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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20  통권 85호  필자 : 유전명  |  조회 : 2650   프린트   이메일 
[특집] - 특집/ 중국선교연합과 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 선교를 위한 국내외 화교교회와의 효과적인 협력방안

1. 해외 화교사회 각 분야의 연합 추세

 한국에서는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모두 화교라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해외에 이주한 중국인들을 부르는 몇 가지 호칭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화교(華僑)는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사는 중국인을 말하고, 거주국에 귀화한 중국인은 화예(華裔) 그리고 두 호칭을 포함하여 해외에 이민한 중국인을 통칭하여 화인(華人)이라고 한다. 전 세계로 이민간 중국인은 약 3천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중 1세대는 모두 세상을 떠나고, 지금은 벌써 3세대에 이르고 있다. 

화교들은 거주국 사회에 가능한 완전히 융합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도 한편 자신들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한 예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있는 차이나타운이다. 그간 유독 한국에서만 차이나타운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최근엔 조금씩 다시 부활하기 시작하고 있다. 화교들 가운데 상업인이나 기업가들을 특별히 화상(華商)이라고 하는데, 화상으로서 세계 500대 재벌에 진입한 사람도 매우 많다. 이들은 화교사회의 경제적 발전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상당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세계에 퍼져있는 화상들이 2년에 한 번씩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화상대회(世界華商大會, WCEC)가 있다. 이 대회는 1991년부터 시작하여 각 나라를 돌며 개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2005년 제8회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7회 세계화상대회(世界華商大會, WCEC)는 2003년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세계화상 일심동체, 세계기업 공존공영』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말레이시아 화상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구인 말레이시아 중화공상연합회(中華工商聯合會)의 총회장 린위엔더(林源德)는 “이번 대회 주제의 특별한 점은 세계 화교기업들 간에 협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기업과의 경제적 성과를 함께 얻기 위해 전 세계 지역과 세계 민족과의 경제적 공존공영을 위해 진력하자는 데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퇴임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도 개막식연설에서 특별히 해외화교들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칭송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해외 화교사회의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그들의 경제력과 잠재력을 조직화해 모국으로 적극 유치하는데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분야 외에 기독교계에도 화상들보다 일찍이 세계화교들의 연합기구가 설립되었다. 1976년 세계화인복음사역연락센터(世界華人福音事工聯絡中心, 약칭 世界華福中心)가 설립되어 해외화교 기독교계에 대단히 의미 있는 전환기를 가져왔다. 순수하게 전 세계에 있는 화교 교회 지도자들이 조직한 이 기구는 근 30년 간 세계 화교 교회의 성장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고, 선교비전을 심어주었으며, 각 나라에 펴져 있는 화교 교회로 하여금 세계선교사역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도록 도와왔다.

또한 세계 각 국의 선교기구와 발맞춰 함께 선교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 곳에서도 5년마다 각 국에서 전 세계 화교 교회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화인복음회의(世界華人福音會議)를 개최하고 있다.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내용은 주제 강연과 워크숍, 조별모임 그리고 회의에 참여한 화교 그리스도인과 개최지에 거주하는 화교 그리스도인들의 만남의 장이 되는 화교복음의 밤(華福之夜)으로 진행된다. 

이 회의를 통해 세계에 흩어져있는 화교 그리스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뿐 아니라, 모국인 중국의 기독교역사를 되새기고, 현재의 중국 내 기독교 제 문제를 생각하며 중국선교 비전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다음 대회는 2006년에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 교회에서 해외 화교 교회와 연계하고자 할 때 이 기구를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고, 세계화복중심의 한국지부가 중화기독교한성교회이므로, 한국 교회와 해외 화교 교회와의 동역에 조금이나마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보와 인터넷이 온 세계를 연결하는 세계화 시대,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이 세대는 '동심합작(同心合作), 공존공영(共存共榮)'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전 세계 기업인들과 해외 화교들이 위와 같이 단결하려는 추세인 이 때에, 선교사역에 종사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더욱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세계를 바라봄으로써, 세계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품어야 할 것이다. 국적과 민족, 피부색에 관계없이 함께 일하고 함께 융합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살아 계신 하나님 한 분을 섬기는 영원한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2. 국내 화교 거주의 역사와 화교  교회

한국에 중국인이 언제부터 왕래했는지는 역사적으로도 고증할 수 있는데, 고조선시대에 한 무제가 고조선을 정복하고 한4군(漢四郡-樂浪, 臨屯, 玄도, 眞番)을 설치한 시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나 군사적 목적이 아닌 상업 등 평화적 목적으로 중국인이 정식으로 한국에 건너온 것은 조선의 인천개항 이후의 일이다. 1883년 중한 양국이 “중한통상조약(中韓通商條件)”을 체결하고 양국간 정식의 무역관계를 세운 이후, 한국에 건너와 거주하는 중국인의 수는 점점 증가되었다. 당시 중국인들은 대부분 1~3년 정도 머무는 정도였다. 1910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수로가 발달되면서 산동(山東)에서 인천에 도착하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에 조선에 오는 산동 사람들도 나날이 증가하였고, 이들은 각종 상업에 종사하였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였고, 전후 정치정세의 변화로 남한에 있던 화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영 막혀버렸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남게 된 당시 화교 인구는 5만여 명이었다. 1960년대에 이르러 한국이 정치적으로 불안하여 한국 화교사회에 이민 붐이 몰아닥쳤고, 1990년대에 이르러 한국 화교는 1만여 명으로 줄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에서 화교 교회는 1912년에 처음으로 설립되었는데, 초기에는 서울, 평양, 원산, 신의주, 부산, 인천 등지에 교회를 세웠다. 전후에 북한에 있는 화교 교회는 자연 길이 막히고 대구, 군산, 수원, 영등포, 광주, 대전 등지로 교회를 개척해나갔다. 1970년대부터 화교 교회도 이민의 영향으로 점점 교인수가 감소되어 광주와 대전교회는 중지하고 현재 서울, 영등포, 인천, 수원, 군산, 대구, 부산에 7개 화교 교회만 남게 되었다.

3. 한국 교회의 중국인사역

1980년대에 중국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중국에 갈 수 있는 방법 혹은 어떻게 중국 선교사가 될 수 있는지를 종종 문의해왔다. 이런 필요로 인해 한성교회 안에 중국선교신학원도 단기간 운영하고, 띠지투안치(地極團契-행1:8의 ‘땅끝’의 중국어 地極과 단체라는 뜻의 중국어 團契로 지음)도 자연스레 조성되어 현재의 중국복음선교회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선교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훈련시킬 수 있는 기관도 없었고, 더욱이 준비된 선교사로 나갈 수 있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한중수교 이후 중국에 들어가 선교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증가하였고, 선교기구들도 우후죽순처럼 계속해서 생기기 시작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은 중국대륙의 연수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실은 저임금 노동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수가 갈수록 증가하여 우리에게는 중국인을 접촉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는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할 수도 있지만 또한 국내에서도 중국인 사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많은 선교기관과 교회는 잇달아 중국 노동자 선교사역을 시작하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국에는 이미 수많은 재한 중국인 노동자사역을 위해 약 200개에 달하는 교회가 있다고 하는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많은 노력을 들이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事倍功半)'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국은 중국과 수교를 이룬 지 벌써 10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간 한국 교회도 중국선교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선교를 위해 중국으로 가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안타까운 것은 기대한 열매를 거두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 중국 대륙선교뿐 아니라, 한국에 나온 노동자 사역에 있어서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의 어느 교회는 중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신학훈련학교를 설립하였다. 미국의 한 화교선교기구도 이 교회사역을 지지하여 화교교사들을 파송하여, 한국 교회와 해외 중국인교회와의 아름다운 동역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한국 교회는 선교에 대한 열정과 모든 자원이 풍부하지만, ‘언어’라는 장벽으로 인해 자유롭게 중국선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만일 한국 교회가 국내외 화교 교회와 동역할 수 있다면 ‘보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事半功倍)’. 

국내 화교사회도 한중수교 이후 중국 대륙에서 많은 사람들이 건너와 새로운 화교사회가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기존의 화교 교회들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여 더 많은 중국인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온 새로운 이민자를 섬기는 사역에 있어서 앞에서 언급한 대로 기존 화교 교회의 현황과 재정과 제반사항이 미약한 가운데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현재 여건에서도 국내 기존의 화교 교회는 해외 화교 교회와의 관계를 통해 한국 교회에 다리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을 제공할 수 있기에 한국 교회에서도 국내 화교 교회와의 동역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4. 한국 교회와 해외 화교 교회와의 협력 가능한 분야

몇 년 전 교회건물을 확장할 때에 주차공간이 없어서, 미국계 중국인 선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일이 있다. 바로 교회 맞은편에 있는 그 집 앞에 빈터가 있어서, 매달 얼마간 비용을 지불하고 주차할 수 있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뜻밖에도 모든 것이 주의 것이니, 복잡하게 그럴 필요 없다고 말했다.「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다.」라는 이 말이 주의 일을 하는 나를 크게 일깨워 주었다. 모든 것이 주의 것이니, 주의 일을 하는  데는 너와 내가 따로 중복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교회와 화교 교회가 중복투자를 피하고 필요한 때 연합하면 많은 비용과 인력을 절약하면서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다. 다음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제시해 본다.

* 지도적 인재의 교류
일반적으로 한국인 사역자가 중국인을 가르치려면 통역이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인 사역자는 통역이 필요 없으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교대상인 중국인들이 이해하기도 훨씬 용이하다. 

* 신학교육 사역의 동역
최근 중국 교회 안에 재한 중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신학교육 사역에 비전을 품는 사역자들이 생기고 있다. 끊임없이 신학원을 어떻게 창립할지 찾고 있는데, 이 일이 중국 교회가 현재 당면한 매우 의미 있는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중국어사역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화교 교회의 인재들과 동역하여 교사공급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 교재와 서적 및 찬송가의 활용
선교를 할 때에 반드시 교재와 경건 서적 등이 필요할 것이다. 대만과 홍콩에는 이미 좋은 교재들이 많이 출판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어떻게 구하는지를 모르고 또한 중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한국책을 번역하고 편집하느라 많은 시간과 재정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낭비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 교회에서 중국 선교시 사용하는 번역된 교재와 찬양집을 보면 번역이 잘못되어 오류가 많이 보인다. 교재면에서는 중화기독교 한성교회와 중국복음선교회에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할 수 있기에 한국 교회는 번역하기 전에 이러한 자료들을 먼저 참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한국선교사의 화교 교회 내 사역
선교사가 언어와 선교준비를 갖추기 위해 먼저 해외의 화교 교회에 들어가서 실습을 하게 되면 선교사 자신과 화교 교회 양면에서 유익한 점이 있다. 첫째는 선교사 자신이 중국민족의 의식형태와 생활형태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후에 선교현장에 들어갈 때 중국인들과의 거리(문화충격)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화교 교회에도 선교사들을 알아감과 동시에 선교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선교사 자신을 통해 화교 교회에 선교를 향한 열정에 불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재정상 풍부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봉사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공단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차량지원을 하여 교회로 인도할 수 있고, 또 필요한 생필품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만일 한국 교회가 화교 교회와 동역을 한다면 매우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는 오직 개교회의 선교의 열매만을 생각하고, 실제적인 면에서 중국인의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돕는  데 소극적인 것 같다.

한번은 규모가 상당히 큰 교회의 선교부에서 여러 사람이 방문해서 중국인 사역에 관해 상담했는데, 여러 방면의 필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능하면 중국인들을 완전히 중국어로 예배드리는 화교교회의 집회에 가끔 참가하게 하면 어떠냐고 건의를 했더니, 그 날 왔던 사람들이 다시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내 교회 네 교회’라는 생각을 초월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합한 사역이 우리 모두의 목표가 되기를 바란다.

5. 맺는말

한국 교회의 부흥은 세계 화교교계의 선망의 대상이고, 해외 화교 교회도 한국 교회와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매우 바라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선교사역을 위해 앞으로 국내외 중국 교회의 인력과 경험을 한국 교회와 더 많이 나눌 수 있기를 바라고, 한국 교회가 중복투자를 피하여 시간과 재정면에서 절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중국은 최근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복음사역이 지극히 필요한 시기이다.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헌신하고 있는데, 중국에는 신학훈련을 받기에 적합한 학교가 절대빈곤한 상황이다. 해외화교 선교기구 가운데 일부는 중국에서 장소를 옮겨가며 신학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전문대 이상 학력의 학생을 모집하고 있는데, 한국 교회가 이런 사역에 학생들을 위해 학비와 정기적인 후원 및 강의하는 교수들을 위한 비용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선교사역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사역에 종사하는 교회와 선교기구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볼 수 있다.  한국 교회와 국내외 화교 교회가 주안에서 진정으로 하나되어 동역하면 주께서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완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전명/  한성교회 담임목사, 중국복음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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