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사역을 시작하면서 내 나이 마흔 다섯에 단기선교사로 중국에 온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파송식을 받고 떠나올 적에는 여름의 끝자락으로 더웠는데 지금은 눈발이 날리는 겨울이다. 다행히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춥지 않다고 한다. 나도 바람만 불지 않으면 지내기가 수월할 것 같다. 이 곳에서 나는 현지선교사님의 사역을 위해 동역하며 생활하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단기선교사로써 어떠한 마음 자세와 생활 지침을 가지고 생활할 것인지를 한국을 떠나오면서 가졌던 생각을 기반으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개인 영성생활과 영적관리 부분이다. 현재는 생활공간이 이곳에 있는 공동체와 합류하지 않은 독립된 공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주님과 교제의 시간을 갖고 있다. 날마다 주님과 개인적인 교제의 시간을 갖고, 성경본문을 정하고 영성일지를 적는다. 한국에서는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나눔과 교제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혼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소홀히 하면 게을러지기 십상이다. 처음 이곳에 와서는 아침묵상을 다니엘서로 했는데 지금은 선교훈련을 받고 있는 한족 훈련생 형제자매들과 함께 사도행전으로 하고 있다. 매일 매일의 말씀묵상 나눔을 통해 주말마다 진행되는 중보기도시간에 서로 영적인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도행전을 통해 바울의 삶에서 나타나는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적인 자세,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은혜를 느끼고 있다.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영적관리 시간을 하루 중 제일 우선순위로 삼고 영적인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둘째, 현지 언어의 학습 부분이다. 생활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어 소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지사역자와 의논한 끝에 우선 이곳 생활의 70%는 언어를 배우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곳 ○○대학에서 일주일에 5일, 하루 4시간씩 언어연수를 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젊은 학생들과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진다. 또한 중국의 학교를 알아가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학생들과 중국어로 얘기하며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주말에는 선교훈련을 받고 있는 현지사역자들과 지내기 때문에 콩에 물을 주어 콩나물이 자라듯이 자연스럽게 언어의 진보가 있을 것을 기대하며 공부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에는 유창한 중국어실력으로 전도하게 될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셋째, 사역에 임하는 마음 자세이다. 장기사역이 아닌 단기사역을 온 나의 입장에서 사역에 임하는 기본은?순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현지사역자와 동역하며 도움을 주기 위해 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일부분이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지사역자의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사역과 사람들을 신경 쓰며 돌봐야 하는데 내가 단기선교사로 와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어려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그래서 현지사역자가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역에 순종하기로 했다. 한국에서의 나의 입장, 역할, 관계는 일단 다 내려놓고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현지사역자는 기본언어와 사역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없다고 하지만 진행되어지는 사역을 보면 현지사역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단기사역자인 나로 인해 신경 쓰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작지만 내가 지지고 있는 은사를 통해 최선을 다하여 현지사역과 사역자를 섬기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참여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넷째, 문화적응에 관한 생각이다. 중국에 와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중국은 거대하고, 가능성이 많으며, 잠재력이 무한할 뿐만 아니라 급변하고 있었다. 생활하다 보면 같은 동양문화권이고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다른 것과 이해할 것 등이 너무나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음식의 맛과 중국인들의 식습관, 문화, 정치 상황, 경제 상황 등을 이해하고 배워야 할 많은 영역들이 있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적응해 가면서 내 것, 우리 것을 내세우지 않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음식의 느끼한 맛과 참기 힘든 냄새가 나는 야채나 요리, 비위생적인 주방시설 등을 대할 때,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내 생각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며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약간 부유하게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성장하고 변해가고 있다. 공공기관의 모든 일처리가 전산화 되고, 경제성장 속도 또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성장 이면에 문제로 빈부 격차가 심각하게 나타나고는 있다. 내가 사역하고 있는 이곳도 3인 가정의 월 평균 생활비는 약 1,000元(한화 약 15만원)정도 인데, 그 10배 이상의 생활비를 쓰는 가정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곳에서 훈련받고 있는 사역자들이 농촌으로 지역으로 사역을 나가게 되면 사역비로 한달에 300元(한화 약5만원 정도)을 받는다.
개혁개방 이후로 중국은 경제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중국인들은 자본주의의 경제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맛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중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음의 전달 속도가 경제 성장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으면 앞으로 선교사역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진다.
감사와 순종의 마음으로 자기 민족에 대한 영혼 사랑하는 마음을 품은 현지인사역자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사역이다. 하나님의 일꾼으로 키우고 섬기는 이 사역에 나를 동참케 하시고, 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파송해준 모 교회에 감사를 드린다.
배울 것이 참으로 많고 삶에 감동을 주는 현지 선교사님과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지금, 나는 생애 최고의 기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고 신체는 비록 연약해질지라도 나를 부르시고, 쓰시겠다는 주님으로 인해 어디든지 갈 각오가 되어있다. 광활한 땅, 하나님이 기대하는 땅에서!
김따제/ 중국 단기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