이가 이 세 가지 원리를 고려하지 않고 선교 현장에 뛰어든다면 그는 엄청난 갈등과 고민을 낳을 것이며 결국 아무런 열매 없이 본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지난 선교 역사는 우리에게 엄청난 교훈을 남겼고 앞으로 21세기에도 귀한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선교는 내 경험이나 지식,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신학적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선교 기초를 쌓고 복음 전파와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선교의 목적은 있지만, 전략이 없는 선교 또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원인 중에 하나이다.

H성 S시를 향해
중국 선교의 부름을 받고 2000년 2월 중국 H성의 S시에 도착했다. 사범대학 기숙사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선교지에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선교 본부의 지시에 따라 언어연수부터 시작했다. 초급반, 중급반, 그리고 고급반 매 학기마다 성실과 열심히 공부에 임했다. 처음엔 남들보다 언어실력이 뒤지는 것 같아 속도 상하고 했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함께 언어는 진보했다. 또한 활발한 성격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특히 재래식 시장에서 가격을 흥정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 언어진보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1년 반의 언어연수과정을 마치고 이번에는 4년제 본과를 지원해서 입학하므로 본격적인 사역에 착수했다.
  소속단체의 도시(City)와 대학(University) 그리고 종족(People)을 잇는 CUP 선교전략에 따라 선교 대상 종족이 밀집한 성의 관문도시에 위치한 국가중점대학, 사범대학, 민족학원을 중심으로 선교의 교두부를 마련하여 이들 중국 한족, 소수민족 대학생들을 전도하고 말씀으로 잘 양육하여 다시 대학과 도시와 농촌(종족)으로 보내어 복음을 증거 하게 하고 그 곳에서 교회를 세워 가게 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사역을 시작하기 앞서 먼저 사역언어를 또 익혀야 했다. 일반 언어와 달리 사역 언어는 신앙과 성경에 기초한 단어나 어휘를 새로이 익혀야 했다. 그렇게 준비된 언어를 가지고 이제 복음을 전하였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중국 대학생들을 집으로 초청해서 식탁 교제를 나누며 마음을 열도록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다. 물론 이 과정이 있기 전에 충분히 중보기도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먼저 저의 마음 밭을 갈아 주시고 복음을 들을 때 이해하고 믿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로 터를 닦아 놓아 둔 다음 복음을 전하였다.

전도하고 양육하고
사역 초기에 전도와 기초양육에 힘썼다. 한 주에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5-6명의 중국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였는데, 감사하게도 듣는 이마다 예수를 영접하였고 그렇게 열매 맺는 10명 남짓의 남, 여 대학생들과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 장소는 다름 아닌 아파트 거실 이였다. 15평 정도의 공간에서 주중에는 성경 공부를 하고 주일에는 예배 장소로 사용하였다.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은 그 때에 예배 준비와 청소 심지어 식사 준비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감당했다. 예수를 갓 영접한 이들에게 예배가 무엇인지 알 리가 없었고 아는 찬송도 없을 뿐더러 심지어 예배 시작 기도와 대표기도, 설교, 주기도문까지 그리고 예배를 마치난 후에 식사 준비 등 이 모든 일을 나 혼자서 감당해야 했었다. 매 주일 그렇게 예배를 드리고 주 중에는 성경공부 모임을 갖고 하다 보니 정말 피로하고 지쳐서 녹초가 되기가 일수였다.
  그래서 그때부터 동역자를 붙여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S시에 위치한 신학교를 다니는 중국 전도사님을 하나님께서 보내 주셔서 함께 동역하므로 교회 사역을 감당했다. 나중에는 현지인 자매를 만나 결혼을 하고 함께 본격적인 선교 사역을 감당하였다.

교회 개척과 제자 양육
선교 사역의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교회 개척과 또 하나는 제자 양육 이였다. 교회는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마16:18)”는 말씀을 근거로 성경적 교회, 자립적 교회, 선교하는 교회를 세우는 것 이였고 제자 양육은 마28:18-20절과 딤후2:2절 말씀을 근거로 잘 훈련된 일꾼 양성 및 교회 지도자를 세우는 것 이였다.
  예배와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한 명, 두 명 수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중국 같은 경우에 대학생들이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래서 한 기숙사에 대략 6명에서 많게는 8명이 같은 반 친구나 혹은 다른 과에 속한 또래들과 함께 생활을 한다. 그래서 그 중 한 명이 복음을 듣고 영접하면 기숙사에 친구에게 소개하여 교회 모임에 같이 참석하게 된다. 심지어 8명의 친구 모두를 데려 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하루아침에 모임에 잘 정착하고 신앙이 잘 자라는 것만은 아니다. 그 중에 대부분은 떨어져 나가곤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모임 참석을 권유하므로 한 두 명은 호기심 반, 관심 반으로 모임에 참석을 하게 된다.
  이때쯤 되면 이미 소그룹 성경공부나 예배 참석은 정착이 된다. 이때부터 실질적인 교회 개척 사역을 시작했다. 선교 현장에서 교회는 정말 본국과는 다를 수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은 경우 외국인이 함부로 집회를 갖거나 예배를 드린다거나 심지어 전도하는 행위도 금지된 상황에서 선교사는 그 같은 상황에 맡는 교회 개척 모델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는 셀 교회 사역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 사역 가운데 우리는 첫째, 전도 사역을 했다. 지속적으로 전도를 통한 영혼을 교회로 이끄는 것이다. 그래서 매주 오전에는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노방 전도를 나갔다. 외국인이며 선교사인 내게는 큰 모험이 필요한 일이지만, 중국인인 형제, 자매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였다. 대학 캠퍼스나 혹은 공원으로 나가서 주일 오후마다 전도를 했다. 지난 2004년 가을에는 서울 지역 한 교회와 연합하여서 한국선교사, 중국인 형제자매들, 유학생들과 함께 연합전도대회도 개최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어떻게 하면 한 명의 영혼이라도 더 만나서 예수를 소개하고 구원으로 인도하고자 하는 열망들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뜨겁게 했다.
  교회 사역의 둘째, 소그룹성경공부와 주중 기도회 모임을 가졌다. 교회 전 멤버가 적어도 일주일 한 번 이상은 성경공부에 참석하고 수요기도회에 참석하도록 했다. 매주 한 번 드리는 예배로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승리하며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성경공부를 통해 그 젊은 대학생들의 잘못된 자아와 가치관, 사상을 바꾸어 가시며 그들의 마음 중심이 주님께로 향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이 제자양육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수요기도회를 통해서도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하심과 역사하심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갓 예수를 영접한 형제가 하나님께서 비를 내려 주시므로 그 분의 살아계심을 보도록 기도했을 때 정말 그 한 주간 내내 비가 쏟아졌고 그 이후 형제는 신앙이 급속도로 자라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사고를 당해서 전신이 못 움직일 상태에 놓여 있던 자매를 위해 함께 모여 간절히 중보기도 했더니 그 다음날 그 자매의 아버지의 발이 움직이는 사건도 있었다. 수술 후 더 많이 회복이 되어 지금은 조금씩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할렐루야! 이 자매는 전적으로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교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신앙생활 잘 하다가 곁길로 빠진 형제, 자매를 위해 기도했더니, 어느 날 이가 돌아오는 사건도 있었고 수많은 기도와 간구에 신실하게 응답하여 주시는 하나님을 함께 체험했다.
  교회 사역 셋째, 전체 모임을 자주 가졌다. 예를 들면, 교회 절기 때마다 특별 활동이나 2부 순서를 가졌다. 부활절에는 계란을 삶아서 나누어 먹기도 하고 전도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추수감사절에는 특별히 한 해 동안 감사한 제목들을 가지고 발표도 하고 찬양도 드렸으며 특히 성탄절에는 대략 한 달 정도 기도하고 준비하여서 성극과 찬양, 율동, 오락 등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생일 파티, 봄 소풍, 장기, 오목 경연 대회, 대학생 수련회 등 다양한 행사와 모임을 통해 기독교 문화와 신앙생활의 도움과 주 안에서 더 친밀함과 하나 되는 시간들을 이끌었다. 중국대학생들의 삶을 보면 단순하고 전혀 취미생활이나 오락  문화가 없다. 그래서 공부하는 시간 외에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다거나 인터넷 방을 들리는 정도가 저들의 오락 문화 전부였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이러한 전체 모임이 이들의 삶을 더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했다.
  교회 사역 넷째, 지도자 양육이다. 선교사는 언제까지 그 곳에 머물러 사는 것이 아니다. 때론 안식년이 되어서 때론 어떠한 사건이나 일로 인해 교회와 그 지역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랬을 때 나는 떠나도 교회와 모임이 지속되게 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양육이 절대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립적 교회를 일구어 내기 위해 물질 독립이나 예배 장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특히 현지인 지도자를 양육, 이들 현지인들 중심으로 교회 사역이 지속되고 감당되어 지도록 하기 위해 지도자 양육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지난 2005년 7월 한 텀의 사역을 마치고 안식년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을 때, 이미 계획했던 대로 함께 금식 기도하며 교회 지도자를 세워 주실 것을 하나님께 간구했다. 하나님은 정확하게 예비 된 한 형제와 한 자매의 마음을 움직이시므로 교회 지도자를 세워 주셨다. 두 지도자에게 교회를 맡기고 우리는 안식년을 위해 귀국했다. 사실 걱정되고 염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여러 가지를 당부하고 또 중요한 일들에 관하여 지도하고 했지만, 아직 연령도 어리고 경험도 없었던 터라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 6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현지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을 때에 세워진 두 지도자를 중심으로 교회가 잘 운영되고 있으며 오히려 교회가 더 부흥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난 2005년 12월 성탄절에 46명이 한 곳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렐루야!
  마지막으로 교회 사역 다섯째, 선교 사역을 감당했다. 살아 있는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교회가 선교하지 않고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게 된다면 마치 지중해에 물이 흘러 사해로 들어가 더 이상 흐르지 못한 물이 사해에 고여 마실 수도 없고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죽은 물이 되는 것처럼 교회는 서서히 생명을 잃어 갈 것이다.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단기 선교를 참석했다. 중국 각 성과 도시, 농촌 마을과 소수 민족들에게 찾아가서 복음을 씨를 뿌렸다. 이를 통해 교회 형제, 자매들은 많은 도전을 받았고 더더욱 믿음 생활을 열정적으로 열심히 감당하는 모습도 보았다.
  중국 노동절과 국경절에는 가난한 농촌 마을을 찾아가서 의료 봉사 및 선교를 감당했다. 또한 우리 교회에 한 형제는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마을에 있는 신앙 집회 모임에 참석해서 설교를 했고 그것을 계기로 다른 마을에서도 설교를 부탁받기도 하며 농촌 교회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선교는 내 생각과 뜻대로, 내 부족한 경험과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말씀과 기도를 통한 끊임없는 하나님과 교통함을 통해 하늘에서 부어 주시는 능력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므로 날마다 선교 현장에서 삶과 사역을 일구어야 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겠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라는 말씀을 한 텀 사역을 마친 이제 서야 나는 믿고 체험하였다. 또한 한국에서 나를 위해 중보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 교회와 선교 단체, 선교 후원자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그 분들의 헌신과 기도가 있었으므로 내 자신이 영적 전투에 최전방인 선교현장에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은혜와 감사, 영광을 하나님께만 돌린다.

서게바/ 중국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