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자매가 오다 지난해 1월 19일에 우한(武汉)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제자인 N자매가 설 명절을 우리와 같이 보내기 위해 휴가를 받아 한국 우리 집에 왔다. 반가움도 잠시, 상상조차 못한 일이 일어났다. 그날부터 매스컴에서 발표되는 코로나19에 대한 소식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2020년 9월 12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에서는 매일 나에게 N자매의 증상에 대해 묻는다. 그때쯤 나도 몸살감기를 앓고 있어서 우리 부부가 섬기는 BICF(Bridge 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교회의 중국인 형제자매들은 우리 가정에 대하여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와 접촉을 피했고, 서로 의심하고 서로 나뉘어 떨어지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지켜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특히 우리가 중국을 떠나기 전에 우리의 마지막 사역지가 화중(华中)지역이었다 보니, 유난히 우한지역과 관련된 제자들이 많았기에 더 안타까웠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예수님! 당신이라면 무엇을 하실 것입니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언제 멈추게 되나요?”라고 절박한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다. 기도를 하는 가운데 코로나19는 믿는 우리가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임을 알게 하셨다. 그날부터 ‘2020기도회’를 시작했다. 2020기도회는 ‘2020년을 기억하며, 매일 저녁 20시 20분에 시작하여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기도회’이다. 이미 중국으로 돌아간 학생들도 모두 온라인상에서 한국 시간 20시 20분에 모였다.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로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으로 내 백성 가운데 유행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 이곳에서 하는 기도에 내가 눈을 들고 귀를 기울이리니” (역대하 7:13-15)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할 일은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갈팡질팡하지 않고, 말씀대로 악한 길에서 떠나 서로의 죄를 고백하고 오직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기도하던 중 N자매와 함께 〈40일 중국을 위한 기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해서 전 세계 동역자들을 통해 기도운동을 펼쳐야겠다는 확신을 주셨다. 처음에 우리는 40일이면 코로나19가 잡힐 줄 알았다. 우리는 그렇게 매일매일 기도문을 만들었다. 회개 기도와 실제적인 필요에 따른 중보 기도문을 만들고 번역해서 전달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주님은 40일 동안 진행된 이 과정을 통해 기적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일하셨다!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 팬데믹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이미 중국으로 돌아간 복음에 열려 있는 유학생들에게 한국으로 속히 돌아올 것을 권유했다. 우리는 돌아온 중국인유학생들의 격리를 도와주고, 돌보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한 대비를 했다. 코로나19 전에는 방학만 하면 유학생들이 중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들을 훈련하는 일이 참 더디 이루어져서 안타까웠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어디에 있든지 매일 저녁 20시 20분에는 모두 온라인에서 만나 큐티를 나누고 성격통독을 하면서 다양한 기초 훈련들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인유학생들은 그들의 나라를 위해 중보기도를 시작하면서 자기 중심적이던 기도의 지경이 점점 넓어졌다. 하나님의 훈련 방법은 참으로 놀라웠다!
지난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저녁 2020기도회는 아침 8시 큐티 모임으로 옮겨갔다. 만약에 지난 40일 기도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개인의 기도 습관은 쉽게 몸에 익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아침 8시 큐티 모임을 온라인으로 함께하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솔선수범해서 8시가 되면 온라인상에서 나누는 큐티가 자연스럽다. 지금은 온라인상 큐티 나눔을 생활화한 학생들이 제법 많다. 할렐루야!
모두가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혀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땅 밟기 기도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학교 부근을 천천히 걸으면서 내 눈에 띈 것은 유학생들을 너무나 싶게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이 더 많이 필요했다. 그런데 ‘집콕’ 중인 중국인유학생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영어권 즉 비중국어권 친구들은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자연스레 훈련되는 중국인 순장들(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시인하고, 정기적으로 자기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비중국어권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중국 사역을 하면서 꿈꾸어 온 중국인들과 함께하는 세계선교가 지금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글로벌한 중국인 순장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일하셨다.
지난 2020년 7월과 8월에는 연결된 영어권 학생들을 위한 재능 기부 영어캠프를 중국인 순장들이 인도했다. 그 결과 중국인 순장들은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들은 언어에 매이지 않고 복음을 담대하게 전하는 훈련이 되었다. 중국어 큐티 이외에 영어로 하는 큐티 소그룹들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유럽권 친구들은 그들의 나라로 돌아간 뒤에도 온라인으로 영어 큐티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발을 묶었지만 온라인은 오히려 전 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안하고 두려움에 쌓인 이들에게 필요한 안정된 미래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서 ‘선교중국’을 위한 젊은 선교사들의 훈련을 성령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할렐루야!
온오프라인으로 PCS 사역의 전환 우리 교회(BICF: Bridge 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 이하 BICF)에는 제자화하는 데 세 유형의 순장들이 있다. 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기본훈련을 마친 학생들 중 주님께 헌신을 고백하면 ‘병아리 순장’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엄마/아빠 순장’의 돌봄을 받으면서 영적으로 성장해 간다. 엄마/아빠 순장이 병아리 순장을 데리고 정기적으로 전도도 하고, 말씀과 기도로 교제를 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들은 충성된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 이들 이외에 ‘예비 순장’들은 전도와 육성과 파송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준비를 한다.
BICF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카페를 통한 유학생 사역을 하고 있다. 카페가 세계선교의 플랫폼이 되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믿음의 1세대 유학생, 중국인 순장들과 함께 세계선교를 꿈꾸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카페에서 음료도 팔고 관계를 통한 복음전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 된다. 이곳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전 세계인들을 만나고 있다. BICF는 ‘랜덤전도’와 ‘관계중심전도’의 PCS, 즉 ‘Pray, Care, Share’ 사역을 한다. 먼저 태신자를 품고 기도한다. 전도 시간에 만난 이들은 한국어반에 초대하거나, 상대의 다른 공통 공감대가 되는 주제에 따라 돌보게 된다. 그 후 관계의 문이 열리면 전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선교에 관심 있는 한국인 도우미들과 중국인유학생 순장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 ‘브리지(Bridge) 한국어반’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때에도 전 세계에서 들어온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개인의 한국어 능력 정도에 따라 소그룹으로 회화반을 연다. 이때 중국인 순장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제는 한국어 실력뿐 아니라 전체 진행도 맡아 하고, 각 소그룹의 한국어 도우미도 중국인유학생 순장들이 하는데 참 잘하고 있다. 이들이 바로 미래의 전문인선교사들이다.
또 하나의 PCS 사역인 ‘복덕방 전도전략’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중국인유학생들을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숨어 있는 중국인유학생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어떻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관계를 쌓을 수 있을까요?” 주님께 묻고 또 물은 지 벌써 세 번째 학기가 지나고 네 번째 학기가 되었다.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쉬지 않고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8월 말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연히 알게 된 공인중개소에서 이번 학기에 새로 온 중국인유학생을 위한 통역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를 돕게 되었다. 집주인 대신에 BICF 팀이 집 정착과 수리 등 모든 부분을 돕기 시작했다. 말이 잘 통할 뿐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맞게 형과 언니가 되어 주었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들은 유학생들이 서로서로 연결이 되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한 건물에 여섯 가구를 알게 되었는데 모두 중국인유학생이었고 그들은 서로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우리 때문에 서로 알고 지내는 좋은 이웃들이 되고 있다. 아직 내년 2월에나 방이 필요한 친구들이 벌써부터 나에게 연락을 해 온다. 이 부근에 방을 찾아 주면 좋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여섯 가구 중 두 가구는 중국인들끼리 이미 동거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더 많은 중국인유학생들이 동거를 하거나 성적으로 문란한 생활을 하리라 본다. 세상의 빛과 소금인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우선 이들의 필요를 돕고, 친구관계가 되는 과정에서 이들은 우리 안에 살아 있는 복음의 능력을 보게 되리라 믿는다. 이들 중 1명은 C순장과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성령이 일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반드시 들으신다. 이렇게 한꺼번에 중국 친구들을 보내 주실 줄 몰랐다. 우리보다 하나님은 잃어버린 영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그분은 우리의 순종을 기다리신다.
현재 BICF 팀은 46개국의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만나는 삼분의 일은 무슬림 친구들이다. 이들을 위한 전도전략 역시 같다. 먼저 친구가 된다. 우리는 이들과 만날 때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알린다. 몇 달 지나다 보면 영적인 것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저절로 복음을 듣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온 M에게 성경을 읽도록 권유했는데, M은 코란을 읽었던 습관대로 성경을 부지런히 읽었다. 자기 나라로 돌아간 뒤에도 우리의 아침 큐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세계선교를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등산을 가거나 온라인 모임인 기타 배우기를 통해서도 PCS 사역이 진행된다. 성령을 의지해서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고자 한다면 성령이 길을 열어 주신다.
코로나19로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 되심을 더 분명히 알게 되어 너무 기쁘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Back To Basic’을 기억하고 ‘주바라기’로 살아간다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마라나타!! 할렐루야!!
원금향 선교사 | CCC 국내 외국인 사역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