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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  통권 231호  필자 : 석은혜  |  조회 : 2745   프린트   이메일 
[한국어 사자성어를 중국어로 번역하기]
형태와 의미가 동일한 사자성어(2)

이번 호는 지난호에 이어서 양국에서 사용하는 성어가 변화되지 않고 형태와 의미가 동일한 것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를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용(中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이다. 어느 날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더 현명(賢明)한가요?” 그러자 공자가 대답하기를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 자공이 공자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자장이 더 낫다는 말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다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라고 대답하였다. 이 이야기에서 ‘과유불급’이라는 성어가 유래되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过犹不及’ [guò yóu bù jí]이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하는 것은 모자라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2. 새옹지마(塞翁之馬): ‘중국의 북방 변두리에 사는 노인이 기르던 말’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회남자(淮南子)》<인생훈(人生訓)>에 나오는 말이다. 《회남자》는 서한(西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과 그의 식객들이 함께 편집한 철학책으로 총 21권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주로 도가(道家)사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그 외에도 음양가(陰陽家), 묵가(墨家), 법가(法家), 유가(儒家)의 사상도 일부분 섞여 있다. 옛날 만리장성 변경에 점을 잘 치는 한 노인이 살았다. 사람들은 그를 새옹(塞翁)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새옹이 기르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나서 노인이 낙심하였는데, 그 후에 달아났던 말이 준마를 한 필 끌고 와서 그 덕분에 훌륭한 말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새옹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져서 노인이 또다시 낙심하였는데, 노인의 절름발이 아들은 전쟁에 끌려 나가지 않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 ‘새옹지마’가 유래되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塞翁之马 [sài wēng zhī mǎ]이다. 이 말은 인생의 길흉화복은 돌고 돌아서 이해득실이 무상함을 이르는 말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3. 청출어람(靑出於藍): ‘쪽(한해살이풀)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더 나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전국시대 순자(荀子)가 쓴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이다. 순자는 “학문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 푸은 색은 쪽풀에서 얻은 것이지만 쪽풀보다 더 푸르고(青取之于蓝,而青于蓝), 얼음은 물로 된 것이지만 물보다도 차갑다. (…) 군자는 학문을 넓히고 매일 세 번씩 자신을 살피면 지식은 밝아지고 행실에 허물이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 즉 학문에 뜻을 두고 깊이 공부하면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이야기에서 ‘청출어람’이 유래되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青出于蓝’ [qīng chū yú lán]이다. 푸른색은 남색 쪽풀에서 취했지만 그 색이 쪽풀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선생님보다 뛰어나고 후배가 선배보다 더 나음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이 성어는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4. 사분오열(四分五裂): ‘넷으로 나누어지고 다섯으로 분열된다’는 뜻으로, 힘이나 세력이 여러 갈래로 갈기갈기 찢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전국책(戰國策)》의 〈위책(魏策)〉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 시대의 일곱 나라 중에서 진(秦)이 가장 강했다. 소진(蘇秦)은 진나라의 동진(東進: 동쪽으로 진출)에 대비하여, 한(韓)ㆍ위(魏)ㆍ조(趙)ㆍ초(楚)ㆍ연(燕)ㆍ제(齊)의 여섯 나라가 종(從)으로 동맹을 맺어 진나라에 대항하자는 ‘합종(合縱)’을 주장하였다. 그러자 진나라의 장의(張儀)가 합종설에 맞서서, 진나라가 이들 여섯 나라와 횡(橫)으로 각각 동맹을 맺어서 화친을 하자는 ‘연횡(連橫)’을 주장하였다. 장의가 연횡을 하기 위하여 위나라 왕을 설득하였다. “위나라 국토는 사방으로 천 리가 안 되고, 병졸도 30만이 넘지 않습니다. 위나라 남쪽은 초나라, 서쪽은 한나라, 북쪽은 조나라, 동쪽은 제나라와 접경하고 있습니다. 위나라의 지세는 본래 전쟁터입니다. 위나라가 남쪽의 초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제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제나라가 동쪽을 공격할 것이고, 동쪽으로 제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조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조나라가 북쪽을 공격할 것이고, 한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한나라가 서쪽을 공격할 것이며, 초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초나라가 위나라의 남쪽을 공격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분오열’의 지리 형세입니다(此所謂四分五裂之道也).” 여기에서 나오는 사분오열은 원래 군사적인 전술(戰術)에서 나온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사분오열이 유래되었다. 현재는 그 의미가 변해서 세력이 여러 갈래로 분산되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四分五裂’ [sì fēn wǔ liè]이다.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여러 갈래로 분열됨을 이르는 말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5. 설상가상(雪上加霜): ‘눈 위에 서리가 덮인다’는 뜻으로, 난처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송(宋)나라의 석도원(释道原)이 쓴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제8권 <대양화상(大陽和尙)>에 나오는 말이다.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년) 선사의 문하에 대양화상이라는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이(伊) 선사라는 중이 대양화상에게 아침 인사를 드리러 왔다. 이때 대양화상이 남들이 볼 때만 수양을 열심히 하는 척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양을 게을리하는 이 선사에게 “그대는 앞만 볼 줄 알고, 뒤를 돌아볼 줄은 모르는구나”라고 꼬집어 말하였다. 그러자 이 선사가 대답하기를 “눈 위에 다시 서리를 더하는 말씀입니다(雪上加霜)”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그가 말한 ‘설상가상’은 ‘쓸데없는 참견을 한다’는 뜻이다. 눈 위에 서리가 더해져도 어차피 길이 미끄러운 것은 마찬가지이니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 이야기에서 설상가상이 유래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원래의 뜻이 조금씩 변해서 지금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나쁜 일이 연달아 일어남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雪上加霜’  [xuě shàng jiā shuāng]이다. 좋지 않은 일이 계속적으로 거듭해서 일어나는 것을 이르는 말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6.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를 따른다’는 뜻으로, 가부장적인 과거 시대에는 부인은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부간에 서로 화합하고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 성어는 주(周)나라 때 윤희(尹喜)가 지은 《관윤자(關尹子)》 <삼극편(三極篇)>에 나오는 말이다. 윤희는 중원(中原)과 관중(關中)을 잇는 험난한 요새 함곡관(函谷關)을 지키는 관리였는데, 그곳을 지나던 노자(老子)에게《도덕경(道德經)》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관윤자》<삼극편>을 보면, “천하의 이치는 남편이 노래 부르면 아내가 따르고(天下之理, 夫者倡, 婦者隨), 수소가 달리면 암소가 뒤쫓으며, 새의 수컷이 울면 암컷이 대답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 ‘부창부수’가 유래되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夫唱妇随’  [fū chàng fù suí]이다. 부부간에 서로 조화롭고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7. 금상첨화(錦上添花):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 위에 또 좋은 일이 더해짐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북송(北宋) 때,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이 지은 시 <즉사(卽事)>에 나오는 말이다. 이 시는 왕안석이 만년에 정계를 떠나 남경(南京)에 은둔하면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물은 남원(南苑)으로 흘러 서쪽 언덕으로 기울고 바람에 영롱한 이슬 아름답구나. 문 앞 버드나무는 옛사람 도잠(陶潛)의 집이고, 우물가 오동나무는 옛 총지(總持)의 집이라. 아름다운 촛대 술잔 속 맑은 술 따라 마시고, 즐거운 노랫가락 비단 위에 꽃을 더하네(嘉招欲覆盃中淥, 麗唱仍添錦上花).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대접을 받으니 냇물의 근원에는 붉은 노을 아직도 많구나.” 이 시에서 ‘금상첨화’가 유래되었다. 이와 대응하는 중국어 성어는 ‘锦上添花’  [jǐn shàng tiān huā]이다. 좋은 일 위에 또 좋은 일이 더해진다는 뜻으로, 한국어 성어와 형태와 의미가 동일하다.







사진 | 바이두
석은혜 | 본웹진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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