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개 교회와 단체, 천 명에 가까운 성도들이 동참한 월드컵 중국선교.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 사역을 위해 다신이 ‘소유’를 드린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국어문선교회 파송선교사이며 CTSS(중국신학교) 설립준비위원회 본부장인 이요한 선교사는 이번 2002 월드컵 중국연합선교사단의 실무 책임을 맡아 가장 바쁜 6월을 보내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중국연합선교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보안상 인터뷰 사진을 싣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Q 지난 2002 한일월드컵은 한국대표팀의 4강 진출 기적으로 온 국민으로 환희와 감격을 안겨준 한민족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한편 중국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수만 명의 중국인들도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광주와 제주, 서울에서 이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아마 다른 한국인들이 경험한 기쁨 이상의 영적 환희를 맛보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월드컵은 연합된 중국선교의 장을 연 축제였다고 생각됩니다.

A 그렇습니다. 한국이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것은 분명 하나님의 섭리요 계획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월드컵을 통해 우리에게 정말 많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온 민족이 하나되는 민족적 연대감을 이루었다는 점과 함께 선교적으로도 큰 열매들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공산권인 중국, 이슬람권인 터키를 향한 한국 교회의 선교열정은 참으로 대단하였습니다. 중국이 경우 비자 문제 등으로 대회가 치러지기 전의 예상보다는 적은 수가 왔지만, 그래도 4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Q 예상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중국인 4만 명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닌데요, 이들을 대상으로 선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합체의 결성이 필수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연합선교단이 결성된 배경과 활동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A 월드컵이 열리기 한 달 전쯤인 4월29일에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친선 축구경기가 있었습니다. 온누리 교회 중국어 예배팀이 응원과 전도를 목적으로 경기를 관람했는데, 이 날 전철역에서 150여 명 가량의 파룬궁(法輪功)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중국인들에게 포교활동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동역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무며, 자칫하다가는 월드컵도 파룬궁 잔치가 되겠다는 염려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때만 해도 우리가 직접 해야 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제가 소속한 CTSS 사역자들과 함께 누가복음 12장 32절~34절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주머니를 만들라...너희 보물 있는 곳에 너희 마음도 있느니라”

이 말씀을 묵상할 때 월드컵 때 우리를 찾아올 중국인들이 떠올랐습니다. 육신적으로는 부유할지 모르지만, 영적으로는 가난한 중국인들이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한국까지 오는데, 이들에게 하나님의 생명을 전할 사람이나 단체는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동역자들 모두 월드컵 중국선교를 위해 우리를 부르심을 깨닫고, ‘소유’를 팔아 중국인들을 돕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즉 우리 소유인 시간, 관계, 재정 등을 잠시 동안 이 사역을 위해 드리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CTSS의 사역을 잠시 중단하고 모든 시간을 월드컵 중국선교에 쏟았으며, 동역자 한 사람을 광주에 파견하여 선교를 위한 네트워크를 이루어나가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도모임을 하면서 우리가 먼저 이 사역을 위해 물질을 드렸습니다. 사실 내부 인력도 얼마 안 되고 같이 동역할 단체나 개인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힘을 입어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중국연합선교단 리더십을 구성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원칙을 정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중국선교에 씨를 뿌렸던 교회와 단체, 개인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목사님이 단장직을 선뜻 수락하였고, 월드컵 중국선교의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방주교회(담임 권영복 목사)가 현장선교 본부로서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삼일교회(전병욱 목사), 온누리교회, 내수동교회 등이 선교단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교회가 감당할 역할은 첫째 경기자에서 직접적으로 전도를 감당할 인력을 동원하는 것과 물질을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참여한 모든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이 역할을 잘 감당하였습니다. 또한 단체로는 CTSS, 중국어문선교회, SEED선교회, 감리교청장년연합회, 한국대학생선교회(KCCC)등이 큰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중국연합선교단이 조직되고 각 교회 및 단체의 실무진들이 몇 차례 회의를 거듭하면서 사역의 방향을 잡아나갔습니다. 경기장을 찾은 중국인들에게 중국어 성경과 전도지, 그리고 예수전(예수 영화 중국어판)CD를 함께 담은 전도용 선물 꾸러미를 보급하기로 하였습니다. 총 2천만 원 가량의 재정이 필요했는데 교회와 선교단체의 연대와 협력으로 재정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첫 경기가 치러지는 광주에서는 전도할 인력은 동원이 되었으나 전도물품을 조달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연합선교단 측에서 2만 세트 선물 중 10%인 2천 세트를 헌물하기로 하였습니다. 제주 측에서도 이미 1만 세트를 받은 상태였는데 역시 10퍼센트를 광주로 흘려보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광주는 3천 세트의 전도 물품을 받게 되었고 월광교회, 동명교회, 외국인근로자선교회, YWAM 등 교회와 단체들이 연합하여 태권도 시범, 부채춤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중국인들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물질 부분에 있어서 여러 단체들이 서로를 섬기며 돕는 아름다운 연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시간이 갈수록 많은 교회, 단체,  사람들을 중국선교를 위해 연합시켰습니다. 광주, 제주, 그리고 서울에서 거의 60여 개 교회와 단체들이 여러 모양으로 중국인 선교에 참여하였습니다.

Q 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이처럼 연합해서 중국선교를 한 경우는 과거에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월드컵 중국선교가 연합의 모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A 월드컵 중국선교는 교회, 선교단체의 연합에 있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재정과 인원을 동원하였고, 선교단체는 실무를 감당하였습니다. 교회와 교회 간의 연합, 교회와 선교단체 간의 연합, 선교단체간의 실질적 연대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또한 중국과 한국 그리스도인들 간의 연합도, 성터교회, 광주중화교회, 충현교회 중국어 예배에 출석하는 근로자, 유학생들도 자기 동포들에게 복음 전하기 위해 참여하였습니다. 교파와 단체, 민족을 초월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중국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한 이들이 있었기에 월드컵 중국연합선교는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월드컵 중국선교 사역의 전략적 특색은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A 예수 영화 중국어판 CD를 배포한 것입니다. CD는 부피도 적기 때문에 배포와 운반이 쉽습니다. 그리고 CD를 배포하는 것은 중국어 구사를 못 하는 사람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사역입니다. 언어가 안 되어도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없기 때문에(1장당 1,000원), 규모가 작은 교회들도 예수영화 CD보급 사역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VCD 플FP이어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예수영화 CD는 중국의 안방을 공략할 것입니다. 한국에 와서 이 CD룰 받아 간 사람들은 호기심에서라도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볼 것입니다. 이번에 특별 제작된 예수영화 CD에는 세계의 유명 크리스천 축구인들의 간증도 들어 있습니다. 이번 뿐 아니라 계속적으로 예수영화 보급사역이 많은 교회와 단체들의 협력으로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Q 월드컵은 끝났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월드컵 중국연합선교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선교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월드컵 이후의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이번 월드컵에 약 4만 명의 중국인들이 방한하였는데, 통계로 보면 한국으로 관광 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한 달에 4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중국인 관광객 선교의 가치를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확인한 것입니다. 앞으로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어떻게 중국 관광객들을 복음의 그물로 낚을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이번 월드컵은 일회성 전도활동이었지만,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타겟으로 하는 상설 전도단의 필요가 시급합니다. 그리고 이 사역에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을 동원하기 위한 ‘간사단체’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 내 중국선교의 게이트웨이(Gate Way)는 인천공항, 인천국제여객선터미널, 제주공항 등입니다. 이들 지역에서 오고 가는 중국인 전도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예수영화 CD 보급 사역은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이 워낙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미디어 사역의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갈지 미지수입니다. 효과 있을 때 부지런히 배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오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상층 이상, 학력과 경제력이 높은 중국 사회 상위 2% 내에 드는 계층입니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복음의 접촉 가능성이 가장 낮은 도시 거주자들입니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문화 수준과 가치관에 맞는 복음전도의 방법들이 연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역사 상 가장 뜨거웠던 2002여름을, 그 누구보다도 땀 흘리며 애쓰신 선교사님과 중국연합선교단에 관련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모든 교회와 단체, 개인들이 합력하여 섬김으로 중국선교의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기를 기도합니다.


인터뷰, 정리 | 한 영 본지 전 편집장, 현 중국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